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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회식

Penulis: 은울림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7-20 20:40:59

언제 들어왔는지 탕비실 문 앞에 서서 일부러 문을 노크하며 인기척을 낸 차지웅 팀장이 나은을 바라보고 있었다.

"괜찮습니까?"

"아. 네.. 괜찮습니다"

바지 주머니에 한 손을 찔러 넣고 서 있던 차팀장이 나은에게 다가왔다.

그러더니 주머니에서 막대 사탕 하나를 꺼내 내밀었다.

"기분 안 좋을 때, 도움이 되더라고요"

포도맛 막대 사탕을 가만히 바라보던 나은이 두 손을 내밀어 받았다.

"감사합니다"

"이거 다 먹고 나와요"

그 말을 남기고 탕비실을 벗어난 차팀장의 뒷모습을 나은이 멍하니 쳐다 보았다.

손에 쥐어진 포도맛 막대 사탕을 보는데, 찌르르 가슴이 아파왔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데, 떠올리고 싶지 않은데,

나은의 기분이 안 좋을 때마다 딸기맛 막대 사탕을 까서 입에 넣어주던 선우의 손길이, 미소 짓던 얼굴이 생각나 버렸다.

선우가 사라지고, 쳐다도 보지 않았는데..

"포도맛이니까.. 딸기맛 아니니까.."

합리화를 하고는, 막대 사탕을 까서 입에 물었다.

***

"오늘 저녁에 회식 있는 거 다들 아시죠?"

차팀장의 목소리에 김민석 대리가 물었다.

"오늘도 삽겹살 인가요 팀장님?"

"오늘은 특별히 안나은 과장 환영회를 위한 회식이니까... "

팀원들의 눈빛이 반짝 거렸다.

그 모습을 보고 차팀장이 웃음을 머금었다.

"제가 쏠게요 소로 갑시다!"

"예!!"

"우와!"

"안과장님 감사합니다~"

한 것도 없는데 감사 인사를 받으려니 민망한 나은이,

"그러엄~ 2차는 제가 쏩니다!"

"와!!"

어느새 에너지 넘치는 나은으로 돌아와 있었다.

차팀장은 그런 나은을 보며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큰 일을 겪고 아직도 많이 힘든 상황이었지만, 나은은 회사에서 만큼은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팀원들을 대했다.

전략기획팀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나은의 이런 성격 때문에 팀원들과도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

단 한 명, 노정은 과장을 제외하고서.

손차장이 업무 보고를 위해 팀장을 따라 팀장실로 들어가자, 기다렸다는 듯 비아냥 거리는 노정은 과장이었다.

"아니, 본인 환영회라는데, 돈 제일 많은 사람이 2차가 뭐야? 팀장님 무리하시겠네"

그 때, 그새를 못 참고 정보통 박송현 대리가 끼어들었다.

"근데, 우리 팀장님 꽤 잘 산다고 하던데요? 그 정도로 무리가 되진 않을텐ㄷ.."

"입 다물어!"

짜증 섞인 말투로 박송현 대리에게 뇌까리자 합! 하고 입을 다물고 쭈그러드는 박대리였다.

제 자리에서 일어나, 건너편 사선에 앉아 있는 노정은 과장을 바라보고 선 나은이 물었다.

"근데, 내가 돈이 많은지 노과장님이 어떻게 알고 그런 말을 하죠?"

모두가 알고 있지만, 절대 입 밖으로는 꺼내지 못하는 말.

전 회장님의 딸이자 현 회장님의 사촌 동생인 안나은이지만, 누구도 회장님의 '회' 자도 꺼낼 수 없었기에 나은의 질문에 팀원들의 눈이 커졌다.

"하! 안과장. 은근 뻔뻔하네? 여기서 모르는 사람이 어딨다고"

"뭘요?"

지지 않고 노과장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하는 나은이 기분 나빴는지 노과장의 눈빛에 잔뜩 짜증이 서렸다.

"뭘요 라니? 사람 놀려? 여기에 안과장 전 회장님 입양딸인 거 모르는 사람 있어?"

".....!"

순간, 싸 해진 분위기에 팀원들은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용기 있네요. 그런 말을 입 밖으로 쉽게도 내 뱉으시고?"

"뭐?"

"좀 궁금하네요. 그걸 아는 노과장님은 어디에 믿는 구석이 있어서 이렇게 날 함부로 대하는 걸까요?"

노과장의 큰 목소리가 팀장실까지 들렸는지 급하게 보고를 마무리 한 손차장이 팀장실에서 뛰쳐나왔다.

"뭐하는 겁니까 회사에서!"

손차장의 성난 목소리에 나은은 죄송하다 말하고 조용히 자리에 앉았고, 상황은 종료됐다.

***

[한우한우]

고기 굽는 소리와, 팀원들의 활기찬 목소리가 뒤섞인 한우 구이 집 좌식 룸.

상석을 제외하고, 좌식 테이블에 둘러 앉아 가까이 있는 사람들 위주로 잔을 부딪혔다.

오늘의 주인공인 나은은 상석을 바라보는 자리에 앉히고, 그 옆엔 차팀장이, 상석 옆자리엔 손차장이 자리를 잡았다.

"제가 구울게요"

직접 고기를 굽고 있는 차팀장을 향해 나은이 말했지만, 차팀장은 넘겨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안과장. 팀장님은 직접 구운 고기만 드세요. 그러니까 편하게 들어도 돼요"

손차장의 말에 차팀장이 웃으며 잘 구워진 소고기를 나은의 접시에 놓아 주었다.

"많이 먹어요"

"넵! 감사합니다. 그런데요 팀장님.."

"네"

"저는, 살짝만 익혀서 레어로 먹는 스탈이라..."

차팀장의 손이 멈췄다.

귀가 밝다고 했던 박송현 대리가 빼꼼 고개를 내밀며

"우와 과장님 저랑 비슷한 과 이시네요? 소고기는 레어죠!"

하고 외쳤다.

한바탕 웃음이 터지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데, 팀장님. 총괄 부장님은 언제 쯤 오세요?"

손차장의 말에, 이번에는 나은의 손이 멈췄다.

비어진 상석을 보며, 혹시나 했는데...

나은은 침을 꼴깍 삼키고, 마음을 굳게 다잡았다.

"그쵸? 총괄 부장님 오시는 거 맞죠? 어쩐지~ 상석이 비워져 있다고 했어요~ 나 완전 떨려~"

"엄청 잘생기셨다던데?"

"젊고 잘생겠는데, 뇌까지 섹시해~ 진짜 대박"

잔뜩 기대하는 목소리로 말하는 대리들과 이민경 사원의 목소리에도 나은은 웃지 못했다.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려오고, 천천히 룸의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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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주 선 우리   155. (완결) 속도보다 방향

    강선정의 입술이 파르르 떨리며 어금니를 사리 무는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밟은 건 사실이나, 상해를 가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일부러 밟으셨나요? 왜 그러셨나요? 대응할 변호인은 선임하셨습니까?=> 현재 오랫동안 몸담았던 기획사에서 계약 해지를 요구받았다고 하는데 변호인은 개인적으로 선임하실 계획입니까?=> 녹화 당시 스텝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얘기가 있던데 사실입니까?=> 누출된 동영상에서 감희서씨 노래할 때 표정 관리가 안 되시던데 질투가 나셨습니까?결국, 강선정은 눈물만 뚝뚝 흘리다 어떠한 변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기자회견장을 떠나야 했다.***이준과 함께 소파에 앉아 기자회견을 보고 있는 희서의 마음은 복잡했다.자신이 피해자이긴 했지만, 사건은 몸을 부풀려 큰 이슈를 낳았고, 결국 한 사람은 연예계를 떠나게 되었다.며칠 전 엄마의 기일 날은. 단호하게 말리는 아버지 때문에 본가에 가지도 못하고, 결국 작년처럼 올해도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했다.분명히 자신의 잘못은 없었지만, 모든 결과에 대해 그녀는 실체 없는 죄책감에 시달렸다.그때, 커다란 손이 희서의 정수리 위에 올려지며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러지 않아도 돼 감희서""...응?"희서가 흔들리는 눈빛으로 이준을 올려다보았다."네 책임 아니야. 네가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고.."순간 배에서부터 뜨겁게 올라오는 그 무언가에 희서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촉촉하게 눈만 적셔갔다.이준은, 희서를 가만히 안아주었다.한참을 안고 있던 이준이 살며시 몸을 떼고 말했다."오늘은, 본가에 가봐야 할 것 같아.""응...."이준은 일주일이 넘도록 본가에 가지 않았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비서를 통해 전달받았고, 매일같이 몰아쳐 오는 이슈에 발까지 다친 희서를 혼자 둘 수 없어 그 옆을 지켰다.그런데 오늘은 꼭 해야 할 일이 있었다.부모님을 직접 찾아 뵈어야 하는 일이었다.*늦은 오후, 이준은 본가로 돌아갔다.매일같이 부모님과 통화를 했고, 가끔 본사로 넘어가 아버지

  • 마주 선 우리   154. (외전21) 큰일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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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늦게 잠에서 깬 희서는 이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순간 두려움이 밀려왔다.얼른 침대에서 내려와 문을 열었는데, 거실 탁자 앞에서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적으며 집중하고 있는 이준의 모습이 보였다.그제야 가슴을 쓸어내리며 조용히 이준의 곁으로 조심히 걸어갔다.아픈 발 때문에 걸음이 어색하니, 커진 발소리에 이준이 고갤 들고 희서를 바라보았다."깼어?"막, 메일을 전송한 이준이 소파에 올라와 앉으며 두 팔을 벌렸다."이리 와 봐"희서가 바로 앞까지 다가가자 이준이 희서를 제 무릎에 앉히곤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었다."오늘 오후에 기사 하나가 나갈 거야""응? 기사?""아침부터, 너 녹화 중에 다친거랑, 너와 나의 관계에 대해 추측하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어""정말?"놀란 희서가 허리를 세우며 이준을 바라보았다."너와 내가 연인 관계라는 기사가 나갈 거야. 우리 부모님께도 말씀드렸고, 너희 회사 대표님과도 얘기했고"눈이 커진 희서가 아무 말도 못 하고 이준을 멍하니 쳐다보았다."알고 있었지? 강선정이 일부러 그런 거""아....""네 뒤에 내가 있다는 걸 알아야 순순히 나올 거야""어떻게 알았어?..."이준이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말했다."그냥, 보였어"보호받고 있는 느낌. 생소한 안정감이었다.희서는 울컥 차오르는 가슴에 이준의 목을 끌어안았다."고마워..."그런 희서의 몸을 끌어안고 이준이 낮고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연한 거지. 내 애인인데..""힝..."결국 울음을 터뜨린 희서가 귀여워 이준은 희서를 꼭 힘주어 안아주었다.*그 날 오후, 이준의 말대로 두 사람에 대한 기사가 터지고, 희서의 휴대전화는 끊임없이 울려댔다.결국 전원을 꺼 놓을 수밖에 없었다.이준은, 희서의 회사 대표와 함께 강선정 회사 대표를 만나고 오겠다고 말한 뒤 저녁에 잠시 집을 나섰다.***=가수 감희서. 아론 그룹 황태자 안이준과 열애 중=-[아론 그룹] 측에서 공식 입장을 통하여 안이준 부사장과 가수 감희서가 좋은

  • 마주 선 우리   152. (외전19) 이거 꿈이야?

    정확한 안이준은, 딱 10분이 지나자 침대에서 내려왔다.거실에 널브러져 있던 옷들 중 제 바지를 주워 입고, 나머지 옷들은 차곡차곡 개어서 소파 위에 올려두곤 주방으로 향했다.바쁜 스케줄에도 시간이 있을 때마다 집에서 음식을 해 먹는지 냉장고 안은 생각보다 쓸만한 재료들이 채워져 있었다.이준이 음식을 하는 동안, 희서는 매니저가 병원 건물에서 구입해 온 방수커버를 깁스 위에 씌우고 조심히 걸어 욕실로 들어갔다.거울에 비친 얼굴을 보는데 번진 화장에 소리를 지를 뻔했다.이런 모습으로 이준이와 마주 보고 있었다니...민망함에 얼굴에 확~ 열감이 올랐다.*욕실을 나와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희서가 조심히 걸어 주방으로 건너갔다.잘 잡힌 근육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맨살 위에 앞치마를 한 그의 뒷모습은 희서의 심장을 바닥으로 추락시킬 뻔했다.인기척을 느꼈는지 이준이 하던 일을 멈추고 희서에게 다가가 몸을 부축해 주었다.안전하게 식탁 의자에 앉힌 후 다시 야채를 볶고 있는 그의 뒷모습이 너무도 섹시해서 저도 모르게 입술을 말아 잡았다.[맛있는 밥이 완성 되었습니다]밥솥에서 흐르는 익숙한 소리가 오늘따라 왜 이렇게 설레게 들리는지 모를 일이다.잠시 후.."와...""너무 오래 걸리면 안 될 것 같아서 오므라이스로 했어"너무도 예쁜 때깔의 계란 이불을 보고 희서는 감탄하며 입을 벌렸다."이렇게 요리를 잘하는 지 몰랐어."미소를 지으며 마주 보고 앉은 이준이 순간 눈을 가늘게 뜨며 희서를 바라보았다."감기 걸리게 머리를 왜 안 말리고 나왔어?""어?...아.."평소에는 잘 말리는데, 그냥 네가 빨리 보고 싶어서 패스하고 나왔어.. 라는 말이 차마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아 머뭇거렸다.이준은 희서를 일으켜 화장대 앞으로 데리고 가 앉혔다."빨리 말리고 가서 먹자. 이 봐 머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잖아"급기가 드라이기를 들고 직접 머리를 말려주는 이준이었다.놀란 희서가 눈을 크게 뜨고 거울 속에 비치는 이준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이

  • 마주 선 우리   151. (외전18) 성격 겁나게 급한 감희서

    결국은 들켜 버렸다. 안이준의 생일을 오래도록 비밀번호로 사용하던 저를 말이다.새빨개진 얼굴은 곧 다시 아래로 아래로 쥐구멍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그러다 멈칫.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이 굳어버렸다.커다란 손이 조그마한 그녀의 정수리에 내려지자, 저도 모르게 볼륨이 올라간 심장 소리와 함께 울컥함이 코끝을 때렸다.가만히 올려둔 그의 큰 손이 "다 알아.." 하고 얘기 해 주는 것 같아서..."성격 겁나게 급한 감희서. 오늘은 끝까지 내 말 좀 들어 봐"희서는 고갤 들지 못했다. 그저,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 뿐."내가 어제 너에게 미안하다고 했던 건... 이렇게 예쁜 널 이제야 알아본 게 속상해서.. 너무 오래 돌아온 것 같아서...""..!""염치없지만, 이젠 내가 너한테 좀 매달려야 할 것 같은데.."후두둑.대리석 바닥에 투명한 액체가 연속으로 쏟아지는 걸 보면서도 희서는 손을 들어 눈물을 닦아 낼 수조차 없었다."어떻게. 넌 좀 더 도망 다녀 볼래? 아니면 빨리 포기하고 나한테 올래?"가는 어깨가 떨려오자 이준의 가슴이 뻐근해져 왔다.더는 한계였다.그녀의 머리 위를 쓰다듬는 손을 그대로 둔 채, 천천히 몸을 낮춰 반 무릎을 하고 앉았다.그녀는 아직도 고갤 들지 못하고 바보같이 울고만 있었다."얼굴 좀.. 보여주면 안 되나?"애가 탄 그의 목소리에 희서는 재빠르게 두 손으로 얼굴을 정리한 후 천천히 고갤 들었다."아!"이렇게 가까이에 그의 얼굴이 있을지 몰랐다.당장 입술이 붙어도 이상하지 않을 거리에서 그녀의 두 눈을 바라보는 이준의 타는 눈빛에 희서는 입이 벌어졌다."응?...대답은?"또다시 질문을 던지는 그의 동공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자 희서 또한 더는 망설일 수 없었다.눈물 때문에 목이 메어 목소리 대신 작게 고갤 끄덕였다.그제야 안심한 듯 길게 휘어지는 그의 두 눈과, 유한 호선을 그리는 그의 입술이 눈에 들어왔다."그럼...흡"성격 겁나게 급한 감희서.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입술부터 붙여

  • 마주 선 우리   150. (외전17) 비밀번호

    주눅이 든 채 뒤따르는 매니저의 어깨가 한없이 작아졌다.저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희서에게만 유난히 다정하다는 것을 아직은 눈치채지 못한 듯하다.병원 엘리베이터가 지하주차장에 도착하자, 매니저가 얼른 차를 가까이 이동해 왔다.그러자, 이번에도 이준은 희서를 번쩍 안아 들었다.그리곤, 희서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얌전히 안겨 있어"결국 희서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이준이 이끄는 대로 안겨 차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어제 그렇게 먼저 전화를 끊어버리고 혼자 한참을 울었는데, 다시는 이준과 마주 볼 일은 없을 거라 여겼는데..지금 이 상황들이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다.*희서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한 매니저는, 이젠 자연스럽다는 듯 희서를 안아 들고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이준의 뒤를 따랐다.도착한 엘리베이터에 오르자마자 희서가 층수를 누를 수 있도록 몸을 기울여 주자, 17층 버튼에 불이 들어왔다.매니저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오르고 곧 문이 닫혔는데."왜...."당황한 매니저가 흔들리는 눈으로 이준의 발을 내려다 보았다.닫히고 있는 문 사이에 매끈한 명품 구두가 껴있었고, 곧 문은 다시 활짝 입을 벌렸다."매니저님은 회사에 가셔서 스케줄 조정하셔야죠""네?""4주 동안 깁스해야 한다잖아요. 무리하면 안 되는데 스케줄을 강행하실 건가요?""아!"그러더니 이준이 엘리베이터 밖을 향해 턱짓을 했다.잽싸게 밖으로 뛰어나간 매니저와, 어쩔 줄 몰라하는 희서를 안은 채 태연한 자세로 서 있는 이준이, 문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았다.때마침 다시 닫힌 문 사이로 이준이 미소를 지으며 작게 고갤 숙였다.결국 문이 닫히자, 매니저의 얼굴은 그제야 환해졌다."와... 웃었다. 날 싫어하는 게 아니었어"***"오픈~"현관문 앞에 선 이준이 시원한 목소리로 오픈을 외치자, 희서가 머뭇거렸다."저..이준아..""씁~ 오픈"희서는 결국 도어록 비밀번호를 하나 하나 찍어가기 시작했다.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천천히 번호를 누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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