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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ผู้เขียน: 보라돌이
백진아가 얌전히 처방을 써줄 리 없었다. 물을 마시고 싶다고 시간을 끌다가, 뭘 좀 먹고 싶다고 말하더니, 또 맥을 짚어보고 나서야 확인할 수 있다며 시간을 끌었다.

하녀는 초조해 하며 발을 동동 구르다, 결국 하는 수 없이 연천능에게 전하러 갔다.

그리고 곧 두 명의 건장한 노파가 긴 걸상을 들고, 밖에서 들어왔다.

백진아가 무슨 말을 꺼내기도 전, 두 노파는 그녀를 번쩍 들어 걸상에 눕히고는 다급히 밖으로 나갔다.

백진아는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걸상 위엔 이불도, 깔개도 없었기에, 그녀는 그렇게 속옷 차림에 머리를 풀어 헤친 채, 능왕부를 질질 끌려 지나가야 했다.

가는 길에 마주친 하인들은 누구 하나 시선을 피하지 않았고, 눈빛에는 경멸과 조소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매원 앞을 지키고 있던 병사들은 참담한 몰골의 백진아를 보고, 눈빛을 피하긴커녕 노골적으로 위아래로 훑어보기까지 했다.

‘이런 젠장, 이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잖아!’

왕비가 아니라, 그저 평범한 여인이었다고 해도 속옷 차림을 사내들에게 보여주면, 명예를 잃는 일이었다.

이 시대에서 여인의 명예는 목숨보다 중요하다.

연천능은 그녀가 죽길 바라는 것이 분명했다!

‘좋아, 이 개자식. 두고 봐!’

매원은 유여매의 정원이었다.

그곳엔 매화나무가 가득했고, 마침 봄철이라 매화 향기로 가득했다.

백진아는 곧장 유여매의 침실로 들려졌는데, 방 안에는 하녀와 노파만 해도 열댓 명, 거기에 연천능, 고지행, 그리고 어의 복장을 한 사람들도 여러 명이 있었다.

연천능은 백진아를 재빨리 힐끗 보더니 차갑게 말했다.

“맥이나 짚거라.”

백진아는 걸상에 엎드려 앓는 소리를 냈다.

“이 노파들이 저를 너무 거칠게 다뤄서 상처에 다시 피가 나고 있습니다. 아파서 맥을 짚을 정신이 없습니다.”

옥취는 침상 옆에서 울먹이며 말했다.

“마마는 분명 아가씨를 살릴 생각이 없습니다. 어찌 아가씨를 위해 맥을 짚겠습니까? 왕비가 의술을 알긴 아나요?”

백진아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봤다.

“아직 살아 있었구나? 눈도 멀쩡하니, 참으로 거슬리는구나.”

연천능은 분노에 이글거리며 소리쳤다.

“그만하거라! 백진아, 대체 어쩌려는 것이냐?”

“천능 오라버니, 화내지 마십시오. 그리고 언니께서 성격이 좋지 않으니, 차근차근 이야기하십시오.”

침상 안에서 연약하고 나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대는 말끝마다 백진아를 교묘하게 비꼬고 있었다.

예법 때문에 침상에는 비단 장막이 드리워져 있어, 안은 보이지 않았다. 백진아가 속옷 차림으로 왕부를 돌아다닌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백진아는 순간 누군가 칼로 마음을 찌를 듯한 아픔이 몰려와 가슴을 부여잡았다. 그리고 결국 아픔을 참지 못해 몸을 쪼그리고 말았다.

백진아는 이 몸의 주인의 분함과 상처를 생생히 체감할 수 있었다.

그녀는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

“옷 좀 갈아입고 오겠습니다.”

그러자 연천능은 순간 눈동자가 흔들렸고,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 명목상 그의 왕비인 백진아가, 이런 모습으로 하인과 어의 앞에 섰으니, 체면이 말이 아닌게 당연했다.

“여매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법. 이미 왔으니, 그저...”

“으악! 너무 어지럽습니다.”

백진아는 이마를 짚고 과장되게 눈을 뒤집으며 쓰러졌다. 거짓말이라는 걸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옥취는 또 뭔가 말하려고 입을 벌렸지만, 백진아가 그녀를 죽이려고 할까 봐 겁을 먹고 이내 입을 닫았다.

연천능은 이마에 핏줄이 불거질 정도로 화가 났지만 이를 악물고 말했다.

“허락한다!”

백진아는 곧바로 별채로 옮겨졌고, 하녀들과 노파들은 빠르게 그녀를 단정하게 꾸며 주었다.

백진아의 오른쪽 뺨에는 얼굴에서 목덜미까지 이어지는 흉측한 채찍 자국이 있었는데, 흰 베일로 얼굴을 가리자, 오히려 신비롭고 차가운 아름다움을 더해줄 수 있었다.

백진아는 초라하게 걸상에 묶이는 것이 아니라, 교의에 앉아 매원으로 향했다.

조금 전의 참담한 모습 때문인지, 아니면 지금의 그녀가 너무도 눈부셔서였는지, 방 안의 사람들은 그녀를 보고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백진아의 이목구비는 정교했고, 피부는 백옥처럼 빛났으며, 기품이 감도는 눈썹 아래 반짝이는 눈동자에서는 지혜롭고 냉철한 빛을 품고 있었다.

연천능의 가슴은 누군가에게 세게 얻어맞은 것 같았다. 그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지만, 곱씹을 시간이 없었다. 그는 미간을 찡그린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젠 여매의 맥을 짚을 수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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ความคิดเห็น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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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정
2025. 12. 09. AM.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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