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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8화

Author: 손이영
양우림은 다희가 놀란 탓이라 생각하고 별다른 의심 없이, 미리 준비해 둔 식사를 가져오게 했다.

식탁 위에는 다희가 좋아하는 음식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다희는 밥을 몇 술 뜨고는 금세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희는 온다연과 유강후에게 전화를 걸 생각이었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두 사람이 자신의 결정을 응원해 주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차라리 나중에 말하기로 했다.

이어 간단히 짐가방을 싸고 여권까지 챙긴 뒤, 임민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임민수의 답장도 아주 빨랐는데 벌써 비행기 표까지 예매했다는 내용이었다. 다희는 잠깐 메시지를 하다가 집을 나섰다.

어깨에 메어진 가방을 본 양우림이 눈살을 찌푸렸다.

“밤에도 수업 있어?”

편한 캐주얼 차림이었지만, 양우림은 여전히 잘생겼고 눈이 부셨다. 양우림이 너무 매혹적이라 다희는 차마 시선을 마주할 자신도 없었다. 그래서 가방끈을 꼭 쥐며 낮게 말했다.

“아니. 밤 수업은 없는데, 내일 아침 일찍 수업이 있어서 오늘은 기숙사에서 지내려고.”

풀이 죽어 있는 다희를 본 양우림이 다가와 이마에 손을 대려 했고 다희는 몸을 살짝 돌려 손길을 피했다.

“오빠, 나 먼저 갈게... 오빠는, 그 사람이랑 잘 지내.”

“그 사람?”

양우림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지만 승마 때문에 다희가 아직 많이 놀라서 그러는 거로 생각했다.

“많이 아프면 의사 부를까? 너무 놀란 탓에 오늘 밤 악몽 꿀 수도 있잖아.”

다희는 고개를 저으며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괜찮아. 나 이제 악몽 안 꾼 지 오래됐어. 이만 기숙사로 가볼게.”

양우림은 다희의 손을 붙잡았다.

“같이 가자. 내가 데려다줄게.”

다희는 몸이 굳어버렸고 굳이 거절하지 않았다. 어쩌면 이 길을 함께 걷는 건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가을이라 낮엔 더웠지만 밤바람은 서늘했다. 다희가 반바지에 티셔츠 차림인 걸 본 양우림이 손을 꼭 쥐며 말했다.

“춥지 않겠어? 오늘 그냥 기숙사 가지 말고 내일 아침 내가 차로 데려다줄게.”

다희는 말없이 고개만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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