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마친 이태호가 덤덤하게 외쳤다.“8400억!”상대방도 거의 한계에 다다랐다고 짐작한 이태호는 이제는 많이 넣지 않고 400억을 더 추가해서 상황을 지켜보려 했다.순간 진연주의 얼굴에 피어났던 미소가 굳어졌고 입가를 씰룩거렸다.“8400억, 이태호 씨께서 상품 영석을 8400억까지 올렸습니다. 저기 저 미녀분,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겠습니까?”하지운이 감격하여 소리쳤다. 인제 보니 이 두 사람만 계속 경쟁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녀는 아예 진연주에게 직접 물었다.진연주의 표정은 더없이 일그러졌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주시하고 있다. 방금까지 일부러 끝까지 해보자는 태세를 취하고 있었는데 지금 그녀는 결국 패배를 인정해야 한다.진연주는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아니요, 오늘 나올 때 영석을 많이 안 가져왔어요. 이분이 이 연단로를 이렇게 좋아하시고 또 연단사라니 제가 양보할게요!”말을 마친 진연주는 더 있을 낯이 없어 아예 방으로 들어갔다.“젠장, 이것도 못 빼앗다니. 이 자식이 이렇게 많은 영석을 가지고 오다니, 화 나 죽겠네!”원래는 화풀이하려고 했다. 이태호가 지게 되면 이태호를 비웃으려 했던 사마준은 지금 이태호가 이긴 것을 보고 마음이 매우 언짢았다.“젠장, 이 자식이 돈이 많나 봐요. 설마 이런 보물이 경매에 나올 줄 알고 그렇게 많은 영석을 준비한 건 아니겠죠?”문경욱도 룸으로 돌아가서 책상 옆에 앉더니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이렇게 돌아가면, 아가씨 아버님께 어떻게 설명하죠?”진연주는 와인 한 잔을 따르더니 단숨에 마신 후 말했다.“이태호 그 자식 한계에 다다랐을 것 같아요. 전에 가격을 엄청나게 올리더니 나중에는 8400억만 제시했잖아요. 400억만 더한 걸 보면 그가 가진 영석이 이 정도일 지도 몰라요. 아직 좀 남았다고 해도 얼마 안 될 거예요.”잠시 뜸을 들이던 그녀가 말을 이었다.“아버지 탓이에요. 나갈 때 영석 좀 더 달라고 했는데 충분하다고 했어요. 세속에서는 대단한 연단사를 만나기 어렵고, 마침
문경욱도 허리춤을 쳐다보다가 어색하게 웃었다.“헤헤, 정말 안 가지고 나왔네요!”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머쓱하게 말했다.“이런 일은 처음이고, 마음도 좀 불안한데 종문이 들통날까 봐 걱정이에요.”진연주는 잠시 고민 끝에 대답했다.“이게 뭐라고 그래요? 우리가 폭로하지 않으면 되잖아요. 만약 상대방에게 우리가 어느 종문의 사람인지 들통나면 아예 죽여버려요. 그 자식을 죽이면 폭로될 염려 없겠죠.”“그, 이건 좀 아니지 않아요?”문경욱은 쓴웃음을 지었지만 여전히 겸연쩍은 듯이 말했다.진연주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문경욱을 향해 말했다.“문경욱 씨, 평소에 우리를 가르치시던 말 같지 않네요? 수련하는 사람은 두 손에 피를 묻힌다고 하지 않았어요? 좀 냉정하게 해야지, 착한 사람 코스프레 하면 안 된다고, 그렇지 않으면 멀리 가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할 수도 있다고 그랬잖아요?”문경욱은 쓴웃음을 지으며 그제야 말했다.“비경에서 보물을 찾을 때 절대 마음 약해지지 말고, 그리고 요괴에 대해서는 더더욱 봐주면 안 된다고 했어요. 하지만 지금 여기는 달라요. 여기는 세속적인 곳이니 우리 종문이 여기서 함부로 하면 안 돼요. 이것도 지금까지 지켜온 규칙이에요, 아시겠어요?”진연주는 화가 나 씩씩거리며 말했다.“반드시 죽여야 하는 건 아니에요. 우리가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물건을 빼앗아올 수만 있다면 당연히 죽이지 않을 거예요. 나는 단지 그 자식이 우리가 어떤 종문의 사람인지 알게 될까 봐 두려워서 그래요. 괜히 사방에 함부로 떠들어대서 우리의 명성을 망칠까 봐 그게 걱정이라고요.”문경욱도 고개를 끄덕였다.“네, 무슨 뜻인지 알아요. 그때 가서 봐요. 어쨌든 상대방도 천재니까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라면 죽여서는 안 돼요!”“설마, 저놈이 또 영초를 빼앗으려고 가격을 제시하고 있어요!”두 사람이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진연주는 밖에서 들려오는 이태호의 익숙한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저 자식이 방금 8400억이나 되는 상품 영석을 썼는데 몸
이때 이태호도 기지개를 켜고 방으로 들어갔다.“너무 재미있어요. 오늘 다들 우리만 쳐다봤어요!”신수연은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술 마시고 가요. 아까 가격 경쟁하느라 목이 말랐어요!”이태호는 자신의 잔에 와인 한 잔을 따르고 한 잔 마신 후에야 떠날 준비를 했다.“잘 됐어요. 4품 영초를 꽤 많이 낙찰받았네요. 우리 다음 경매 때 다시 여기 올까요?”이런 생각에 백지연은 웃음이 절로 나왔다.이태호는 쓴웃음을 짓고 나서 말했다.“이번에 꽤 오래 있었으니 다음에는 안 올 것 같아. 만약 정말 영초가 필요하다면 주작에게 경매에 나와달라고 부탁해도 돼. 내가 단약을 가져와 영석과 바꾼 후 경매에 참여하고, 경매가 끝나면 영초를 보내주면 되지 직접 올 필요 없어!”그 말을 들은 신수민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말했다.“주작 군신 등에게 일을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당신밖에 없을 거야!”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허허, 시간이 지나면 그들 몇 명은 군신이 될 수 없어. 때가 되면 그들은 통령이 될 거야. 그 이통령은 죽었지만, 용성 연합국에는 통령이 네 명 더 나올 거야. 그리고 그들 네 명의 내공은 다른 두 명의 통령보다 훨씬 높을 거야.”이태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그렇게 되면 우리 용성 연합국의 기반이 단단하게 굳어진 셈이지.”몇 사람은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눈 후에야 비로소 밖으로 나가 경매장을 떠났다.경매장 문을 나섰지만 아직 길거리에 사람들이 남아있었다. 이태호 등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에서 부러움과 존경이 보였다.“지연아, 내일 비행기를 예약해, 우리는 내일 돌아갈 거야. 이미 형에게 내일 공항에서 우리를 픽업하러 나오라고 했어. 네가 비행기 표를 예약한 후에 내가 몇 시 비행기인지 그에게 알려줘야 해.”이태호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백지연 등과 이야기를 나누었다.하지만 다른 편에서는 문경욱과 진연주 두 사람이 죽도록 이쪽을 주시하고 있었다.“잠시 후 숨을 최대한 죽이고 저놈을 뒤쫓아 거처를 알아내고 저
“바로 여기예요. 그놈이 저 건물 안에 있어요!”진연주는 웃으며 옆에 있는 문경욱을 향해 말했다.문경욱은 맞은편 호텔을 둘러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말했다.“그럼 호텔에 가서 좀 쉬었다가 저녁 먹고 밤이 깊어지면 다시 와요.”진연주는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옷도 갈아입고 가면도 사야죠. 그렇게 되면 우리 둘인 줄 모를 거예요.”문경욱도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했고 두 사람은 곧 이곳을 떠났다.“이태호 군주님, 언제 돌아가실 겁니까? 우린 내일 아침 비행기로 가니 오늘 저녁에 몇 잔 더 마실까요? 군주님이 이렇게 떠나면 앞으로 또 만나 함께 술을 마시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이태호 등이 돌아오자 천홍주 황성현 주주가 한 발짝 앞으로 나서 이태호에게 물었다.이태호는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우리는 내일 점심 비행기 표입니다. 예약한 지 얼마 안 됐어요!”잠시 뜸을 들이던 이태호는 그제야 말을 이었다.“술을 마실 거면 몇 명 더 부를까요? 그 네 군신과 제자들도 불러올게요!”“하하, 그래요!”그 말을 들은 황성현은 크게 웃었다. 4대 군신이 이태호의 제자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는데, 주로 이태호가 너무 겸손했기 때문이다.하지만 황성현은 우연한 기회에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그는 이태호에게 더욱 탄복했다.그도 지금 이태호와 친해진 걸 행운이라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에게 오늘 같은 날이 있을 수 있었겠는가? 그의 내공 또한 어떻게 그렇게 빨리 발전할 수 있겠는가?다들 피곤해서 잠시 쉬고 나서야 이태호는 주작 등에 전화를 걸어 네 사람 함께 와서 술을 마시자고 했다.주작 등은 이태호가 준 단약을 받은 후 바로 수련을 시작했다. 그들은 단약 한 알을 사용한 후 2급 무황의 내공을 성공적으로 돌파했다.한참 후에 찾아온 그들은 하나같이 웃는 얼굴이었다.심지어 이태호 등이 떠난다는 것을 알고 모두 신수민과 백지연에게 선물을 가져왔다.소지민도 당연히 4대 군신으로부터 선물을 받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참,
“자, 여러분, 준비가 되었으니 함께 식사하도록 해요.”황성현이 허허 웃으며 여러 사람을 향해 말했다.일행은 곧 한 주방에 도착했고, 자리에 앉자 모두 즐겁게 먹고 마시기 시작했다.“군신이나 주주 같은 인물과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아, 정말 꿈만 같구나. 내 인생도 값진 것 같구나!”잠시 술을 마신 뒤 소지민은 다시 허허 웃으며 말했다.“어머님, 별말씀을요. 다 같이 앉을 수 있는 것도 인연이에요!”주작은 웃으며 말했다.“우리에게 오늘 같은 날이 있었던 것은 지난날 스승님께서 우리를 가르쳐주시고 수련을 도와주신 덕분입니다. 스승님이 아니었으면 우리도 오늘 같은 날이 있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서청용도 허허 웃으며 말했다.“허허, 그러게요. 스승님이 아니었으면 우리는 아직 평범한 군인이었을 텐데 스승님 덕분에 한 걸음 한 걸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자, 우리 네 사람 스승님께 한 잔 올리겠습니다!”그들은 벌떡 일어나 술잔을 들고 존경하는 표정을 지었다.이태호는 곧 모두에게 앉으라고 지시했다.“다들 자리에 앉아. 그렇게 서 있으니 괜히 내가 민망하네. 내가 너희들을 도울 수 있는 것도 많지 않아. 앞으로는 너희들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해. 몇 달 후면 사숙이 있는 서항산에 기연을 찾으러 갈 건데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이태호가 언젠가 세속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것은 주작 등도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다만 이태호가 한꺼번에 그들이 5, 6급 무황을 돌파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단약을 주리라 미처 생각지 못했다. 적어도 이것으로 그들은 진정으로 용성 연합국의 정상에 설 수 있었다.“스승님은 한 마리의 용입니다. 조만간 구천 위로 날아오를 것이니 안심하고 가십시오. 군주부도 우리가 시간이 있을 때 방문할 것입니다. 다른 것은 감히 말할 수 없지만 적어도 스승님이 안 계실 때 아무도 군주부를 괴롭히지 못할 것입니다!”서청용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이태호가 웃으며 말했다.“걱정
소리치던 그 늙은이가 바로 그 문경욱이었다.진연주는 오늘 경매장에서 이태호와 경매에 참여했으니 이태호가 그녀의 목소리를 알아들을까 봐 감히 소리를 지르지 못했다.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리며 생각한 후에야 주작에게 말했다.“나도 너희들과 함께 나가서 구경하는 것이 좋겠다. 내 추측이 맞는다면 너희가 가도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이태호도 이미 짐작한 것이다. 문제를 일으키러 온 사람은 분명 오늘 그와 연단로를 빼앗으러 온 두 사람일 것이라고 말이다. 그 두 사람은 내공이 높은데 어느 종문의 사람임이 분명했고 주작 등은 분명히 상대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설마, 우린 상대가 안 된다는 거에요? 우리는 이제 2급 무황이에요!”주작은 놀란 얼굴로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의심하였다.“스승님, 우리 모두 가도 안 된다는 말씀이세요? 설령 지금 다른 두 명의 통솔이 와도 우리는 두렵지 않아요!”소전도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사위, 설마 오늘 그 두 명은 아니겠지? 늙은이 하나, 젊은 여자 하나?”소지민은 잠시 어리둥절해 있다가 자기도 모르게 말했다.“너 아까 그들이 종문의 사람들이라고 말하지 않았어? 한 명은 8급 무황이고 다른 한 명은 9급 무황이라고 했지?”이 말을 듣고 주작 등은 깜짝 놀랐다.소전은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오늘 어느 종문의 미움을 샀단 말입니까?”백지연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미움을 샀다고 할 수도 없죠. 오늘 경매장에서 두 사람이 우리에게서 그 연단로를 빼앗았거든요. 그 연단로는 확실히 좋은 물건이었어요. 그러니 태호 오빠가 절대 그들에게 양보할 수 없죠. 다만 그들이 이렇게 뻔뻔하게 달려와서 빼앗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요.”이태호도 쓴웃음을 지으며 한마디 했다.“저 두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그 사람들일 거예요.”“왜 그래? 두려운 거야? 자식, 어서 나와!”이때, 밖에서 그 노인의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이태호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자, 우리 나가자. 사람
앞에 있던 두 사람은 옷을 갈아입고 가면을 쓰고 있었지만, 한눈에 늙은이와 젊은 여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게다가 천안술로 두 사람의 내공을 한눈에 꿰뚫어 볼 수 있어 그 두 사람이라는 것을 거의 확신할 수 있었다.신수민도 얼굴이 어두워진 채 앞에 있던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아가씨, 당신들 너무 염치없는 것 아닌가요? 오전에 우리와 끝까지 경쟁하지 않고 밤에 우리가 사는 곳에 와서 뺏다니,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요?”그러자 백지연도 한마디 보탰다.“그러게 말이에요. 내공이 그렇게 높은데 우리 물건을 뺏으러 오다니!”진연주는 입꼬리를 몇 번 씰룩였다. 그녀가 말을 하기도 전에 상대방이 그들의 정체를 알아채게 될 줄은 몰랐다.옆에 있던 문경욱이 곧 대답했다.“허허, 아가씨들,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냥 이 오룡도를 지나가는 길이었는데 여기 경매장에서 오늘 연단로를 경매에 내놓았다는 말을 들었어요. 우리는 이 보물이 매우 마음에 드니 그냥 주시죠?”말을 마친 후,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이태호에게 말했다.“자식, 그 연단로를 내놔. 네가 그 연단로를 내주면 우리는 너를 살려줄 수 있고 8000만 영석도 줄 수 있어. 우리가 너에게서 산 거로 생각해.”이태호는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이따위 핑계를 어떻게 믿겠는가?하지만 상대방이 자신의 생김새와 종문의 신분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니, 이것은 오히려 좋은 일이었다. 적어도 그들이 상대가 아니라면 종문 사람들을 데리고 자신을 귀찮게 할 일은 없을 것이니 말이다.상대방이 그렇게 말하니 이태호도 상대방의 말을 믿는 척하며 그들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허허, 거기 둘, 허튼소리 듣지 마. 경매에 가본 적도 없는데 누가 알려준 거야? 말해봐, 내가 가서 물어볼게. 분명 잘못 찾은 걸 거야. 나는 분명 너희들이 찾는 사람이 아닐 거야.”진연주는 문경욱과 눈을 마주쳤다. 속으로 어이가 없었지만 이 녀석이 시치미를 떼고 있을 줄은 몰랐다.“이 자식, 시치미 떼지 말고 순순히 그 연단로를 내
이태호도 빙긋 웃더니 주먹을 불끈 쥐고 그대로 한 대 맞받아쳤다.뛰쳐나올 때 이태호는 상대방의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는데 아마 잠시 후 실수로 자신을 죽일까 봐 일부러 그랬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것은 상대방이 그 연단로를 보고 왔을 것이고, 그를 죽일 생각이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쾅!둔탁한 굉음이 나더니 아래쪽에 있던 진연주가 뒤로 날아가 몇 걸음 물러서 겨우 몸을 가누고 발걸음을 다졌다.이태호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는데, 이태호의 실력이 예상을 조금 웃돌았음이 분명했다.“어때요? 미녀분, 우리 형부 물건을 그렇게 뺏기 쉬운 건 아니죠?”이태호가 쉽게 우위를 점하자 신수연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문경욱은 얼굴이 굳어진 채 진연주를 향해 말했다.“아가씨, 방심하지 마십시오. 제가 잘못 보지 않았다면 저쪽에 있는 네 사람은 용성 연합국의 4대 군신일 것입니다. 이 네 사람이 모두 여기에 있는 것을 보니 이 자식의 신분도 간단치 않고 실력도 약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진연주도 고개를 끄덕였다.“방금은 상대방의 실력을 시험해본 거니 걱정하지 마세요.”말을 마친 후, 그녀는 아예 자신의 기세를 풀었다. 갑자기 보이지 않는 힘이 이태호의 쪽을 향해 밀려왔다.이태호도 이 힘을 느꼈지만, 곧 냉소하며 전혀 마음에 두지 않는 것 같았다.이태호는 정신력을 움직이면서 더욱 강력한 기운을 밖으로 내뿜더니 상대방을 향해 날려버렸다.“뭐야!”잠시 후, 진연주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뚝뚝 떨어졌는데 보이지 않는 압력으로 인해 그녀는 견딜 수 없었다.“젠장, 이 자식 무슨 내공인데 정신력이 이렇게 강한 거지?”문경욱도 이 보이지 않는 압박감을 느끼고 곧 정신력을 풀어준 뒤 진연주를 도와 함께 막아냈다.두 사람이 함께 이태호의 정신력 공격을 막아내자 비로소 그 압박감이 조금 줄어들었다.“저 자식의 내공이 우리보다 높은 것은 아니지만, 그는 연단사이니 정신력이 보통 사람보다 강할 것입니다. 함께 공격합
이태호에 대해 많이 알수록 연장생은 이태호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천부적 자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선연까지 얻었으니 중도에 죽지 않는 한 앞으로 꼭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처럼 신선으로 될 것이다.이태호는 그 산수처럼 불과 백 년 만에 비승해서 신선으로 되어 창란 세계에 아름다운 전설을 남길 것이다.그리고 연장생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태호가 연단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비록 아직 7급 연단사에 불과하지만 이태호가 단도에서 뛰어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였다. 최고의 연단사는 한 종문을 만년 이상 번영시킬 수 있다.예전에 태일종의 제8대 종주는 그냥 태일성지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진전 제자였으나, 8급 연단사의 실력으로 태일종으로 하여금 천남에서 자리를 잡게 하였다.8급 연단사가 이런 힘이 있는데 9급 연단사로 성장해서 성황급 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단약을 정제할 수 있다면 어느 대세력에 있든 모두 귀빈으로 모실 것이다.게다가 이태호는 검도에도 조예가 깊었다.연장생은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을 통해 이태호가 각성한 검도의 의지는 경금 검기를 훨씬 능가해서 검도 대종사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하나라도 가질 수 있는 자는 백만 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였다.태일성지에서 이런 자는 진전 제자로 될 수 있고 성왕 경지의 장로를 스승으로 택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 단도, 검도에서 특별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면 성지의 8대 장로도 서슴없이 서로 친전제자로 삼겠다고 다툴 것이다.이태호처럼 여러 가지 천부적 자질을 가진 천교는 성지 종문에 들어가면 폐관 수련 중인 태상 장로도 깜짝 놀랄 것이다.“대장로님, 저는 며칠 더 있다가 가고 싶습니다.”이태호는 가슴을 펴고 차분하게 말했다.“저는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에 중주로 갈 생각입니다.”진선 정혈을 얻은 후 이태호는 대도를 조금 깨달았고 5급 성자 경지의 장벽을 느낄 수 있었으며 수시로 돌파할 것 같았다.이
다음 날 아침. 금싸라기 같은 황금빛 햇살이 구름을 뚫고 인간 세상에 쏟아졌다.오색찬란한 아침노을은 신선한 공기를 지니고 새로운 날이 다가왔음을 예고하였다.요광섬에서 이태호는 상쾌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켜고 방에서 나왔다.어제 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한 달 넘게 안 본 아내들과 오랜만에 아름답고 황홀한 밤을 보냈다.그가 정원의 우물가로 가서 물을 받고 세수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허리에 찬 전음 옥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신식으로 살펴보니 종주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오라는 소식을 보내온 것이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신식으로 아직 방 안에서 깊이 잠들고 있는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을 훑어본 후 고개를 흔들면서 곧장 하늘로 솟아오르고 대전을 향해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대전의 문 앞에 도착했다.대전 안으로 들어가니 선우정혁과 연장생은 상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다정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선우정혁은 아마 대장로 연장생 때문에 자신을 부른 것으로 추측했다.중주 태일성지의 대장로인 연장생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천남 지역까지 왔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예전에 태일종에서 중주로 간 천교들도 있었으나 이태호처럼 성지의 중시를 받은 자가 없었다.이태호가 예측하건대 선우정혁은 자신이 연장생을 따라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길 원한 것 같았다.의자에 앉아서 연장생과 담소를 나누던 선우정혁도 대전으로 들어오는 이태호를 보고 먼저 말을 건넸다.“태호야, 왔구나. 어서 연 장로님께 인사드려.”이태호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연장생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하였다.“대장로님을 뵙습니다.”연장생은 손을 가볍게 흔들자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절을 하려는 이태호를 일으켰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됐어. 남도 없는데 큰절할 필요가 없지.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 부른 거야. 성지에서 자네가 타고난 천부적 자질을 가졌고 또 선연을 얻은 것을 알고 널 안전하게 성지로 데
맹동석이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타 봉주들도 잇달아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윤하영, 진남구 등 8명의 봉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 맹동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은 연장생을 주목했다.몇몇 봉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자 연장생의 옆에 앉은 선우정혁은 그들이 연장생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는 웃으면서 소개하였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자네들을 부른 거네.”맹동석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성지에서 오셨다고요?”태일종의 성지라면 중주의 태일성지였다.봉주인 그들이 꿈에서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선우정혁은 맹동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은 우리 태일종에서 며칠 머물다가 곧 이태호를 호송해서 중주 성지로 가실 거야. 수행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대장로께 여쭤봐도 되네.”맹동석 등이 연장생의 신분을 듣고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선우정혁이 이어서 한 말을 들었다.이번에 맹동석뿐만 아니라 기타 여덟 명의 봉주도 모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이태호를 중주성지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고?이태호는 천부적 재능이 출중해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중주성지의 대장로까지 직접 나서서 호도자로 되어 이태호를 호송할 필요가 있을까?예전에 태일종의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는 모두 자신이 영패를 가지고 중주로 갔다.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맹동석은 바로 성공 전장을 떠올렸다.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태호가...”상석에 앉아 있는 연장생은 반응이 빠른 맹동석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9급 성자급 수사가 이렇게 빨리 사실의 본질을 알아봤다는 것에 다소 놀라워했다.하지만 그도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사실은 이미 온 창란 세계의 대세력에 알려졌고 머지않아 곧 천남으로 전해질 것이다.그리고 성공 전장에 같이 갔다 온 고준서 등 목격자도 있지 않은가.더구나 태일종은
남두식과 이태호가 담소를 나누던 중, 대장로가 다가와서 이태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대장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태호야,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내공이 또 오른 것 같구나.”그의 기억에 이태호가 떠날 때 지금처럼 이렇게 큰 압박감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 만에 이태호는 환골탈태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운이 좋아서 거기서 돌파했어요.”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운이 좋아서?’이태호가 떠날 때 방금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 전장에서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뜻이었다.성자 경지에 이르면 내공을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러나 대장로 등은 이미 이태호의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에 익숙해졌다.이태호의 경지가 또 높아졌다는 사실을 들은 후 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자네와 은재는 모두 괴물이야. 네가 천청종에 있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했는데 지금 은재도 너와 똑같아.”대장로의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표정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말없이 웃기만 하였다.남두식은 대장로의 말을 끊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소. 오늘 태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축하 잔치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소?”사실 이태호가 없는 동안 남두식은 걱정돼서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성공 전장이 너무 위험해서 예로부터 성지의 성자들도 적지 않게 죽었다고 들었다.딸인 남유하와 신수민 등 여인들이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매일 이태호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도 아팠다.이제 이태호가 무사히 돌아왔고 딸도 매일 슬퍼하지 않아도 되니 그는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이태호를 위해 축하 잔치를 준비하자는 말을 듣고 모두 흔쾌히 동의하였고 서둘러 식재료를 준비하러 갔다....이와 동시에. 제7봉의 대전 내에서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한창 종문의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 달 전에 종주 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