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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저 오빠가 왜 여기서 나와?

Author: 실현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03 20:41:23

10화. 저 오빠가 왜 여기서 나와?

은랑의 시선이 서연을 지나, 그녀의 손을 꼭 쥐고 있는 단의 손으로 옮겨갔다.

순간 그의 눈빛이 사납게 일그러졌다.

혐오와 분노가 뒤섞인 소름 끼치는 살기가 고택의 공기를 짓눌렀다.

‘주인님께서는 저 도둑놈이 구원받을 때까지, 주인의 피를 이은 가문을 지키라고 하셨지만.......’

은랑의 목에서 낮은 으르렁거림이 흘러나왔다.

“마음에 안 들어.”

그의 시선이 단에게 꽂혔다.

“우리 주인님의 힘을 가로챈 도둑놈.”

은랑의 으르렁거림에 단은 서연을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서연의 눈이 동그래졌다.

‘뭐야?’

은랑과 단을 번갈아 바라보던 그녀의 입이 슬쩍 벌어졌다.

‘저 오빠가 왜 여기서 나와? 여기 대체 뭐 하는 집이지?’

“냄새 나는 도둑놈.”

은랑이 선글라스를 벗어 재킷 주머니에 꽂아 넣었다.

드러난 얼굴은 그야말로 화려함 그 자체였다.

조명을 받지 않아도 자체 발광하는 백금발.

이국적인 이목구비.

사람을 홀리는 묘한 눈빛까지.

대한민국 여성의 70퍼센트가 한 번쯤 그를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해봤다는 전설의 아이돌.

그룹 ‘더 울프’의 리더이자 센터, 은랑이었다.

‘와우!’

서연의 눈이 커졌다.

‘화면으로 봐도 화려함의 극치였는데 실물은 더 예술이네. 은랑을 이 거리에서 직관하다니...... 은혜롭구나.’

하지만 팬 사인회에서 보여주던 달콤한 눈빛은 어디에도 없었다.

금방이라도 목덜미를 물어뜯을 듯한 적의가 오직 단을 향해 꽂혀 있었다.

“.......”

단은 서연을 안고 있던 팔을 풀지 않은 채 고개만 돌려 은랑을 바라보았다.

길을 가다 시끄럽게 짖어대는 개라도 마주친 듯 귀찮음과 불쾌함만이 서려 있었다.

“집 지키라고 마당에 풀어놨더니 주인이 있는 안방까지 기어들어 왔군.”

단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나가라. 털 날리니까.”

“하! 웃기고 있네.”

은랑이 헛웃음을 터뜨리며 오히려 성큼성큼 거실 안으로 들어왔다.

그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야생 짐승 특유의 위압적인 기운이 공간을 짓눌렀다.

“여기가 네 집인 줄 알아? 우리 주인님의 힘을 품고 호의호식한 주제에.”

은랑이 이를 드러냈다.

“네놈 때문에 우리 주인님이 사라졌다는 걸 잊은 건 아니겠지?”

서연의 눈이 깜빡였다.

‘주인님? 사라져?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두 남자의 살벌한 기싸움 사이에서 서연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재벌들끼리 쓰는 은어인가?’

잠시 고민했다.

‘아니면 요즘 유행하는 세계관 놀이?’

그럴듯했다.

‘아! 혹시 단 씨가 엔터 사업도 하나? 저작권 분쟁 같은 건가?’

하지만 그런 합리적인 의문도 잠시.

서연의 머릿속에 팬심보다 훨씬 강력하고 짜릿한 본능이 번뜩였다.

그녀의 통장에는 무려 50억이라는 거금이 들어와 있었다.

하지만 아직 출금 한 번 못 해봤고 구체적인 사용 계획조차 세우지 못했으니 실감이 나지 않는 것도 당연했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 법. 빚더미 속에서 뼈에 새겨진 생존 본능.

아니, 돈 벌 기회만 보면 저절로 눈이 뒤집히는 자본주의적 조건반사가 튀어나왔다.

‘은랑 직찍 사진에 사인까지 받아서 당근에 올리면 5만 원...... 아니, 친필 멘트까지 있으면 10만 원?’

서연의 눈동자가 자본주의의 영롱한 빛으로 반짝였다.

머릿속 장부에 예상 수익이 촤르륵 펼쳐졌다.

‘은랑 열성팬인 은지, 하은...... 내가 직접 찍은 사진에 친필 사인까지 받았다고 하면 웃돈 얹겠다는 애들이 줄을 섰어!’

이 기회를 놓치면 평생 후회한다.

서연은 두 남자 사이의 살벌한 기류 따위는 보이지도 않는다는 듯 즉시 비즈니스 모드를 장착했다.

“저기요!”

은랑의 시선이 돌아왔다.

“진짜 더 울프의 은랑 님 맞으시죠? 저 팬이에요! 노래도 알아요! 그 ‘아우~’ 하는 거 맞죠?”

“.......”

은랑의 표정이 묘해졌다.

서연이 반가운 얼굴로 단의 품에서 빠져나가려 몸부림쳤지만 팔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가지 마.”

“네? 아니, 저기 연예인이...... 사진, 사인과 내 부수입이.......”

“저건 연예인이 아니라 개새끼야.”

“네?”

단이 아예 서연을 자신의 등 뒤로 숨기고, 은랑을 향해 차갑게 내뱉었다.

“함부로 손대지 마라. 내 물건이다.”

순간. 서연과 은랑의 표정이 동시에 굳었다.

“물건?”

은랑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황금색 눈동자가 짐승의 것처럼 가늘어졌다.

“말 다 했어?”

은랑의 입술 사이로 날카로운 송곳니가 언뜻 드러났다.

“감히 누구를 물건 취급해? 고귀한 피가 흐르는 분은 네놈 따위가 소유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야! 그분의 피가 어떤 피인데!”

“계약서에 도장 찍은 내 전속 감정사다.”

단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대꾸했다.

“계약 기간 동안은 내 소유나 마찬가지야.”

서연이 단의 등 뒤에서 불쑥 얼굴을 내밀었다.

“내가 누구 소유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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