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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간주곡

Author: Amyoga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05 00:22:41

전용 엘리베이터가 딩동 울리자, 바깥 사무실의 모든 시선이 일제히 그쪽으로 향했다.

셀레네 본은 걸어온 것이 아니라, 등장했다.

키가 크고 햇살에 그을린 피부, 진홍색 랩 드레스를 입고 가차 없이 극적인 그녀는 마치 잡지 표지에서 막 내려온 사람 같았다. 커다란 선글라스가 얼굴 절반을 가렸지만, 느리고 재미있어하는 미소는 분명했다.

“좋은 아침, 얘들아,” 그녀는 특별히 누구를 향해 말하지도 않으며 말했다. 힐이 광택 나는 바닥을 톡톡 치며 지나갔다. “신경 쓰지 마. 그냥 보스 보러 온 거야.”

비서들이 불안한 눈길을 교환했다. 아무도 그녀를 막지 않았다. 아무도 막은 적이 없었다.

다미안의 문이 그녀가 노크하기도 전에 열렸다.

“셀레네,” 그가 담담하게 말했다. “일찍 왔군.”

“당신이 나한테 늦는 거지,” 그녀가 받아치며 사무실이 자기 것인 양 휩쓸고 들어갔다. 선글라스를 그의 책상 위에 툭 떨어뜨리자 문진이 빙그르르 돌았다. “솔직히, 다미안, 당신은 절대 답장을 안 하잖아. 여자라면 무시당하는 기분 들 만해.”

다미안이 그녀 뒤에서 문을 닫았다. “회의 중이었어.”

“아침 여덟 시 사십오 분이야,” 그녀는 가죽 의자 중 하나에 털썩 주저앉으며 다리를 꼬았다. “시장이 그렇게까지 절박하진 않아.”

그는 맞은편에 앉아 표정 없이 물었다. “왜 온 거야, 셀레네?”

“당신이 누군가와 결혼했으니까.” 목소리는 장난스러웠지만 눈빛은 날카로워졌다. “작은 새가 말해 주더라고. 결혼식은… 조용했대. 옛 친구들에게는 초대장이 없었지. 비참하네.”

“사업상의 합의였어.” 다미안의 목소리는 납작하고 단호했다. “너도 알잖아.”

셀레네가 고개를 기울이며 그를 살폈다. “그걸 그렇게 부르나? 마음과 대차대조표의 합병?”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가 몸을 앞으로 기울여 팔꿈치를 무릎에 얹고 목소리를 낮춰 속삭이듯 말했다. “그래서, 다미안 크로스, 산업계의 거물이 이제 아내가 생겼어. 말해 봐. 신비로운 크로스 부인은 자기 남편이 모델들이랑 마티니를 마시며 밤을 새운다는 걸 알고 있을까?”

그의 턱이 살짝 굳었다. “내 사생활은 논의할 주제가 아니야.”

“오, 나는 그렇다고 생각해.” 셀레네의 미소가 더 넓어졌다. “특히 당신 결혼이 이 도시 가십 칼럼의 화제니까. 오늘 아침에 읽은 기사에서는 ‘왕조의 결합’이라고 하더군. 아주 시적이네. 로맨스는 빠뜨린 게 아쉽지만.”

“가십에는 관심 없어.”

“그럼 왜 결혼한 거야?” 그녀가 압박했다. “당신은 절대 ‘네, 하겠습니다’ 타입으로 안 보였는데.”

다미안이 의자를 돌려 스카이라인을 바라보며 사실상 그녀에게 등을 돌렸다. “그게 합리적이었으니까.”

셀레네가 낮고 긴 웃음을 터뜨리며 방을 채웠다. “가엾은 아가씨. 이름이 뭐였지, 아리아? 자기가 스프레드시트에서 가장 똑똑한 한 줄이라는 걸 알고 얼마나 특별하다고 느낄까.”

“그녀는 그 합의를 이해해,” 그가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셀레네가 일어나며 향수가 도전처럼 뒤를 따랐다. “당신은 그렇게 말하지만, 여자들은 무시당하는 걸 잘 이해하지 못해. 결국… 더 원하게 되지.” 그녀가 그의 의자 바로 뒤에 서서 말했다. “그리고 당신, 다미안, 더 주는 데는 영 소질이 없잖아.”

그는 고요한 벽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논평 외에 이 방문의 이유가 있나?”

“그냥 당신이 그리웠을지도 모르지.” 그녀의 숨결이 그의 귓가에 따뜻하게 닿았다. “서류가 욕망을 바꾸지 않는다는 걸 상기시켜 주고 싶었을지도.”

한순간 침묵이 늘어졌다. 다미안이 마침내 일어나 그녀를 한 걸음 물러나게 했다.

“지금은 좋은 때가 아니야,” 그가 강철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사회가 있어.”

셀레네의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당신과 함께면 좋은 때가 절대 없어. 그게 재미의 절반이지.”

그녀는 문을 향해 미끄러지듯 걸어가며, 어깨 너머로 한 번 흘끗 보았다. “당신의… 계약 신부에게 안부 전해 줘.”

문이 그녀 뒤에서 찰칵 닫히며 희미한 웃음 메아리를 남겼다.

다미안이 한 번, 느리고 통제된 숨을 내쉬고 인터콤을 눌렀다.

“에블린,” 그의 목소리는 평온했다. “다음 십오 분 동안 일정을 비워 둬. 그리고 이사회실을 준비해.”

“네, 사장님,” 단정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넥타이를 바로잡으며, 짜증의 유일한 흔적으로 눈빛에 잠깐 스치는 번뜩임을 보였다. 셀레네는 혼돈 속에서 thrived했다. 그는 질서 속에서 thrived했다. 그리고 질서가 이길 것이다—언제나처럼.

그래도 그가 뱅가드 합병 파일을 향해 손을 뻗을 때, 그녀의 향수 희미한 냄새가 원치 않는 상기처럼 남아, 어떤 것들은 서류철에 넣어 버릴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이사회실이 예정대로 비워지며, 에스프레소와 긴장의 희미한 냄새만 남겼다. 다미안은 마지막 임원이 나간 뒤 잠시 머물러, 유리벽 너머로 펼쳐진 도시를 바라보았다. 거래는 정확히 그가 예측한 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뱅가드의 저항은 부드러워지고 있었다. 밤이 되면 그는 이름만 제외하고 그 회사를 소유하게 될 것이다.

세상이 계획대로 움직이는 게 그는 좋았다.

부드러운 노크가 정적을 깨뜨렸다. 에블린이 태블릿을 들고 들어왔다. 표정은 언제나처럼 차분했다.

“사모님이 전화하셨습니다,” 그녀가 낮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다. “크로스 부인이 오늘 밤 자선 만찬을 확인해 달라고 하셨어요. 사장님이 함께 오실지 궁금해하셨답니다.”

다미안이 창문에서 돌아섰다. “늦은 브리핑이 있어.”

“지연될 수도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에블린이 계속했다. “그래도 참석하겠다고 하셨어요.”

그가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안부 전해 줘. 정중하게.”

에블린이 화면에 재빨리 메모했다. “카터 인더스트리에서 온 쿠리어도 있습니다. 새로운 합작 투자 계약서예요. 검토하시도록 전달할까요?”

“그래. 나가기 전에 서명할게.”

그녀가 더 말할까 가늠하듯 기다렸다가, 그저 말했다. “다른 건 없으신가요, 사장님?”

“없어.” 그의 목소리는 매끄럽고 단호했다.

에블린이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 문이 조용히 닫혔다.

침묵이 다시 방을 차지했다.

다미안이 책상으로 건너가 앉아, 광택 나는 나무 위를 손가락으로 한 번 두드렸다. 아리아의 이름이 메아리처럼 공중에 맴돌았다. 결혼식 이후로 그녀는 아무런 요구도, 불평도 하지 않았다. 이름만의 아내. 효율적이고 예측 가능했다. 그가 거래한 그대로였다.

그런데도—

결혼식 때 그녀의 눈빛에 있던 침착함이 떠올랐다. 애원도, 연출도 없었다. 셀레네의 게임보다 그를 더 불안하게 만드는 조용한 강인함.

그는 그 생각을 밀어내고 합병 파일에 집중했다. 숫자는 질문을 하지 않았다. 숫자는 복종했다.

1분이 지나고, 5분이 지났다. 바깥 도시는 늦은 오후로 밝아지며 멀리서 네온이 맥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만족감을 느꼈어야 했다. 대신, 반갑지 않은 작은 호기심의 번뜩임이 방어막을 지나 스며들었다.

아리아는 자선 만찬에 무엇을 입을까? 남편이 없는 동안 사람들이 속삭이는 가운데, 완벽하게 침착하게 혼자 서 있을까? 그녀가 신경이나 쓸까?

그는 날카롭게 숨을 내쉬고 펜을 집었다.

호기심은 방해물이다. 그리고 다미안 크로스는 방해물을 허용하지 않는다.

창문 밖 스카이라인이 밤으로 스며들며, 각 마천루가 거대한 기계의 회로처럼 불을 밝혔다. 다미안은 의자에 몸을 기대고, 네온에 둘러싸인 고요한 인물로 앉아 있었다.

그날의 승리들은 그를 만족시켰어야 했다—뱅가드가 굴복했고, 시장이 그의 편으로 기울었으며, 셀레네는 멀리 떨어져 있었다. 대신, 얇은 불안의 전류가 고요 아래에서 윙윙거렸다.

그는 숫자 속에 그것을 묻으려 했다. 예측치를 스크롤하다 선이 흐려질 때까지. 소용없었다.

아리아의 얼굴이 초대받지 않고 떠올랐다. 언론에 실린 결혼식 사진이 아니라, 서명 테이블 너머로 바라보던 그녀의 침착한 시선. 차분하고, 계산적이며, 거의 재미있어하는 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침묵 앞에서 움츠러들었다. 그녀는 그렇지 않았다.

다미안이 태블릿을 내려놓고 손가락을 모았다. 전략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했다—파트너의 마음을 아는 것은 좋은 사업이다. 하지만 그 생각은 그림자처럼 완고하게 남았다.

오늘 밤, 기부자라 불리는 상어들로 가득한 방에 혼자 걸어 들어가는 그녀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가 옆에 없다는 사실을 신경이나 쓸까? 그녀가 한 번이라도 신경 쓴 적이 있을까?

질문들이 어두운 사무실에 정전기처럼 맴돌았다. 다미안이 눈을 감고 그것들을 밀어내려 했다.

눈을 떴을 때, 도시는 여전히 무심하게 빛나고 있었지만, 호기심은 사라지기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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