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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3화

작가: 손이영
온다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선 손에 시계 상자를 든 채 쏜살같이 달아났다.

진씨 가문 저택의 접대실.

진수현은 동국에서 온 귀한 손님들과 함께 내년 협력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

동국은 작은 크기에 비해 해상 자원이 풍부해서 가장 중요한 국제 항로와 해협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했다.

진씨 가문과는 오랜 세월 협력해 왔고 매우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오늘 온 사람은 동국의 미래 황실 후계자인 연시온이다. 그는 대범하고 유능하기로 소문이 자자했기에 진수현도 가문의 후계자를 그에게 소개해 주고 싶었다.

안으로 들어선 온다연은 메인석에 앉아 있는 진수현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뭇사람들을 보았다.

그녀가 들어서자 진수현은 흐뭇한 얼굴로 손짓했다.

“여긴 내 딸이자 미래 진씨 가문의 후계자가 될 진유나예요. 인사들 나눠요.”

연시온은 온다연을 보자마자 두 눈이 반짝였다.

온다연은 하늘색 원피스를 입었는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명품 하나 걸치지 않았다. 심지어 화장도 안 했는데 그 얼굴과 분위기는 미인대회 우승자보다 더 아름다웠다.

특히 그녀의 하얀 피부는 뒤로 넘긴 검은 머리카락과 대조되어 유난히 더 반짝였다.

연시온은 멍하니 눈을 깜빡이며 자신의 심장박동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진씨 가문에서 후계자를 찾았다는 얘기는 이미 소문이 퍼졌다. 하지만 진수현 부부에게 꽁꽁 감춰져 그동안 아무도 후계자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한때 동남아 일대에서는 남 보기 부끄러울 정도로 얼굴이 훼손되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거라는 루머가 돌았다.

그러나 현실은 존재만으로도 사람을 매료시키는 미모의 여인이었다.

안심의 복제판인 수준이다.

외모로만 따졌을 땐 안심이 훨씬 더 뛰어났지만 진유나에게서는 소유하고 싶다는 치명적인 매력이 느껴졌다.

단언컨대 승부심이 강한 남자라면 이런 여자에게 승부욕을 느끼기 마련이다.

온다연은 연시온의 시선이 너무 부담스러웠지만 예의상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건넸다.

협상이 절반 이상 진행된 때에 온다연이 더해지면서 예정보다 시간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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