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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6화

Author: 십일
재석이 또박또박 말을 꺼냈다.

“저는... 어머니와 정은이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한 게... 잘못이었어요. 왜냐하면... 애초에 균형이란 게 불가능하니까.”

“너... 지금 무슨 말을...”

“제일 나은 선택은, 거리 두기입니다.”

이번엔 화도 내지 않았다.

재석은 담담하게 말을 끝내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룸을 나갔다.

강서원은 자리에 앉은 채, 하나둘 테이블에 올라오는 음식들을 바라봤다.

하나도 손이 가지 않았다.

그저, 기분 나쁜 포만감이 가슴속에 차올랐다.

‘내가 틀린 말 했어?’

‘난 그저 비즈니스로 접근했을 뿐인데.’

‘이미숙은 도움을 청하러 오는 처지에서 저렇게 당당한 이유가 뭐지?’

‘딸이 우리 아들이랑 사귀니까?’

‘그걸로 내 앞에서 큰소리칠 수 있다고 생각한 거야?’

...

L시로 돌아가기 전, 이미숙은 나석천과 조용히 한 번 더 만났다.

두 사람은 책방 겸 서재 공간에서 꽤 오래 이야기를 나눴다.

돌아가는 길, 나석천과 아내가 현관까지 배웅을 나왔다.

“여기까지만 하죠. 앞으로 고생 좀 하실 텐데, 미리 감사드려요.”

이미숙의 말에 나석천은 고개를 저었다. 표정엔 피곤함보단 오히려 홀가분함이 묻어 있었다.

“괜찮아요. 비바람 몰아치던 시절도 잘 버텼는데, 이깟 소나기쯤이야 이미 각오했어요.”

그날 오후, 정은은 어머니를 KTX역까지 배웅했다.

“엄마. 하고 싶은 말 있으시죠?”

이미숙이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정은은 엄마의 손을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다.

“엄마가 느끼셨듯이, 나도 알아요. 걱정 마요. 제가 한 번 다쳤는데 두 번 다치기야 하겠어요.”

이미숙은 살짝 웃으며, 정은의 귀 옆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

눈빛엔 오래된 애틋함과 묵직한 온기가 서려 있었다.

“많이 컸네, 우리 딸.”

정은이 살짝 다가와 팔을 벌리고, 이미숙을 조심스레 안았다.

“엄마랑 아빠한테, 늘 걱정만 끼쳐서 미안해요. 예전에도, 지금도.”

이미숙은 순간 얼어붙은 듯 멈췄다가, 곧 한 손으로 정은의 등을 조심스레 쓸어내렸다.

부드럽고 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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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37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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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36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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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368화

    탁재민 얘기가 나오자, 실험실 안에 잠시 조용한 공기가 흘렀다.사실, 탁재민은 좀 억울하게 휘말린 케이스였다.예전에 남진일의 가족 일로 나섰다가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그날, 한 방 제대로 맞고 병원에 실려 갔고, 의식도 못 차리고 10일 넘게 ICU에 누워 지냈다.그제야 겨우 정신을 차렸지만, 머리를 다친 터라, 후유증은 피할 수 없었다.지능에 문제는 없었지만, 뇌에서 근육을 조절하는 신경이 손상돼 재민은 한동안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결국 학교에 휴학을 신청하고, 온전히 치료와 재활에만 집중하게 됐다.이에 대해 남진일의 가족은 무한한 죄책감을 느꼈다.‘우릴 도와주려다 다친 건데... 우리가 아니었으면 저런 일, 절대 없었을 텐데.’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에 죄책감만으론 아무 의미 없었다.그래서 모두가 직접 행동으로 나섰다.재석은 나서서 J시에서 가장 평판 좋은 재활병원과 연결해 줬고, 입원비며 치료비는 전부 면제 처리되었다.진일의 아버지는 시내에 집을 마련해 두었지만, 여전히 시골을 자주 오갔다.갈 때마다 재민의 부모에게 돈을 드리고, 틈틈이 농사일이나 목공 일도 도왔다.재민 아버지는 1년 전 공사장에서 허리를 다쳐, 이제는 힘들여 몸을 쓰는 일은 할 수 없게 되었고, 그걸 안 진일의 아버지는 함께 주 도심 쪽으로 나가 노점 장사를 시작했다.재민의 어머니는 진일의 어머니와 함께 일찍이 커뮤니티 공동구매 일에 들어갔다.손이 빠르고 머리도 잘 돌아가는 사람이라, 어느새 일을 척척 배우고, 나중에는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서 ‘라이브 커머스’도 시작했다.고향 농민들 도와주는 콘셉트로, 귤이나 유자, 밑반찬 같은 지역 특산물을 판매했다.초반엔 사람도 안 들어오고, 주문도 드물었지만, ‘그래도 계속 하다 보면 되겠지’ 하고 꾸준히 이어간 덕에, 방송 시간도 길어지고 말솜씨가 좋아서 입소문이 조금씩 퍼졌다.지금은 도심의 과일 체인점과도 계약을 맺어, 라이브 방송과 오프라인 납품을 병행하는 구조로 운영 중이다.덕분에 매출은 의외로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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