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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화

Autor: ikkuyot
last update Data de publicação: 2026-10-13 17:22:13
“어?! 준… 아니, 혜경이 언니왔나?”

​

커다란 종이박스를 한 손에 들고, 짧은 단발을 흔들며 들어서던 순애가 저를 보고 가방을 그대로 바닥에 내려놓았습니다.

​

“언니!”

​

순애는 저를 와락 끌어안았어요. 그 애 몸에서 바다 냄새와 진한 향수 냄새가 같이 났습니다.

​

“아이고, 우리 언니. 머리에 혹 달았다더니 인물이 더 나아졌네. 아하하하”

“하이튼 말을 해도 니는 꼭 그렇게 무식하게 해.” 금자가 순애의 옆구리를 쿡 찔렀습니다. 오랜 오해가 풀린 두 사람은 오래전의 그 사이좋던 자매같은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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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애는 오늘 오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금자는 가게를 일찍 닫고 나와 우리를 반겼고, 셋이서 금자네 집으로 향했지요.​우리가 어질러 놓고 갔던 자리는 말끔하게 치워져 있었습니다. 어제 입었던 옷도 반듯하게 개켜져 있더군요. 마치 우리가 다시 올 것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사위는 먼저 씻으러 들어갔고, 저는 금자와 함께 저녁을 준비했습니다.​—쏴아.​거실 화장실에서 물소리가 났습니다. 금자는 제 옆에서 해산물을 다듬고 있었어요. 칼끝으로 내장을 긁어내고 흐르는 물에 헹구는 손은 기계처럼 빨랐습니다. 그러면서도 어쩐지 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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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이 그치질 않습니다. 어머님   162 화

    어머니 산소가 멀리 올려다보이는 곳에서 차가 멈췄습니다.​시동이 꺼지자 차 안이 조용해졌어요. 저는 안전띠를 풀지 않았습니다. 앞유리 너머 비탈 위로 봉분이 작게 보였고, 그 둘레의 풀빛이 다른 데보다 조금 짙었습니다. 여기서도 저렇게 또렷한데, 거기서는 이 차가 얼마나 훤히 내려다보일까 싶었어요.​“안 올라가 보세요?”“됐어…….”​무릎 위에 올려 둔 손을 내려다보았습니다.​“내가 무슨 낯으로 엄마 무덤에 자넬 데리고 가. 나도 낯짝이 있지.”​사위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손이 넘어왔어요. 허벅지 위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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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은 너무 멀쩡했습니다.​눈을 떴을 때는 벌써 된장 끓는 냄새가 문틈으로 들어오고 있었어요. 커튼 사이로 볕이 길게 누워 있었고, 부엌에서는 도마 소리가 났지요. 새벽의 일은 한 겹 막 너머로 물러나 있었습니다.​나가 보니 금자가 식탁에 수저를 놓고 있었어요. 어젯밤의 잔들은 말끔히 치워져 있었고, 소파 위 이불은 한쪽에 네모반듯하게 개켜져 있었습니다. 사위는 머리에 물기가 덜 마른 채로 앉아 국을 뜨고 있었지요.​“어머님, 잘 주무셨어요?”“응. 자네는.”“저는 뭐, 머리만 대면 자니까요.”​웃는 얼굴에 그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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