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전부 잡아라. 반항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베어도 좋다!"그 순간, 무겁고 서늘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강유영은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한 중년 사내가 빠른 걸음으로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마흔 남짓 되어 보이는 나이에 각진 얼굴을 가진 사내는 뿜어내는 기세부터가 달랐다. 오랜 세월 윗사람으로 군림해 온 자 특유의 위압감이 묻어났다.이 자가 바로 진씨 가문의 가주, 진원인 듯했다.강유영은 상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진원은 음흉한 얼굴로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항간에 떠돌던 선량하고 인자한 가주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진원의 명이 떨어지기 무섭게 마당 안쪽에서 십여 명의 하인이 또 쏟아져 나왔다.그들은 하나같이 서슬 퍼런 무기를 들고 서유와 청란을 겹겹이 에워쌌다.두 사람이 무예가 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공격을 버텨내기는 버거웠다.서유와 청란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려지기 시작했다.강유영은 속이 타들어갔다. 무예도 할 줄 모르는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대체 무엇을 하려는 겁니까?"그녀는 진원을 향해 물었다.진원은 그녀를 힐끗 바라만 볼 뿐, 아무런 대답도 해주지 않았다. 처음부터 강유영은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였다.강유영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압도적인 인원 차이를 확인하자 절망감이 밀려왔다.우두머리를 잡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거리가 조금만 더 가까웠다면 서유와 청란이 진원을 인질로 삼아 하인들을 물렸을 것이다.하지만 진원은 노련했다. 멀찍이 물러서서 상황을 지켜보는 모습이 이런 짓을 벌이는 게 한두 번이 아닌 듯했다."청란, 가!"서유가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어깨로 날아드는 몽둥이를 피하지 않은 채, 손에 든 연검을 매섭게 상대의 가슴으로 찔러 넣었다. 치명적인 반격에 하인들이 주춤하며 포위망이 넓어졌다.어떻게든 청란이 빠져나갈 틈을 만들어주어야 했다.둘 중 하나라도 살아서 빠져나가 세자에게 소식을 전해야만 했다. 세자가 이 사실을 알고 구하러
양반가의 하인들이 이렇게 무례할 리는 없었다.게다가 문을 지키는 하인의 수가 비정상적으로 많았다.일행을 완전히 포위한 대형이었다.이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뿐이었다.진 부인이 한 말이 모두 거짓이라는 것. 진 부인은 이 집안의 딸이 아니었다.심장이 쿵쾅거렸다.강유영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고 손을 뒤로 뺐다."왜 안 가고? 어서 들어가야지."진 부인은 강유영의 손을 꽉 쥐고 억지로 안으로 끌어당겼다.강유영은 힘껏 그 손을 뿌리치고 몸을 돌려 밖으로 달렸다."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해!"그녀는 뒤로 도망치면서 오씨 어멈 일행을 불렀다.일행은 영문도 모른 채 곧바로 몸을 돌려 강유영의 뒤를 따랐다."잡아라!"부관이 굳은 표정으로 크게 소리쳤다.양옆에 대기하던 하인들이 순식간에 달려들어 일행을 에워쌌다.그와 동시에 대문 양쪽에서 누군가 문을 힘껏 밀었다. 대문이 큰 소리를 내며 닫혔다.강유영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양옆에서 하인들이 강유영의 팔을 낚아채더니 꼼짝도 못하게 만들었다.단비와 오씨 어멈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그녀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 뛰어들었다."그거 놓지 못해!"서유는 싸늘한 얼굴로 강유영의 팔을 붙든 하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건방진 것들! 감히 누구 몸에 손을 대느냐!"그녀는 날랜 몸놀림으로 단숨에 하인들을 쳐냈다.꼿꼿하게 강유영의 앞을 가로막은 서유는 싸늘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꼿꼿하게 선 그녀가 목소리를 높였다."청란!"어둠 속에 숨어 있던 청란도 마당으로 뛰어들었다.그는 장검을 뽑아들고 강유영의 앞을 막아서며 차갑게 읊조렸다.그 부름이 끝나기도 전에 어둠 속에 숨어 있던 청란이 마당으로 뛰어들었다."목숨이 아까운 줄 모르는군."그 광경을 본 진 부인은 깜짝 놀라며 뒷걸음질을 쳤다.강유영의 곁에 저런 무공 고수가 숨어 있을 줄은 몰랐다. 감쪽같이 기척을 숨기다니!강유영에게 저런 깊은 속내가 있었을 줄이야.병주까지 오는 십여 일 동안 진 부인은 저 사내를 단 한 번도 보지
청류는 세자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이제는 청운이 나설 차례였다. 청운은 그냥 세워만 두고 혼자 떠들 수는 없었다.청운 역시 말주변이 없기는 마찬가지라,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세자, 수하들을 풀어 알아보니 병주 사람들 모두 진씨 가문이 덕망 높은 집안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한참을 고민한 끝에 정무 이야기로 화제를 돌린 것이다."맞습니다."그 말을 들은 청류는 얼른 맞장구를 쳤다."진씨 가문은 조상 대대로 지부를 세 명이나 배출했고, 현재 가주인 진원 역시 과거를 통과한 후 돈을 내고 원외랑 벼슬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웃들도 그가 선행을 베풀기 좋아하여 다리와 길을 놓고, 빈민에게 죽을 나누어주며 가난한 선비들을 후원한다고 칭찬이 자자합니다. 현임 지부도 인자하고 후한 분이라 칭찬이 자자하고, 현지 백성 중에는 그를 살아있는 보살님이라 부르는 자도 있습니다. 세자, 혹시 저희가 찾은 단서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요?"듣자 하니 진씨 가문은 평판도 좋고 은자도 부족하지 않아 보였다. 공부에서 빼돌려진 하천 공사 대금 수십만 냥을 탐했다기엔 앞뒤가 맞지 않았다.조원철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그것 말고 다른 이상한 점은 없더냐?"그는 자신이 찾아낸 단서가 틀렸을 리 없다고 확신했다."있습니다."청운이 잠시 생각하다 대답했다."홍수가 날 때마다 진씨 가문에서는 선행을 베푸는데, 수재가 지나고 나면 제사를 올린다고 합니다. 현지 백성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습니다."이는 공부에서 사라진 은자와 분명 관련이 있었다. 그 은자는 제방을 수리하고 인부들의 품삯을 치르는 데 쓰일 돈이었다."더 자세히 조사하거라."조원철이 지시했다."진씨 가문에서 오래 일한 하인들을 찾아서 알아보거라."그들의 입에서 새로운 단서를 캐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예."청운과 청류는 곧바로 명을 받들었다.마차가 푸른 돌이 깔린 길을 지나, 붉은 칠을 한 대문이 달린 웅장한 저택 앞에 멈춰 섰다.휘장 틈새로 위풍당당하게 쓰여진
보아하니 오씨 어멈을 내치기는 쉽지 않을 듯했다.병주, 여의 객잔.조원철은 창가에 앉아 무심한 얼굴로 밖을 지나는 행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청운은 그의 곁에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잠시 후, 청류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청운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창가의 조원철은 조각상처럼 미동조차 없었다.청류는 그의 안색을 살피더니 마른침을 삼키고는 고개를 숙인 채 작은 소리로 보고했다."세자, 아씨께서 길을 떠나신 지 며칠 되었습니다."소식을 알아보러 갔다가 이제야 알게 된 참이었다.조원철이 길을 나선 지 며칠 지나지 않아 강유영 역시 움직였다."이곳으로 오고 있느냐?"조원철은 마침내 고개를 돌려 청류를 바라보며 물었다.짙은 눈동자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 그저 차갑고 무심할 뿐이었다."예. 진 부인과 함께 오고 계십니다."청류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실대로 답했다."청란도 따라오고 있느냐?"조원철이 다시 물었다.청류는 그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답했다."예, 안 보이는 곳에서 아씨를 호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아씨의 사람이 되기로 작정했는지 이쪽으로는 아무런 소식도 전하지 않았습니다.""청란은 아씨 수하로 들어갔으니 굳이 우리에게 소식을 전할 필요가 없지."곁에 있던 청운이 거들자, 청류는 그를 힐끗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또 누가 있느냐?"이어지는 물음에 청류는 전해 들은 소식을 빠짐없이 보고했다."오씨 어멈과 단비, 서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진 부인의 시녀가 한 명 있는데 이름은 잘 모르겠습니다."보고를 들은 조원철은 아무 말 없이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눈빛이 짙게 가라앉았다.청류는 끝내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물었다."세자, 혹시 아씨께서 오실 줄 미리 알고 계셨습니까?"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딱 들어맞게 일을 안배할 리 없었다.청란을 내어준 것도 먼 길을 떠나는 강유영을 안전하게 호위하기 위함이었다.지난번 호주로 갈
"어머니……."강유영은 그제야 곁에 어머니를 두고 무의식적으로 오씨 어멈을 불렀음을 깨달았다.분명 서운하셨을 것이다.그녀는 조심스러운 눈빛으로 진 부인을 살폈다.진 부인은 제법 너그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주종 간의 정이 이리도 깊으니 모녀 사이보다 낫구나. 오씨 어멈, 오랜 세월 나를 대신해 유영이를 보살펴 주어 진심으로 고맙네.""부인,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제 본분인걸요."오씨 어멈은 강유영의 등을 가볍게 다독이며 고개를 숙였다.어쩐지 진 부인의 심기가 불편해 보였다."어멈, 방에 돌아가 주무세요. 어머니가 계시니 저는 이제 괜찮습니다."강유영은 몸을 바로 세우고 오씨 어멈의 손을 잡아주며 말했다.진 부인이 불쾌해할까 염려스러우면서도, 오씨 어멈이 상처받을까 걱정되었다."예. 부르실 일이 있으면 언제든 부르십시오. 이만 물러가겠습니다."오씨 어멈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올리고 밖으로 나갔다.아씨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에 서운한 내색은 하지 않았다. 그저 또 천둥이 쳐서 놀라지 않을까 걱정일 뿐이었다."어미가 여기 있을 테니 두려워할 것 없다."진 부인은 오씨 어멈이 방금 앉았던 자리에 걸터앉아 강유영의 손을 다독였다.때마침 번개가 번쩍이더니 다시 천둥이 치기 시작했다.강유영은 깜짝 놀라 심장이 쿵쾅거렸으나, 진 부인에게는 오씨 어멈만큼 마음을 열지는 못했다. 그녀는 이불만 꽉 쥔 채 억지로 평정을 유지했다.진 부인은 곁에서 그녀를 한참을 다독였다.잔뜩 겁을 먹은 강유영은 대답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혹여 거리를 둔다고 오해할까 신경이 쓰여 일순간 어색한 공기가 맴돌았다.다행히 천둥은 몇 번 더 울리다 멎었다. "어머니도 침상에 누워 쉬세요. 전 이제 괜찮습니다."강유영은 먼저 입을 열었다.진 부인은 침상에 올라 반대편에 몸을 기댄 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어머니, 뭐가 언짢으십니까?"강유영이 걱정스레 물었다."아니다."진 부인은 고개를 저으며 서글픈 미소를 지었다."그저 회한이 밀려
강유영이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운귀 객잔이라는 네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푸른 기와를 얹은 목조건물 앞에는 아직 불을 켜지 않은 등불 두 개가 걸려 있었다. 그리 번듯해 보이지는 않았다.하지만 이토록 작은 마을에 이런 객잔이라도 있는 게 어디인가 싶었다.강유영은 서유의 부축을 받으며 마차에서 내렸다.푸른 돌을 깐 바닥은 축축하게 젖어 곳곳에 물웅덩이가 고여 있었다.강유영은 몸을 돌려 진 부인을 부축했다."어머니, 조심해서 내리세요."진 부인은 강유영의 곱고 아리따운 얼굴을 빤히 보았다. 매사에 세심하고 다정하게 챙겨주는 모습을 보자니 또다시 속으로 한숨이 나왔다.정말 이런 다정한 딸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객잔은 규모가 작아 남은 객실이 두 칸뿐이었다.강유영은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진 부인과 한 방을 쓰고, 오씨 어멈 일행이 나머지 방을 쓰면 딱 맞았다.평소 남과 한방을 쓰는 것을 꺼렸지만, 밖에 나온 이상 적당히 맞추며 지내야 했다. 너무 유난을 떨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오씨 어멈 일행도 불만은 없었다.여독이 쌓인 탓에 저녁 식사를 마치자마자 강유영과 진 부인은 침상에 기대어 까무룩 잠이 들려 했다.강유영은 타인의 손길이 닿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명색이 친어머니라지만 아직 지나치게 가까이 붙어 있는 것은 영 익숙하지 않았다.다행히 진 부인도 비슷한 모양이었다.두 사람은 이불을 각자 하나씩 덮고, 한 명은 동쪽, 한 명은 서쪽으로 머리를 둔 채 발을 맞대고 누웠다."어멈, 이렇게 늦었는데 주무시지 않고 어딜 가시려고요?"옆방에서 문을 열고 나가려는 오씨 어멈을 본 단비가 다가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하늘을 보니 천둥이 칠 것 같구나. 아씨가 어릴 적부터 천둥소리를 무서워하셨으니, 문앞에 가서 지켜야겠다."오씨 어멈은 손에 든 겉옷을 어깨에 걸치며 밖으로 나섰다."아씨 곁에는 진 부인도 계신데, 어멈 연세도 있으시니 일찍 쉬세요."단비가 만류했다.오씨 어멈이 편찮으시기라도 하면 아씨가 크게 걱정할 것이다."잠
“유영아? 얘네가 다 어디로 갔지?”한씨가 병풍 쪽으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어머니, 오지 마세요. 제가 부주의로 우유차를 옷에 쏟아서 닦고 있었습니다.”다급한 마음에 강유영은 아무 핑계나 둘러댔다. 손바닥은 이미 땀으로 흥건했다.한씨는 걸음을 멈추고 물었다.“네 오라비는?”강유영은 고개를 돌리고 애원에 찬 눈길로 조원철을 바라보았다. 당황하고 조급한 나머지 맑은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고였다.조원철은 그날 밤 그만하자고 애원하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그는 긴 팔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잡아당겨 단단히 품에 안았다.
한씨가 고개를 돌려 강유영을 바라봤다.곁눈질로 보니, 조원철도 고개를 들고 이쪽을 바라보는 듯했다.강유영은 억지로 마음을 진정시키고 떡을 다시 집어 조심스럽게 입안에 넣었다.마치 돌을 씹는 것처럼 입안이 쓰고 껄끄러웠다.‘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시는 거지? 뭘 알고 일부러 저러시는 걸까?’이유야 어찌 됐건 한씨가 이에 대해 굉장히 불쾌해하고 있음은 분명해졌다.조원철은 무표정한 얼굴로 되물었다.“왜 그런 질문을 하십니까?”한씨는 손을 뻗어 아들의 목에 난 자국을 어루만지더니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곱게 자란 처자라면
조원철을 따라 밖으로 나갔더니, 밖은 어느새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차가운 습기가 얼굴에 닿자, 강유영은 저도 모르게 움찔 목을 움츠렸다.“세자.”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조원철의 측근 청운이 다가와서 우산을 건넸다.조원철은 우산을 펼치고는 강유영에게 따라오라는 듯, 눈짓했다.강유영은 난색을 띠며 주저했다.“아씨, 세자께서 처소까지 모셔다드린답니다.”청운이 웃으며 말했다.“배려 감사해요, 오라버니.”강유영은 어차피 그와 따로 할 말도 있고 해서 공손히 예를 행하고는 그를 따라나섰다.청운은 빗속을 나란히 걷고 있는 두
“문을 열고 들어가 보자꾸나.”한씨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강유영은 순간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머리털이 곤두서고 정신은 아찔해져 당장이라도 기절할 것 같았다.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오직 문이 열리면 둘 다 끝장이라는 생각만 맴돌 뿐이었다. 온몸은 얼어붙은 듯, 꼼짝할 수 없었다. 그녀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손을 뻗어 조원철의 어깨를 밀었다.그녀는 안간힘을 쓴 것이었지만, 조원철에게는 그저 간지러울 정도였다.투명한 두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히고 길게 말린 속눈썹에는 눈물방울이 맺혀 처연하기 그지없었다. 축 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