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돈은 됐어요.”
내 목소리가 나도 모르게 낮아졌다.
장모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허리께에 손을 올렸다. 그녀가 놀라 몸을 움츠렸지만, 밀어내지는 않았다.
“장모님.”
“응…”
“한 번만…”
나는 그녀의 귓가에 가까이 다가가 속삭였다.
“안아봐도 되요?”
그녀의 숨이 짧게 멎었다.
지갑을 쥔 손끝이 떨렸다.
“정말…”
그녀가 낮게 중얼거렸다.
“자네는 끝이 없구나.”
“싫으면 안 할게요.”
그 말에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한참 동안 아무 말도 없었다.
그러다 아주 작게, 거의 숨처럼 말했다.
“한 번만이야.”
나는 숨을 삼켰다.
“네.”
“정말… 한 번만.”
나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던 손을 천천히 위로 움직였다.
장모님은 눈을 감은 듯 고개를 더 깊이 숙였다. 도망치려는 사람처럼 굳어 있었지만, 동시에 기다리는 사람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손끝이 그녀의 가슴 아래에 닿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아주 천천히 감싸 올렸다.
“흐윽…”
그녀의 입에서 짧은 숨이 새어 나왔다.
나는 그대로 멈췄다.
“하아… 부드러워…”
뒤에서 안긴 장모님은 내 귓속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그녀를 돌려세우려 했다.
그대로 얼굴을 마주 보고, 입술을 가져가고 싶었다. 하지만 장모님은 내 움직임을 느끼자마자 몸을 굳혔다.
작은 저항이었지만, 그녀의 의도를 전달하기에는 충분했다.
억지로 밀어붙인다고 넘어갈 수 있는 몸짓이 아니었다. 그녀는 내 손을 뿌리치지는 않았지만, 더는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어깨에 힘을 주고 버텼다.
나는 멈췄다.
전기도 돌아왔고, 휴대전화도 다시 터졌다. 보일러는 집 안을 데우고 있었다. 아무것도 되지 않던 새벽과는 달랐다.
이제 우리는 완전히 고립된 사람들도, 어둠과 추위에 밀려 서로를 붙잡을 수밖에 없던 사람들도 아니었다.
장모님은 천천히 숨을 골랐다.
“약속했잖아…”
그녀가 말했다.
“선 넘지 않기로.”
그녀는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딱 한 번.
그리고 곧 시선을 피했다.
그 짧은 눈빛 안에 부끄러움과 두려움, 그리고 스스로를 붙잡으려는 결심이 함께 들어 있었다.
나는 그 다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정신을 차려야 했다.
내 손이 천천히 그녀에게서 떨어졌다.
“죄송해요.”
장모님은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한 걸음 물러섰다. 방 안의 공기가 갑자기 어색하게 식어버린 것 같았다.
“어머님.”
나는 일부러 다른 말을 꺼냈다.
“저 차에 쌓인 눈 좀 치우고 올게요. 이렇게 계속 내리면 얼어붙을 것 같아요.”
“그… 그럴래?”
그녀가 겨우 나를 보았다.
“그런데 멧돼지는 괜찮겠어?”
“네. 그렇지 않아도 그것도 손보고 올게요. 퇴치기랑 보관함도 확인해야 하고요. 지금 안 하면 늦을 것 같아요.”
“조심해.”
그 말은 평범했다.
하지만 목소리는 아직 떨리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외투를 집어 들었다.
우리는 그렇게 불편한 분위기에서 빠져나왔다.
마치 방금 전의 일을 모르는 척하기로 약속한 사람들처럼.
**
눈을 치우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고됐다.
하마터면 현관문조차 제대로 열지 못할 뻔했다. 밤새 쌓인 눈은 허리께까지 차올라 있었고, 현관에서 차까지 이어지는 몇 미터를 파내는 데만도 꽤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는 옷을 두껍게 껴입고 나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파카를 벗어 던져야 했다. 삽질을 할 때마다 등줄기에서 뜨거운 땀이 솟았다. 차가운 공기와 몸 안쪽의 열기가 부딪쳐, 숨을 내쉴 때마다 입김이 크게 피어올랐다.
“아휴… 춥지 않아?”
장모님이 문가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내가 좀 도울까?”
“아니에요. 들어가 계세요.”
하지만 그녀는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장갑을 끼고 밖으로 나와, 내 옆에서 손으로 눈을 푹푹 파내기 시작했다. 제대로 치우는 것보다는 마음이 불편해서라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몸짓에 가까웠다.
“우리… 삼 일 뒤에는 나갈 수 있겠지?”
장모님은 사방이 하얗게 묻힌 산자락을 둘러보았다. 걱정스러운 눈빛이었다. 나무도, 길도, 차도, 전부 눈 아래에 반쯤 잠겨 있었다. 세상이 누군가의 손에 의해 지워져버린 것 같았다.
“뭐… 어떻게든 되겠죠.”
나는 삽을 깊게 박아 넣고 눈을 옆으로 퍼냈다.
“걱정 마세요, 어머님.”
그녀는 더 말하지 않았다.
한 발짝 물러서서, 내가 삽을 움직이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 시선이 등에 닿는 것 같았다.
나는 눈을 퍼내면서도 자꾸만 아까의 일을 떠올렸다. 내 어깨를 쓸어내리던 손. 어젯밤 이불 속에서 조심스럽게 감겨오던 팔. 그리고 조금 전, 내 손 위에 잠시 머물렀던 그녀의 체온.
눈은 차가웠고, 숨은 거칠었지만 삽을 쥔 손바닥에는 아직도 그 부드러운 손길이 남아 있는 것 같았다.
**
눈을 다 치우고 나자, 온몸이 땀으로 푹 젖어 있었다.
반팔 하나만 걸친 채 한참을 삽질한 탓에 몸에서는 김이 피어오를 지경이었다. 입김은 하얗게 흩어졌고, 젖은 옷은 등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장모님은 문가에 서서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휴… 그러다 감기 걸리겠다. 얼른 들어가서 씻어.”
“후우… 네.”
나는 삽을 현관 옆에 세워두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어차피 눈은 또 쌓일 것이다. 이틀은 더 내린다고 했으니까. 그래도 지금 어느 정도 치워두지 않으면 나중에는 아예 손댈 수 없을 만큼 굳어버릴지도 몰랐다.
잘한 일이라고 스스로를 달래면서도, 어깨와 허리는 벌써 무겁게 저려왔다.
뒤에서 발만 동동 구르던 장모님은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휴… 혼자 너무 고생했지.”
그녀가 내 젖은 등을 보며 말했다.
“얼른 씻고 나와. 시원한 맥주라도 꺼내줄게.”
나는 수건으로 목덜미의 땀을 훔치다 말고 그녀를 보았다.
“그거 말고요.”
내 시선이 다시 그녀의 가슴께로 향했다.
장모님은 곧바로 내 팔뚝을 꼬집었다.
아프지 않을 만큼, 아주 살살.
“정말…”
그녀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틈을 안 줘, 우리 사위가.”
“고생했잖아요.”
“그러니까 얼른 씻으러 들어가.”
그녀는 내 팔을 놓으며 말했다.
“고생했으니까… 뭐라도 해줄게.”
그 말 한마디에 피곤이 싹 가시는 것 같았다.
나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욕실로 들어갔다. 젖은 옷을 벗어 던지고 뜨거운 물을 틀자, 땀과 눈 냄새, 연기 냄새가 한꺼번에 흘러내렸다.
물이 어깨를 두드리자 그제야 온몸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허리와 팔뚝, 손바닥까지 전부 욱신거렸다. 삽자루를 쥐고 있던 손에는 아직도 힘이 남아 있는 듯했다.
그때 욕실 문이 아주 조심스럽게 열렸다.
나는 놀라 돌아보았다.
“어머님?”
장모님이 문틈 사이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것도 팬티 한 장만 걸친 채.
수건 하나를 가슴 앞에 느슨하게 들고 있었지만, 가리기 위한 것인지 들고 있을 곳이 없어 붙잡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더운 욕실 안으로 들어온 그녀의 피부에 금세 습기가 맺혔다.
나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뭘 그렇게 놀라.”
그녀가 괜히 퉁명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목소리 끝은 떨리고 있었다.
“고생했으니…”
그녀는 잠깐 시선을 피했다가, 다시 나를 보았다.
“씻겨줄게.”
물이 타일을 때리는 소리만 욕실 안에 가득 찼다.
“어머님…”
“이상한 생각하지 마.”
그녀가 먼저 선을 그었다.
“등이랑 어깨만. 알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뒤돌아봐”
나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녀가 가까이 다가오는 기척이 들렸다. 젖은 발이 타일 위를 조심스럽게 딛는 소리. 손에 쥔 수건이 물에 적시는 소리. 그리고 아주 가까운 곳에서 들려오는 숨소리.
잠시 뒤, 따뜻한 수건이 내 등에 닿았다.
나는 저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가만히 있어.”
장모님이 낮게 말했다.
그녀의 손이 젖은 수건 너머로 내 등을 천천히 문질렀다. 처음에는 정말 씻겨주는 손길이었다. 눈을 치우느라 굳은 어깨, 땀과 흙먼지가 묻은 등, 삽자루를 당기느라 뭉친 팔을 차례로 닦아냈다.
그런데 손길이 지나갈 때마다, 몸은 이상하게 더 긴장했다.
뜨거운 물 때문인지, 그녀의 손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여기 많이 뭉쳤네.”
그녀가 내 어깨를 눌렀다.
“아…”
나도 모르게 낮은 신음이 새어나왔다.
“아파?”
“아니요.”
나는 눈을 감았다.
“좋아요.”
그녀의 손이 잠깐 멈췄다.
그리고 다시 움직였다.
이번에는 조금 더 천천히.
“정말…”
그녀가 등 뒤에서 작게 중얼거렸다.
“사람 마음 불편하게 하는 데는 재주가 있어.”
“어머님이 들어오셨잖아요.”
“고생했으니까 들어온 거야.”
“알아요.”
나는 물소리 사이로 웃었다.
“그래서 더 좋아요.”
장모님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수건을 다시 적셔 내 목덜미를 닦아주었다. 그녀의 손끝이 목과 어깨 사이를 스칠 때마다, 등줄기를 따라 미세한 떨림이 내려갔다.
욕실은 점점 더워지고 있었다.
거울은 뿌옇게 김이 서렸고, 물방울은 벽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 작은 공간 안에서 우리는 너무 가까웠다.
“앞도…”
내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씻겨주실 거예요?”
장모님의 손이 멈췄다.
정적.
샤워기 물소리만 쏟아졌다.
“돌아보지는 말고.”
그녀가 속삭였다.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몸을 살짝 굳힌 채, 샤워기 물소리만이 고요를 채웠다.
그녀의 손이 내 옆구리를 스치며 앞으로 천천히 넘어왔다. 젖은 샤워볼이 가슴을 조심스레 쓸어내렸다. 손등이 피부에 닿을 때마다, 우리 둘 다 숨이 잠시 멎는 것 같았다.
“돌아보지 마.”
이번엔 한층 낮고, 다정한 목소리였다.
“알겠지?”
“……네.”
대답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목이 잠긴 듯 갈라졌다.
샤워볼을 쥔 그녀의 손이 발기한 내 성기쪽으로 천천히 내려갔다. 음모가 엉키며 손등에 단단한 내 물건이 툭툭 부딪힐 때마다, 등 뒤에서 장모님의 가벼운 신음이 새어 나왔다.
“후……”
내가 터뜨린 숨소리에, 그녀가 더 가까이 붙어왔다. 등에 닿는 풍만한 가슴의 감촉. 그리고 어느새 샤워볼을 놓아버린 그녀의 손이 곧바로 내 성기를 단단히 움켜쥐었다.
스륵……
부드럽고 따뜻한 손가락이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바닥이 귀두를 감싸 문지르며, 미끄러운 소리가 울렸다.
“하아……”
우리 둘 다 동시에 숨이 새어 나왔지만, 이를 악물고 억눌렀다.
스륵, 스륵.
비누 거품으로 미끄러운 그녀의 가슴이 내 등을 천천히 문질렀다. 한 손은 여전히 내 성기를 쥐고 리듬을 타고, 다른 손은 어느새 내 가슴을 올라와 젖꼭지 근처를 어루만졌다.
“하아…… 하아……”
말이 필요 없었다. 우리 둘 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아…… 좋아요…… 어머님.”
“아무 말도…… 하지 마…… 빨리 끝내줘……”
그녀의 손놀림이 점점 빨라졌다. 츄욱, 츄욱, 하는 윤기 어린 소리가 샤워실을 가득 채웠다.
더는 견딜 수 없었다. 사정감이 급격히 치솟았고, 몸이 걷잡을 수 없이 떨려왔다.
“흐으윽……! 싸, 싸요……!”
며칠 동안 쌓였던 뜨거운 정액이 강하게 분출되기 시작했다.
“하아아……!!”
오히려 더 크게 신음한 건 장모님이었다. 그녀는 내정액이 손에 묻는 순간, 몸을 부르르 떨며 그것을 더 세게 움켜쥐고 위아래로 문질러댔다.
“하아…… 하아……”
멈출 줄 모르는 신음과 함께, 그녀의 손은 끝까지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