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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7화 [짝] - 2 -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09-25 10:30:48

궁으로 돌아온 이헌이 왕후의 처소에 든 것은 그날 저녁이었다.

왕후는 수틀을 무릎에 둔 채였고, 곁에는 오래 부려온 상궁 하나가 서 있었다.

"아직도 그 아이를 찾고 있다지."

"찾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왕후는 바늘을 한 땀 놓고 나서야 말을 이었다.

"태자의 이름으로 사람을 반년이나 움직였다. 그만하면 되지 않았느냐."

"아직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밝혀질 것이 없으니 반년이 지나도 그 모양인 게지."

왕후의 목소리는 여전히 낮고 고요했다.

"사적인 일에 사람을 계속 붙들어두면 말이 난다. 손을 떼어라. 정 마음에 걸리거든 내 쪽에서 사람을 붙이겠다."

틀린 말은 하나도 없었다. 이헌은 그것을 알았고, 그래서 어릴 적부터 이런 말에 늘 눌려왔다. 어머니는 그를 막은 적이 없었다. 다만 어디까지 가도 되는지를 언제나 먼저 정해두었다.

"오늘 알아낸 것이 있습니다."

이헌이 화제를 돌렸다.

"그 애가 마지막으로 다녀간 곳을 찾았습니다."

왕후의 바늘이 잠시 멈췄다가 다시 움직였다.

"무엇을 알아냈느냐."

"손수건이 두 장이었다 합니다. 짝이 되게 지은 것이라, 하나는 제가 받았고 나머지는 그 애가 지녔다고요."

이헌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날 바깥에 사람이 와 있었답니다. 늘 걸어 다니던 아이가, 그날은 탈것에 올랐고요."

"그것뿐이냐."

"평소 다니던 길과 반대로 갔다 합니다."

그때였다.

"성 밖으로 나가는 길이라면, 그런 것들이야 흔하지요."

상궁이 낮게 덧붙였다. 묻지도 않은 말이었다.

이헌은 그 말을 흘려들었다. 그럴듯한 소리였고, 지금 그의 머릿속은 다른 것으로 차 있었다.

"저쪽 길로 나간 것들을 마저 뒤지게 하겠습니다."

"손을 떼라 하지 않았느냐."

"떼지 않겠습니다."

예전 같으면 그 자리에서 알겠다고 답했을 것이다. 이헌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어머니의 말이 옳다는 것과, 그 말을 그대로 따르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물러나는 걸음이 문턱을 넘을 때까지, 왕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문이 닫히고 나서도 왕후는 한동안 수틀을 들여다보았다.

"모두 물러가라."

시비들이 소리 없이 빠져나갔다. 상궁만이 그 자리에 남았다.

왕후가 바늘을 내려놓았다.

"태자는 그 아이가 어느 쪽으로 갔는지 말한 적이 없다."

상궁의 고개가 조금 숙여졌다.

"저는 그저, 성 밖 길이 흔하다는 말씀을 드린 것뿐입니다."

"태자는 반대쪽으로 갔다 했지. 어느 쪽이 성 밖인지는 말하지 않았고."

왕후의 목소리에는 노여움이 없었다. 그래서 더 서늘했다.

"네가 왜 그 길을 아느냐."

"……소인이 말을 잘못 얹었습니다."

왕후는 그 대답을 오래 바라보았다. 상궁은 더 말하지 않았고, 왕후도 더 캐묻지 않았다.

—

그날 밤, 왕후는 사람을 시켜 오래된 문서 몇을 가져오게 했다.

그 무렵 왕후의 사람들이 어디를 살피고 무엇을 아뢰었는지를 적어둔 것들이었다. 왕후는 그것을 한 장씩 넘겨가며 손끝으로 짚었다.

한 곳에 손이 멎었다.

그 시기에 임가 주변을 살핀 기록이 있었다. 어느 집이고 누가 사는지, 딸이 어디를 드나드는지까지 적혀 있었다.

왕후는 그런 것을 명한 적이 없었다.

정확히는— 신원을 확인해 아뢰라 한 적은 있었다. 태자와 자주 얼굴을 마주치는 아이가 어느 집 딸인지 정도였다. 그 답은 받았다. 거기까지였다.

그런데 그 뒤로도 살핀 기록이 이어져 있었고, 그 결과를 아뢴 사람은 없었다.

왕후는 종이를 내려놓고 실무를 맡은 자를 불렀다. 그자는 오래 부린 사람이었고, 거짓을 아뢸 위인도 아니었다.

"이 뒤의 것은 누가 명하였느냐."

"……소인은 이미 위에서 정해진 일로 알았습니다."

"내가 그리 일렀더냐."

"직접 들은 것은 아니오나, 뜻이 그러하시다 하여—"

"누구에게서 들었느냐."

그자는 답하지 못했다. 어디서 시작된 말인지를, 본인도 알지 못하는 얼굴이었다.

지워진 기록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왕후에게 오지 않은 보고였다. 누군가 왕후의 뜻을 대신 헤아렸고, 헤아린 대로 움직였으며, 헤아렸다는 사실조차 아뢰지 않았다.

왕후는 그자를 물렸다.

—

방에는 다시 왕후 혼자 남았다.

한참 뒤, 왕후가 사람을 불렀다. 상궁이 아닌, 다른 이였다.

"무엇을 알아오면 되겠습니까."

왕후는 등불 쪽으로 몸을 조금 돌렸다.

"내 이름을 앞세워 움직인 자가 있는지 보아라. 그 아이가 사라지던 무렵에, 내 사람들이 누구를 만났는지도."

"예."

"그리고 하나 더."

왕후가 말을 이었다.

"누가 내 뜻을 받들었다고 믿었는지, 그것부터 가져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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