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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Penulis: 임서아
주현우의 말에 오원빈은 순간 웃음을 거두고 급하게 돌아보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아닙니다. 대표님."

오원빈이 대답을 마치고 바로 운전하는 유승우를 톡 치자 유승우도 바로 웃음을 거두고 진지한 표정으로 운전했다.

앞에 두 사람이 조용해지자 주현우가 다시 허아연을 쳐다봤다.

"뭐야? 이제 자포자기해서 대놓고 나랑 싸우려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허아연이 오지은 얘기를 하자 주현우는 오히려 제법 흥미로워져 싸우고 싶어졌다.

결혼한 3년 동안 허아연은 주현우를 단속하거나 스캔들 때문에 다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정상인답지 않게 착했고 심지어 뒷수습까지 해주었다.

허아연의 참을 수 있었던 건 다 신경 쓰지 않거나 좋아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갑자기 싸우려고 달려드는 허아연에게 기꺼이 응하고 싶었다.

주현우가 계속 물고 늘어지자 허아연은 시선을 거두고 방금 썼던 안대를 다시 당겨쓰고는 주현우에게 등을 돌린 채 의자에 옆으로 누워 쉬었다.

별일도 아닌데 주현우가 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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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60화

    허아연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보니 주현우가 허리를 굽힌 채 허아연을 따라 팔을 난간에 걸치고 물을 건네고 있었다.허아연은 꼼짝 않고 주현우를 바라보았다. 다시 염색한 뒤로 주현우는 여전히 예전처럼 잘생겼고 눈길을 사로잡았다. 다만 왠지 쓸쓸한 분위기가 더해졌다. 한참 동안 주현우를 바라보던 허아연이 피식 웃으며 태연하게 물었다."날 비웃으러 왔어요?"딱 맞춰 나타나서는 대뜸 기분이 좋지 않냐고 묻는 걸 보니 방금 권유성이 찾아왔던 걸 이미 알고 있는 듯했다.권유성이 찾아온 걸 어떻게 알았을까? 생각해보니 아마 지난번 교통사고 이후로 사람을 붙여 몰래 지켜본 모양이었다. 때문에 허아연도 굳이 말을 돌리지 않고 주현우의 뜻을 알고 대꾸한 것이었다. 허아연의 물음에 주현우도 웃음이 났다.주현우가 웃자 허아연은 사양하지 않고 물을 받아 들었다.허아연이 뚜껑을 열고 한 모금 마시는데 주현우가 돌아보며 말했다."나를 그렇게 속 좁게 생각하지 마."주현우의 말에 허아연은 더 대꾸하지 않고 물병을 든 채 강 건너편을 빤히 쳐다보았다. 허아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주현우는 물병을 든 왼손을 난간에 걸치고는 오른손으로 허아연의 목덜미를 쓰다듬으며 말했다."큰일 아니니까 마음에 담아두지 마."주현우의 위로에 두 사람은 마치 학창 시절로 돌아가서 허아연을 챙겨주던 기분이 들었다.그 순간 허아연은 서두르는 기색 없이 목덜미에 있던 주현우의 손을 밀어내며 느긋하게 말했다."됐어요. 고소해할 거 없어요. 살다 보면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지금의 허아연은 주현우와 함께 있을 때 전처럼 선을 긋거나 거리감을 두지 않았다. 많은 걸 내려놓은 것 같았다.허아연과 주현우는 어쩌면 반드시 만났어야 할 악연이었을지도 몰랐다. 두 사람 사이는 이미 지난 일이 되어버렸다.허아연이 오늘따라 편안해 보이자 주현우도 기분이 좋아졌다. 비록 허아연이 여전히 은근 비꼬는 티가 나게 말했지만 둘이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몸을 돌린 주현우는 나른하게 난간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59화

    "그렇게 되면 자네 신분이 드러났을 때 자네한테나 안씨 가문이나 승준이한테도 좋을 게 없어.""오늘 온 건 자네한테 매사에 신중해야 한다고 일러주고 싶어서야. 정말 승준이와 함께 하려거든 먼저 주현우와 얘기를 잘 나눠봐. 나중에 일이 더 커지지 않게."허아연을 진심으로 아끼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주현우와의 과거가 신경 쓰이는 것도 사실이었다.공무원의 길을 가야 하는 권승준은 앞으로 갈 길이 멀고도 멀었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할 사람이었다.때문에 권유성은 권승준이 감정이나 결혼 문제에서 실수하는 걸 원치 않았다. 이런 문제는 가장 흔하지만 피할 수 있는 실수이기도 했다.그래서 권유성은 권승준 몰래 직접 허아연을 찾아온 것이었다.권유성의 진심 어린 걱정을 이해하는 허아연은 다시 찻잔을 들고 차분히 말했다."어르신,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잘 해결할게요."어제까지만 해도 권승준과의 관계가 조금 더 순조롭기를, 감정으로 인한 아픔은 더는 겪지 않기를 바랐었다.그런데 오늘 권유성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이다.권유성이 아무리 부드럽게 말했어도 권씨 가문이 허아연과 권승준의 관계를 동의하지 않는다는 건 분명했다.인생이라는 게 원래 뜻대로 되지만은 않는 법이었다.허아연의 지혜로움을 알고 있는 권유성이 말했다."아연 씨, 자네처럼 똑똑한 사람은 앞으로 분명 앞가림 잘하고 살 거야."인사치레가 다분한 말이었다. 허아연은 그저 웃기만 할 뿐 답을 하지 않았다.그 뒤로 함께 식사를 하고 업무 얘기를 나누다가 권유성의 차를 타고 시내 중심가로 돌아갔다.기사가 허아연을 호텔에 데려다준 뒤 바로 방에 돌아가기 싫었던 허아연은 직접 차를 몰고 바람을 쐬러 강변으로 나갔다.……같은 시각, 주현우의 사무실.야근을 하던 중 오원빈이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주현우가 들어오라고 하자 오원빈이 문을 열고 들어와 본론부터 얘기했다. "대표님, 권유성 어르신이 방금 허 대표님을 만나셨습니다."허아연의 정체를 안 뒤로 오원빈도 다시 허 대표님이라고 부르곤 했다.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58화

    허아연이 흠칫 놀라며 남자를 돌아보는 순간, 차 뒷좌석에서 갑자기 목소리가 들려왔다."허아연 씨."목소리가 무척 중후하고 무게감이 있었다.소리가 난 쪽을 돌아본 허아연은 뒷좌석에 앉은 사람을 알아보고 놀라며 말했다."권 어르신."예전 스타라이트 테크에 있을 때 유건희를 따라 몇 번 만난 적이 있었고 권유성의 생일 잔치에도 참석한 적이 있었다.권승준을 알게 된 것보다도 권유성을 알게 된 시기가 더 빨랐다.다만 권유성이 직접 찾아올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권유성은 놀란 허아연을 향해 인자하게 웃으며 말했다."아연 씨, 타. 조용한 데 가서 얘기 좀 나누자고."권유성을 본 순간 바로 무슨 일로 왔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아마 권승준과의 일 때문이겠지. 피하거나 거절할 이유도 없었기에 허아연은 웃으며 알겠다고 답하고 허리를 숙여 차에 올랐다.차가 천천히 출발하자 권유성이 허아연을 돌아보며 다정한 얼굴로 말했다."아연 씨, 교진시를 떠난 2년 사이 많은 걸 이뤘더군." 허아연이 살짝 웃으며 답했다."과찬이세요, 어르신."권유성 같은 사람 앞에서는 안시연인 척 연기할 엄두도 내지 않았다. 오히려 우스운 꼴만 될 뿐이었다.권유성이 지팡이를 두 손으로 짚은 채 감탄하듯 말했다."아연 씨는 업무 능력이 정말 대단해. 건희가 나만 보면 자네 얘기를 꺼내더라니까."권유성이 유건희 얘기를 하자 허아연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다 유 대표님이 가르쳐주신 덕분이에요."권유성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건희가 정말 높이 평가하더라고, 인재를 아낄 줄도 아는 사람이야."허아연도 그 말에 동의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 뒤로 두 사람이 30분 정도 얘기를 나눴을 때 쯤, 차가 한 찻집 앞에 멈춰 섰다.찻집은 무척 고풍스러웠고 마당에는 용안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가지마다 용안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권유성과 기사를 따라 찻집에 들어서자 마치 별천지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곳곳에 고풍스러운 정취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57화

    허아연이 들어오자 안서준이 심드렁하게 물었다."권승준이랑 저녁 먹으러 나간 거 아니었어?"안서준의 물음에 허아연이 답했다."걱정돼서 일찍 돌아왔어요."허아연의 걱정에 안서준은 피식 웃으며 방금 집어 들었던 담배와 라이터를 다시 티테이블에 내려놓고 말했다."진 부장이 또 너한테 겁줬나 보네. 별일 아니야, 사람 하나 손봐준 것뿐이니까."원래는 교진시에서 손찌검을 할 생각은 없었지만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었다.주현우가 대신 막아주지 않았다면 허아연이 목숨까지 잃었을 거라는 생각에 안서준은 도저히 분을 삭일 수 없었다.그래서 면회를 가서 때려버린 것이다.대수롭지 않아하는 안서준에게 허아연이 정색하며 말했다."여기는 교진시예요, 우리 구역이 아니라고요."잠시 말을 멈췄던 허아연이 다시 말했다."나 때문에 다치거나 다른 일 생기는 거 싫어요." 은근히 자책하는 허아연을 보며 안서준은 두 손을 도로 주머니에 찔러 넣고 진지하게 말했다."나도 네가 나나 안씨 가문 때문에 무슨 일 생기는 거 싫어. 누구든 감히 너를 또 건드리면 법이고 뭐고 없다는 거 보여줄 거야."사실 며칠째 이미 허아연을 건드린 장흥 그룹 놈들을 손 봐주고 있었지만 허아연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안서준의 단호함에 허아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고개를 들어 안서준을 바라보던 허아연이 말했다."안서준 씨, 고마워요."말을 마친 허아연은 마음속에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예전 주현우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잘해줬지만 나중에 결국 사이가 틀어지고 말았다.안서준과는 남매 사이를 계속 유지하면서 안씨 가문의 안시연 역할을 잘 해내고 싶었다. 허아연의 감사 인사에 안서준이 손을 들어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말했다."됐어, 별일 아니니까 방에 가서 쉬어. 다른 생각하지 말고." 안서준의 위로에 허아연이 당부했다."서준 씨도 쉬어요. 앞으로는 이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마요. 나도 앞으로 외출할 때 좀 더 조심할게요.""그래. 돌아가서 쉬어."마음을 고백한 건 아니지만 허아연이 권승준과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56화

    권승준이 다시 한번 정중하게 초대하자 허아연이 웃으며 말했다."좋아요."권승준과 한 약속은 제멋대로 어길 생각이 없었다.허아연의 시원시원한 대답에 권승준은 미소가 더 환해진 얼굴로 반찬을 집어 건네며 말했다."허 선생님, 많이 먹어요.""고마워요, 비서실장님."허아연은 여전히 예의를 차리는 게 습관이 된 듯했다.식사를 마치고 두 사람이 강가를 산책하던 중 진태호가 허아연에게 전화를 걸어왔다.전화를 받자마자 진태호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시연 씨, 지금 어디예요? 빨리 호텔로 돌아올 수 있어요? 서준 씨 정말 답이 없네요. 얼른 좀 와줄래요?"허아연은 다급해하는 진태호에게 서둘러 물었다. "진 부장님, 저희 오빠한테 무슨 일 있어요?"전화기 너머에서 진태호가 곤란하다는 듯 말했다."전화로는 자세히 설명하기 어려우니까 돌아와서 얘기해요.""네, 바로 갈게요." 답하고 전화를 끊은 허아연은 권승준을 돌아보며 말했다."비서실장님, 산책은 다음에 또 해요. 저 지금 호텔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방금 통화는 권승준도 들었기에 더 캐묻지 않고 바로 허아연을 호텔로 데려다주었다.20분 뒤 차가 호텔 앞에 멈춰 서자 허아연은 차에서 내려 권승준에게 인사를 한 뒤 서둘러 걸음을 옮겨 위층으로 올라갔다.안서준의 방 앞에 도착하니 진태호가 두 손을 허리에 얹은 채 막막한 얼굴로 문 앞을 서성이고 있었다.뭔가 심각한 일이 벌어진 게 분명해 보였다. 성큼성큼 다가간 허아연이 물었다."진 부장님, 저희 오빠한테 무슨 일 있어요?"허아연의 목소리에 진태호가 흠칫 돌아서더니 고개를 들어 허아연을 보며 말했다."교도소에 면회 갔다가 용의자를 때려서 지금 병원에서 응급 처치 중이래요."진태호의 말에 허아연은 할 말을 잃었다.더 물을 것도 없이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안서준이 허아연의 교통사고를 낸 용의자를 때린 것이었다.숨을 길게 들이쉰 허아연이 스위트룸 안쪽을 바라보니 안서준이 한 손에는 전화기를, 다른 손은 허리에 얹은 채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55화

    레스토랑으로 가는 길, 두 사람은 방금 유서희와 마주쳤던 일은 언급하지 않고 계속 업무 얘기만 나눴다.……같은 시각, 유서희의 차 안.무거운 표정으로 뒷좌석에 앉아있는 유서희는 방금 권승준이 나타나 허아연을 데려가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괴로웠다.허아연이 너무 많은 억울함을 겪었다는 걸 알기에 이해를 하려 하면서도 막상 권승준과 함께 있는 걸 직접 보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유서희의 머릿속에서 허아연은 늘 주씨 가문과 가까운 사람이자 며느리였으니까.습관이란 참 무서운 것이었다.어떤 습관이든 마찬가지였다.한참을 고민하던 유서희는 그 시절 주현우가 허아연을 저버렸다는 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어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전화기 너머에서 주현우가 전화를 받았다. 주현우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유서희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현우야, 포기해. 아연이 놓아줘."전화기 너머에서 주현우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물었다."엄마, 그게 무슨 말이에요?"어리둥절해하는 주현우에게 유서희가 말을 이었다."방금 아연이 만나러 갔는데 권승준이 데리러 왔더라, 두 사람 사이도 좋아보이고. 아연이도 그 사람이랑 있는 게 즐거운가 봐."잠시 멈칫하던 유서희가 다시 말했다."현우야, 아연이 놓아줘."주현우한테 허아연을 놓아주라고 하는 유서희도 미처 몰랐던 게 있었다. 이제는 완전히 새로운 신분인 안시연으로 사는 허아연은 이미 예전의 허아연이 아니었기에 놓아주고 말고 할 게 없었다. 법적으로 허아연은 이미 자유의 몸이었고 누구와 함께하든 본인의 선택이었다. 유서희가 다시 한번 얘기하자 원래도 기분이 좋지 않았던 주현우는 순간 더 답답해졌다.잠시 침묵하던 주현우가 말했다."전 못 내려놔요." 그럴 자격조차 없었다."너 어떻게……" 동의할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던 유서희는 문득 허아연이 지금은 안시연이라 불린다는 사실에 다시 말을 삼켰다.그 생각이 든 유서희도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래, 그럼 끊을게."말을 마친 유서희는 주현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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