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그에 대한 걱정은 본능에 가까웠다. 강유영은 말이 입 밖으로 나오고 나서야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조원철의 시선이 다시 그녀의 얼굴로 향했고, 눈동자에 일렁이던 분노도 조금 잦아들었다."내가 유영이를 좀 데려온 것뿐인데, 세자는 어찌 이렇게까지 분노하는가?"서준이 정색하며 물었다."유영이는 진국공부의 사람입니다. 헌데 제게 왜 분노하냐 물으셨습니까?"조원철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다소 잠긴 그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아, 내 깜빡했군." 서준은 다분히 비꼬는 투로 말했다. "유영이는 자네의 동생이었지. 오라비가 동생을 아끼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테고."조원철은 퍼렇게 질린 얼굴로 서늘하게 그를 응시했다."하지만 오라비 된 자가 한번은 막을 수 있어도 평생을 막을 수는 없는 법. 어찌 됐든 유영이는 자네의 동생일 뿐이고, 조만간 시집을 가야 하지 않겠나?"서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검자루를 쥔 조원철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며 손가락 관절에서 뚝 하는 소리가 났다.강유영의 손바닥 아래로 그의 팔 근육이 순식간에 팽팽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당장이라도 서준을 산산조각 낼 것만 같은 기세였다."서왕 전하, 제발 그만하십시오…."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조원철은 그녀가 다른 이에게 시집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의 소유욕은 지독하리만치 강했다.평소에는 다정하다가도 다른 사내와 가까이 지내는 꼴은 절대 그냥 보고 넘기지 못했다.그가 몇 번이나 그녀의 뜻을 무시하고 겁박했던 것도 모두 이성을 잃고 격분했을 때였다. 서준이 계속 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그녀를 죽음으로 내모는 짓이나 다름없었다."진국공부가 비록 백 년의 전통을 가진 명문가는 아니나 가풍이 맑고 바르기로 유명하지. 게다가 조정의 예법과 기강도 있고. 자네 역시 사사로운 욕심 없고 예의를 지키는 군자이니, 인륜에 어긋나는 짓은 하지 못할 터."서준은 그녀의 애원을 못 들은 척 조원철을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나와 유영이는 온갖 풍파를
강유영은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서준의 입을 틀어막고 싶었다.이 상황에 서준은 그녀가 제명에 죽지 못할까 봐 안달이라도 난 것인지, 굳이 이런 말로 조원철을 자극하고 있었다.서준은 상의를 벗은 상태였고, 목덜미에는 그녀가 손톱으로 할퀸 자국까지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조원철이 들어섰을 때 하필 서준의 뺨은 그녀의 손바닥에 바짝 밀착되어 있었다.이토록 노골적이고 친밀한 자태는 그의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다.설령 서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들, 변명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하물며 그는 계속해서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었다.조원철을 마주하고도 이토록 방자하게 구는 모습을 보니, 조금 전의 아련한 기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순간이나마 마음이 약해졌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조원철은 서준의 입에서 나온 처형이라는 소리에 순식간에 눈이 붉게 달아올랐다. 이마에는 푸른 핏줄이 솟았고, 입술은 일자로 굳게 다물렸다. 가슴이 거칠게 오르내리며 전신에서 무서운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채앵.그가 단숨에 허리춤의 장검을 뽑아 들었다. 서늘한 검끝은 서준을 향했고, 검자루를 쥔 손가락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오라버니! 안 됩니다!"강유영은 그의 살기에 기겁하여 새된 비명을 질렀다.혼비백산한 그녀는 다른 것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비틀거리며 달려가, 두 손으로 검을 쥔 그의 오른팔을 꽉 끌어안았다."놓거라."조원철의 어투는 얼음장처럼 차갑고 살기마저 느껴졌다."유영아, 놓아주거라. 과연 저놈이 날 죽일 용기가 있을지 궁금하구나."서준은 암벽을 짚고 몸을 일으키더니, 조원철의 앞으로 두 걸음 다가섰다.그는 강유영의 뒤에 선 채, 턱을 치켜들고 조원철을 보며 비릿하게 웃었다.조원철이 자신을 베는 것은 오히려 서준이 바라는 바였다. 그래야 강유영이 자신을 더욱 안쓰럽게 여길 것이다.게다가 황자인 자신을 다치게 한다면 조원철 역시 온전하게 빠져나갈 수 없었다.예리한 조원철의 시선이 서준의 얼굴로 향했다. 평소 동요 한점 없던 그의 눈동자에 짙은 그
"그게 정말입니까?"강유영은 반신반의하며 그를 바라보았다.그녀의 마음속에는 온통 조원철에 대한 걱정뿐이었다. 그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었으니, 어찌 되었을지 너무 걱정됐다."내가 또 널 속인다면, 평생 날 모른 척해도 좋다. 이 정도면 되겠느냐?"서준이 시원스레 답했다."그 약속, 반드시 지키셔야 합니다."강유영은 손에 쥔 손수건을 꽉 쥐더니 이내 조심스레 손을 들어 올렸다.잠시 머뭇거리며 허공에서 손이 멈칫했지만, 이내 그녀의 손길이 그의 뺨에 닿았다.서준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더니, 그 손길을 음미하듯 지그시 눈을 감았다.강유영은 손수건으로 그의 얼굴에 남은 눈물자국을 가볍고 빠르게 닦아주었다.수려하고 뚜렷한 그의 이목구비가 눈앞에 있었다.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질 만큼 가까운 거리였다. 지나치게 선을 넘은 친밀함이었다.그녀는 서둘러 눈물을 닦고는 즉시 손을 거두었다.하지만 그녀가 미처 손을 빼기도 전에 서준이 불쑥 손을 뻗었다. 그는 재빨리 그녀의 가녀린 손목을 단단히 잡았다.따뜻한 손바닥이 손목의 연한 피부에 밀착되었다. 쥐는 힘이 그리 강하진 않았으나, 결코 놓아주지 않겠다는 완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왜 이러십니까?"강유영이 뒤로 주춤 물러서며 자신의 손목을 쥔 그의 손을 내려다보았다."가만히 있거라."서준의 목소리는 다소 잠겨 있었다. 그는 손목을 쥔 채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손, 놓으십시오."강유영은 불안한 기색으로 손을 빼려 힘을 주었다."이대로 조금만 가만히 있어 다오. 부탁이다."서준은 붉어진 눈가로 금방이라도 다시 울 듯한 표정을 지으며 애처롭게 애원했다."이, 이러지..."강유영은 그가 또 눈물을 보일까 두려워 차마 손을 강제로 뿌리치지 못했다.서준은 잠시 그녀를 응시하더니, 돌연 그녀의 손에 들려 있던 손수건을 빼앗아 바닥에 던져버렸다. 그러고는 고개를 숙여, 조금 전 눈물이 흘렀던 자신의 뺨을 그녀의 부드럽고 서늘한 손바닥에 가져다 대었다. 이내 편안한 탄식이 새어 나왔다.
강유영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경성의 귀한 가문에서 타고난 귀공자와 귀녀들을 제외하면, 그녀나 서준, 혹은 오씨 어멈이나 단비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저마다의 고충을 안고 살아간다.그들 같은 사람들에게 세상살이는 참으로 고달픈 일이었다."인정하마. 처음 네게 접근한 것은 분명 목적이 있어서였다. 조원철 때문이었지. 그놈의 약점을 잡고 싶었거든."서준이 한 점 숨김없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강유영은 내리깔고 있던 속눈썹을 미세하게 떨며, 자조 섞인 웃음을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내가 그분의 약점이라니.'서준이 단단히 착각한 모양이었다.지금 조원철의 진정한 약점은 황궁 안에 있었다."그 후에 내 어머니가 위중하다 한 것도 널 속이려 한 거짓말이었다. 그런데 너는 두말없이 가진 은자를 전부 내게 가져다주었지. 유영아, 난 지금까지 살면서 어머니 말고는 그 누구에게도 그런 진심 어린 대우를 받아본 적이 없다. 네 덕분에 알게 되었지. 이 세상에는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진심으로 내게 다정하게 대해주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서준의 눈가와 미간에는 진심이 가득 서려 있었고, 눈시울이 서서히 붉어졌다."그 뒤로 널 속인 것은 그저 네 곁에 머물고 싶어서였다. 내 이미 말하지 않았더냐. 너와 혼인하고 싶다고, 내 모든 걸 바쳐 널 지키겠다고." 서준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네가 당장 날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걸 안다. 강요하지도 않으마. 오늘 널 이곳으로 데려온 건, 그저 모든 걸 솔직히 털어놓고 이번 한 번만 용서해 달라 빌고 싶어서였다...."무겁게 내뱉는 그의 말투에 옅은 울음기가 서려 있었다.강유영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서준 역시 그녀를 마주 보았다.그녀의 두 눈에 뺨을 타고 흐르는 그의 눈물이 보였다."우... 울지 마십시오...."강유영은 그가 진짜로 눈물을 흘리자 순간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지둥했다.그의 기구한 과거를 듣고 난 후, 그녀의 가슴 한구석은 줄곧 묵직하
서준은 눈을 내리깐 채 그녀를 보지 않았다. 얼굴에는 다소 쓸쓸한 기색이 서려 있었다. 평소처럼 농담을 섞어 말하지도 않았다.어조는 차분했고 큰 기복이 없었다.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는 듯했다."내 어머니는 한미한 집안 출신으로, 원래는 궁녀에 불과했다. 우연한 기회에 황제의 승은을 입어 단 한 번에 나를 가졌지. 하지만 궁 안의 후궁들에게 질투를 샀고, 그들은 밖의 조정 대신들과 결탁하여 어머니가 시위와 사통했다고 모함했다. 엄격한 황궁의 율법을 들먹이며 내 핏줄이 불순하니 폐하의 아이가 아니라고 우겼지. 결국 우리 모자를 궁에서 쫓아냈고, 몇 번이나 목숨을 가져가려 자격을 보냈다."강유영은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어느새 그의 곁에 바짝 당겨 앉았다. 유순한 두 눈에는 저도 모르게 동정심이 어렸다.그녀는 자신의 처지를 떠올렸다.지금까지 그녀는 부모의 얼굴조차 모르는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가여운 줄 알았다. 그런데 멀쩡히 부모가 있는 서준이 이토록 비참하게 살았을 줄은 생각조차 못 했다."다행히 우리 모자는 목숨이 질겨 멀리 도망쳤지만, 온갖 고초를 겪어야 했다. 내가 살아남아 어른이 될 수 있었던 건 전부 어머니가 남의 옷을 가져다 기워주고 삯빨래를 한 덕분이었다. 어머니는 미모가 뛰어났고, 그 작은 마을에는 어머니를 노리는 자들이 적지 않았다. 그 때문에 어머니는 깨진 사기그릇 조각으로 자신의 얼굴을 그어 간신히 그들의 흑심을 끊어냈지."서준은 바닥에 떨어진 마른 나뭇가지를 주워 만지작거리며 천천히 이야기를 이어갔다."어릴 적, 사람들은 날 사생아라 불렀고 밖에 나가면 얻어맞기 일쑤였다. 겨울이면 우리 모자는 끼니도 제대로 먹지 못했지. 어머니는 유일한 솜옷을 투박한 전병 몇 장과 바꿨다. 자신은 한 입도 먹지 않고 전부 내게 내어주었어. 키는 너보다 조금 더 컸지만, 몸은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앙상했다."서준은 앞을 지그시 응시했다. 목소리는 잠겨 있었고, 눈동자에는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일렁였다."오랜 세월, 우리 모자는
정말로 그가 여기서 목숨이라도 잃는다면, 자신은 그렇다 치더라도 조원철에게까지 화가 미칠 수 있었다.강유영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두 손을 내렸다.서준은 상의를 벗은 채 그곳에 기대어 묘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허리춤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흘렀고, 그의 옆 바닥에는 붉은 피웅덩이가 작게 고여 있었다.목덜미에는 갓 생긴 붉게 긁힌 자국이 있었다. 아까 그녀가 할퀴어서 생긴 상처인지 알 수 없었다.강유영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미쳤습니까?"자신이 약을 발라주지 않는다고 해서, 스스로 약을 바르지 않고 이대로 죽기를 기다릴 셈인가 싶었다."네가 내가 죽어가는데 가만히 지켜보지 않을 줄 알았다."서준이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약은요?"강유영은 능글맞은 그의 얼굴을 외면한 채, 손을 내밀며 퉁명스럽게 물었다.서준은 하얀 도자기 병 하나를 꺼내 그녀의 손에 쥐여주었다.강유영은 병의 마개를 열고 그의 상처를 살피다가 흠칫 놀랐다.화살에 갈고리가 달려 있어 억지로 뽑으면서 살점이 함께 뜯겨 나간 것이다. 벌어진 상처는 피투성이가 되어 있어 보기만 해도 흉측했다.강유영은 서둘러 손수건을 꺼내 상처 주위의 핏자국을 닦아내고는, 재빨리 하얀 약가루를 뿌렸다."듬뿍 뿌려야 지혈이 될 거다."서준은 고개를 돌려 상처를 내려다보며 일러주었다.그의 표정은 여전히 나른했고 심지어 옅은 미소까지 띠고 있었다. 마치 남의 몸에 난 상처를 대하는 듯했다.강유영은 잔뜩 찌푸린 얼굴로 약가루를 더 부었다.무슨 약재로 만든 것인지 지혈 효과는 뛰어났다. 상처에 닿아 피를 흡수하더니 순식간에 갈색으로 변하며, 꿀렁꿀렁 솟구치던 피가 단번에 멎었다."다 됐습니다."그녀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도자기 병을 돌려주었다.무심코 그의 몸으로 시선이 향했고, 그제야 그의 상반신 곳곳에 흉터가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자연스레 조원철의 몸에 있던 흉터가 떠올랐다.조원철은 변방에서 군사를 이끌고 전쟁을 치렀기에 그럴 만했다.
“유영아? 얘네가 다 어디로 갔지?”한씨가 병풍 쪽으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어머니, 오지 마세요. 제가 부주의로 우유차를 옷에 쏟아서 닦고 있었습니다.”다급한 마음에 강유영은 아무 핑계나 둘러댔다. 손바닥은 이미 땀으로 흥건했다.한씨는 걸음을 멈추고 물었다.“네 오라비는?”강유영은 고개를 돌리고 애원에 찬 눈길로 조원철을 바라보았다. 당황하고 조급한 나머지 맑은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고였다.조원철은 그날 밤 그만하자고 애원하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그는 긴 팔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잡아당겨 단단히 품에 안았다.
한씨가 고개를 돌려 강유영을 바라봤다.곁눈질로 보니, 조원철도 고개를 들고 이쪽을 바라보는 듯했다.강유영은 억지로 마음을 진정시키고 떡을 다시 집어 조심스럽게 입안에 넣었다.마치 돌을 씹는 것처럼 입안이 쓰고 껄끄러웠다.‘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시는 거지? 뭘 알고 일부러 저러시는 걸까?’이유야 어찌 됐건 한씨가 이에 대해 굉장히 불쾌해하고 있음은 분명해졌다.조원철은 무표정한 얼굴로 되물었다.“왜 그런 질문을 하십니까?”한씨는 손을 뻗어 아들의 목에 난 자국을 어루만지더니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곱게 자란 처자라면
조원철을 따라 밖으로 나갔더니, 밖은 어느새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차가운 습기가 얼굴에 닿자, 강유영은 저도 모르게 움찔 목을 움츠렸다.“세자.”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조원철의 측근 청운이 다가와서 우산을 건넸다.조원철은 우산을 펼치고는 강유영에게 따라오라는 듯, 눈짓했다.강유영은 난색을 띠며 주저했다.“아씨, 세자께서 처소까지 모셔다드린답니다.”청운이 웃으며 말했다.“배려 감사해요, 오라버니.”강유영은 어차피 그와 따로 할 말도 있고 해서 공손히 예를 행하고는 그를 따라나섰다.청운은 빗속을 나란히 걷고 있는 두
“문을 열고 들어가 보자꾸나.”한씨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강유영은 순간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머리털이 곤두서고 정신은 아찔해져 당장이라도 기절할 것 같았다.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오직 문이 열리면 둘 다 끝장이라는 생각만 맴돌 뿐이었다. 온몸은 얼어붙은 듯, 꼼짝할 수 없었다. 그녀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손을 뻗어 조원철의 어깨를 밀었다.그녀는 안간힘을 쓴 것이었지만, 조원철에게는 그저 간지러울 정도였다.투명한 두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히고 길게 말린 속눈썹에는 눈물방울이 맺혀 처연하기 그지없었다. 축 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