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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9화

Author: 은광수
식사를 마친 뒤, 네 사람은 허다미를 배웅했다.

진윤재는 화가 나고 심기가 뒤틀렸지만 도무지 그 화를 어디에 풀 수 없어 테이블에 화풀이했다.

“젠장. 대체 뭔데? 정수호 대체 뭐 하는 자식이야? 어떻게 다미 누나를 불러왔어?”

“화 풀어.”

방용준이 말했다.

“어떻게 풀어? 이미 그 자식 반 죽여놓으려고 준비 다 하고 있었는데. 이제 다미 누나가 끼어들었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됐잖아.”

“그럴 리가? 다미 누나가 아까 말했잖아. 오늘 밥만 먹고 다시 J시로 돌아간다고.”

“그런데... 그러니까 네 말은 다미 누나가 떠나면 그때 다시 손쓰자는 말이야?”

진윤재가 물었다.

그러자 방용준이 얼른 대답했다.

“난 그런 말 한 적 없어. 다미 누나가 왔을 때는 약속 지켰다가 떠나지 마자 일을 벌이면, 누나를 안중에 두지 않는다는 뜻이잖아?”

“그럼 무슨 뜻인데?”

진윤재는 어리둥절했다.

그때 문준림이 다가와 말했다.

“방용준 말은 이제부터 더 이상 나서지 말자는 뜻이야. 버러지 하나 때문에 다미 누나한테 밉보여서 좋을 건 없잖아.”

“그럼 이대로 그냥 넘어가라고?”

진윤재는 도무지 속이 내려가지 않았다.

문준림은 웃으며 진윤재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윤재야, 용준이 말은 우리가 나서지 말라는 뜻이지, 다른 사람이 나서지 말라는 뜻은 아니야.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어?”

진윤재는 큰 깨달음을 얻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 알겠어...”

말을 마친 세 사람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씩 웃었다.

그때 진윤재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런데 다미 누나 능력은 너희들도 다 알잖아. 내가 다른 사람을 찾는다고 해도 누나가 나서서 조사하면 결과는 똑같잖아?”

“그러니까, 조심하라는 거야. 아무런 덜미도 잡히지 않게 하면 더 좋고.”

방용준이 귀띔했다.

진윤재는 머리를 긁적거렸다.

“너무 어려운데.”

“어렵지 않아. 우리한테 책사가 있잖아.”

방용준은 말하면서 연시우를 바라봤다.

진윤재는 그가 가리키는 사람이 연시우라는 걸 깨닫고 표정이 이상해졌다.

“이 책사는 못 쓰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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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다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는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았다.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으니 기회만 기다리면 된다.그 기회는 바로 나와 윤지은의 결혼식이었다.허다미가 나타난 뒤로 연시우를 포함한 네 명은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않았다.나도 그 덕에 한동안은 편히 지낼 수 있게 되었다.이제 김진호도 가게에 출근하는데, 매일 할 일이 없어 막일을 하고 있다.다만 우리는 거의 대화하지 않기에 싸우는 일도 없었다.현재 모두의 목적은 오직 하나, 바로 돈을 버는 것이다. 시간은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 곧 윤지은과의 약혼식 날이 다가왔다.윤씨 집안 식구들은 약혼식장을 강북의 한 대형 호텔로 잡고, 모든 비용을 윤씨 집안에서 부담했다.우리 부모님도 모아둔 돈이 있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겠다고 했지만, 윤해철은 기어코 거절했다.“사돈, 우리 이제 곧 한 가족이 될 텐데, 너무 격식 차릴 필요 없어요.”“그런데 마음이 안 내켜서 그래요.”어머니가 말했다.그러자 이영미가 웃으며 말했다.“안 내킬 거 뭐 있어요? 저랑 우리 이이는 그런 거 안 따져요. 우리는 바라는 거 없어요, 그저 두 아이가 잘 살기만 하면 돼요.”사실 이영미는 겨우 딸을 시집보낸 사실에 안도했다. 그러지 않으면 평생 데리고 살아야 하나 걱정했었다.그런데 이제 딸을 데려갈 사람이 생기니 기쁠 수밖에 없었다.얼른 딸을 시집보내면, 걱정도 덜 수 있고 말이다.물론 이영미는 이 말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나는 오늘 슈트 차림에 머리까지 멋지게 세팅했다.“정수호, 너 완전 멋진데?”민우는 나를 보며 눈을 반짝였다.“너도 슈트 입으면 멋있어.”“젠장. 네 모습을 보니 나도 얼른 결혼하고 싶다.”민우는 마음이 근질근질했다.나는 민우더러 얼른 날짜 잡으라고 재촉했다.우리가 한창 웃고 떠들 때, 연승호가 걸어왔다.“정 사장, 축하해.”“고마워.”우리는 현재 연승호와 협력 관계라, 그가 올 수 있다면 당연히 환영이다.준비를 마친 뒤, 나는 윤지은을 찾아갔다.나는 윤지은의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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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문에 나는 더 이상 이 일을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사실은 내가 가장 믿을 수 없었던 방향으로 흘러갔다.허다미는 이튿날 또 내 앞에 나타났는데, 이번에는 아예 제 발로 천수당에 찾아왔다.서로 눈이 마주친 순간 우리는 깜짝 놀랐다.“너였어? 헐!”허다미는 짜증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나 역시 허다미를 싫어 하는 티를 팍팍 냈다.“여긴 왜 왔어요?”“젠장. 그 망할 계집애가 말한 사람이 그쪽인 줄 알았으면 죽어도 안 왔을 거야.”“말끝마다 망할 계집애라고 하는 거 좀 고칠 수 없어요?”“내가 무슨 말 하는지 그쪽과 무슨 상관인데?”허다미는 목소리가 너무 커 가게 직원 전부가 나를 쳐다봤다.나는 그런 그녀를 상대하기 귀찮아 아예 뒤돌아 자리를 떴다.“거기 서!”허다미는 이내 나를 따라왔다.“유미랑 무슨 사이야?”“친구요.”“어떤 친구? 잤어?”‘헐.’‘이 여자가 미쳤나?’나는 얼굴빛이 어두워졌다.“트집 잡으러 왔어요?”“호섭 씨 대신 물어보러 온 거야.”허다미의 입에 발린 소리에 나는 어두운 얼굴로 대꾸했다.“미친.”말을 마치고 떠나려는데, 허다미가 또다시 나를 잡았다.허다미는 목적에 달성하지 못하면 포기를 모르는 여자였다.나는 끝내 화를 냈다.“대체 원하는 게 뭐예요?”허다미는 내 멱살을 덥석 잡았다.생각지도 못한 행동에 나는 깜짝 놀랐다. 나는 그동안 수많은 여자를 본 적 있지만, 허다미처럼 이렇게 사나운 여자는 처음이었다.이건 여자가 아니라 남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 가게 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서 우리를 쳐다봤다.나는 다급히 허다미 손을 쳐냈다.나는 일을 크게 만들어 장사에 영향 주고 싶지 않았기에 얼른 뒤돌아 위층으로 올라갔다.허다미는 그런 내 뒤를 바싹 따라붙었다.사실 나는 허다미가 큰 사고라도 칠까 봐 일부러 그녀를 사무실로 끌어들인 거였다.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얼른 문을 닫았다.“입 다물어요!”나는 허다미가 말하기 전에 그녀의 말을 잘랐다.허다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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