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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화 낯선 동행

last update 게시일: 2026-08-14 13:21:12

카르디안의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숲에는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라에나는 팔짱을 낀 채 레오르칸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건데?”

레오르칸은 대답하지 않았다.

“인간계와 신계에 요괴와 마귀들이 넘어오고 있다며.”

“그렇다.” “그럼 가만히 있을 거야?”

레오르칸의 붉은 눈동자가 라에나에게 향했다.

“네가 걱정할 일은 아니다.” “또 그 말이야?”

라에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은 정말 사람 말 안 듣는 것 같아.”

카르디안이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군주님, 우선 이곳을 떠나는 것이 좋겠습니다.”

“왜지?”“최근 이 주변에서 이상한 기운이 계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누군가 이 숲을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라에나의 표정이 굳었다. “누군가……?”

카르디안은 고개를 끄덕였다.“아직 정체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레오르칸은 잠시 생각하더니 몸을 돌렸다. “가자.”

라에나가 눈을 크게 떴다. “어디로?”

“숲을 벗어난다.” “나도?” 레오르칸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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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빛이 기억하는 이름   제 35화 이상한 검은 돌

    숲 어딘가에서 검은 달빛이 희미하게 번졌다.레오르칸은 그 빛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이 기운이 다시 나타났군.”그는 천천히 빛이 사라진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빛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레오르칸은 걸음을 멈췄다.“…….”주변은 고요했다.그때 바닥에 떨어진 검은 잎 하나가 그의 시선을 끌었다.레오르칸이 그것을 집어 들자 잎이 손끝에서 바스러졌다.스르르…….남은 것은 검은 가루뿐이었다.“점점 가까워지고 있어.”한편 라에나는 숲을 빠져나와 익숙한 길을 걷고 있었다.하지만 걸음을 옮길수록 마음 한구석이 계속 불편했다.머릿속에서 아까 보았던 검은 늑대의 모습이 떠나지 않았다.“……왜 자꾸 생각나는 거야?”라에나는 고개를 저었다.자신이 본 것은 단순한 환상일지도 모른다.그런데도 이상하게 낯설지 않았다.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존재처럼 느껴졌다.그 순간,툭.라에나의 발밑에 작은 돌 하나가 굴러왔다.라에나는 걸음을 멈췄다.돌에는 희미한 검은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또…….”라에나는 돌을 집으려다 손을 멈췄다.이번에는 쉽게 손대지 않았다.조금 전 문양을 만졌을 때처럼 이상한 장면이 나타날지도 몰랐다.그런데 돌은 스스로 천천히 굴러가기 시작했다.데구르르…….“어?”돌은 숲길을 따라 움직이다가 어느 순간 멈췄다.라에나는 조심스럽게 다가갔다.돌이 멈춘 곳에는 작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검은 발자국이었다.라에나의 표정이 굳었다.“……또 나타났어.”그녀는 주변을 살폈다.이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발자국은 하나가 아니었다.여러 개가 숲 안쪽으로 이어져 있었다.라에나는 잠시 망설였다.따라가야 할까.아니면 돌아가야 할까.결국 그녀는 발자국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지금은…… 가지 않을래.”라에나는 몸을 돌렸다.그 순간 숲 깊은 곳에서 낮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아우우…….라에나는 걸음을 멈췄다.이번에는 울음소리에 이상한 감정이 섞여

  • 달빛이 기억하는 이름   제 34화 알수없는 그리움

    라에나는 한참 동안 뒤를 돌아보고 있었다.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그런데도 이상하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왜 자꾸 신경 쓰이는 거지?”라에나는 작게 중얼거리며 다시 숲길을 바라보았다.조금 전까지 느껴졌던 기척은 사라진 상태였다.하지만 그 자리에 남아 있는 묘한 냉기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라에나는 조심스럽게 앞으로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숲의 풍경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나무의 껍질이 검게 변해 있었고, 바닥에는 마른 잎 대신 검은 가루가 흩어져 있었다.“……여긴 처음 와보는데.”라에나는 주변을 살폈다.그때 앞쪽에서 희미한 빛이 보였다.라에나는 천천히 다가갔다.나무 사이에 작은 돌문이 세워져 있었다.문처럼 생겼지만 가운데는 텅 비어 있었다.그리고 그 위에는 익숙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달을 닮은 둥근 모양.가운데를 가르는 검은 선.“또…… 이 문양이야.”라에나는 문양을 바라보았다.이번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이상하게도 가까이 다가갈수록 몸이 무거워졌다.그때 문 안쪽에서 바람이 불어왔다.차갑고 깊은 바람이었다.라에나는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물러났다.“……들어가지 말라는 건가?”하지만 바로 그 순간,문 너머에서 희미한 목소리가 들렸다.“……찾았다.”라에나의 눈이 커졌다.“누구야?”대답은 없었다.대신 문 너머의 어둠이 천천히 움직였다.라에나는 본능적으로 백색의 힘을 끌어올렸다.파앗!손끝에서 빛이 번졌다.그러자 돌문 위의 문양도 동시에 빛났다.순간 라에나의 머릿속에 또 하나의 장면이 스쳤다.검은 달 아래.끝없이 펼쳐진 숲.그리고 멀리 서 있는 검은 늑대의 실루엣.라에나는 숨을 삼켰다.“……누구야?”장면은 곧 사라졌다.라에나는 가슴을 움켜쥐었다.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하지만 이번에는 이상하게도 두렵지 않았다.오히려 알 수 없는 그리움이 느껴졌다.“……왜 이런 느낌이 드는 거지?”그 순간 돌문이 아주 작게 흔들렸다.쿠웅…….라에나는 놀라 뒤로 물러났다.문 너머에

  • 달빛이 기억하는 이름   제 33화 끊이지 않는 울음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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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빛이 기억하는 이름   제 32화 낮은 울음 소리

    아우우…….낮고 긴 울음소리가 숲을 가로질렀다.라에나는 그 자리에 굳은 채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바라보았다.“……또 들렸어.”이번에는 착각이 아니었다.분명히 무언가가 있었다.라에나는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폈다. 하지만 아무리 눈을 돌려도 나무와 어둠뿐이었다.그때였다.스스스…….바람도 없는데 나뭇잎이 흔들렸다.라에나는 본능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누구야?”대답은 없었다.대신 숲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빠르게 지나갔다.검은 그림자였다.“잠깐!”라에나는 반사적으로 그 뒤를 쫓았다.하지만 그림자는 순식간에 나무 사이로 사라졌다.라에나는 숨을 고르며 주변을 바라보았다.그리고 눈앞의 나무에 이상한 흔적이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달을 닮은 문양.하지만 가운데에는 날카로운 선이 가로질러 있었다.라에나는 천천히 손을 뻗었다.“……또 이 문양이야.”손끝이 문양에 닿으려는 순간,파앗!백색의 빛이 손끝에서 튀어나왔다.라에나는 놀라 손을 거두었다.문양은 잠시 검게 빛났다가 다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사라졌다.“내 힘에…… 반응한 거야?”라에나는 굳은 얼굴로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그때 나무 뒤쪽에서 작은 소리가 들렸다.툭.무언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라에나는 조심스럽게 다가갔다.바닥에는 검은 털 몇 가닥이 놓여 있었다.하지만 이번에는 손대지 않았다.이상하게도 그것을 바라보고 있으면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이건 그냥 지나치는 게 낫겠어.”라에나는 뒤로 물러났다.그리고 숲을 빠져나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그러나 몇 걸음 걷자 갑자기 발걸음이 멈췄다.앞쪽에 누군가 서 있었다.“……!”라에나는 급히 힘을 끌어올렸다.하지만 상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나무 사이로 검은 옷자락만 살짝 보였다.“거기 누구야?”침묵.라에나는 조심스럽게 한 걸음 다가갔다.그러자 검은 옷자락이 순식간에 사라졌다.“……도망갔어?”라에나는 잠시 그 자리를 바라보다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대체 뭐가 나타난 건지

  • 달빛이 기억하는 이름   제 31화 검은 달의 울음

    라에나는 바닥에 남겨진 발자국을 바라보았다.세 갈래로 갈라진 듯한 발톱 자국.그리고 그 주변에 희미하게 남아 있는 검은 흔적.“……이게 대체 뭐야?”라에나는 천천히 몸을 낮췄다.손끝을 발자국 가까이 가져가자 서늘한 기운이 피부를 스쳤다.라에나는 곧바로 손을 거두었다. “차가워…….”단순한 동물의 발자국이 아니었다.무언가가 이곳을 지나갔다.그것도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았다.라에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나무 사이로 희미한 달빛이 들어오고 있었다.하지만 이상하게도 발자국이 이어지는 방향만큼은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저쪽…….” 라에나는 잠시 망설였다.따라가고 싶지 않았다.그런데도 이상하게 발걸음이 그쪽으로 향했다.한 걸음. 또 한 걸음.바닥에 찍힌 발자국은 숲 깊은 곳으로 이어지고 있었다.그러다 갑자기 발자국이 끊겼다.“……여기서 사라졌어?” 라에나는 고개를 갸웃했다.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 순간,사각. 뒤에서 낙엽 밟는 소리가 들렸다.라에나는 재빨리 몸을 돌렸다. “누구야!”아무도 없었다. 라에나는 숨을 죽이고 주변을 살폈다.바람이 불었다. 나뭇잎이 흔들렸다.그리고 그 사이로 검은 털 하나가 천천히 떨어졌다.툭. 라에나는 그것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주워 들었다.순간 손끝이 저릿했다. “……!”머릿속에 낯선 장면이 스쳤다. 검은 달빛.끝없이 펼쳐진 밤하늘. 그리고 거대한 그림자 하나.라에나는 놀라 털을 놓쳤다. “방금…… 뭐였지?”눈앞의 장면은 순식간에 사라졌다.라에나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내가 본 건…… 기억이 아니야.”그녀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이상한 일이 계속되고 있었다.자신의 힘. 뒤틀린 숲. 정체를 알 수 없는 발자국.그리고 방금 본 검은 그림자까지.모든 것이 하나로 이어져 있는 것 같았다.하지만 무엇과 연결되어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라에나는 천천히 검은 털을 다시 바라보았다.그 순간 털이 손끝에서 검은 연기로 변해 사라졌다.“……!”

  • 달빛이 기억하는 이름   제 30화 갈라진 달의 문양

    라에나는 세 갈래로 나뉜 길 앞에 서 있었다.왼쪽은 짙은 안개로 뒤덮여 있었고, 오른쪽에서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하지만 가운데 길만은 이상할 정도로 고요했다.“……이쪽이야.” 조금 전 들었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라에나는 주변을 살폈다. “누구야? 모습을 보여줘.”대답은 없었다. 라에나는 한숨을 내쉬었다.“계속 숨어 있기만 할 거면, 나도 안 가.”그 순간 가운데 길의 나뭇잎이 크게 흔들렸다.스스스…….그리고 바닥에 떨어져 있던 잎사귀들이 한쪽으로 밀려났다.그 아래에서 희미한 빛이 모습을 드러냈다.라에나는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이건…….”바닥에는 오래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달을 닮은 둥근 문양.하지만 가운데가 칼로 베인 것처럼 갈라져 있었다.라에나는 손을 뻗으려다 멈췄다.이상하게도 가까이 다가갈수록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왜…… 이렇게 익숙하지?” 기억에는 없는 문양이었다.그런데도 처음 보는 것 같지 않았다.라에나는 결국 손끝을 문양 가까이 가져갔다.순간, 파앗! 백색의 빛이 손끝에서 터져 나왔다.“꺄악!” 라에나는 놀라 손을 거두었다.빛은 문양 위로 퍼지더니 갈라진 부분을 따라 움직였다.그러자 숲 전체가 다시 흔들렸다.쿠웅……! “또……!”나무 사이의 안개가 순식간에 걷혔다.그리고 사라졌던 길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라에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자신이 들어왔던 길이 보였다.“……돌아갈 수 있는 거야?” 하지만 이상했다.아까와 달리 숲은 너무 조용했다.라에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문양을 다시 바라보았다.갈라져 있던 문양 가운데에 작은 빛 하나가 남아 있었다.그 빛은 라에나가 있는 방향이 아니라 숲 반대편을 향하고 있었다.“……저쪽에 뭔가 있다는 건가?”라에나는 잠시 망설였다.하지만 이번에는 따라가지 않았다.대신 문양을 기억해 두고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그때였다. 멀리서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뚝. 라에나의 몸이 굳었다. “……누구야?”아무런 대답도 없었다.라에나는 백색의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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