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076화

Author: 금추
이틀 후, 토요일

소희가 임유민에게 수업해 주러 가려고 집에서 나오니 차가 이미 집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도 운전석에 앉은 게 임구택이 아니라 임씨 가문의 운전기사였다.

줄곧 조마조마해 있었던 소희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임가에 도착하니 임유민은 이미 아래층에서 소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 소희를 발견하고는 다가가 친절하게 물었다.

"일은 다 해결되었어?"

"너도 알고 있었어?"

소희가 웃으며 물었다.

그러자 임유민이 콧방귀를 뀌며 대답했다.

"그렇게 난리가 났는데 내가 어떻게 몰라? 나와 누나가 그 며칠 동안 잠도 자지 않고 쌤을 도와 그 팬들을 욕했다고."

소희가 듣더니 크게 감동하여 말했다.

"고마워."

"올라가서 얘기해."

임유민이 소희를 끌고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문을 닫자마자 곧장 물었다.

"이현이 정말 자살했어?"

"아마도?"

이현의 자살 소식이 인터넷에 전해지면서 전에 떠들썩했던 일들이 그제야 잠잠해지게 되었다.

그 후 이현이 회사로부터 매장을 당하는 바람에 그녀의 소식은 점점 줄어들었고,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사람이 없었다.

"자살해도 싸!"

임유민이 화를 내며 말했다.

"우리 반 친구들이 전부 이현을 싫어하거든."

"너희 친구들도 연예인에 관심이 있어?"

"그런 셈이지? 예전에는 이현을 좋아하는 애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다 탈덕했어."

임유민이 소파에 앉아 말을 이어갔다.

"심지어 우리 엄마까지도 나한테 연락이 와서 쌤과 둘째 삼촌이 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던데. 그래서 직접 둘째 삼촌에게 물어보라고 했어."

소희가 듣더니 안색이 순간 변했다.

"그래서 너의 둘째 삼촌이 뭐라고 설명했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임유민이 눈알을 한 번 굴리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

"쌤과 둘째 삼촌이 그렇게 오랫동안 숨겼는데 이제 우리 식구들한테 알릴 때도 됐잖아."

"문제는 나와 너의 둘째 삼촌이 이미 헤어졌다는 거야. 그들이 알게 되면 많이 번거로워질 거야."

소희는 다소 괴로워났다. 분명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077화

    이에 소정인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이틀 전에 네가 인터넷 폭력을 당하는 걸 보고 나와 네 엄마가 모두 걱정했었어. 괜찮은 거야?]소희가 듣더니 바로 냉소했다. 그녀가 인터넷 폭력을 당했을 때 소씨 가문에서 소시연과 소찬호를 제외하고 그 누구도 그녀에게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일이 다 가라앉은 후에야 전화를 걸어 어떠냐고 묻다니.‘여태껏 관심을 가진 적도 없으면서 왜 굳이 전화를 걸어 위선적인 인사치레를 하는 거지?’‘무슨 의미가 있다고?’"그래서 무슨 일인데요?"소희의 말투는 더욱 냉담해졌다.소정인도 소희가 그를 소외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괜찮다니 됐다. 네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도 너를 엄청 관심하고 있어. 너더러 시간이 되면 집에 한 번 들르래. 오랫동안 보지 못했는데, 다들 너를 그리워하고 있어.]"네."[혼자서도 몸을 잘 챙기고.]"네, 끊을게요."소희는 단호하게 전화를 끊고 한쪽에 내려놓았다. 소씨 가문의 일거일투족은 이제 더는 그녀의 마음속에 파란이 일으키지 못했다.한편 소정인이 어두워진 핸드폰 화면을 보며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왜 그래?"이때 진연이 과일 샐러드 한 접시를 들고 다가와서는 물었다."오늘 아버지께서 나더러 소희에게 전화해서 임 대표와 대체 어떤 관계인지 알아보라고 하더군. 그러면서 소희더러 시간이 되면 집으로 들르라고. 그래서 방금 전화를 했더니 소희의 말투가 별로 좋지 않았어."진연이 듣더니 눈꼬리를 치켜세우며 차갑게 조소했다."당신 부모님 정말 웃기는 사람들이네? 인터넷에서 소희와 임구택의 사진을 폭로하니까 바로 임씨 가문한테 잘 보이겠다고 달려드는 꼴 좀 봐.""인터넷에서 떠들썩했던 일은 확실히 소희에게 누명을 씌웠던 거였어. 전부 이현이라는 여인이 저지른 일이었어."진연이 멜론을 짚어 소동의 랙돌 고양이에게 먹이고는 하찮다는 말투로 말했다."배우들 중에는 원래 제대로 된 인간이 없어. 소희도 그걸 알면서 기어코 들러붙었다가 피해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078화

    모든 기대가 물거품으로 되어 화가 난 진연이 소동을 향해 말했다."당장 그 작업실을 때려치워, 우린 더 이상 너에게 투자할 돈이 없으니까. 너도 지금 아직 젊었을 때 돈 많은 가문으로 시집가, 그게 제일 좋은 출로야."소동이 즉시 반박했다."싫어요!"이에 진연이 냉소하며 물었다."싫어? 그럼 이렇게 몇 년을 더 헛되이 보내다 돈도 다 잃고, 너도 늙은 다음에 아무것도 없이 후회만 할 거야?""저 앞으로 더는 두 분의 돈을 쓰지 않을 테니까 두 분도 제 작업실에 대해 간섭하지 마요!"소동이 억울하다는 듯 울먹이며 얼굴을 가리고 자신의 방으로 달려가 문을 쾅 닫았다.진연은 화가 난 나머지 얼굴색마저 파랗게 질렸다."너 그게 무슨 태도야? 내가 네 눈치나 보려고 여태껏 키워준 줄 알아?"문에 기대어 밖에서 노발대발하고 있는 진연의 소리를 듣고 있는 소동의 마음은 점점 차가워졌다.‘만약 내가 친딸이었으면 저들은 절대 나한테 이렇게 모질지 않았을 거야.’‘수천만은 물론이고, 수억 원이라도 서슴없이 내주었겠지.’‘결국 진연과 소정인은 나를 경계하고 있는 거야!’‘나를 시집보내서 돈을 떼어내는 게 그들의 목적일 거야!’‘어쩐지 계속 나더러 한창 젊고 예쁠 때 부잣집 도련님을 찾아 시잡가라고 설득하더라니!’‘난 절대 그들의 소원대로 하지 않을 거야.’‘나에게 돈을 주지 않을수록 난 더욱 깨끗이 긁어낼 거야!’......소희는 당분간 제작진으로 출근할 필요 없어 며칠 동안 계속 요요랑 놀아주고 있었다.이날 오후 요요가 낮잠에서 깬 후, 소희는 요요와 함께 집 아래의 놀이터로 나갔고 이씨 아주머니는 평시 알고 지내던 이웃과 함께 장 보러 갔다.놀이터에는 4~5명의 아이들이 놀고 있었고, 유독 미끄럼틀 타기를 좋아하는 요요는 아장아장 계단을 따라 비틀거리며 올라간 후 다시 미끄럼틀을 타고 미끄러져 내려오기만을 반복했다.그러다 요요가 다시 올라가 미끄럼틀에서 내려오려고 앉는데 뒤따라 올라온 6살 좌우의 남자아이가 요요의 느릿느릿한 동작에 짜증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079화

    남자아이는 손으로 눈을 가리고 눈알을 한 번 굴리더니 즉시 엄마를 꼭 껴안았다."때렸어요! 나를 꼬집기까지 했어요!"여인이 듣더니 즉시 화가 난 얼굴로 달려들어 소희를 때리려 했다."네가 감히 내 아들을 때려? 너 오늘 죽었어!"소희는 여인이 이토록 시비 도리도 따지지 않고 바로 달려들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래서 요요를 안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는 손을 뻗어 여인의 손목을 잡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난 그쪽 아들을 욕하지도 않았고, 때리지도 않았어."소희에게 손목을 잡혀 꼼짝도 할 수 없는 여인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사람 죽어요! 살려줘요!"그러자 옆에서 아이를 보고 있던 다른 부모들이 소리를 듣고 달려와 바삐 싸움을 말렸다.소희는 그제야 여인의 손을 놓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여기에 CCTV가 설치되어 있을 거야. 내 말을 믿지 못하겠으면 CCTV를 돌려 봐. 진실을 제대로 알아보고 화내라고."소희에게 풀려나 비틀거리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선 여인은 다시 욕설을 퍼부었다."여우처럼 생긴 게, 홀로 아이를 키우는 걸로 봐서는 어느 영감탱이가 밖에서 키우고 있는 제삼자가 아니야?""너처럼 염치없이 남의 가정을 파괴하는 나쁜 여인은 천벌을 받을 거야!""아들을 낳지 못하니까 아들을 낳은 우리 가정이 부러워 내 아들을 해치려고 했던 거지?""너 같은 여인은 버려져도 싸. 너와 네 딸은 딱 봐도 버려진 쓰레기라고!"여인은 이를 악문 채 속사포 같이 소희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이에 제대로 화가 난 소희는 바로 앞으로 다가가 다리를 들어 여인의 얼굴을 걷어찼다. 그러자 여인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져서는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땅에 엎드린 채 큰 소리로 통곡했다. 그녀의 아들도 달려가 함께 통곡하기 시작했다.크게 놀란 요요는 바로 소희의 목덜미를 꼭 껴안았다.소희는 아이 앞에서 손을 댈 생각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요요를 욕하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여인이 바닥에 앉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080화

    30대 정도로 보이는 남자였다. 검은색 명품 양복을 차려입고 머리를 뒤로 깔끔하게 넘겨 빗은 남자는 검정 가죽 서류 가방을 들고 어두운 얼굴색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한참 관리원과 소희를 욕하고 있던 여인이 자신의 남편을 보더니 즉시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여보, 나 하마터면 맞아 죽을 뻔했어!"남자가 주위에 몰려있는 사람들을 한 번 훑어보며 기세등등해서 물었다."누가 내 아내와 아들을 때린 거지?"이에 소희가 앞으로 한 걸음 나와서는 담담하게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당신 아들은 때린 적이 없지만, 당신 아내는 내가 때렸어."남자가 소희를 아래우로 한 번 훑어보더니 바로 포악한 표정으로 손가락을 들어 소희를 가리키며 소리쳤다."네가 뭔데 감히 내 아내를 때려? 젊은 나이에 아이를 안고 있는 걸 봐서는 깨끗한 여인은 아닌 것 같고."소희는 확실히 아직 너무 젊어 아이 있는 엄마 같지 않았다. 그래서 모든 사람의 의심을 샀던 거고.소희가 차가운 눈빛으로 남자를 쳐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손 치워!""싫은데? 사생아를 낳은 주제에 조용히 집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또 누구를 꼬시려고 이렇게 나와 돌아다는 거야?"남자의 말투는 각박하고 포악스러웠다."내 아들이 얼마나 귀한지 알아? 당신 딸을 민 건 물론이고, 때려서 불구가 됐어도 당신들은 조용하게 짜져있어야 한다고!"소희의 눈빛에 순간 살기가 용솟음치고 있었다. 남자의 손가락을 부러뜨리려고 손을 든 찰나, 갑자기 누군가가 소희를 뒤로 잡아당겼다. 그러고는 남자의 배를 세게 걷어찼다.이에 남자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허리를 숙여 배를 끌어안고 있는 남자의 얼굴에는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소희가 경악하여 고개를 돌렸다.그러자 차가운 얼굴에 살기가 묻은 눈빛으로 남자를 쳐다보고 있는 장시원이 보였다."누구를 때려 불구로 만들어?""아저씨!"장시원을 알아본 요요의 두 눈에는 순간 눈물이 맺혔고, 입을 삐죽 내민 게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았다.장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081화

    경찰차 안에서 양소걸은 바로 자신의 상사에게 전화를 걸었다."방 대표님, 황해로의 분소로 한 번 와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얻어맞았거든요, 협박까지 당하고 있고요. 네, 저 지금 경찰서로 가는 길입니다."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서야 양소걸은 비로소 시름 놓고 자리에 앉아있었다.그러자 드디어 조용해진 양소걸의 아내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여보, 아까 그 남자 보통 사람 같지 않던데. 괜찮겠지?"양소걸이 듣더니 음흉하게 웃었다."그 자식이 먼저 나를 때렸는데, 뭐가 무서워? 게다가 방 대표님과 분소의 부소장이 알고 있는 사이야. 이번에 내가 반드시 일을 크게 만들어 그 두 사람을 감옥에 처넣을 거야."양 부인이 그제야 시름 놓고 웃으며 말했다."여보, 역시 여보가 제일 대단해!""감히 내 아내와 아들을 건드려? 죽고 싶어 환장한 녀석들!"앞에서 차를 몰고 있던 경찰이 백미러로 양씨 부부를 한 번 보더니 표정이 순간 착잡해졌다.요즘 세월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었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자가 진정 억울함이 있는 자가 아닐 수도 있는 거고.경찰서에 도착한 후 장시원이 요요를 안고 먼저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뒤따라 내려온 소희는 바로 계단 아래에 서 있는 임구택을 발견하고 눈살을 찌푸린 채 장시원을 바라보았다.이에 장시원이 낮게 웃으며 대답했다."소희야, 미안해. 네가 경찰서에 온 걸 구택에게 말하지 않으면 나중에 내 처지가 많이 난감해지거든."소희가 듣더니 입술을 오므린 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이때 임구택이 다가와 먼저 요요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러다 요요가 괜찮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소희를 바라보며 물었다."이게 몇 번째지?"장시원이 의아해하며 물었다."뭐가 몇 번째야?"그러자 임구택이 눈썹을 올린 채 방임하는 태도가 묻어난 어투로 말했다."소희에게 물어봐, 이번이 몇 번째로 경찰서에 오는 건지.""임 대표님과는 상관없는 일입니다."소희가 담담하게 말하고는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이에 장시원이 담소하며 임구택에게 낮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082화

    "난 처음부터 저 사람을 가만둘 생각이 없었어. 게다가 시원 오빠가 이미 저 사람을 때리기도 했고. 당신과 상관없는 일이니 밖에 나가서 기다려."임구택의 얼굴색은 여전히 어두웠지만 눈빛은 빛나고 있었다."나에게 누를 끼칠까 봐?"소희가 듣더니 눈살을 찌푸리고 임구택을 노려보았다.이에 임구택이 숨을 깊게 한 번 들이마시고는 결국 타협했다."알았어, 다시는 손대지 않을 게."일찍 임구택이 양소걸을 걷어차려는 순간에 바로 요요를 안고 몸을 돌린 장시원이 뒤에서 욕설을 퍼부으며 날뛰고 있는 여인의 목소리에 증오감이 묻은 눈빛으로 여인을 흘겨보았다.그러고는 요요가 놀랄까 봐 계속 요요를 달랬다.겨우 부축되어 의자에 앉은 양소걸은 한참이 지나서야 드디어 숨을 몰아쉬었다. 하지만 얼굴색은 여전히 파랗게 질려있었다.그의 아내는 여전히 경찰에게 즉시 임구택을 잡으라고 아우성치고 있었다.이에 경찰들도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사실 그들은 오늘 처음으로 양씨 가족을 경찰서까지 데리고 온 게 아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양씨 가족은 이미 여러 번이나 이웃과 말다툼이 일어났고, 그럴 때마다 경찰에 신고해 그들도 양씨 가족을 엄청 두려워하고 있었다.이때 소대장이 앞으로 나와서 말했다."양 부인, 일단 진정하시고요. 영상을 확인해 본 결과 확실히 그쪽 아드님이 먼저 여자아이를 밀치는 바람에 아이가 하마터면 미끄럼틀에서 굴러 떨어질 뻔했잖아요. 그런데 두 분이 사과하기는커녕 욕설까지 퍼부었으니 두 분의 잘못이 큰 건 사실입니다.""잘못이 크긴 뭐가 커? 아이들끼리 놀면서 그럴 수도 있는 거지. 그런데 저 년은 다 큰 어른이 되어서 아이한테 화를 냈잖아! 염치 있는 거야 없는 거야?"양 부인이 손가락으로 소희를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다 임구택의 차가운 시선을 느끼고 무의식 중에 손을 움츠렸다.경찰이 듣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CCTV 영상으로 보아서는 소희 씨의 태도가 엄청 예의 발랐습니다. 오히려 양 부인이 시비도리를 가리지 않고 다짜고짜 소희 씨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083화

    이때 갑자기 양소걸의 휴대폰이 울렸다. 수신 번호를 한 번 확인하고 전화를 받은 그의 얼굴에는 즉시 아부의 뜻이 묻은 웃음이 피어올랐다."방 대표님, 오셨습니까? 부소장님이랑 같이 오고 계신다고요? 네, 네, 네! 저 지금 경찰서 안에 있습니다. 네, 정말 폐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그렇게 한참 아부를 떨다 전화를 끊은 후, 양소걸이 더욱 오만방자해져서는 소희 그들을 보며 말했다."너희들 오늘 다 죽었어!"그리고 그러는 양소걸의 모습에 소희가 낮은 소리로 장시원에게 물었다."화원 그룹이 엄청 대단한 건가요?"하지만 소희의 물음에 장시원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멋쩍게 웃기만 했다."아마도?""직원이 저러니 전체 그룹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보지 않아도 알 것 같네요."소희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내뱉은 소리에 줄곧 소희의 뒤에 서 있던 임구택이 갑자기 낮은 소리로 웃었다. 그러고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난감한 얼굴을 하고 있는 장시원을 바라보았다.이에 영문을 모르는 소희가 의아해하는 얼굴로 임구택을 쳐다보며 물었다."왜 웃어?"임구택이 가볍게 기침을 한 번 하고는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바꾸었다."미안, 안 웃을게."*경원주택단지장을 다 보고 주택단지에 들어선 이씨 아주머니는 한 곳에 모여 수군덕거리고 있는 인파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중 평소에 유독 가깝게 지내던 허씨 아주머니가 황급히 다가와 입을 열었다."왜 이제야 오는 거야? 자기 집 아이한테 큰일이 났어."이씨 아주머니가 듣더니 어리둥절해져서 물었다."무슨 일인데 그래?""요요 엄마와 양 부인 사이에 말다툼이 일어났거든, 서로 때리기까지 했는걸. 그래서 모두 경찰서에 잡혀갔어."청아가 매일 아침 일찍 집을 나갔다가 저녁쯤이 되어서야 돌아오는 탓에 평소엔 늘 소희가 요요를 데리고 놀이터로 나와 놀곤 했다. 그래서 다들 당연히 소희가 요요의 엄마인 줄로 알고 있었다.허씨 아주머니의 말에 깜짝 놀란 이씨 아주머니는 황급히 집으로 돌아와 청아에게 연락을 했다."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084화

    "방 대표님?"방 대표의 겸손하고 공손한 태도에 양소걸이 어리둥절해져 입을 열었다.그러자 방 대표가 바로 양소걸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너 눈을 뒀다 어디에다 쓰는 거야? 그룹 대표님도 못 알아보고!""... 대표님이라니요?"양소걸은 더욱 어리둥절해졌다.이때 마침 임구택을 알고 있었던 부소장이 웃으며 임구택을 향해 물었다."임 대표님은 무슨 일로 오셨죠?""제 애인이 억울하게 욕설을 들은 입장인데 경찰서에 잡혀왔다고 해서 와본 겁니다."임구택이 소희의 어깨를 감싸 안고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임구택의 동장에 소희는 저도 모르게 온몸을 빳빳하게 세웠다. 하지만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를 밀어낼 수도 없는 상황이라 결국 아무 내색도 하지 않았다.부소장이 듣더니 바로 옆에 있는 경찰에게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야?"잠시도 안 되는 사이에 일어난 대반전에 소대장은 속으로 오히려 기뻐했다, 다행히도 방금 임구택 그들에게 엄한 말 한마디를 하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바삐 사건의 경과를 두 사람에게 말해주었다.그리고 경과를 다 듣고 난 방 대표가 바로 양소걸에게 욕설을 퍼부었다."평소에 아들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 거야! 어린애가 마음이 어찌 그렇게 독할 수가 있어? 저렇게 어린 여자아이를 미끄럼틀에서 밀어버릴 생각까지 하다니! 소희 씨가 동작이 빨라 아이를 받아냈으니 망정이지, 자칫하여 아이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겼으면 어떻게 감당하려 그래!"양소걸은 고개를 숙인 채 식은땀만 뻘뻘 흘릴 뿐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사실 그는 지금까지도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장시원이 내내 여자아이를 애지중지 안고 있어 당연히 장시원과 소희가 몰래 낳은 아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옆에 서 있는 임구택이 또 소희가 자신의 애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었으니.답을 알 수 없는 양소걸은 소리 없이 고개를 저었다. 일이 어찌 되었건, 장시원과 임구택은 모두 그가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건 확신할 수 있었다.그는 계열사의 일개 직원으로 그룹 본사

Latest chapter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50화

    “역시 이런 식으로 문제가 될 줄 알았어요.”은서는 싸늘한 눈빛으로 말하자, 손기수가 물었다.[이제 어떻게 하죠?]구은서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장말숙한테 손자가 있잖아요. 그 애를 데려가요. 안전한 곳에 숨겨두고 지켜여.”이에 손기수는 비죽 웃으며 말했다.[그건 납치 아닌가요?]“이건 우리 엄마 뜻이에요.”은서는 그 말을 강조하듯 단호하게 말했다.“일만 제대로 끝내면, 보수는 두 배로 줄 거예요.”그제야 손기수는 만족스레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 저한테 맡기세요.]은서는 다시 신신당부했다. “숨겨두기만 해야 해요. 절대 다치게 하면 안 돼요.”이에 손기수는 급히 말했다.[우리가 어떻게 감히 그런 짓을 하겠어요!]은서는 차가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엄마 말씀만 잘 따르면,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거예요.”모든 게 은정을 내쫓는 날까지만 버티면 그만이었다. 장말숙의 아들이 위협되지 않게 만들어야 했고, 지금 중요한 건 은정을 최대한 빨리 강제로 떠나게 만드는 일이었다.두 시간 후.오현빈이 급히 은정에게 전화를 걸었다.[형님, 큰일이에요. 장말숙 아주머니 손자가 납치당했어요!”은정의 눈빛이 차갑게 되었다. 그와 유진의 계획은 장말숙의 아들이 철없는 무뢰한이라는 걸 이용해, 서선영 쪽 사람들과 충돌이 일어나게 만들고 그 사이에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었다.그런데 서선영은 한 수 더 앞질렀다. 직접 손자를 납치해 버린 것이다. 은정은 느긋한 듯 말했지만, 말투엔 서늘한 살기가 묻어났다.“왜 못 막았어?”현빈이 대답했다.[도착했을 땐 이미 데려가고 난 뒤였어요. 아이는 집에 혼자 있었고요.]장말숙은 요즘 일을 그만두고 손자를 돌보고 있었다. 자기 아들은 놀기 좋아하고 도박을 일삼으며 최근 큰 빚까지 졌고, 며느리는 친정으로 들어가 버렸다.장말숙이 서선영의 돈을 받은 것도 빚을 갚고 며느리를 다시 불러들이기 위한 것이었다.그날 점심을 먹고 잠시 슈퍼에 다녀온 사이, 손자가 납치된 것이다.은정은 알고 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9화

    “아주머니는 분명 그날 일에 대해 알고 있어요. 그 사람한테 직접 확인하러 갈 거예요!”임유진은 말을 끝내자마자 그대로 뛰쳐나갔다.“유진아!”구은서는 몇 걸음 뒤쫓았지만, 유진은 이미 계단 아래로 사라지고 있었다. 은서는 굳게 이를 악물며 눈살을 찌푸렸다.서선영이 집에 없다는 걸 알자, 그녀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장말숙 아주머니 잘 지켜봐요. 유진이 그날 일 알아보려고, 지금 그 사람 찾으러 갔으니까.”그러나 서선영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걔가 뭘 안다고 찾아?]은서는 차분히 말했다.“유진은 임씨 집안 사람이야. 찾으려면 못 찾을 사람이 없죠.”이에 서선영의 말투도 조금 무거워졌다.[알았어. 내가 금방 사람 붙여서 장말숙 감시하라고 할게.]은서는 이어서 냉랭하게 따져 물었다.“절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는다면서요? 근데 걔는 어떻게 안 거예요?”유진이 알았다는 건, 임씨 가족들까지도 이미 감지했다는 뜻이었다. 이에 은서는 불안감에 입술을 꾹 눌렀다.서선영은 얼버무리며 말했다.[아마 도우미 중 누가 말실수했을 거야. 다시 철저히 단속해 둘게. 걱정하지 마. 소문 좀 난다 해도 너한테까지 영향은 안 가. 넌 그냥 조용히 대본 연습이나 해.][이번 영화, 내가 네 외삼촌 꼬드겨서 겨우 투자받은 거 알지? 이번 기회 잘 잡아야 해. 딴 건 신경 쓰지 마. 연기만 잘하면 돼.]은서는 그 말에 더욱 날카로워졌다. 이번 영화는 유명 감독의 대작이었고, 은서에게는 이미지 회복의 유일한 기회였다. 그렇기에 서선영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나 곧 촬영 들어가요. 그러니까 이번 일 절대 망치지 마요.”[알았어!]서선영은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유진은 급히 차로 돌아와 깊게 숨을 들이쉰 후, 곧장 은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서선영 쪽에서 곧 움직일 거예요.”[알고 있어. 이미 준비해 뒀어.]은정의 목소리는 침착했고, 유진은 안심하며 숨을 내쉬었다.이윽고, 은정이 조용히 말했다.[고생 많았어.]이에 유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8화

    “아파요!”유진은 짧은 비명을 내뱉으며 순식간에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그녀는 팔을 뻗어 구은정의 목에 매달리듯 안으며, 자기 얼굴을 숨기려 했다.이에 은정은 그녀의 어깨를 쓸어내리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낮게 웃었다.“왜 예전 같지 않아? 예전엔 몰래라도 키스하려고 했으면서, 이젠 실컷 하라고 해도 도망치기 바쁘네.”유진은 은정을 꼭 안으며 눈가가 붉게 물들었지만 속은 터질 듯 행복했다. 이제는 몰래 키스할 필요가 없다. 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할 수 있었다.은정은 유진의 발그레한 귀에 입을 맞추며 낮게 속삭였다.“전에 난 늘 걱정했어. 네가 그냥 어린 마음에 나한테 끌리는 거라고. 그저 신기하고 새로워서, 가질 수 없으니까 더 마음이 가는 거라고.”“우리가 진짜로 사귀게 되면 금세 질릴 거라고. 나는 사실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야. 총 쏘고 싸우는 것 빼곤 할 줄 아는 게 없어.”“요즘 애들이 좋아하는 것도 몰라. 마음도 더 이상 젊지 않아.”“그래서 넌 언젠가 내가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는 걸 깨닫고, 그 마음이 식을까 봐 두려웠어.”유진은 목이 메어, 콧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내가 기억 잃었을 때, 왜 다시 나한테 다가왔어요?”은정은 예전엔 그렇게 차갑게 거절했던 사람인데, 교통사고 한 번 났다고 갑자기 사랑하게 된 걸까? 혹시 죄책감 때문은 아니었을까?그런 생각이 유진을 계속 불안하게 했다. 잠시 침묵하던 은정이 조용히 말했다.“아마 너 없는 세상이, 정말로 견딜 수 없을 만큼 어둡고 차가웠기 때문일 거야.”그 말에 유진의 가슴은 요동쳤다. 그녀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은정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마음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려는 듯, 어둠을 걷어내고 자신의 빛으로 은정의 세상을 덮어주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유진은 다시 한번, 은정에게 입을 맞췄는데, 이번엔 더욱 깊고 부드러운 입맞춤이었다.은정은 곧 유진을 세게 안았고, 불같이 뜨거운 열기가 유진을 감쌌다. 죽음 같은 어둠 속에서 되살아난 사람처럼, 은정의 키스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7화

    “그 사람들이 설마...”유진은 커다란 눈을 뜨고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이에 구은정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가 생각한 그대로야.”유진은 믿기지 않는 듯 놀람과 동시에 깊은 자책의 기색을 띄웠다.“결국 내가 이렇게 만든 거잖아요.”“자꾸 그런 식으로 네 탓 하지 마.”은정은 그녀의 뺨을 다정하게 쓸어내리며 말했다.“너는 둘 사이의 더러운 사정도 몰랐잖아.”유진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서선영은 그래도 이해가 가. 근데 구은서는 왜 그렇게까지 자기 엄마한테 협조한 거예요?”“자기 명예가 달린 문제인데, 게다가 지금은 연예인이잖아요. 설령 피해자라 해도, 그런 얘기 퍼지는 게 좋을 리 없잖아요.”은정은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대답했다.“십몇 년 전 그 일 땐, 은서는 진짜로 몰랐던 것 같아. 내가 샤워 끝내고 나왔을 땐 자고 있었고, 서선영이 소리 지르고 난리 쳐도 안 일어났거든.”“그땐 그냥 서선영한테 이용당한 거지. 근데 이번엔 서선영이 어떻게 설득했는지는 나도 몰라.”유진은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서선영은 정말 너무 악랄했다. 자기 딸까지도 그런 식으로 이용한다면, 못 할 짓이 뭐가 있을까?더구나 서선영은 알고 있었다. 이런 식의 루머가 은정에게 가장 치명적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게 바로 구은태에게도 가장 아픈 약점이라는 것을. 그래서 서선영은 또다시 그 수를 썼다.유진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중얼거렸다.“그때 전화받은 아주머니, 그 사람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찾을 수는 있어. 하지만 서선영한테서 돈을 받았고, 아마 협박도 받았을 거야.솔직히 말해줄 가능성은 작아.”은정은 냉정하게 말하자, 유진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그래도 찾아봐야죠. 당장 데리고 가서 집에 가서 진실을 말하게 해야 해요!”은정은 유진의 손목을 붙잡았는데, 목소리는 단호하면서도 부드러웠다.“서두르지 마.”“어떻게 안 서둘러요! 지금 이미 밖에선 온갖 소문이 돌고 있다고요!”유진이 답답해하며 소리치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6화

    “그날 밤 전화했을 때 말이야.”유진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그게 바로 그날이었어요?”“그래.”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그는 서선영이 무슨 짓을 꾸미는지 몰랐다. 혹시 다시는 유진을 볼 수 없게 될까 두려워, 마지막으로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서 전화를 걸었다.사실은 유진에게 자기 집으로 와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그 말이 목구멍에서 나오지 않았다.유진은 자책하듯 말했다.“나도 그때 뭔가 이상하단 걸 느꼈어. 근데 안 찾아갔어요.”은정은 유진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그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고, 유진은 단지 모호한 한 통의 전화로 구씨 저택까지 달려갈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유진의 마음속은 여전히 무겁고 미안했다.“내가 갔더라면, 그 여자의 계략이 통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요.”“유진아, 우리 이제 과거에 대해 그만 후회하자. 응?”은정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며 말하자,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중요한 건, 서선영 모녀의 거짓말을 어떻게 밝혀낼지였다.“그 여자가 떠나라고 하니까, 진짜 떠나려던 거예요? 도대체 언제부터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됐어?”유진이 화가 난 듯 말하자, 은정은 그녀를 바라보며, 차가운 듯 부드러운 눈빛으로 대답했다.“내 명예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았어. 네가 그 일 알고 나서 날 더 미워할까 봐, 그게 무서웠지.”호텔에서 유진이 여씨 집안 가족 모임에 참석한 걸 봤을 때, 그는 마음이 무너졌다.자신은 온몸이 상처투성이고, 앞으로도 더러운 과거 때문에 손가락질받을 인생인데, 그런 자신의 곁에 유진을 두는 게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했다.유진은 따뜻하면서도 가슴 아픈 눈빛으로 은정을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유진은 두 손으로 은정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안개 낀 듯한 눈동자가 그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은정의 어두운 그림자를 밀어내고 그 마음속까지 빛으로 채우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이번에는 유진이 먼저 입을 맞췄는데, 그 키스는 애틋하고 따스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5화

    “정말 못됐어요. 그런데도 난, 이렇게 좋아하니까.”유진은 코끝을 훌쩍이며 속삭이듯 말하자, 은정의 눈빛이 짙게 가라앉았고, 유진을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유진은 흐느낌 속에 물었다.“그래도 또 떠날 거예요?”“안 떠나.”은정은 마치 유진의 몸이 자기의 일부라도 된 것처럼 꼭 끌어안았다.유진은 입술을 꾹 다물었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도 입가엔 참을 수 없이 번지는 미소가 피어올랐다.멀찍이서 둘을 바라보던 소희는 마침내 안도한 듯 미소를 지었고, 잠시 바라보다 조용히 돌아섰다.은정은 티켓 환불을 마치고, 유진의 손을 꼭 잡고 공항 로비를 빠져나왔다.그때 소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유진이는 맡길게. 잘 달래줘. 난 먼저 갈게.]은정은 묵직한 음성으로 대답했다.“소희, 정말 고마워.”[혹시 집안 문제, 도와줄 일 있으면 말해.]은정은 원래의 냉정한 눈빛을 되찾으며, 대답했다.“아니, 내 일은 내가 해결할게.”[그래.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 임씨 집안 쪽 설득도 내가 도와줄 수 있어.]은정은 낮게 웃었다.“혼자 힘으로 안 되면 그때 부탁할게.”전화를 끊은 뒤, 유진이 옆에서 물었다.“소희, 갔어요?”“응. 우리 집에 가자.”은정은 다시 유진의 손을 꼭 잡았다.유진은 그날 회사에 가지 않고, 전화를 걸어 휴가를 냈다. 이경 아파트로 돌아오자마자, 문을 열고 들어선 은정은 유진을 번쩍 안아 들고 그대로 입을 맞췄다.유진은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고, 두 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세게 은정을 끌어안고 입맞춤에 응했다.유진의 반응은 은정을 더욱 자극했고, 입술은 불꽃처럼 뜨거웠다. 은정은 강렬함과 부드러움을 오가며 끊임없이 유진의 반응을 확인했고, 만족할 만한 대답을 얻었을 때에야 숨을 고르며 입술을 떼었다.유진은 숨을 헐떡이며 눈을 반쯤 감고 있었다.“언제 기억난 거야?”은정은 유진의 입술 위에서 낮게 물었다.유진의 커다란 눈동자엔 얇은 안개 같은 물기가 맺혀 있었고, 눈가엔 눈물 자국이 남아 붉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4화

    “나쁜 놈!”유진은 이를 악물고 욕설을 내뱉으며, 손등으로 눈물을 거칠게 닦고는 그대로 뛰쳐나갔다.허둥지둥 엘리베이터를 내려가던 중, 예상치 못하게 1층 현관 앞에서 막 차에서 내리는 소희와 마주쳤다.유진은 달려가 소희를 끌어안으며, 눈물로 목소리가 떨렸다.“소희야. 그 사람, 갔어.”소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손을 들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침착하게 말했다.“지금쯤 공항 도착했을 거야. 얼른 차 타. 우리가 가서 막자.”유진은 울먹이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응.”차에 올라탄 후, 소희는 아침 출근길 교통체증을 피해 가능한 한 빠른 길로 달렸다. 조수석에 앉은 유진은 여전히 망연자실한 얼굴이었다.소희는 유진을 스치듯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두려워하지 마. 이번엔, 걔가 지구 반대편까지 도망친다 해도 내가 꼭 데려올게.”유진은 이를 악물며 눈물 맺힌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응.”공항에 도착하자, 소희는 시계를 확인했다.“지금쯤이면 막 보안 검색대 들어갔을 거야. 넌 안으로 들어가. 난 밖에서 기다릴게.”유진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들이 북적이는 공항 안을 정신없이 뛰어다녔다.탑승 게이트 앞, 마침내 수많은 인파 속에서 그토록 익숙하고, 아프도록 그리운 구은정의 뒷모습을 발견했다.너무 긴장한 탓일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은정이 거의 들어가려던 순간, 유진은 겨우 목을 눌러 뜨거운 한마디를 토해냈다.“서인!”이에 은정의 발걸음이 멈췄고, 순간 고개를 홱 돌렸다. 사람들 사이 너머로, 유진이 서 있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다. 지나가는 사람들, 소음, 움직임. 모든 게 멀어지고, 과거와 현재가 한꺼번에 겹쳤다.처음 만났던 순간. 잃어버린 가방을 찾아 건네주던 은정의 등.“정말 대단해.”감탄하던 유진의 눈빛. 차가웠던 은정의 반응. 하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은정이 궁금했고, 따랐고, 그렇게 샤브샤브집에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유진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3화

    방연하는 어이없다는 듯 여진구를 바라보며 말했다.“선배, 지금 진심이에요? 머리 괜찮아?”여진구는 연하를 째려보았다. 연하는 주변의 예쁘게 꾸며진 꽃길과 풍선을 둘러보며 부러움 섞인 말투로 말했다.“이거 진짜 예쁘네요. 나도 나중에 이런 대접 한번 받아볼 수 있을까요?”“너한테 고백할 남자가 이런 것도 못 하면, 내가 대신 해줄게.”진구는 시원하게 말하자, 연하는 헛웃음을 지으며 받아쳤다.“미리 감사 인사드릴게요, 여진구 사장님.”그 시각, 유진은 집에 돌아왔지만 마음은 여전히 뒤숭숭했고, 계속 뭔가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그날 밤은 뒤척이기만 하다가, 새벽이 되자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아침 7시가 되자, 임유민이 방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문에 기대선 그는 느슨하게 말했다.“누나, 이번 주 금요일 우리 학교 축구 경기 있어. 내가 수비수로 나가는데, 학교에서 가족 참관 받는대. 올래?”유진은 고개를 들어 한 박자 늦게 대답했다.“좋지. 꼭 응원하러 갈게.”유민은 그녀가 짐을 싸는 걸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근데 누나, 짐은 왜 싸?”유진은 노트북을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이젠 다시 이경 아파트로 돌아가려고.”유민은 조금 놀랐다.“안 돌아가겠다고 하지 않았어?”유진은 눈을 내리깔며 담담하게 대답했다.“가고 싶어졌어.”유민은 문에 기댄 채 웃으며 중얼거렸다.“역시 내 예상이 맞았네. 근데 이번에는 그렇게 바보처럼 굴지 마.”유진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뭐라고?”이에 유민은 씩 웃었다.“엄마는 아침 일찍 나갔고, 할머니한테는 꼭 인사하고 가. 안 그러면 또 가출했다고 난리 나실걸.”유진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집에 없을 땐, 네가 좀 더 착하게 굴어. 할머니 기분 잘 맞춰 드리고.”유민은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말했다.“그건 숙모한테나 하라고.”유진은 참지 못하고 푸흐 웃음을 터뜨렸다. 짐을 정리한 후, 운전기사에게 짐을 차에 실어달라 부탁하고 자신은 할머니에게 인사드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2화

    유진은 은정이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나서야 다시 호텔 위층으로 돌아갔다. 혹시나 여씨 집안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할까 봐 대비해야 했다.라운지에 있던 사람들은 이미 흩어졌고, 유진이 그 안으로 들어섰을 때, 여씨 집안의 두 명의 며느리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셋째네는 평소에 그렇게 거칠게 굴더니, 오늘 자기 아들이 그렇게 당했는데도 조용하네?”다른 여성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들었는데 인후가 아가씨를 모욕해서 그렇게 된 거라더라고요. 이 일, 임씨 쪽이 알게 되면 여인후 가만두지 않을걸요?”“그래서였구나! 근데 때린 사람이 누군데?”“그건 잘 모르겠어요.”유진은 고개를 돌려 벽에 기대었다. 그 순간, 조금 전 은정의 어두운 눈빛과 먹먹한 표정이 머릿속을 스쳤고, 가슴이 다시 시리게 아파왔다.그때 여진구가 메시지를 보내오자, 유진은 핸드백을 챙겨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유진아!”호텔 정원에서 진구가 유진을 발견하고는 반갑게 다가왔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꽃다발을 꺼내려 했지만 유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선배!”이에 진구는 웃으며 말했다.“먼저 말해봐.”유진은 진지한 표정으로 진구를 바라보며 말했다.“선배, 전 늘 당신을 선배로, 좋은 친구로 생각했어요. 그 이상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요.”“오늘 가족 모임에 참석하면서 다들 뭔가 오해한 것 같은데, 부디 오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할아버지랑 어른들께는 확실히 말씀드려 주세요.”진구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아직 아무 말도 꺼내지도 않았는데, 유진은 이미 자신의 마음을 간파하고,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선을 그어버린 것이다.유진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 표정엔 피곤함이 묻어났다.“조금 피곤해서 먼저 갈게요. 할아버지께는 대신 인사 부탁드려요.”유진은 말을 마치고 돌아섰다.몇 걸음만 걸었을까? 그 순간, 뒤쪽 정원에 불이 환하게 밝혀졌다. 형형색색의 하트 모양 꽃장식이 환하게 빛났고, 수많은 풍선과 조명이 하늘로 떠올랐다. 몽환적이고 낭만적인 풍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