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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헤헤~

Penulis: 서담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9-09 21:43:26

금요일 저녁.

디자인1팀과 2팀은 프로젝트 시작을 겸해 함께 회식을 했다.

고기가 익어가는 동안 정훈이 하랑의 잔을 보며 물었다.

“이하랑 씨, 술 잘해요?”

“저요? 잘 모르겠어요.”

“잘 모르겠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

하랑이 고개를 갸웃했다.

“많이 안 먹어봤어요.”

기태가 젓가락을 멈췄다.

“그럼 조금만 드세요.”

“네!”

대답은 잘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하랑 씨, 입사 축하해요.”

“감사합니다!”

한 잔.

“이번 프로젝트도 잘해봐요.”

“네!”

또 한 잔.

한 사람씩 따라주는 술을 하랑은 거절하지 않고 꼬박꼬박 받아먹었다.

기태도 처음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상할 정도로 조용해진 하랑을 봤다.

양 볼이 발그레했다.

정훈이 먼저 불렀다.

“이하랑 씨?”

하랑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헤헤~”

“……왜 웃어요?”

“몰라요. 헤헤~”

테이블에서 웃음이 터졌다.

민지가 하랑을 보며 물었다.

“하랑 씨, 취했어요?”

“아니에요.”

“근데 왜 계속 웃어요?”

하랑은 두 손으로 제 볼을 감쌌다.

“기분 좋아서요. 헤헤~”

맞은편에 앉아 있던 로로가 피식 웃었다.

“쟤 술버릇 귀엽네.”

기태는 미간을 좁혔다.

“이하랑 씨.”

하랑의 고개가 기태 쪽으로 돌아왔다.

“네에.”

“괜찮습니까?”

하랑이 그를 빤히 바라보더니 다시 웃었다.

“헤헤~ 팀장님이다.”

“……저 팀장 맞습니다.”

“알아요.”

“그런데 왜 웃습니까?”

“팀장님이니까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하랑이 잠시 고민했다.

“몰라요. 헤헤~”

기태는 말문이 막혔다.

옆에 있던 팀원이 하랑의 빈 잔을 보고 술병을 들었다.

“하랑 씨, 한 잔 더?”

기태가 먼저 잔을 가져갔다.

“그만 주세요.”

“저 한 잔밖에 안 줬는데요?”

“한 사람씩 한 잔씩 줬잖아요.”

기태는 술잔을 멀리 밀고 물컵을 하랑 앞에 놓았다.

“이제 물 드세요.”

하랑이 테이블을 두리번거렸다.

“제 술 어디 갔어요?”

“제가 치웠습니다.”

“왜요?”

“취했으니까.”

“저 안 취했는데.”

“이하랑 씨.”

“네에?”

“지금도 웃고 있잖아요.”

하랑이 제 볼을 만지더니 또 웃었다.

“헤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로로의 시선이 잠시 기태에게 머물렀다.

기태는 하랑이 물을 마시는 것까지 확인하고 있었다.

로로가 눈을 가늘게 떴다가 이내 고기를 집었다.

회식이 끝날 때까지 하랑은 얌전했다.

문제는 누가 이름만 불러도 웃는다는 거였다.

“이하랑 씨.”

“헤헤~”

“물 마셔요.”

“네에.”

기태는 결국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갑시다.”

식당 밖으로 나온 하랑은 비틀거리거나 소란을 피우지도 않았다.

그저 계속 웃었다.

기태가 휴대폰을 꺼냈다.

“상무님께 연락하겠습니다.”

하랑의 눈이 커졌다.

“안 돼요.”

“왜요?”

“아빠한테 말하면 안 돼요. 나 이제 독립했어요.”

“독립이랑 무슨 상관입니까.”

“다 큰 어른이 회식하고 아빠 부르면 창피하잖아요.”

말은 멀쩡했다.

기태가 잠시 고민하다 택시를 불렀다.

“주소 말할 수 있습니까?”

“당연하죠.”

하랑은 오피스텔 주소를 또박또박 말했다.

잠시 후 택시가 도착했다.

기태가 뒷문을 열어주자 하랑이 얌전히 올라탔다.

“도착하면 바로 들어가세요.”

“네에.”

문을 닫으려는데 하랑이 창문을 내렸다.

“팀장님.”

“왜요?”

하랑이 뿌듯한 얼굴로 웃었다.

“저 오늘 안 넘어졌어요.”

기태가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

“압니다.”

“잘했죠?”

“네. 잘했습니다.”

하랑의 눈이 반달처럼 휘었다.

“헤헤~”

택시가 출발했다.

기태는 멀어지는 차를 잠시 바라봤다.

식당 안쪽.

계산을 마치고 나오던 로로가 유리문 너머로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하랑의 술잔을 먼저 치우고, 물을 챙기고, 택시까지 태워 보내는 기태.

로로는 기태를 오래 봐왔다.

“……많이 챙기네.”

그뿐이었다.

아직 로로도 거기에 다른 의미를 붙이지 않았다.

밖에서 기태는 짧게 숨을 내쉬었다.

‘헤헤~’

술버릇까지 이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웃음소리가 자꾸 귓가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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