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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화

작가: ikkuyot
last update 게시일: 2026-09-02 10:46:00

7장

​

​

​

꿈을 꾼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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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런 일이 벌어진 게 맞나.

​

뜨거운 물소리와 뿌연 김, 돌아보지 말라던 그녀의 목소리. 그리고 등 뒤에서 떨리던 숨결까지, 모든 것이 아직도 피부 위에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

정신을 차려보니 장모님은 이미 몸을 씻고 욕실 밖으로 나간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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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보고 싶었다.

​

무슨 말을 해야 할지는 몰랐지만, 그래도 붙잡아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문을 열고 나가던 그녀의 뒷모습을 보는 순간, 그럴 수 없었다.

​

그녀는 마치 커다란 죄를 지은 사람처럼 도망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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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머리카락을 한 손으로 움켜쥔 채,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빠져나가는 모습이 이상하게 안쓰러웠다.

​

결국 유혹한 것은 나였다.

​

밀어붙인 것도 나였다.

​

그녀가 망설일 때마다 한 발씩 더 다가간 것도 나였다.

​

그런데도 우리는 함께, 넘어서는 안 될 벽 하나를 무너뜨려버렸다.

​

늘 조신하고 얌전했던 장모님.

​

가족들 앞에서는 누구보다 단정했고, 웃을 때조차 선을 넘지 않던 사람.

​

그런 그녀가 욕실 안에서 내게 그런 손길을 허락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

그녀가 먼저 선을 넘어오게 만든 것이 되려 미안했다.

​

미안한데도, 그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 한가운데가 뜨겁게 조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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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과 배덕감은 이상하게도 같은 온도를 가지고 있었다.

​

나는 한참 동안 샤워기 아래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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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남은 비누 거품은 이미 다 씻겨 내려갔는데도, 장모님의 손길만은 지워지지 않았다. 지우려고 할수록 더 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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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는 욕실 안에서 한 번 더 자위를 했다.

​

그녀의 손끝을 다시 떠올리려는 사람처럼.

​

욕실 밖으로 나왔을 때, 장모님은 이미 방으로 들어간 뒤였다.

​

나는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었다.

​

문틈 사이로 그녀의 등이 보였다. 그녀는 반대쪽을 향해 누워 있었다. 내 기척을 느꼈을 법도 한데, 미동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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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척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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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잠든 것인지.

​

알 수 없었다.

​

다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

이제 보일러가 돌아가는 집 안에서, 그녀에게 장작불도, 사람의 온기도 필요하지 않았다.

​

적어도 오늘 밤은 그럴 것이다.

​

나는 문을 조용히 닫았다.

​

거실로 돌아오자 테이블 위에 캔맥주 몇 개와 간단한 안주가 놓여 있었다.

​

장모님이 차려둔 것이었다.

​

그거라도 마시고 자라는 뜻이겠지.

​

나는 한동안 그 앞에 서 있었다.

​

캔맥주는 차가웠고, 오두막은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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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상하게, 방금 전까지 뜨거운 물 아래 서 있었던 몸 안쪽만은 계속 얼어붙는 것 같았다.

​

캔맥주를 네 개나 비우는 동안에도, 장모님이 들어간 방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

창밖에서는 눈보라가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

유리창 너머로 희뿌연 눈발이 사납게 휘몰아쳤다. 저렇게 내린다면 누구도 올라오지 못할 것이다. 펜션 주인도, 가족들도, 제설차도.

​

이 깊은 산속 오두막에는 나와 장모님, 단둘뿐이었다.

​

아내에게는 문자를 한 통 보냈다.

​

걱정하지 말라고. 전기도 들어왔고, 먹을 것도 충분하다고. 길만 뚫리면 내려가겠다고.

​

아내도 답장을 보냈다.

​

다행이라고 했다. 조심하라고 했다. 어머니 잘 부탁한다고 했다.

​

그 문장을 보는 순간, 손끝이 굳었다.

​

[울 엄마 잘 부탁해]

​

나는 한동안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뒤집어 테이블 위에 놓았다.

​

머릿속에는 아내의 얼굴보다 닫힌 방문이 더 선명했다. 그 안에서 등을 돌리고 누워 있을 장모님. 젖은 머리카락과 부은 눈. 욕실에서 도망치듯 사라지던 뒷모습.

​

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누워 있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무거웠다.

​

그런데도 그 무거움 아래에는, 지워지지 않는 열기가 남아 있었다.

​

나는 비워진 캔을 손끝으로 굴렸다.

​

그때였다.

​

— 달칵

​

방문이 아주 조금 열렸다.

​

나는 고개를 들었다.

​

장모님이 문틈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눈가가 부어 있었다. 울어서인지, 자다 깬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얼굴은 초췌했고, 어깨는 지쳐 보였다.

​

아마도 그녀에게 그 일은 나보다 훨씬 더 무겁고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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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좀 가려고.”

​

그녀는 나를 오래 보지 않았다.

​

말만 남기고 욕실 쪽으로 걸어갔다. 나는 대답하지 못하고 그녀의 뒷모습만 바라보았다.

​

오두막은 방음이 좋지 않았다.

​

욕실 문이 닫히고, 곧 물소리가 들렸다.

​

쪼르르 하면서도 억지로 그 파동을 줄여보려하는 소리.

​

그런데 그 소리조차 이상하게 크게 들렸다. 장모님도 그 사실을 의식한 듯, 얼마 지나지 않아 변기 물 내려가는 소리가 급하게 이어졌다.

​

나는 괜히 맥주캔을 들어 입에 가져갔다.

​

이미 비어 있었지만…

​

한참 뒤 욕실 문이 열렸다.

​

장모님은 거실을 지나 다시 방으로 향했다. 머리를 숙인 채였고, 내 쪽을 보지 않았다.

​

방문 앞에서 그녀가 잠시 멈췄다.

​

“얼른 자.”

​

그 말은 평소의 장모님 같았다.

​

잔소리처럼 들리기도 했고, 걱정처럼 들리기도 했다.

​

“네.”

​

나는 겨우 대답했다.

​

그녀는 문을 닫았다.

​

아니, 닫으려 했던 것 같다.

​

그런데 손끝에 밀린 방문은 천천히 움직이다가, 마지막 몇 밀리미터를 남기고 멈췄다.

​

딸깍, 하고 닫히는 소리는 끝내 나지 않았다.

​

나는 그 작은 틈을 바라보았다.

​

문틈 사이로 방 안의 어둠이 가늘게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 너머에 장모님이 서 있는지, 이미 이불 속으로 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었다.

​

그저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는 사실만 남았다.

​

명백한 허용이라고.

​

나는 그렇게 확신했다.

​

지금 저 문을 열지 않으면, 장모님은 아마 부끄러움에 그대로 이 밤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 몇 밀리미터 열린 문틈은 실수가 아니었다. 닫으려다 만 것도 아니었다.

​

그것은 그녀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용기일 터였다.

​

그렇다면 나는 그 용기에 답해야 했다.

​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

괜히 옷매무새를 한 번 더 살피고, 욕실로 가서 양치질을 다시 했다. 거울 속의 내 얼굴은 조금 달아올라 있었다. 술 때문인지, 긴장 때문인지, 이제는 구분도 되지 않았다.

​

윗도리는 벗었다.

​

잠옷 반바지만 입은 채, 나는 조용히 방 앞에 섰다.

​

문틈 너머는 어두웠다.

​

나는 손끝으로 문을 밀었다.

​

끼익, 하는 아주 작은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

방 안에는 불이 꺼져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불을 켜고 싶었다. 그녀의 얼굴을 보고 싶었고, 그녀가 어떤 눈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

하지만 그것은 분명 허락되지 않을 것이다.

​

창밖의 눈빛만이 방 안으로 희미하게 스며들고 있었다. 눈보라에 반사된 옅은 빛이 이불 아래 누운 그녀의 실루엣을 흐릿하게 드러냈다.

​

나는 숨을 죽인 채 다가갔다.

​

“어머님.”

​

대답은 없었다.

​

하지만 그녀가 자고 있지 않다는 건 알 수 있었다.

​

숨소리가 달랐다.

​

잠든 사람의 숨이 아니었다. 기다리는 사람의 숨이었다.

​

나는 이불 한쪽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

그때, 어둠 속에서 아주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

“들어와.”

​

그 한마디에 가슴이 세게 내려앉았다.

​

나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

천천히 이불을 들어 올렸다.

​

그녀는 아까 욕실에서처럼 거의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누워 있었다. 다만 그때와는 다른 색의 얇은 속옷 하나만 몸에 남아 있었다. 어둠 속에서도 그 작은 차이가 이상하게 선명하게 보였다.

​

나는 그대로 한참 서 있었다.

​

그녀를 더 보고 싶었다.

​

그러나 그녀가 다시 낮게 말했다.

​

“추워.”

​

속삭임에 가까운 말.

​

나는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

그녀의 등 뒤에 몸을 눕히자, 이불 안의 공기가 조용히 흔들렸다. 그녀는 등을 돌린 채 누워 있었고, 나는 그 뒤에서 천천히 팔을 둘렀다.

​

맨살이 닿는 순간, 둘 다 숨을 멈췄다.

​

“하아…”

​

그녀의 입에서 작은 숨이 새어 나왔다.

​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

그녀의 몸은 따뜻했다. 조금 전까지 도망치듯 방으로 들어갔던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이불 안에 오래 누워 나를 기다린 사람의 온기가 있었다.

​

그 손이 내 손등 위에서 잠시 머물렀다. 그리고 아주 느리게, 자기 쪽으로 조금 더 끌어당겼다.

​

나는 그녀를 더 가까이 안았다.

​

이불 안에서 그녀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

“아침이 오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해야 해.”

​

그 말이 나를 찔렀다.

​

하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럴게요.”

“거짓말. 하아응!”

​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그녀를 끌어안은 채 몸을 돌려 눕혔다.

​

그리고 그대로 입술을 가져갔다.

​

“흐읍…”

​

놀란 숨이 내 입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

장모님은 키스가 서툴렀다.

​

아까 욕실에서 보였던 대담한 손길과는 전혀 달랐다. 그 손은 나를 붙잡고, 움직이고, 끝내 무너뜨릴 줄 알았다. 그런데 입술은 그렇지 않았다. 어디에 힘을 줘야 하는지, 어디서 숨을 쉬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처럼 어색하게 떨렸다.

​

오랫동안 누구와도 이런 입맞춤을 하지 않은 사람.

​

아니, 어쩌면 젊은 시절에도 제대로 해본 적 없는 사람.

​

그녀는 내 입술을 받아내다 숨이 막히면 조금 벌어지고, 놀라면 다시 움츠러들었다. 혀끝이 잠깐 나왔다가 도로 숨어버리는 그 서툰 움직임이, 이상하게 나를 더 미치게 만들었다.

​

나는 그녀를 더 세게 안았다.

​

참고 있던 것들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

​

며칠 동안 쌓였던 눈처럼.

​

추위, 술, 죄책감, 욕망, 그리고 그녀가 내게 허락했던 모든 작은 틈들. 문틈 몇 밀리미터, 욕실의 물소리, 이불 속에서 내 등을 끌어안던 팔. 그 모든 것이 한순간에 밀려와 나를 덮쳤다.

​

나는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

부드럽게 만지고 싶었지만, 손에는 자꾸 힘이 들어갔다. 이 상황의 배덕감 때문인지, 그녀가 내 품 안에서 서툴게 무너지는 모습 때문인지, 아니면 그녀의 몸에 내가 여기 있었다는 흔적을 남기고 싶어서인지 알 수 없었다.

​

“아…”

​

장모님이 숨을 삼켰다.

​

“아파… 살살…”

​

그녀의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는 그녀의 입술을 빨던 입을 그녀의 가슴으로 가져갔다.

​

그것은 무언가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었다.

​

어릴 적 엄마젖을 찾는 것처럼.

​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허기 하나가, 아주 오래전부터 내 안에서 입을 벌리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

나는 그녀의 가슴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 그것을 한입에 물고 빨아당겼다.

​

“하읏! 어떡해…!”

​

장모님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

나는 멈추지 않았다.

​

젖을 찾는 아이처럼, 그러나 아이일 수는 없는 남자처럼.

​

그 모순이 나를 더 깊이 끌어당겼다.

​

나는 그녀의 살결에 입술을 묻고, 갈급하게 빨아당겼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입 안에 들어오는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졌다.

​

엄마라는 말과 여자라는 말이, 내 안에서 위험하게 뒤섞였다.

​

품에 안기고 싶었다.

​

동시에 그녀를 갖고 싶었다.

​

용서받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더럽히고 싶었다.

​

그 모든 감정이 한꺼번에 목구멍을 타고 올라와, 나는 더 깊이 그녀에게 매달렸다.

​

“하으…”

​

장모님의 허리가 작게 휘었다.

​

그녀는 내 머리를 밀어내려는 듯 손을 올렸다가, 그대로 멈췄다. 손가락이 내 머리카락 사이에 들어왔다. 밀어내는 대신 움켜쥐었다.

​

“살살… 해줘… 제발…”

​

그녀가 다시 말했다.

​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

아파서만 하는 말이 아니었다.

​

무너지는 걸 늦추려는 말이었다.

​

나는 더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

입술과 혀끝으로 그녀의 반응을 더듬었다. 조금 세게 닿으면 그녀의 숨이 끊겼고, 부드럽게 감싸면 몸이 풀렸다. 나는 그 미세한 차이를 하나씩 배워갔다.

​

마치 그녀라는 사람을 처음 읽는 것처럼.

​

그녀는 민감했다.

​

나이 때문이 아니었다.

​

오히려 오랫동안 아무도 제대로 건드리지 않았던 곳이라 그런 것 같았다. 누군가의 아내로, 누군가의 엄마로, 누군가의 장모로 살아오는 동안, 여자였던 부분만 조용히 접어두었던 사람.

​

그 접힌 곳을 내가 입술로 펼치고 있었다.

​

그 사실이 나를 아프게 흥분시켰다.

​

“그만…”

​

그녀가 속삭였다.

​

하지만 손은 여전히 내 머리카락을 붙잡고 있었다.

​

“그만… 나… 이상해져.”

​

나는 그제야 얼굴을 들었다.

​

어둠 속에서 그녀의 눈이 젖어 있었다.

​

나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가슴 위에 뺨을 기대었다. 조금 전까지 게걸스럽게 매달렸던 곳에, 이번에는 조용히 얼굴을 묻었다.

​

그녀의 손이 내 머리 위에 내려앉았다.

​

천천히, 아주 천천히 쓰다듬었다.

​

젖가슴을 움켜쥐었던 내 손이 서서히 그녀의 다리 사이, 음습한 열기가 고인 곳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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