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또각, 또각.복도를 울리며 다가오는 하이힐 소리가 올리버의 귓가를 울리며 심장을 찔러댔다. 순간 올리버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탈색되었다.등 뒤 침대 위에는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채 붉게 달아오른 주연이 굳어 있었고, 자신의 바지는 이미 허벅지 아래로 반쯤 벗겨져 있었다.무엇보다 가장 끔찍한 파멸의 징조는 따로 있었다.방금 전 윤아가 나갔을 때, 넋이 나간 채 바지를 벗느라 출입문 잠금장치를 다시 채우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철컥.잠기지 않은 문손잡이가 너무나도 매끄럽게 돌아갔다.비명조차 나오지 않는 절체절명의 순간, 문틈이 벌어지며 복도의 불빛이 어두운 진료실 바닥을 가르기 시작했다.윤아가 문을 완전히 밀어젖히고 하이힐을 안으로 디디려던 바로 그 찰나였다.“윤아! 나 훈련 끝났어!”복도 저편에서 대지를 쩌렁쩌렁 울리듯 거대한 고함이 터져 나왔다.2미터 거구의 용병, 타이론의 목소리였다.진료실 문고리를 잡고 있던 윤아의 손이 허공에서 뚝 멈춰 섰다.벌어진 문틈 너머로 윤아의 차가운 시선이 복도 쪽으로 향하더니, 그녀는 낮게 혀를 차며 발걸음을 멈췄다.“벌써 끝났어? 땀은 좀 닦고 돌아다니지.”“목말라 죽겠는데 어떡해. 윤아부터 찾았지.”윤아는 반쯤 열린 문을 등진 채 타이론을 향해 다가갔고, 자연스럽게 그의 거대한 팔뚝에 팔짱을 끼었다.두 사람이 문 밖에서 잠시 대화를 나누는 그 짧은 찰나.진료실 안쪽은 그야말로 지옥 같은 아비규환이 벌어지고 있었다.올리버는 사색이 된 채 주저앉을 뻔한 다리를 억지로 일으켜 바지를 끌어올렸다.주연의 손길로 여전히 팽팽하게 솟아 있는 하반신 때문에 바지가 쉽게 올라가지 않았다.식은땀으로 미끄러지는 손가락이 지퍼를 거칠게 올리고 벨트 버클을 채우는 동안, 심장은 갈비뼈를 부수고 튀어나올 듯 요동쳤다.침대 위의 주연 역시 숨조차 삼킨 채 침대 안쪽 벽으로 몸을 바짝 웅크렸다.스스로의 뜨거운 호흡과 젖은 속옷의 감촉마저 들킬까 봐 입술을 깨물며 두꺼운 암막 커튼을 빈틈없이 잡아 당겼다. 올리버는
철컥.떨리는 손가락이 잠금장치를 풀고 문을 열자, 차가운 복도 공기와 함께 윤아가 모습을 드러냈다.손에 테이크아웃 커피 두 잔을 든 윤아의 날카로운 시선이 올리버의 얼굴을 훑어내렸다.“대낮부터 문은 왜 잠가 놨어?”윤아의 서늘한 목소리가 진료실 안으로 스며들었다.올리버는 마른침을 삼키며 차트 파일을 허벅지 앞에 바짝 밀착시켰다.“아, 죄송합니다. 선수 개인 의료 기록 백업 중이라…… 보안 때문에 저도 모르게 잠갔나 봅니다.”올리버의 둘러댐에 윤아는 대답 대신 천천히 방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또각, 또각.높은 구두 굽 소리가 바닥을 울릴 때마다 올리버의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윤아는 책상 위에 커피를 툭 내려놓고는 주변을 예리하게 둘러보았다.공기 중에 희미하게 맴도는 낯선 열기.여왕의 미간이 미세하게 좁혀졌다.“타이론 이번 주 물리치료 확인서. 서명할 거 가져와 봐.”“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서류가 저 안쪽 수납장에 있어서……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올리버는 굳은 걸음으로 환자 검진용 침대가 놓인 두꺼운 암막 커튼 쪽으로 다가갔다.커튼을 살짝 젖히고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침대 옆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던 주연과 눈이 마주쳤다.숨을 죽인 채 올려다보는 주연의 눈동자는 공포가 아니라, 위험한 장난기를 품은 채 번들거리고 있었다.올리버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서둘러 침대 위 선반으로 손을 뻗었다.서류철을 더듬어 꺼내려던 바로 그 찰나였다.불쑥 올라온 주연의 부드러운 손이 올리버의 바지 앞을 덥석 움켜쥐었다.“……!”올리버의 숨통이 턱 막혔다.주연의 손가락은 망설임 없이 바지 천 너머로 부풀어 있던 그의 중심을 노골적으로 주무르기 시작했다.커튼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윤아가 서 있는 상황이었다.극단적인 공포와 마약 같은 배덕감이 올리버의 척수를 타고 찌릿하게 내달렸다.올리버는 소리를 삼킨 채 눈짓으로 필사적으로 그녀를 밀어내려 했다.하지만 주연은 혀로 입술을 축이며 손아귀에 힘을 더 강하게 주었다.손끝이 닿을 때
“10분…… 10분 남았어요.” 올리버는 힘이 풀린 다리를 간신히 지탱하며 책상 모서리를 짚었다. 손바닥에 흥건하게 고인 식은땀이 차가운 원목 책상을 축축하게 적셨다. 창백하게 질린 올리버의 시선이 출입문 잠금장치로 다급하게 향했다. “주연 씨, 지금 당장 나가야 합니다. 비상계단으로 내려가면 로비를 거치지 않고 지하 주차장으로 빠져나갈 수 있어요. 어서요!” 올리버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문손잡이를 잡으려 몸을 돌렸다. 하지만 주연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소파 앞에 우두커니 선 채, 주연은 오히려 나른하게 풀린 눈으로 올리버를 훑어내렸다. “선생님, 거울이나 좀 보고 그런 소릴 해요.” “뭐…… 뭐라고요?” 주연이 또각거리며 올리버의 바로 코앞까지 다가왔다. 숨결이 닿을 만큼 좁혀진 거리에서 주연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올리버의 턱선을 천천히 쓸어 올렸다. “바지 앞섶은 터질 것처럼 불룩 솟아 있고, 목덜미는 땀으로 범벅인데…… 그 꼴로 언니한테 커피를 받아 마시겠다고요?” 주연의 시선이 올리버의 하반신에 노골적으로 머물렀다. 방금 전 그녀의 손길로 인해 극도로 흥분한 그의 몸은 쉽게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바지 천을 밀어내며 팽팽하게 솟구친 윤곽이 뚜렷하게 도드라져 있었다. 올리버의 얼굴이 수치심과 공포로 붉게 타올랐다. 주연의 말이 옳았다. 지금 그녀가 밖으로 나가는 것은 섶을 지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꼴이었다. “그럼…… 어쩌자는 겁니까? 윤아 씨가 곧 올라올 텐데, 둘이 여기서 같이 잡히기라도 하자는 거예요?” 올리버의 귓속말이 절박하게 갈라졌다. 주연의 입꼬리가 호를 그리며 매혹적으로 말려 올라갔다. “숨겨줘요.” “숨기다니, 대체 어디에…….” 주연의 시선이 진료실 안쪽, 환자 검진용 간이 침대를 둘러싼 두꺼운 암막 커튼으로 향했다. “저 안쪽 침대 밑이나 커튼 뒤에 숨어 있을게요. 언니가 서명하고 나갈 때까지만 숨죽이고 있으면 되잖아요.” “주연
지잉- 지잉-.책상 위를 울리는 진동음이 두 사람 사이에 피어오르던 끈적한 열기를 단숨에 얼려버렸다.화면에 선명하게 박힌 [윤아]라는 두 글자.올리버의 푸른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렸고, 주연의 아랫배를 짓누르고 있던 그의 하반신마저 굳은 채 멈칫했다.올리버는 마치 끓는 물에 덴 사람처럼 허겁지겁 주연의 허리에서 손을 뗐다.가쁜 숨을 헐떡이며 뒷걸음질 치는 올리버의 이마에 순식간에 식은땀이 맺혔다.“쉿…… 제발, 아무 소리도 내지 마요.”올리버는 창백해진 얼굴로 검지손가락을 입술에 대며 주연에게 애원하듯 속삭였다.책상 앞으로 다가간 그의 손가락이 떨리는 손으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마른침을 억지로 삼키며 목소리를 가다듬은 올리버가 수화기를 귀에 가져다 댔다.“……네, 윤아 씨.”언제 흐트러졌냐는 듯, 지극히 침착하고 공손한 의사의 톤이었다.수화기 너머로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특유의 나른하면서도 서늘한 윤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올리버. 어디야?]“센터 2층 제 진료실입니다. 어제 경기 데이터 바탕으로 타이론의 다음 주 컨디셔닝 차트를 정리하고 있었습니다.”올리버는 완벽하게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등 뒤로 식은땀을 쏟아냈다.[그래? 혼자 있어?]단순한 질문이었지만, 올리버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네. 혼자 있습니다.”올리버가 간신히 대답을 마친 바로 그 순간이었다.소파 곁에 서 있던 주연이 소리 없이 발걸음을 옮겨 올리버의 바로 코앞까지 다가왔다.올리버가 기겁하며 눈을 크게 떴지만, 주연은 입꼬리를 요염하게 말아 올릴 뿐이었다.주연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터질 듯 팽팽하게 솟아 있는 올리버의 바지 앞섶으로 뻗어 나갔다.‘미쳤어, 주연 씨!’올리버는 눈짓으로 필사적으로 그녀를 밀어내려 했다.하지만 주연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퍼 너머로 묵직하게 팽창한 그의 중심을 손바닥으로 부드럽게 쥐고 주물렀다.상황이 주는 예민한 감각에 올리버의 몸이 휘청될 정도로 엄청난 쾌감이었다.주연은 능숙하게 손의 압력을 제어하며 올리버의 물
화면에 뜬 문자를 멍하니 내려다보던 주연의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진료실에서 보자는 올리버의 짤막한 호출.머릿속에서 지난밤의 지독하게 음란했던 꿈과, 체육관 비품 창고에서 올리버와 나누었던 질척한 입맞춤의 감촉이 어지럽게 뒤엉켰다.윤아의 서늘한 눈빛이 뇌리를 스쳤지만, 솟구치는 호기심과 은밀한 흥분을 억누를 수는 없었다.주연은 침을 꿀꺽 삼키며 답장을 보냈다.[네, 시간 맞춰 갈게요.]그날 오후, 구단 훈련 센터 2층.복도 끝에 자리한 수석 팀 닥터 진료실 앞은 훈련 시간이라 인적이 드물어 한산했다.주연은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다가가 문을 두드렸다.똑, 똑.“들어오세요.”문 너머에서 들려온 올리버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낮고 차분했다.주연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낯선 약품 냄새와 함께 단정하게 정돈된 진료실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하얀 의사 가운을 걸친 올리버가 책상 앞에 앉아 차트를 검토하고 있었다.철컥.주연이 들어서자마자 올리버는 자리에서 일어나 재빠르게 진료실 문의 잠금장치를 걸어 잠갔다.그리고는 블라인드마저 빈틈 없이 조정했다.올리버가 뒤돌아서며 안경을 고쳐 썼다.단정한 가운 차림이었지만, 주연을 바라보는 그의 푸른 눈동자에는 숨길 수 없는 초조함이 짙게 깔려 있었다.“……주연 씨.”“어제는 인사도 없이 그냥 가셨더라고요.”주연은 긴장을 감추려는 듯 짐짓 가벼운 어조로 웃으며 먼저 말을 건넸다.올리버는 책상 모서리를 짚은 채 마른침을 삼켰다.“어제…… 윤아 씨가 나를 대하는 태도가 평소와 달랐습니다.”방 안에는 올리버와 주연 밖에 없었고, 문 밖에도 별다른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지극히 낮고 은밀했다.“타이론의 상태를 보고할 때도, 집을 나설 때도…… 내 얼굴과 손을 뚫어져라 쳐다보더군요. 그 여자는 눈치가 귀신같습니다. 하프타임 때의 일, 분명 뭔가 눈치챈 게 분명해요.”올리버의 목소리 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윤아의 통제를 벗어나 벌인 일에 대한 공포가 여전히 백인 의사의 이
안방 손잡이가 돌아가며 문이 열렸다.주연을 비롯한 거실에 있던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얼어붙듯 일제히 동작을 멈추고 안방 문을 바라봤다.졸린 눈을 하고 실크 가운을 몸에 걸친 윤아가 걸어 나오다 세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그 순간 잠시 정적이 흘렀다.잠에서 깬 윤아가 사태 파악을 하는 중이었다.잠시후 분노로 일그러진 윤아의 입술에서 큰 고함 소리가 터져나왔다."지금 이것들이 뭐하는거야!"주연은 윤아 앞에 허겁지겁 무릎을 꿇었다.그리고는 손바닥이 벗겨질 정도로 비벼대며 용서를 구하기 시작했다."자, 잘못했어요, 언니. 용서해 주세요!"그러자 윤아의 차가운 손바닥이 주연의 뺨으로 날아왔다.그런데 그 모습이 마치 슬로우비디오처럼 느려지더니 윤아의 손이 뺨에 닿았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대신 손바닥의 차가운 느낌만 있었다.'뭐, 뭐지?'주연이 생각하는 순간 누군가 몸을 흔들었다.마치 다른 세상에 있는 것처럼 소리가 울리며 눈 앞이 점점 흐려졌다.그리고는 눈 앞에 훨씬 더 선명한 윤아의 얼굴이 나타났다."야, 일어나! 왜 여기서 자고 있어? 응?"주연이 정신을 차리기 위해 손으로 눈을 비벼댔다.꿈이었다.그 와중에 음란한 꿈으로 인해 아랫도리가 흥건하게 젖어 있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윤아의 뒤로 타이론이 반바지만 입은채 하품을 하며 걸어나오는 것이 보였다.모든 것이 꿈이었다.거실의 서늘한 새벽 공기가 땀에 젖은 주연의 목덜미를 차갑게 식혔다.주연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황급히 주변을 둘러보았다.넓은 거실에는 자신과 윤아, 그리고 방금 방에서 나온 타이론뿐이었다.올리버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올리버…… 선생님은요?”주연의 입술 사이로 갈라진 목소리가 저도 모르게 새어 나왔다.윤아는 팔짱을 낀 채 차가운 눈으로 주연을 내려다보았다.“올리버는 타이론 무릎 마사지 끝내고 한 시간 전에 진작 갔어. 널 깨우려다 너무 곯아떨어졌길래 그냥 뒀다더라.”올리버가 자고 있던 자신을 내려다보았다는 말에 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