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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Penulis: Histoire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10-31 05:23:50

5장

카멜리아

어머니가 문을 쾅 닫고 나가고, 나는 침묵 속에 홀로 남는다.

십 분. 그녀는 내게 십 분을 주었다. 언니의 껍질을 뒤집어쓰고, 새틴과 레이스 아래로 사라지고,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기 위해. 방금 그녀가 내린 판결을 받아들이고, 언제나 그래 왔듯, 앞으로도 언제나 그럴 것처럼 그녀의 뜻에 굴복하기 위해.

드레스를 집어 들 때 내 손이 떨린다.

천이 차갑다. 아니면 내 피부가 얼음장인지도 모른다. 내 피가 말초에서 물러나 오직 공포에만 혈을 공급하고 있는지도. 나는 비틀거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마루 위에 널려 있던 비단과 레이스의 덩어리를 들어 올린다. 드레스는 무겁다.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무겁다. 구슬과 자수, 수많은 노동의 시간, 돈, 온 가족의 기대가 무게를 더한다.

릴리아의 향수가 천에 배어 있다.

그 향이 나를 향해 올라온다. 끈질기게, 감싸며. 그녀가 오늘 아침에도 뿌렸던 튜베로즈와 바닐라의 향, 지나치게 크게 웃고 창가에서 떨던 그때의 향. 너무나 생생해서, 마치 그녀가 아직 여기 있는 것 같다. 뒤에서 나타나 웃으며 내 손에서 드레스를 낚아채고, 농담이었다고, 시험이었다고, 테스트였다고 말할 것만 같다.

하지만 그녀는 오지 않을 것이다. 창문은 여전히 열려 있고, 커튼은 여전히 느린 왈츠를 추고 있으며, 거울 위의 립스틱은 새빨간 글자로 나를 비웃는다. 할 수 없어요. 용서해 주세요. 그녀는 할 수 없었고, 그래서 떠났다. 그리고 나는, 그녀가 용기를 내지 못한 일을 해야 한다. 그녀의 자리를 차지하고. 그녀의 약혼자와 결혼하고. 그녀의 삶을 살아야 한다.

나는 들러리 드레스를 벗는다. 잿빛 파란색, 내 색, 그림자의 색, 희미함의 색, 침묵의 색. 천이 피부 위로 미끄러져 발치에 축 처지고, 마루 위 릴리아의 드레스 옆에 나란히 놓인다. 나는 벌거벗었고, 취약하고, 드러나 있다. 나는 웨딩드레스를 집어 입는다.

새틴이 어깨에, 허리에, 허벅지에 차갑게 닿는다. 강물이 흐르는 듯한 바스락거림과 함께 피부 위를 미끄러지고, 나는 이 옷의 모든 박음질, 모든 주름, 모든 센티미터를 느낀다. 나를 위해 만들어진 옷이 아니다. 구슬은 아직 차갑다. 이슬의 차가움, 눈물의 차가움. 구슬이 가슴에, 배에 눌려 붙고, 나는 얼음 갑옷을 입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지퍼가 금속성 마찰음과 함께 등 위로 올라간다. 떨리는 손으로 잡아당겨 한 칸씩, 목덜미에 닿을 때까지. 맞물리는 이빨 하나하나가 내 흉곽을 둘러조이는 사슬이고, 숨을 쉬지 못하게 만드는 조임이다.

드레스는 내 몸에 맞는다. 릴리아의 몸에 맞는 드레스이고, 그것은 내 몸이기도 하다. 우리는 쌍둥이니까. 같은 몸, 같은 얼굴, 같은 치수를 가졌으니까. 우리는 같은 자궁을, 같은 피를, 같은 DNA를 공유했다. 그리고 오늘, 나는 그녀의 삶을 공유해야 한다.

나는 거울을 향해 돌아선다. 그리고 나는 나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

나를 바라보는 여자는 낯선 사람이다. 그녀는 호화로운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다. 고급 레이스와 아이보리 새틴으로 만든 슬림한 실루엣이 두 번째 피부처럼 몸을 감싸고, 끝없는 트레인으로 퍼져 광택 나는 마루 위로 천의 강물이 구불구불 흘러간다. 네크라인은 우아할 만큼만 깊고, 투명 레이스 소매는 꽃 문신처럼 팔의 윤곽을 그린다.

이 여자는 아름답다. 눈부시다.

그리고 그 여자는 내가 아니다.

나는 내 모습을 응시하며 울고 싶고, 소리치고 싶고, 토하고 싶다. 위가 조여들고, 목이 막히고, 쓸개즙이 올라오는 것이 느껴진다. 시고, 타는 듯한. 나는 모든 것을 삼킨다. 눈물도, 비명도, 메스꺼움도. 나는 내 정체성도, 내 이름도, 내 존재 전체도 삼킨다. 나는 더 이상 카멜리아가 아니다. 나는 릴리아 드브로와다. 여왕, 빛, 카시안 생클레르의 약혼자.

문이 열린다. 비비안이 거기 있다. 문틀에 서 있는 조바심 많은 실루엣, 내 피를 얼어붙게 만드는 그 맹렬한 만족감으로 빛나는 눈.

그녀가 나를 본다. 살핀다. 장군이 부대를 사열하듯 내 주위를 돈다. 주름 하나를 매만지고, 보이지 않는 박음질을 펴고, 트레인이 완벽하게 떨어지도록 당긴다.

그리고 나서 그녀가 베일을 집어 든다.

정확한, 거의 의식적인 손짓으로 그것을 펼치고, 내 머리 위에 얹는다. 실크 모슬린이 숨결처럼 가볍게 얼굴 위로 내려앉고, 세상이 흐릿해지고, 솜에 싸인 듯, 비현실적으로 변한다. 어머니의 이목구비가 하얀 천 뒤로 희미해진다. 거울 속 내 모습이 지워지고, 녹아 없어지고, 사라진다. 나는 더 이상 하나의 실루엣일 뿐이다. 이름 없는 형체. 얼굴 없는 신부.

비비안이 베일을 매만지고, 가장자리를 당기고, 똑바로 떨어지는지, 내 눈과 표정과 두려움을 잘 가리는지 확인한다. 그녀의 손가락이 모슬린 위에 머물고, 그녀가 낮고 강렬한, 어떤 이의도 용납하지 않을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너무 말하지 마라. 너무 웃지 마라. 그 애가 되어라.”

나는 대답하지 않는다. 베일 아래에서 알아채기 힘든 정도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가 내 팔을 잡고 문으로 나를 인도한다.

내 구두 굽이 마루 위에서 딱딱 소리를 낸다. 트레인이 비단 바스락거림과 함께 뒤에서 바닥을 쓸고 간다. 나는 문턱을 넘고, 복도가 나를 삼킨다. 길고, 끝없고, 초상화와 거울이 늘어선 복도, 그 안에서 나는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 나는 더 이상 카멜리아가 아니다. 나는 더 이상 누구도 아니다.

나는 대체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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