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시간이 있어서 들른 거야.”
카라가 짧게 웃음을 흘렸다.
“시간이 있어서? 아니면 죄책감 때문이야?”
타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카라는 더욱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네가 회사에서 벌인 일 때문에 내가 얼마나 큰 압박을 받고 있는지 알아? 다들 나만 수군거려. 마치 내가 무능한 사람인 것처럼.”
그 결혼식 날은 거짓말 위에 세워진 5년간의 삶의 시작이 되었다.그 누구도 결혼반지를 처음 손가락에 끼운 그날부터 타라가 법적으로는 아드리안의 정식 아내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아이러니하게도 타라는 철저히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었다.그녀는 온 마음을 다해 아드리안을 사랑했고, 두 사람의 결혼이 자신이 오랫동안 꿈꿔온 미래의 시작이라고 믿었다.그렇기에 그녀는 조금의 의심도 남기지 않은 채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었다.아드리안의 부서 아래에서 일하기 시작한 이후, 타라는 애쉬본의 발전 방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되었다.거의 모든 중요한 프로젝트가 그녀의 손을 거쳐갔다.그녀는 보고서를 분석하고, 전략을 수정하고, 고위 임원들조차 발견하지 못했던 허점을 찾아낸 뒤, 그 모든 결과를 아무런 공도 요구하지 않고 아드리안에게 넘겼다.프로젝트가 성공할 때마다 아드리안의 이름은 더욱 빛났다.빅터는 이사회 앞에서 아들을 칭찬하는 일이 점점 더 많아졌다.“내가
아드리안과 타라의 관계는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했다. 날이 갈수록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졌다.아드리안은 언제나 가장 적절한 순간에 나타났다. 타라가 일에 너무 몰두해 식사하는 것조차 잊을 때면 식사를 챙기라고 일깨워주었다. 모든 직원이 퇴근한 늦은 밤까지 그녀를 기다렸다. 타라가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기 시작할 때마다 지지를 보내주었다.아드리안은 단 한 번도 지나치게 행동하지 않았다.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타라는 편안함을 느꼈다.그녀는 그 관심이 진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믿기 시작했다.반면 아드리안은 카라와 함께 세워둔 계획의 첫 번째 단계를 그저 실행하고 있을 뿐이었다.조금씩 타라는 매일 아침 아드리안의 메시지를 기다리기 시작했다.휴대전화 화면을 가득 채운 그의 이름을 볼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그녀는 하루 동안 있었던 사소한 일들을 이야기하는 것에도 익숙해지기 시작했다.그런 일은 이전에는 그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자신도
아드리안과 타라의 관계는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했다.처음에 아드리안은 그저 애쉬본의 프로젝트를 위해 타라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는 회의가 끝난 뒤 타라를 점심 식사에 초대했고, 늦은 밤까지 야근해야 할 때면 가끔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회사에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가장 먼저 상의하는 사람이 타라가 되어 있었다.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아드리안은 한 가지 사실을 점점 더 깨닫게 되었다.타라는 단순히 똑똑한 사람이 아니었다.그녀는 애쉬본의 고위 임원들조차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꿰뚫어 볼 수 있었다.처음에는 진전 없이 답보 상태에 있던 몇몇 프로젝트도 타라가 의견을 제시한 뒤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심지어 빅터는 그 아이디어의 상당 부분이 타라에게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 이사회 임원들 앞에서 아드리안의 업무 성과를 몇 차례 칭찬하기까지 했다.아드리안은 애쉬본에서 자신의 위치가 정말로 변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다.더 이상 단순히 애쉬본 가문의 아들로만 여겨지지 않았다.
철문이 아드리안의 뒤에서 큰 소리를 내며 닫혔고, 그 소리가 구치소 복도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평소라면 몇몇 수감자들이 먼저 돌아와 좁은 방 안을 그들의 목소리로 가득 채우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를 맞이한 것은 오직 침묵뿐이었다.그의 발걸음은 방 한구석에 놓인 철제 침대에 다다를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방 안은 희미한 흰색 조명 하나로만 밝혀져 있어 구석구석이 차갑고 낯설게 느껴졌다. 레너드는 아직 밖에서 변호사들과 항소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드리안은 그들에게 아직 기회가 남아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수년 만에 처음으로 재판의 결과는 더 이상 그의 머릿속을 가장 가득 채우는 문제가 아니었다.계속해서 귓가에 맴도는 것은 카라의 말뿐이었다.“비비안에게 전부 이야기했어.”아드리안이 고개를 숙였다. 손가락을 서로 맞물리자 손마디가 하얗게 질렸다.비비안.애쉬본 가문 전체를 통틀어 한쪽 이야기만 듣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 더 이상 숨길 것이 남지 않을 때까지 진실의 모든 조각을 찾아내는 사람.그는 천천
아드리안이 잘라 말했다.“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는 사람이야.”남자는 두 손바닥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손가락이 잠시 관자놀이에 머물렀다. 서서히 느껴지기 시작한 통증을 가라앉히려는 듯했다.그는 이 방 안에 있는 누구보다도 비비안을 잘 알고 있었다.비비안 이모가 아무런 이유 없이 질문하는 법은 없었다.아무리 단순하게 들리는 질문이라도, 그 질문은 종종 그녀가 훨씬 전부터 머릿속으로 생각해 온 결론의 시작이었다.그리고 아드리안이 그녀를 알고 지내는 동안, 누군가에 대한 비비안의 판단이 틀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그리고 지금.”그의 시선이 다시 카라에게 향했다.“넌 방금 비비안 이모에게 이 사건 전체를 조사할 이유를 만들어준 거야.”카라의 미소가 서서히 사라졌다.
다음 날 아침, 하늘이 여전히 잿빛 구름에 뒤덮여 있을 때 검은 세단 한 대가 법원의 관리 아래 운영되는 임시 구치소 앞에 멈춰 섰다.카라가 먼저 차에서 내렸다. 그녀는 아이보리색 정장을 입고 있었고, 차가운 날씨를 막기 위해 긴 코트를 걸치고 있었다. 그 뒤로 헬레나가 며칠 전부터 아드리안의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법률 회사의 변호사 두 명과 나란히 걸어왔다.보안 검사를 통과하는 동안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뒤에서 하나씩 닫히는 철문 소리가 분위기를 더욱 답답하게 만들었다.몇 분 뒤, 그들은 두꺼운 유리벽으로 분리된 접견실로 들어가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명의 교도관이 아드리안을 데리고 들어왔다.며칠 사이 남자의 얼굴은 눈에 띄게 수척해져 있었다. 턱에는 옅은 수염이 자라 있었고, 눈 밑의 짙은 다크서클은 그가 거의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그럼에도 그의 눈빛은 여전히 평소처럼 날카로웠다.그는 별다른 말없이 자리에 앉았다.가장 가까이에 앉아 있던 변호사가 곧바로 최신 서류가 들어 있는 서류철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