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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5 화

Penulis: 닥훈
안혜윤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주성 그룹이 정말로 안화제약을 블랙리스트에 올릴 줄이야...

그녀가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이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 친분을 쌓았는지 모른다. 그리고 헤아릴 수 없는 노력 끝에 비로소 주성 그룹과 협력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안성찬의 말대로라면 연승우의 말 한마디로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수포가 된 것이었다.

무엇보다 내일이면 진북왕 환영 만찬이 열리는데, 주성 그룹은 협력사 임원 중에서 게스트를 선정해 만찬에 초대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 시점에 블랙리스트에 올랐으니 진북왕을 만날 기회마저 잃게 되었다. 연승우는 안혜윤에게 있어 가장 아픈 방법으로 그녀의 목을 조여왔다.

안혜윤은 갑자기 닥친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녹초가 된 채,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멍하니 침대에 누워있기만 했다.

이혼 후, 연승우는 한순간에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안혜윤은 연승우가 어떻게 이토록 잔인한 일을 저질렀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가족들이 아무리 타일러도 안혜윤은 미동도 없었다. 이윽고 해가 질 무렵이 되어서야 입을 열고 말했다.

“엄마, 내 핸드폰 좀 가져다줘요.”

“그래, 가져다줄게!”

이춘화는 서둘러 휴대전화를 챙겨왔다.

휴대전화를 건네받은 안혜윤은 연승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승우 씨, 왜 그랬어?”

연승우는 전화를 받고 혼란스러웠다.

“내가 뭘 했지?”

안혜윤은 참고 있던 감정을 쏟아냈다.

“비겁하게 시치미 떼지 말고! 굳이 내가 설명까지 해줘야겠어? 주성 그룹이 안화제약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 말이야. 그거 승우 씨의 ‘걸작' 이라며?”

그녀의 말은 진작에 상처투성이가 된 연승우의 가슴에 소금을 뿌리는 것만 같았다. 연승우는 안혜윤이 잘못을 자기에게 돌릴 것이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내가 안성찬의 말을 듣고 순순히 그에게 일자리를 양보하기라도 해야 했다는 거야? 안성찬 부부가 나를 때리고 욕할 때 묵묵히 당하고만 있어야 했다는 건가? 예전의 연승우라면 몰라도, 더는 바보처럼 당하고만 있지 않을 거야.’

연승우는 해명이든 변명이든, 뭐가 됐든 하기가 귀찮고 싫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도 어쩔 수 없어, 더 해줄 말도 없고. 그건 그렇고, 신분증을 네 차에 두고 왔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안혜윤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통화를 마친 안혜윤은 계속해서 멍하니 폐인처럼 누워있었다.

이춘화는 그 모습을 지켜보다 못해 언성을 높였다.

“혜윤아, 계속 그러고 있을 거야? 포기하지 마! 엄마가 당장 태하 씨에게 전화하면 태하 씨가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몰라.”

안성찬도 연신 맞장구를 쳤다

“맞아, 태하 형님한테 전화하면 태하 형님은 다른 방법이 있을 거야.”

이춘화의 전화를 받고서 양태하는 부랴부랴 달려왔다. 경위를 알게 된 양태하는 먼저 연승우를 한바탕 비난하고 난 후 안혜윤을 위로했다.

“혜윤 씨, 조급해 하지 마요, 진북왕 환영 만찬에 참석하고 싶은 거라면 방법이 있어요.”

“진짜요?”

안혜윤은 잔뜩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물론이죠. 이번에 군부대의 허원철 어르신이 대성을 대표하여 진북왕을 직접 마중 간다고 들었어요. 마침 우리 집은 군부대의 협력업체라, 우리 아버지는 허원철 어르신과 친분이 있습니다. 지금 아버지께 전화해서 허원철 어르신과 저녁 입장권을 부탁해 보라고 할게요.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거예요.”

안혜윤의 두 눈은 갑자기 초롱초롱 생기를 되찾았다.

“태하 씨, 어떻게 감사한 마음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양태하는 즉시 그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를 마친 후, 양태하가 말했다.

“혜윤 씨, 좋은 소식 있어요! 아버지께서 오늘 밤 질병관리청의 유한민 청장이 킹 호텔에서 허원철 어르신과 또 다른 귀빈을 초대할 거라고 하시네요, 그때 제가 여러분을 데리고 가서 허원철 어르신께 술 한잔 올리겠습니다. 허원철 어르신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준다면 입장권은 고사하고 군부와 협력할 기회가 주어질지도 모르지요.”

안혜윤네 가족은 양태하의 말을 듣고 감격했다. 만약 정말로 군부와 협력할 수 있다면, 그들은 든든한 뒷배를 찾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녀의 집은 앞으로 성주시는 물론 전체 천성에서 위상이 높아질 것이다.

안혜윤이 진지하게 말했다.

“태하 씨, 이번에도 또 큰 도움을 주셨네요. 정말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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