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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작가: 보라돌이
태자비가 살짝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예는 괜찮다.”

그러자 백진아는 몸을 일으키며, 허리춤에 달린 신의곡 이등 문인을 상징하는 옥패를 무심히 정리했다.

다들 그녀의 신의곡 옥패를 알아보고 깜짝 놀랐다. 백진아가 신의곡에 입문했다는 것은 곧 옛정왕이 그녀를 고지행의 스승으로 인정했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그녀의 의술이 이미 옛정왕 인정까지 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다들 꿈을 꾸는 것 같았다. 과거 오만하고 어리석으며, 거칠고 천박하던 백진아가, 어느새 완전히 탈바꿈해 신의곡에서 인정한 신의가 되었다.

기왕비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고, 이내 웃으며 물었다.

“어째서 이렇게 늦게 온 것이냐?”

백진아는 미소를 띠고 답했다.

“태자 전하의 진찰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어화원에서 길을 잃어, 이렇게 지체되었습니다.”

기왕비의 표정이 순간 굳어지며 마음속에는 불안함으로 가득 찼다.

바로 그때, 소식을 알아보러 갔던 궁녀가 돌아왔다. 궁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걸음걸이도 휘청거렸다. 기왕비는 불길한 예감을 느끼고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 궁녀는 다가와, 그녀의 귀에 대고 몇 마디를 속삭였다.

기왕비는 충격으로 눈동자가 커졌고, 순식간에 안색도 새하얗게 질렸다.

태자비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백진아를 한 번 바라본 뒤, 걱정스러운 척 물었다.

“기왕비, 무슨 일인가?”

기왕비는 애써 웃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몸이 조금 불편해서요. 신첩은 먼저 물러가겠습니다.”

그녀는 몸을 굽혀 예를 올린 뒤, 려왕비에게 눈짓을 보내고는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려왕비도 핑계를 대며 함께 자리를 떴다.

태자비는 기분이 무척 좋아진듯, 이내 웃으며 말했다.

“다들 영감은 좀 떠올랐는가? 다시 시회장으로 돌아가세.”

이런 시회는 해마다 열리는 행사라, 모두 직접 지은 시든, 누군가에게 대신 부탁한 시든, 다들 시를 미리 준비해 두었다.

잠시 후, 다들 시회장으로 돌아갔다.

유여매는 몇몇 명문가 규수와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는 백진아가 다가오는 것을 보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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