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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Author: 바람노래
천후의 말투를 듣는 순간, 선우는 바로 알았다.

일이 들통났다는 걸.

[내가 무슨 나쁜 짓을 했다고 이래? 서하 씨가 어떻게 됐든, 너랑 무슨 상관이야?]

사실 선우가 은혁에게 전화를 걸었던 건, 정말로 순간적인 충동 탓이었다.

머리가 뜨거워진 이유가 컸다.

하지만 동시에 선우는 한 번쯤 판을 흔들어 보고 싶기도 했다.

3년이었다.

천후가 서하를 어떻게 대하는지, 선우가 모를 리 없었다.

그 미묘한 거리, 지나치게 오래 유지된 배려.

그게 무슨 의미인지 선우는 충분히 읽고 있었다.

다만 냉정하게 말하자면, 선우는 천후와 서하의 조합을 그다지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다.

천후 집안이 어떤 집안인지, 지씨 가문이 얼마나 보수적인지... 선우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두 집안은 오래전부터 가까웠고, 그래서 더 잘 알았다.

지씨 가문이 서하를 며느리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더구나 서하에게는 아이까지 있었다.

이혼했고 아이가 있다는 게 문제라기보다는, 천후의 조건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었다.

천후가 만약 끝까지 고집을 부린다면, 집안 어른들은 정말로 천후를 숨 막히게 몰아붙일 게 분명했다.

그래서 선우는 차라리 지금, 천후가 마음을 접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아니었다면, 어젯밤 전화를 은혁이 아니라 천후에게 했을 수도 있었다.

술김에, 감정이 앞서서 천후와 서하 사이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선우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게다가 선우는 지금 해외에 있었다.

‘설마 천후가 여기까지 날아오겠어.’

예상대로 천후는 전화기 너머에서 몇 마디 욕을 퍼붓고는 그대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

선우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몸도 마음도, 이미 한계치에 다다랐다.

‘한소진... 이 여자는 진짜 내 인생의 천적이야.’

‘신이 있다면, 분명 한소진을 보내서 나를 시험하는 거겠지.’

‘근데 웃긴 건... 이렇게까지 괴롭혀도, 내 마음은 여전히 한소진한테 묶여 있다는 거야. 전생에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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