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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 작아지는 사람

Author: 샙역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27 15:00:00

다음 날 아침, 아델라는 평소처럼 일어났다.

어젯밤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옷을 입고 식당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사용인들은 그녀의 변화를 알아차렸다.

"부인, 오늘은 조금 피곤해 보이십니다."

하녀 마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델라는 웃었다.

"괜찮아요. 잠을 조금 설쳤을 뿐이에요."

"오늘은 쉬시는 게 어떻습니까?"

"안 돼요."

아델라는 책상 위에 쌓인 서류를 바라봤다.

"오늘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요."

그녀는 다시 업무를 시작했다.

서류를 하나씩 확인하고, 영지에서 올라온 보고서에 답을 적었다.

하지만 평소보다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같은 문장을 몇 번이나 읽었다.

그러다 문득 펜을 내려놓았다.

자신도 모르게 카일의 생각이 떠올랐다.

지금쯤 세실리아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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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을 사랑했던 나에게   17화 - 세실리아의 방

    며칠 뒤 세실리아는 아델라에게 새로운 부탁을 했다."아델라.""네.""내 방이 조금 불편한 것 같아요."아델라는 세실리아의 방을 둘러봤다.손님방 중에서도 가장 좋은 방이었다."어떤 점이 불편하신가요?""침대가 마음에 들지 않아요.""원하시는 침대로 바꿔드릴게요.""그리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도 너무 강해요.""커튼을 바꾸도록 할게요.""꽃도 마음에 안 들어요."아델라는 잠시 침묵했다."원하시는 꽃이 있나요?"세실리아는 미소를 지었다."예전부터 카일이 좋아하던 꽃이요."아델라의 표정이 아주 조금 굳었다."……알겠습니다."그날부터 사용인들은 세실리아의 방을 다시 꾸미기 시작했다.새 침대와 가구가 들어왔고, 커튼도 바뀌었다.아델라는 모든 것을 직접 확인했다.세실리아가 원하는 꽃까지 준비했다.그 모습을 본 마리가 물었다."부인, 저렇게까지 하실 필요가 있으십니까?"아델라는 잠시 꽃을 바라봤다."손님이잖아요.""하지만…….""괜찮아요."아델라는 웃었다."내가 조금 불편하면 되는 일이니까."그날 밤 세실리아가 방에 들어왔다."생각보다 잘해주네요.""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어요."세실리아는 꽃을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다."역시 당신은 카일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는군요."아델라의 눈빛이 흔들렸다."무슨 뜻이죠?""이렇게까지 하는 걸 보면."세실리아가 꽃 한 송이를 만지며 말했다.

  • 당신을 사랑했던 나에게   16화 - 작아지는 사람

    다음 날 아침, 아델라는 평소처럼 일어났다.어젯밤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옷을 입고 식당으로 내려갔다.하지만 사용인들은 그녀의 변화를 알아차렸다."부인, 오늘은 조금 피곤해 보이십니다."하녀 마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아델라는 웃었다."괜찮아요. 잠을 조금 설쳤을 뿐이에요.""오늘은 쉬시는 게 어떻습니까?""안 돼요."아델라는 책상 위에 쌓인 서류를 바라봤다."오늘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요."그녀는 다시 업무를 시작했다.서류를 하나씩 확인하고, 영지에서 올라온 보고서에 답을 적었다.하지만 평소보다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같은 문장을 몇 번이나 읽었다.그러다 문득 펜을 내려놓았다.자신도 모르게 카일의 생각이 떠올랐다.지금쯤 세실리아와 함께 있을까.어제도 함께였는데 오늘도 만날까.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싫었다.아델라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이러면 안 되는데……."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다시 서류를 집어 들었다.그날 오후, 카일이 서재로 들어왔다."아델라.""네?""이 서류 말인데."카일이 서류를 내밀었다.아델라는 내용을 살펴봤다."여기 숫자가 잘못됐어요.""어디?""세 번째 항목이에요. 작년 자료와 비교하면 금액이 맞지 않아요."카일이 서류를 다시 확인했다."정말이네.""제가 수정해둘게요."카일은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항상 이런 걸 어떻게 찾아내?"아델라는 웃었다."매일 보다 보니까 익숙

  • 당신을 사랑했던 나에게   15화 - 아무렇지 않은 남편

    그날 저녁, 카일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아델라는 식탁에 앉아 있는 그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오늘 하루는 어떠셨어요?""그럭저럭.""회의는 잘 끝났어요?""응."짧은 대답이었다.아델라는 잠시 망설이다가 차를 그의 앞으로 밀었다."오늘 피곤해 보이셔서 준비했어요."카일은 찻잔을 바라봤다."……고마워."그 한마디에 아델라는 아주 작게 미소 지었다.하지만 카일은 곧이어 말했다."오늘 세실리아와 약속이 있어서 먼저 일어날게."아델라의 미소가 굳었다."지금요?""응. 오래전부터 잡혀 있던 약속이야.""그렇군요."아델라는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카일이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나설 때까지 그녀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문이 닫혔다.넓은 식당에 아델라 혼자 남았다.조금 전까지 따뜻했던 차에서는 이제 김조차 거의 올라오지 않았다.그녀는 자신의 찻잔을 내려다봤다.문득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길을 잃고 무서워하던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주던 소년.그날의 카일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하지만 지금의 카일은 그렇지 않았다.아델라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언제부터였을까."혼잣말이 흘러나왔다.언제부터 자신은 남편에게 사랑받는 것을 포기하고, 그저 곁에 있는 것만으로 만족하게 되었을까.그날 밤 아델라는 오랫동안 잠들지 못했다.카일을 원망하고 싶었다.하지만 원망할 수 없었다.아직 사랑하고 있었으니까.그래서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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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뒤 세실리아는 다시 아델라를 불렀다."아델라.""네.""잠깐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두 사람은 정원으로 나갔다.세실리아는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입을 열었다."당신도 알고 있죠?""무엇을요?""카일이 누구를 사랑하는지."아델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세실리아가 미소를 지었다."카일은 나를 사랑해요."그 말은 칼처럼 아팠다."…….""당신은 그저 결혼한 사람일 뿐이에요."아델라는 애써 침착하게 대답했다."저는 카일의 아내입니다.""법적으로는 그렇겠죠."세실리아가 가까이 다가왔다."하지만 마음은 아니잖아요."아델라는 입술을 깨물었다.세실리아는 그것을 보고 만족스럽게 웃었다."불쌍하네요.""…….""그렇게 열심히 공작부인 노릇을 하면 카일이 당신을 사랑해줄 거라고 생각했어요?"아델라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하지만 떨어뜨리지 않았다."그만하세요.""왜요? 사실을 말하는 것뿐인데."아델라는 그녀를 바라봤다."당신이 카일을 사랑하는 건 당신의 자유예요."세실리아의 미소가 사라졌다."하지만 제가 카일을 사랑하는 것도 제 자유예요."아델라는 돌아섰다."그러니까 저에게 제 마음을 포기하라고 강요하지 마세요."그렇게 말하고 걸어갔다.정원에서 멀어진 뒤에야 아델라는 눈을 감았다.눈물이 조용히 흘러내렸다.자존심 때문에 울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마음은 이미 너무

  • 당신을 사랑했던 나에게   13화 - 세실리아의 질투

    세실리아는 아델라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처음에는 그저 카일의 아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카일이 자신보다 아델라의 의견을 더 신뢰하는 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어느 날 영지의 문제로 세 사람이 함께 식사를 하던 중이었다.카일이 말했다."서부 지역에 새로운 상업 지구를 만드는 건 어떨까?"세실리아가 먼저 대답했다."좋은 생각인 것 같아."아델라는 조용히 서류를 확인했다."잠깐만요."카일이 그녀를 바라봤다."왜?""현재 그 지역은 도로가 좋지 않아서 상업 지구를 먼저 만들면 운송비가 크게 올라갈 거예요."아델라는 지도와 자료를 펼쳤다."도로부터 정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카일은 자료를 확인했다."……맞아."세실리아의 표정이 굳었다.아델라는 그것을 보지 못했다.그녀는 단지 카일의 가문에 손해가 생기지 않기를 바랐을 뿐이었다.하지만 세실리아는 달랐다.그날 오후 세실리아는 아델라를 복도에서 붙잡았다."당신.""네?""앞으로 카일 앞에서 너무 나서지 마세요."아델라는 눈을 깜빡였다."무슨 말씀이세요?""카일은 당신의 의견을 듣기 위해 결혼한 게 아니잖아요."그 말에 아델라의 얼굴이 굳었다."저는 공작부인으로서 필요한 일을 하는 것뿐이에요.""그게 문제예요."세실리아가 차갑게 웃었다."당신이 자꾸 카일 옆에 있으니까 내가 불편하잖아요."아델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세실리아는 그녀를 지나쳤다.

  • 당신을 사랑했던 나에게   12화 - 공작부인의 자리

    아델라는 카일에게 자신의 마음을 직접 말하지 않았다.대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했다.공작가의 장부를 확인하고, 영지에서 올라오는 보고서를 읽고, 사용인들의 문제를 해결했다.어쩌면 일에 몰두하면 카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하지만 현실은 달랐다.일을 할수록 카일과 함께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그가 좋아하는 차.그가 싫어하는 음식.그가 중요한 회의에 갈 때 필요한 서류.자신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알고 있는 것들이었다.어느 날 하녀가 급하게 달려왔다."부인! 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이죠?""주방에서 식재료가 잘못 들어왔습니다. 오늘 저녁 연회에 사용할 재료가 부족합니다."아델라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상인에게 연락했나요?""했지만 오늘 안으로 가져오기 어렵다고 합니다."아델라는 잠시 생각했다."다른 거래처에는요?""아직 연락하지 않았습니다.""제가 연락할게요."그녀는 직접 상인들에게 연락했다.결국 몇 시간 뒤 필요한 재료를 모두 확보했다.하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정말 감사합니다, 부인."아델라는 웃었다."당연한 일이에요."하지만 하녀는 알고 있었다.아델라가 얼마나 많은 일을 혼자 떠안고 있는지.그날 밤 사용인들은 주방에서 조용히 이야기를 나눴다."부인께서 안 계시면 이 집은 어떻게 돌아갈까?""그러게.""그런데 공작님은 모르시는 것 같아."그 말에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아델라는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그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그리고 그 사실을 가장 모르는 사람이 정작 그녀의 남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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