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누군가가 필요 이상으로 잘해주거나 지나친 성의를 보일 때는 의심할 필요가 있다.오씨 집안은 산 중턱에 집을 지은 채 살고 있었던, 말 그대로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이었다. 그런데 자기 식구 챙기는 것도 여의치 않을 텐데 그들은 상처투성이인 남자아이를 주워 집에 데려간 것도 모자라 심지어는 그 아이를 위해 돈까지 빌려 치료해 주었다.이걸 과연 순순한 호의라고 할 수 있을까?아무리 예전이라도 가능한 일일까?이무현의 마지막 말에 오상택과 여춘화는 움찔하더니 정곡이라도 찔린 것처럼 몸을 살짝 웅크리며 시선을 피했다.오혜정의 얼굴도 조금 전과 달리 얼굴이 파랗게 질려있었다.하지만 이무현은 다른 곳을 보고 있었기도 했고 화가 나 마음대로 내뱉은 말이기도 했기에 그들의 표정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다.그저 말을 마친 후 안강훈의 팔을 잡고 곧장 밖으로 나갔다. 강재혁도 문채아 보러 집으로 돌아갔으니 그 역시 주연우와 만나는 일을 다시금 계획해야 했으니까.오혜정은 떠나는 두 사람을 잡지 않았다. 강재혁이 떠날 때처럼 화를 내며 분노를 터트리지도 않았다. 그저 멍하니 문 쪽을 바라보기만 했다.오상택과 여춘화는 두 사람이 사라지자마자 얼른 문을 닫으며 식은땀을 닦았다.“쟤, 쟤 대체 뭐니? 혜정아, 앞으로는 이무현이랑 말싸움하지 마. 재혁이 있을 때도 저런 식으로 말했다가는 아주 큰 일이 날 거야!”강재혁은 절대 쉬운 사람이 아니기에 주변인이 무심결에 흘린 한마디도 다시 생각하며 이상한 점을 캐치해 버릴 수도 있다.오혜정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여러모로 화가 난 상태라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오빠 없을 때 한 말이잖아요. 아무 문제 없을 거예요.”“하지만 혜정아, 아빠랑 엄마는 불안해...”여춘화가 오혜정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그러지 말고 우리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는 거 어때? 거기도 많이 발전해서 지금은 뭐가 많아. 며칠 전에는 인플루언서들의 홍보 덕에 여행 도시로도 선정되기도 했고. 재혁이가 사준 여기 집은 팔고 고향으로 내려가 민박
이무현은 원래도 거침없는 사람이지만 오혜정 때문에 분노해 버려 이제는 아예 그녀의 체면이고 뭐고 봐주지 않았다.“너 형이 지금 그 자리까지 올라간 게 다 너희 집안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착각하지 마. 형은 가문으로 돌아온 뒤에 아무런 챙김도 못 받았으니까. 형이 회사 대표가 되고 지금은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위치까지 오른 건 가문의 덕이 아닌 형 혼자 피를 깎는 노력을 해서야!”오씨 집안 사람들이 강재혁의 은인인 건 맞지만 강재혁은 집으로 돌아온 뒤 환영 같은 건 한 번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이방인처럼 늘 겉돌기만 했고 강의준의 묵인 아래 양현주의 갖은 괴롭힘과 압박만 받았다.강재혁은 그런 상황에서 홀로 견디고 힘을 기르며 천천히 자신이 설 자리를 다져갔다.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비즈니스 업계에서 두각을 보였을 때, 오혜정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새집과 직장, 그리고 집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도움을 달라는 것이었다.강재혁은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사람이었기에 그녀의 요구를 한 번도 거절하지 않았고 자기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다 해주려고 했다.그런데 그 결과, 오씨 집안 사람들은 강재혁이 해주는 걸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되었고 앞으로도 당연하게 누릴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적어도 오혜정은 자신은 충분히 받을 자격이 된다고 생각했다.“너희 집안이 해준 거에 비하면 문채아가 형한테 해준 건 아무것도 아닌 것 같겠지. 그래, 목숨을 살려줬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하지만 당연하다는 듯이 형한테 갖은 도움을 요구하는 너와 달리 문채아는 형이 잘 풀린 뒤에도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어. 형이 먼저 빚을 갚겠다고 했는데도 십여 년을 연락하지 않았어.”“그러다 몇 개월 전에 정말 벼랑 끝까지 몰리고 나서야 연락했어. 그것도 집에서 자기를 데리고 나와 주면 된다는 부탁 하나만 했고, 그거로 빚은 다 갚은 거로 하라고 했어. 만약 형이 빚 얘기를 들먹이며 멋대로 문채아를 곁에 두지 않았으면 문채아는 그 연락 한번을
이무진이 귀국한 뒤로 이무현은 다년간 자신을 괴롭혔던 악몽도 함께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주연우와 이무진이 또다시 마치 서로밖에 없는 것처럼 굴기 시작했으니까.이무현은 주연우가 아무렇지도 않게 이무진과 약속을 잡고, 얘기하고, 또 시시덕거리는 걸 보면서 아주 진지하게 과연 그녀는 자신과 결혼했다는 자각이 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그게 아니고서야 멀쩡한 남편을 두고 다른 남자와 노닥거리지는 않았을 테니까.정 밥을 먹고 싶고 얘기를 나누고 싶으면 주연우는 이무진이 아닌 자신을 찾아와야 했다. 자신이 바로 그녀의 남편이니까.이무현은 자신을 투명 인간 취급하는 주연우에게 화가 단단히 났지만 유일하게 이기지 못하는 여자가 바로 주연우였기에 그녀가 아닌 이무진을 찾아갔다.가서는 지난번에도 경고했던 것처럼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이 썩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니 주연우와 만나는 걸 그만해 달라고 했다. 자제도 아니고 아예 그만해 달라고 했다.이에 이무진은 태연한 얼굴로 이렇게 답했다.“연우가 네 아내가 아니기만 하면 되는 거지?”“뭐?”“연우가 너랑 아무런 상관도 없어지면 연우가 누구와 밥을 먹든 누구와 얘기를 나누든 보기 안 좋은 상황은 생기지 않을 테니 더 이상 네 간섭은 받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니냐고 물었어.”만약 주연우가 이무현과의 결혼을 끊어버리고 싱글이 되면 그때는 완전히 자유였다.이무현은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로 가만히 있다가 이무진의 친절한 해석에 그제야 정신을 번쩍 차렸다.“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주연우가 왜 나랑 아무런 상관도 없어지는데? 형, 주연우는 앞으로도 계속 내 아내일 거고 우리는 영원히 이 관계에 묶인 채로 살게 될 거야.”“무현아, 근거 없는 자신감은 객기에 불과해.”이무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지난 3년간, 너희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이 어땠는지 내가 정말 모르고 있다고 생각해? 너는 연우 남편으로서 단 한 번도 남편의 책임을 져본 적이 없었어. 연우를 한 번도 네 아내라고 생각하고 존중해 본 적도
“뭐라고요?”오혜정은 마치 철없는 아이를 꾸짖는 듯한 안강훈의 말투에 눈을 표독스럽게 뜨며 씩씩거렸다.이에 안강훈은 대수롭지 않은 얼굴로 그녀와 눈을 마주치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오혜정 씨, 5년이나 주무셔서 뇌가 5년 전에 멈춰버린 건 알겠지만 뭐가 됐든 5년을 먹은 건 맞으니 생떼 부리는 건 이제 그만 하세요. 대표님도 확실하게 말해줬잖습니까. 오혜정 씨를 사랑한 적도, 여자로 본 적도 없다고요. 그런데 왜 대표님의 여자가 되는 것에 고집을 부리십니까. 계속 대표님의 동생으로 대표님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둔 채 다른 훌륭한 남성과 행복하게 사는 게 더 좋지 않겠습니까?”분수에 맞지 않는 걸 욕심내기보다는 자신이 이미 누리고 있는 것을 잃지 않게 꽉 쥐고 있는 것이 더 현명한 행동이었다.하지만 오혜정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건지 머리맡에 있는 컵을 안강훈에게 던지며 패악을 부렸다.“내가 어떻게 오빠 동생에서 만족해! 나는 이미 오빠를 사랑해 버렸는데!”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세상에 강재혁보다 더 멋지고 그녀가 원하는 삶을 줄 수 있는 남자는 없다는 것이었다.오혜정은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나는지 깡마른 손으로 계속해서 안강훈에게 무언가를 던져댔다.안강훈은 그녀가 식물인간이 되기 전까지는 그래도 나름 귀여운 구석이 있는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꼭 히스테리 부리는 표독스러운 마녀 같았다.그때 오혜정이 갑자기 연속으로 두 가지 물건을 던졌고 이에 미처 반응하지 못한 안강훈은 꼼짝없이 맞겠구나 싶어 눈을 질끈 감았다.그런데 다행히 컵에 맞기 전에 누군가가 그의 손을 옆으로 확 잡아당겨 주었다.잡아당긴 사람은 이무현이었고 그 역시 더는 못 봐주겠던지 컵이 벽에 맞고 깨지자마자 큰 소리를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야, 아픈 게 벼슬이야? 어디서 행패야, 행패가! 형은 네 행동을 봐줄지 몰라도 나는 봐줄 생각 조금도 없어. 그리고 형 와이프는 네가 아니라 문채아니까 그 텅 빈 머릿속에 제대로 집어넣어! 내가 이렇게 경고했는데도 또 패악질
강재혁은 자기 차를 남에게 빌려주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고 그렇기에 이제껏 그 어떤 여자도 그의 차를 몰아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 점이 오혜정에게는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다.자신이 강재혁의 차를 몰고 다닌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면 적어도 대외로는 강재혁에게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하지만 그 차를 몰고 나간 바람에 그녀는 강재혁을 해하려는 사람들의 레이더망에 잘못 걸려버렸고 그렇게 고의적인 연쇄 충돌로 심한 사고를 당하게 되어버렸다.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강재혁이 특별 주문한 차량이라 일반 차량보다는 안전 등급이 높아 목숨은 부지할 수 있었다.물론 목숨만 부지했을 뿐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식물인간 선고를 받아버렸지만 말이다.딸의 사고 소식을 들은 오상택과 여춘화는 병원이 떠나가라 울부짖으며 내내 눈물만 흘렸고 뒤늦게 뛰어온 강재혁은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며 무슨 수를 써서든 꼭 오혜정을 깨워주겠다고 약속했다.그리고 5년 후, 강재혁은 정말 약속했던 대로 오혜정을 깨우는 게 성공했다.그 5년간, 강재혁은 오혜정을 위해 최고의 의료진들만 모은 정예 팀을 만들었고 그녀를 24시간 내내 케어할 수 있는 자신의 주치의까지 붙여주었다.그렇기에 오혜정은 모든 게 다 강재혁의 탓이고 자신은 아무런 잘못도 없었다는 듯이 얘기하면 안 됐다. 마치 자기가 강재혁이 당해야 할 비극을 대신 당해준 것처럼 큰 은혜를 베풀었다는 듯이 말하면 안 됐다.여춘화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재혁아, 우리 혜정이를 줄곧 네 동생으로 생각해 왔으면 혜정이가 오늘 한 말은 잊어줘. 오빠로서 네 동생 한 번만 봐줘.”강재혁은 이에 아무런 대꾸도 해주지 않았지만 여춘화가 안쓰러웠던 건지 룸에서 나가기 전, 그녀에게 조용히 티슈를 건네주었다.여춘화와 오상택은 강재혁의 그 행동에 그제야 마음을 조금 놓았다.하지만 오혜정은 여전히 진정하지 못했고 시선 한번 주지 않은 채 이만 이곳을 떠나려는 듯한 강재혁의 뒷모습을 보며 다시금 큰 소리로 외쳤
오혜정은 강재혁이 은혜를 갚기 위해 문채아와 결혼한 거면 지금 와이프와 이혼하고 자신과 결혼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강재혁은 오혜정의 말이 끝나자마자 시선을 돌려 어딘가 찔리는 구석이 있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녀의 부모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한참 뒤에야 다시 오혜정을 바라보며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오혜정, 내가 누군가와 결혼한다면 그건 그 여자를 사랑해서지 절대 그 여자가 고마워서가 아니야. 즉, 내가 채아와 결혼한 건 내가 채아를 내 목숨보다 더 사랑해서야. 그런데 내가 너와 어떻게 결혼해? 나는 널 사랑한 적이 없는데.”사실 강재혁은 아주 오래전부터 오혜정이 자신에게 더 깊은 감정을 품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그때는 그저 그녀가 철이 들고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금방 식을 감정이라고 생각했기도 했고 또 고백도 안 한 아이의 마음을 거절하는 건 자존심만 건드리는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했기에 굳이 선제 거절은 하지 않았다.그런데 지금은 엄연히 문채아와 결혼한 상태고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그녀와 마음도 통했기에 강재혁은 자신과 문채아 사이에 불필요한 걸림돌이 끼어드는 걸 원치 않았다. 그래서 오혜정의 자존심이 짓밟히든 말든 이제는 확실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오혜정, 너희 부모님과 너한테는 감사한 마음밖에 없어. 그래서 강씨 가문으로 돌아간 뒤에 권력을 얻자마자 제일 먼저 너희 가족에게 보답한 거야. 네 치료비를 전부 다 부담하고 제일 좋은 의사들로 너를 케어하게 했던 것도 다 고마운 마음 때문이었고. 나는 널 한 번도 여자로 생각해 본 적 없어. 너는 나한테 언제나 동생이었어.”“뭐... 뭐라고? 동생?”오혜정은 강재혁의 진심에 머리가 다 핑 도는 것 같았다.“지금 나랑 장난해? 누구 마음대로 동생인데. 내가 오빠한테 그딴 소리나 듣자고 깨어난 줄 알아? 내가 그딴 소리나 듣자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오빠를 구한 줄 알아?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우리 부모님도 오빠 안 주웠어!”“나는 처음부터 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