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 connecter레트가 단단한 참나무 문틀을 주먹으로 내리칠 때마다 묵직한 진동이 내 등줄기를 타고 전해졌다. 쾅쾅거리는 굉음이 귓속을 끔찍하게 울렸다. 카펫이 깔린 바닥에 오도 가도 못하고 주저앉은 채, 나는 아랫배를 찢어발기는 듯한 끔찍한 경련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사방이 막힌 방안은 이미 내 몸에서 흘러나온 오메가 특유의 슬릭 냄새로 빠르게 채워지고 있었다. 방금 전 레트가 복도에서도 내 발정기 냄새가 진동한다고 윽박지르지 않았던가. 철두철미하게 지켜왔던 내 비밀이 완벽하게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빌어먹을 생물학적 변이 따위로 내 조직을 잃을 수는 없었다. 나는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억지로 놀려 맞춤 수트 재킷 안주머니를 뒤졌다. 플라스틱 약통을 꺼내 엄지손가락으로 하얀 뚜껑을 튕겨 열고는, 땀에 젖은 손바닥 위로 남은 실험용 억제제 네 알을 전부 부었다. 그리고는 단숨에 네 알을 입안으로 털어 넣고 침으로만 삼켰다. 목구멍 깊은 곳을 타들어 가게 만드는 끔찍하게 쓴맛이 났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렇게 과다 복용을 하면 간에 치명적이었다. 에반스 박사도 두 알 이상 복용하면 심각한 육체적 부작용이 따를 거라고 분명히 경고했었다. 하지만 지금 내겐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바닥에 손을 짚고 비명을 지르는 몸을 밀어 올렸다. 억지로 두 발로 서자 다리가 미친 듯이 후들거렸다. 레트가 다시 한번 문틀을 부서져라 내리치는 순간, 나는 비틀거리며 나무문으로 다가가 재빨리 금속 자물쇠를 돌렸다. 그가 정말로 경첩을 박살 내기 전에 문을 열어야 했다.
철칵, 소리와 함께 문이 활짝 열렸고, 극도로 분노한 표정의 레트가 방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내 바로 앞에 멈춰 선 그는 방 안을 가득 채운 짙은 공기가 감각을 덮쳐오자 날카롭게 숨을 들이마셨다.
"지금 네 놈한테서 발정 난 오메가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어, 보. 당장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해명해."
레트가 커다란 두 팔을 가슴에 꼬며 낮고 위험한 목소리로 추궁했다. 그는 다분히 의도적으로 자신의 알파 오라를 개방해 내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다. 내 안에 숨겨진 본능이 당장 무릎을 꿇고 그의 권위에 복종하라고 맹렬하게 비명을 질렀다.
나는 이를 꽉 악물고 나만의 알파 지배력을 억지로 끌어올려 그의 압박에 맞섰다. 똑바로 서 있기조차 버거워 벽에 등을 기댔다.
"난 오메가도 아니고, 지금 겪는 것도 자연적인 히트사이클이 아니야. 사흘 전 빈센트 로시가 동쪽 구역을 기습할 때, 그놈들이 극비리에 제조된 불법 합성 화학 가스를 살포했어. 알파에게서 히트사이클과 똑같은 증상을 유발하도록 특수 제작된 합성 호르몬 교란제지. 라이벌 조직의 보스를 모욕하기 위해 만든 수작질이라고."
레트는 슬레이트 블루 빛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 내 이마를 덮은 굵은 땀방울과 부자연스럽게 달아오른 두 뺨을 유심히 살폈다. 그가 한 걸음 더 다가와 내 개인적인 영역을 완전히 침범했다.
"카르텔 보스가 구역 다툼에서 이기려고 총알 대신 합성 페로몬을 쓴다는 개소리를 나보고 믿으라는 거냐? 옷이 흠뻑 젖도록 땀을 흘리며 기가 막히게 달콤한 냄새를 풍기고 있는 놈 치고는, 변명이 아주 작위적인데."
"믿고 싶은 대로 믿어, 레트. 하지만 내 몸은 지금 맹독성 화학 물질과 싸우고 있고, 이 독소를 해독하려면 물리적인 안정이 필요해."
나는 짐짓 태연하게 반박하며, 그가 내 거짓말을 눈치채기 전에 과다 복용한 억제제가 제발 효과를 발휘하기만을 간절히 기도했다.
그 순간, 약기운이 거센 파도처럼 혈관을 타고 퍼지며 속이 미친 듯이 뒤틀렸다. 인공적인 화학 차단제가 즉각적으로 슬릭의 달콤한 향기를 중화시키기 시작했다. 내 페로몬은 순식간에 생기가 쫙 빠진 완벽한 금속성 냄새로 변했고, 방 안의 공기는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내 체향이 급격하게 변하는 것을 알아챈 레트의 흉흉했던 얼굴에 짙은 당혹감이 스쳤다. 그가 다시 입을 열어 추궁하려던 찰나, 복도에서 묵직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게스트 하우스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온 세스와 딘이 방 안으로 들어와 즉시 레트의 양옆에 섰다.
나는 그들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모습을 보며, 그들의 움직임 속에 배어 있는 지극히 미묘한 친밀감을 눈치챘다. 딘이 찰나의 순간 레트의 허리 아래쪽에 가볍게 손을 얹었고, 세스는 딘의 팔에 어깨가 스칠 만큼 바짝 붙어 섰다. 그들은 완벽하게 하나 된 '팩(무리)'처럼 움직였다. 단순한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훌쩍 뛰어넘는, 아주 깊고 은밀한 관계를 맺고 있음이 분명했다.
"현관에서부터 고함 소리가 들리더군." 딘이 차분하게 말하며, 얇은 테 안경을 고쳐 쓰고는 창백하게 질린 내 얼굴을 살폈다. "이 방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레트? 복도 전체에 노골적인 공포, 인공적인 소나무 향, 그리고 뭔가 완전히 이질적인 냄새가 뒤섞여 진동하고 있는데."
"보의 말로는 최근 구역 다툼 중에 합성 호르몬 교란제에 노출되었다더군. 그 화학 물질이 히트사이클 증상을 모방하고 있다는 주장이야." 레트가 내 얼굴에서 단 한 순간도 시선을 떼지 않은 채 파트너들에게 설명했다. "불과 몇 분 전만 해도 믿을 수 없을 만큼 달콤한 냄새가 났는데, 지금은 페로몬에서 완전한 화학 약품과 쇳내만 나고 있어."
세스는 미간을 깊게 찌푸리더니, 평소의 공격적인 태도 대신 순수한 걱정이 담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한 걸음 다가왔다. 그가 문신이 가득한 커다란 손을 뻗어 내 이마에 손바닥을 부드럽게 얹었다. 예기치 못한 신체 접촉에, 불덩이 같은 피부를 타고 날카롭고 강렬한 감각이 꿰뚫고 지나갔다.
"불덩이야, 레트. 체온이 위험할 정도로 높고 심박수도 비정상적으로 빨라. 정말로 화학 독가스를 들이마신 거라면, 장기가 망가지기 전에 당장 찬물 욕조에 집어넣어야 해."
"도움 따위는 필요 없어."
나는 힘없는 목소리로 항변하며 세스의 손을 쳐내려 했다. 하지만 두 팔은 끔찍하게 무거웠고 내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극단적인 용량의 억제제가 내 타고난 생물학적 본능과 맹렬하게 싸우고 있었고, 그 내면의 전쟁이 내 모든 체력을 바닥까지 긁어가고 있었다. 시야가 흐릿해지더니, 마침내 무릎이 완전히 꺾여버렸다.
내가 바닥에 처박히기 직전, 세스가 내 허리를 단단히 낚아채더니 근육질의 두 팔로 내 몸 전체를 가뿐히 안아 올렸다. 갑작스럽게 허공에 붕 뜨자 나도 모르게 헉 숨을 들이켰고, 몸을 가누기 위해 본능적으로 그의 태평양 같은 어깨에 두 팔을 둘렀다. 타들어 가는 담배 향이 나를 완벽하게 감쌌다. 내 안의 복종적인 본능은 그의 단단한 가슴에 절박하게 기대고 싶어 했지만, 나는 기를 쓰고 뻣뻣하게 굳은 자세를 유지했다.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집이 세군, 보. 두 발로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면서 말이야." 세스가 부드럽게 속삭이며 침실을 가로질러 대리석 욕실로 향했다. "딘, 주방으로 가서 얼음물을 큰 물병에 가득 채워 와. 복도 수납장에서 깨끗한 수건도 몇 개 챙기고. 레트, 샤워기를 틀어서 물이 완전히 차가운지 확인해."
딘은 세스의 지시에 따라 즉시 몸을 돌려 방을 나갔고, 레트는 우리를 지나쳐 욕실 안으로 들어가 유리 부스 안의 은색 손잡이를 돌렸다. 일말의 언쟁도 없이 일사불란하게 상황을 통제하는 모습은 그들의 깊은 유대감을 증명했다. 내가 지금 서로를 완벽하게 신뢰하는 세 남자와 엮여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실감 났다. 세스는 나를 안고 욕실로 들어가 닫힌 변기 뚜껑 위에 조심스레 앉혀주었다. 그리고 내가 쓰러지지 않도록 커다란 두 손으로 내 어깨를 꽉 잡아주었다.
수압을 조절한 레트가 수트 소매에 튄 물방울을 털어내며 몸을 돌려 나를 내려다보았다. "네 중심 체온을 낮추는 걸 돕고, 오늘 밤내내 네 상태를 감시할 거다. 네가 말한 그 망할 독소가 몸에서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넌 절대 혼자 있을 수 없어."
"씻는 것쯤은 나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어."
나는 목을 옥죄는 짙은 은색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려 손을 뻗으며 억지를 부렸다. 하지만 굳게 매인 매듭 위로 손가락만 헛돌 뿐이었고, 나는 좌절감에 찬 한숨을 내쉬었다.
레트가 느릿하게 내게 다가오더니, 칼라를 쥐고 바들거리는 내 손을 부드럽게 떼어냈다. 그가 손을 뻗어 실크 넥타이를 직접 조심스레 풀어주었다. 그 과정에서 그의 손가락 관절이 다분히 의도적으로 내 달아오른 피부를 스치고 지나갔다. 느릿하고도 규칙적인 그 움직임은 가슴 속에 강렬한 기대감을 피어오르게 만들었다. 이 세 명의 알파들이 얼마나 끔찍한 수준의 인내심을 가졌는지 깨닫는 순간이었다.
"지금 넌 아무것도 혼자 할 수 없어, 보." 레트가 짙고 고요한 목소리로 속삭이며, 내 맞춤 셔츠의 위쪽 단추 세 개를 차례로 풀어 내렸다. "오늘 밤은 우리가 널 돌봐주마.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둬. 난 합성 가스 따위의 그 허접한 변명을 단 1퍼센트도 믿지 않는다는 걸 말이야. 네 녀석이 우리한테 대체 뭘 숨기고 있는지, 내 손으로 직접 낱낱이 파헤쳐줄 테니까."
레트가 단단한 참나무 문틀을 주먹으로 내리칠 때마다 묵직한 진동이 내 등줄기를 타고 전해졌다. 쾅쾅거리는 굉음이 귓속을 끔찍하게 울렸다. 카펫이 깔린 바닥에 오도 가도 못하고 주저앉은 채, 나는 아랫배를 찢어발기는 듯한 끔찍한 경련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사방이 막힌 방안은 이미 내 몸에서 흘러나온 오메가 특유의 슬릭 냄새로 빠르게 채워지고 있었다. 방금 전 레트가 복도에서도 내 발정기 냄새가 진동한다고 윽박지르지 않았던가. 철두철미하게 지켜왔던 내 비밀이 완벽하게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었다.빌어먹을 생물학적 변이 따위로 내 조직을 잃을 수는 없었다. 나는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억지로 놀려 맞춤 수트 재킷 안주머니를 뒤졌다. 플라스틱 약통을 꺼내 엄지손가락으로 하얀 뚜껑을 튕겨 열고는, 땀에 젖은 손바닥 위로 남은 실험용 억제제 네 알을 전부 부었다. 그리고는 단숨에 네 알을 입안으로 털어 넣고 침으로만 삼켰다. 목구멍 깊은 곳을 타들어 가게 만드는 끔찍하게 쓴맛이 났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이렇게 과다 복용을 하면 간에 치명적이었다. 에반스 박사도 두 알 이상 복용하면 심각한 육체적 부작용이 따를 거라고 분명히 경고했었다. 하지만 지금 내겐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바닥에 손을 짚고 비명을 지르는 몸을 밀어 올렸다. 억지로 두 발로 서자 다리가 미친 듯이 후들거렸다. 레트가 다시 한번 문틀을 부서져라 내리치는 순간, 나는 비틀거리며 나무문으로 다가가 재빨리 금속 자물쇠를 돌렸다. 그가 정말로 경첩을 박살 내기 전에 문을 열어야 했다.철칵, 소리와 함께 문이 활짝 열렸고, 극도로 분노한 표정의 레트가 방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내 바로 앞에 멈춰 선 그는 방 안을 가득 채운 짙은 공기가 감각을 덮쳐오자 날카롭게 숨을 들이마셨다."지금 네 놈한테서 발정 난 오메가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어, 보. 당장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해명해."레트가 커다란 두 팔을 가슴에 꼬며 낮고 위험한 목소리로 추궁했다. 그는 다분히 의도적으로 자신의 알파 오라를 개
나는 묵묵히 동의의 뜻으로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양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세스가 즉시 내 등 뒤로 바짝 붙어 걸었고, 딘은 내 오른쪽에 섰다. 레트가 앞장서서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카펫이 깔린 고요한 복도를 걷는 내내 완벽한 침묵이 맴돌았다. 나의 행동대장이 곁에 없다는 사실이 가슴을 지독히도 공허하게 만들었다. 전용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자 금속 문이 미끄러지듯 닫히며 좁고 밀폐된 공간 안에 우리 넷을 가두었다. 1층으로 내려가는 시간은 끔찍하게 길게만 느껴졌다. 나는 닳아 없어질 것 같은 신경줄을 부여잡으려 안간힘을 쓰며 엘리베이터 문 위의 디지털 층수 표시기에만 시선을 고정했다. 세 명의 알파를 쳐다보는 것조차 지금의 내겐 버거운 일이었다.호텔의 분주한 로비를 가로질러 갔지만, 그 누구도 우리에게 다가오려 하지 않았다. 트라이어드 놈들이 주변 공기 중으로 맹렬하고 공격적인 지배력을 미친 듯이 뿜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눈부신 오후 햇살 속으로 나서자, 육중한 장갑을 두른 검은색 SUV 세 대가 연석에 나란히 대기하고 있었다. 레트가 가운데 차량의 뒷문을 열고는 내게 먼저 타라는 듯 턱짓했다. 나는 널찍한 뒷좌석에 올라타 짙게 썬팅된 창문 쪽으로 몸을 완전히 붙였다. 이 어두운 유리가 아주 조금이나마 내 비밀을 지켜주기를 속으로 간절히 바라면서.세스가 곧바로 차에 올라타 내 바로 옆에 바짝 붙어 앉았다. 그의 굵고 근육질인 허벅지가 내 다리를 꾹 짓눌러왔다. 레트가 조수석에 앉고 딘이 운전대를 잡자, 무거운 차 문이 쾅 닫히며 완벽하게 온도 조절이 되는 실내에 우리를 고립시켰다.딘이 강력한 엔진에 시동을 걸고 육중한 차를 복잡한 도심 도로로 매끄럽게 합류시켰다. SUV 내부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깔끔했고 값비싼 가죽 냄새가 옅게 났지만, 세 남자의 체향이 순식간에 그 화학적인 냄새를 짓눌러버렸다.레트의 깊은 삼나무 향, 세스의 타들어 가는 담배 향, 그리고 딘의 날카로운 흙내음이 뒤섞여 공기 중에 숨 막힐 듯 빽빽한 알파의 지배력을 형성했다.
레트의 터무니없는 요구가 넓은 방안을 울렸고, 마호가니 테이블 위로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나는 그의 최후통첩이 가져올 절대적인 위험성을 빠르게 계산했지만, 정작 내 몸은 갑작스럽게 아랫배를 비틀어 쥐는 날카롭고 고통스러운 경련에 훨씬 더 신경이 쏠려 있었다. 나는 팔걸이에 팔을 기대는 척하며 왼팔 뚝으로 조심스레 배를 꾹 눌렀고, 고통이 얼굴에 드러나지 않도록 코로 아주 느리고 규칙적인 숨을 들이마셨다. 노스사이드 트라이어드의 본거지로 들어가는 것은 내가 철저히 숨겨온 비밀에 절대적인 재앙이나 다름없었다. 지배 성향이 극도로 강한 세 명의 알파와 그토록 가까이 지낸다면 억제제의 남은 약효마저 무용지물이 될 테고, 그 실패가 불러올 육체적 결과는 내 지위에 끔찍한 파국을 초래할 것이 뻔했다. 나는 누구에게도 내 현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직접 식사를 준비하고, 스스로 약을 관리하며, 내 주변 환경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독립적인 삶을 수년에 걸쳐 공들여 구축해 왔다. 그 일상적인 통제권을 넘겨준다는 것은 끔찍하리만치 두려운 일이었다.내가 제대로 된 대답을 생각하기도 전에, 다니엘이 거칠게 의자를 뒤로 밀쳐냈다. 나무 의자 다리가 두꺼운 카펫에 긁히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그는 훌쩍 일어서서 레트를 똑바로 노려보았다. 보호 본능이 평소의 프로페셔널한 태도를 완전히 압도해 버린 것이다. 다니엘과 나는 10대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고, 그는 내가 사생활과 엄격한 일과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우리 보스를 당신들 구역에 인질로 잡혀두게 내버려 둘 거라고 생각했다면, 단단히 미친 거군." 다니엘이 공격적으로 내뱉었다. 그는 페퍼민트 껌 씹는 것을 멈추고 이를 꽉 악물었다. "우리는 상호 구역 합병을 논의하기 위해 선의로 이곳에 왔는데, 당신들은 담보를 핑계로 보스를 가두려 하고 있어. 이건 파트너십이 아니야.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그 조건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어."세스가 즉시 커다란 창가에서 몸을 뗐다. 폭력을 행사하고 싶다는
세스의 추궁이 끝난 후, 널찍한 회의실 안의 침묵은 숨통을 조일 듯 무거워졌다. 내 곁에 선 행동대장 다니엘이 즉시 방어 태세를 취하며 몸을 움직였다. 나무문 쪽으로 당장이라도 뒷걸음질 치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나는 억지로 가죽 구두를 푹신한 카펫 위에 단단히 고정시켰다. 이 세 남자 앞에서 조금이라도 약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그랬다간 내 명성도, 나의 신디케이트도 철저히 무너져 내릴 테니까."이 호텔로 오기 전, 아침 내내 아주 아름다운 오메가를 만족시켜 주느라 시간을 보냈지." 나는 입가에 일부러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띠며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그녀의 타고난 향이 워낙 강렬했던 데다, 나를 제 침대에서 보내주려 하질 않더군. 그녀의 남은 페로몬이 자네 코끝에 거슬렸다면 사과하지, 세스."세스는 헤이즐넛 색 눈을 가늘게 뜨더니, 천천히 한 걸음 더 다가와 불쾌할 만큼 내 개인 영역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는 다시 한번 코로 숨을 깊게 들이마셨고, 어두운 색 티셔츠 아래로 벌어진 흉통이 크게 부풀어 올랐다. 내 변명을 완전히 믿는 눈치는 아니었지만, 그는 마침내 한 걸음 물러나며 짙은 문신이 새겨진 굵은 두 팔을 가슴 위로 꼬았다."네 아침 일과 따위엔 관심 없다." 레트가 낮고 위압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마호가니 테이블 상석에 앉아 있던 그가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 보는 빈 가죽 의자를 향해 턱짓했다. "앉아라, 보(Beau). 오늘 논의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 산더미다. 이런 시시콜콜한 잡담으로 낭비할 시간 없어."나는 동의의 의미로 가볍게 한 번 고개를 끄덕인 뒤, 육중한 의자 쪽으로 걸어갔다. 의자를 빼고 천천히 자리에 앉으며 꼿꼿한 자세가 한 치도 흐트러지지 않도록 다잡았다. 다니엘이 곧바로 내 왼쪽 자리에 앉아 윤이 나는 나무 테이블 위에 가죽 폴더를 내려놓았다. 나는 테이블 너머로 노스사이드 트라이어드를 지배하는 세 남자를 찬찬히 살폈다. 레트는 미동도 없이 앉아 슬레이트 블루 빛 눈동자로 내 모든 움직임을 하나하나 쫓고 있었다. 세
아랫배를 찌르는 날카로운 경련에, 침대 협탁의 알람이 채 울리기도 전에 번쩍 눈이 떠졌다. 앓는 소리를 내며 오른손 손바닥 아랫부분으로 배를 꾹 눌렀다. 둔탁한 통증이 가라앉기를 기다렸지만 고통은 허벅지 아래로까지 뻗어 나갈 뿐이었다. 내 몸이 나를 배신하려 드는 것도 벌써 사흘째 아침. 다가오는 히트사이클은 시간이 지날수록 무시하기 힘들 정도로 거세지고 있었다. 나는 땀에 흠뻑 젖은 몸에서 무겁고 짙은 색의 이불을 걷어내고, 억지로 몸을 일으켜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았다. 공포에 휩싸여 이성을 잃기 전에 서둘러 움직여야만 했다.차가운 침실 원목 바닥을 가로질러 인접한 안방 욕실로 곧장 향했다. 유리 부스 안으로 손을 뻗어 샤워기 온도를 가장 차가운 쪽으로 끝까지 돌렸다.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치솟아 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쏟아지는 물줄기 아래로 몸을 밀어 넣자 얼음장 같은 물이 달아오른 피부를 강타했다. 나는 축축한 타일에 이마를 기댄 채 가빠오는 숨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비누를 집어 들어 모공에서부터 스며 나오기 시작한 지나치게 달콤한 향기를 신경질적으로 벅벅 문질러 씻어낸 뒤, 내 본래의 페로몬을 숨기기 위해 늘 사용하는 코를 찌르는 인공적인 소나무 향의 바디워시를 온몸에 덧발랐다.물을 끄고 온열 건조대에서 두툼한 수건을 꺼내 머리를 닦았다. 대리석 세면대로 다가가 수납장을 열고, 쉐이빙 크림 뒤에 꽁꽁 숨겨둔 라벨 없는 호박색 약통을 꺼냈다. 지난주 에반스 박사는 이 실험용 억제제를 하루에 두 알 이상 복용하면 결국 간이 완전히 망가질 거라고 분명히 경고했다. 하지만 나는 절박하게 그 묵직한 흰색 알약 세 알을 손바닥에 털어 넣었다. 오늘만큼은 약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회의 중에 히트사이클이 터지는 끔찍한 일은 더더욱 허락할 수 없었다. 작은 유리잔에 수돗물을 받아 알약들을 목구멍 깊숙이 털어 넣고 급히 삼켰다. 세면대 가장자리를 꽉 움켜쥐고 거울 속 내 모습을 응시하는 동안, 혀끝에는 씁쓸한 뒷맛이 맴돌았다.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