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060화

Author: 김하이
심성빈이 돌아간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여태껏 아무 연락이 없었다.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리고 있는 건지 송하나는 내심 궁금해졌다.

메시지를 작성해 보냈지만 좀처럼 응답이 없었다.

아마도 시차 적응 중이거나 업무가 너무 바빠 휴대폰을 확인할 겨를이 없겠지.

송하나는 더 깊게 생각하지 않고 휴대폰을 옆에 내려놓은 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 날 아침.

그녀는 눈을 뜨자마자 베갯머리에 손을 뻗어 휴대폰을 더듬었다.

화면을 켜 심성빈과의 대화창을 열었으나 어제 보낸 메시지 한 통만이 덩그러니 남겨진 채 야속할 정도로 깨끗했다.

순간 송하나의 마음 한구석에 묘한 의구심이 피어올랐다.

여태껏 함께한 시간 동안 심성빈이 이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까.

예전에 해외 출장이나 술자리 등으로 바쁘고 힘들 때조차 그는 틈틈이 메시지를 보내 자신의 행방을 알리곤 했었다. 이렇게 길게 연락이 끊어진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가슴 한구석에서 불안감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61화

    “감히 솔직하게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대표님께서 임원진 회의 때문에 휴대폰을 곁에 두지 못해 답장을 못 하신 거라고 둘러댔는데 얼마나 믿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심성빈은 미간을 찌푸리며 낮고 진중한 목소리로 당부했다.“나 없는 동안 하나 잘 돌봐줘. 부상 소식은 절대 누설하지 말고. 해외 계열사 업무는 전적으로 공 비서한테 맡길게.”“네, 대표님.”비서실장 공수현은 진심으로 걱정스러웠다. 당장이라도 국내로 돌아가 대표님을 뵙고 싶었지만 맡겨진 중요한 업무들이 산적해 있었다.지금은 우선 심성빈의 부탁을 충실히 이행하며 그가 안심하고 요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해야 했다.그 시각, 음대 연습실.송하나가 피아노 연습을 막 끝냈다.조금 전, 그녀는 잠시 넋을 놓는 바람에 건반을 여러 번 잘못 눌렀다.연습을 마치고 나오자 허지안이 다가와 물 한 병을 건넸다.“하나야, 무슨 일 있어? 오늘따라 표정이 영 안 좋아 보여. 넋이 나간 것 같은데 혹시 어디 아픈 거야?”송하나의 눈가에 근심이 드리워졌다.“성빈 씨가 귀국하고 나서 아무 소식이 없으니 내내 마음이 불안하네.”허지안이 그녀를 다독였다.“많이 바쁜가 보지. 너무 걱정하지 마. 정 불안하다면 다시 한번 전화해 보는 건 어때?”송하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연습실을 나와 심성빈에게 전화를 걸었다.병실.심성빈은 몸을 겨우 일으켜 송하나에게 보낼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었다.[보내기] 버튼을 누르는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바로 그녀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화면 위에서 반짝이는 발신자 정보를 보며 심성빈은 잠시 망설였다.자신이 다쳤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만약 받지 않는다면 방금 답장을 보내고 연락이 끊긴 셈이 된다.그때 가서 송하나가 더 심하게 흔들리고 불안해할 게 뻔했다.심성빈은 몸을 살짝 옆으로 기울이며 등 뒤의 상처를 최대한 피하고 호흡을 조절한 뒤, 전화를 받았다.그는 일부러 목소리에 힘을 빼고 최대한 평소와 같은 톤을 유지하려 애썼다.“미안해, 하나야. 며칠 동안 회의가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60화

    심성빈이 돌아간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여태껏 아무 연락이 없었다.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리고 있는 건지 송하나는 내심 궁금해졌다.메시지를 작성해 보냈지만 좀처럼 응답이 없었다.아마도 시차 적응 중이거나 업무가 너무 바빠 휴대폰을 확인할 겨를이 없겠지.송하나는 더 깊게 생각하지 않고 휴대폰을 옆에 내려놓은 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다음 날 아침.그녀는 눈을 뜨자마자 베갯머리에 손을 뻗어 휴대폰을 더듬었다.화면을 켜 심성빈과의 대화창을 열었으나 어제 보낸 메시지 한 통만이 덩그러니 남겨진 채 야속할 정도로 깨끗했다.순간 송하나의 마음 한구석에 묘한 의구심이 피어올랐다.여태껏 함께한 시간 동안 심성빈이 이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까.예전에 해외 출장이나 술자리 등으로 바쁘고 힘들 때조차 그는 틈틈이 메시지를 보내 자신의 행방을 알리곤 했었다. 이렇게 길게 연락이 끊어진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가슴 한구석에서 불안감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다.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에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어지러웠다.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돌아가서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복잡해서 곤란한 상황에 부닥친 건 아닐까?생각할수록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아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송하나는 간단히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가정부가 그녀를 보고 다정하게 인사를 건넸다.“하나 씨, 아침 식사 준비해 두었습니다.”식탁 앞에 앉았지만 통 입맛이 없었다.몇 입 대충 먹고 별장을 나선 그녀는 마당에 세워진 익숙한 검은색 세단을 발견했다.공수현이 오래전부터 기다렸다는 듯 그곳에 서 있었다.“타세요, 하나 씨.”차에 올라탄 송하나는 걱정을 누를 수 없어 조용히 물었다.“공 비서님, 혹시 요즘 성빈 씨한테 연락 온 거 있어요? 메시지를 보내도 계속 답이 없길래 무슨 큰일이라도 생긴 건 아니겠죠?”그 말을 듣는 순간, 공수현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어젯밤 늦게 국내에서 전해온 소식에 따르면 심성빈이 가족들에게 채찍질을 당해 큰 부상을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59화

    송하나와 허지안은 차에 올라탔다.차는 금세 목적지에 도착했고 안에서 내린 송하나가 다시 한번 당부했다.“공 비서님, 오늘 종일 고생 많으셨어요. 얼른 들어가서 쉬세요. 끝나거든 저 혼자서도 충분히 집에 갈 수 있어요.”“네. 알겠습니다, 하나 씨.”공 비서는 공손히 대답했다.차를 몰고 떠나는 듯 보였지만 그는 곧장 한 바퀴 돌아 다시 목적지 근처에 차를 세웠다.심성빈이 귀국 전에 송하나를 살뜰히 챙기라고 신신당부했던 터라 그는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심지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눈에 띄지 않게 보호 인력 두 명을 추가로 배치해둔 상태였다.그 시각, 송하나와 허지안은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메뉴를 주문하고 잠시 후 허지안이 입을 열었다.“하나 씨, 나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허지안이 자리를 뜨자 송하나는 휴대폰을 꺼내 배달 앱을 켰다. 이어서 꽃 한 다발에 맞춤한 케이크까지 서둘러 주문했다.그런데 주문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가게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손님, 죄송합니다. 주문하신 블루베리 케이크가 오늘 품절돼서 초콜릿 맛으로 바꿔드려도 괜찮을까요?”송하나는 잠시 고민하다 평소 허지안이 초콜릿 디저트를 즐겨 먹던 게 떠올라 친절하게 대답했다.“네, 그래 주세요.”전화를 끊자마자 허지안이 돌아왔다.자리에 앉은 그녀가 장난스러운 말투로 물었다.“하나 씨, 설마 오늘도 심 대표님 호출이에요? 유난이야, 정말.”그녀의 인상 속 송하나가 받는 전화의 십중팔구는 남자친구였다.이에 송하나도 웃으며 별다른 설명 없이 넘어갔다.식사가 반쯤 지났을 무렵, 배달 기사가 화려한 꽃다발과 예쁜 케이크를 들고 식당으로 들어섰다.“실례합니다. 허지안 씨 계신가요?”허지안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저요?”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갔다.“제가 허지안인데요.”배달 기사는 꽃과 케이크를 그녀에게 건넸다.“주문하신 상품입니다. 확인 부탁드려요.”허지안은 멍하니 눈을 깜빡이다가 의아한 듯 중얼거렸다.“난 이런 거 주문한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58화

    고여진은 그 자리에 굳어버린 채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지유야, 지금 네가 한 말... 다 진짜야?”고여진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다시 물었다.“혹시 일부러 성빈이 감싸주려고 이러는 거야?”“아니요. 방금 한 말 전부 사실이에요.”백지유는 즉시 휴대폰을 켜 사진첩을 열어서 고여진에게 내밀었다.“보세요, 어머님. 이 사람이 제 연인이에요.”화면 속 백지유가 외국인 여성과 다정하게 붙어 있는 사진을 본 고여진은 완전히 넋을 잃고 말았다.자신이 그토록 며느리로 들이고 싶어 했던 백지유가 실은 여자를 좋아했다니.한참을 멍하니 서 있던 그녀가 낮게 읊조렸다.“그랬구나...”충격과 동시에 마음 한켠으론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적어도 아들 성빈이가 지유 이 아이를 저버린 것은 아니니까.심씨 가문이 백씨 가문에게 씻지 못할 죄를 지은 게 아니라는 안도감이 밀려왔다.고여진의 가슴을 짓누르던 죄책감과 당혹감이 서서히 흩어졌다.그때 백지유가 휴대폰을 거두며 나직이 물었다.“어머님, 성빈 씨가 저희 관계에 대해 집안에 한마디도 얘기한 적 없었나요?”이에 고여진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그래. 아무 말도 없었어.”백지유의 눈가에 짙은 감동이 스쳤다.심성빈은 참 좋은 사람이었다.집안 어른들에게 혹독한 가법을 당하면서까지도 자신의 비밀을 끝까지 지켜준 채 혼자 모든 짐을 짊어지고 있었다니.‘내가 남자 좋아했으면 무조건 성빈 씨한테 마음 빼앗겼을 거야.’“어머님, 성빈 씨는 정말 의리가 있는 분이에요. 부디 더는 질책하지 말아 주세요. 제가 이번에 귀국한 것도 오해를 풀기 위해서였어요. 이제 다 밝혀졌으니 이만 가보겠습니다. 성빈 씨가 몸도 회복해야 하니 들어가서 방해하고 싶지 않네요. 저희 집안은 제가 직접 가서 잘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심씨 가문에 해가 가지 않도록 할 테니 안심하세요.”“그래.”고여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나지막이 말했다.“지유야,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 많았다.”“별말씀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57화

    목소리는 쉰 데다 힘이 없었고, 혼란과 죄책감으로 가득했다.“여보, 우리가 정말 잘못한 걸까요? 우리가 너무 고집을 부리고 그런 규칙과 체면만 중요하게 생각해서 성빈이를 여기까지 몰아붙인 거 아닐까요...”심용군의 가슴에도 쓰라림이 밀려왔다. 그는 아내의 어깨를 가볍게 감싸 안았다. 눈에는 깊은 피로가 담겨 있었다.그는 아내의 어깨를 토닥이며 낮게 달랬다.“다 지나갔어. 우리가 부모로서 어리석었지.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 거야.”그는 병상에 의식 없이 누워 있는 아들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나중에 그 아가씨가 우리 식구가 되면 잘해 주자. 성빈이가 중간에서 힘들지 않게.”고여진은 눈물을 계속 흘리면서도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친딸처럼 아끼고 잘해 줄 거예요. 우리 아들이 목숨까지 걸어가며 함께하고 싶어 한 사람인데, 우리가 조금이라도 서럽게 하면 성빈이한테 못 할 짓을 하는 거예요.”두 사람이 깊은 죄책감에 잠겨 있을 때 병실 문을 가볍게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간호사가 조용히 들어와 말했다.“회장님, 사모님, 밖에 백씨 성을 가진 아가씨가 오셨는데 심 대표님을 만나고 싶다고 해요.”‘백씨? 백지유?’고여진은 급히 얼굴의 눈물 자국을 닦고 가슴속 쓰라림을 억누른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제가 나가 볼게요.”그녀가 빠른 걸음으로 병실을 나가자 복도 끝에서 가느다란 체구의 여자가 서둘러 다가오고 있었다.백지유는 분명 비행기에서 막 내린 듯했다. 집에도 들르지 못했는지 작은 캐리어까지 직접 끌고 있었다.눈썹과 눈매에 걱정이 가득했다. 그녀는 고여진을 발견하자 곧바로 빠르게 달려왔다.“어머님!”“지유야, 네가 갑자기 어떻게 들어왔니?”고여진은 장거리 이동으로 지친 그녀를 보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백지유는 인사할 겨를도 없이 고여진의 팔을 붙잡고 다급하게 물었다.“어머님, 성빈 씨는요? 심씨 가문에서 큰 벌을 받았다고 들었어요. 상태가 어때요? 많이 위험한 건 아니죠?”그녀는 앞서 심성빈의 전화를 받고 막연한 불안감을 느꼈다.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56화

    “성빈아!”고여진은 혼이 빠질 만큼 놀라 비명을 지르며 비틀거리듯 앞으로 뛰어가 그를 받으려 했다.늘 침착하던 심용군의 얼굴도 순식간에 변했다. 평소의 위엄과 침착함이 한순간에 무너졌다.그는 황급히 앞으로 달려가 고여진과 함께 의식을 잃은 아들을 붙잡았다.“사람 불러! 차 준비해! 당장 병원으로 가!”심용군의 목소리는 쉬고 팽팽하게 굳어 있었으며 감추기 힘든 당황이 묻어났다.옆에 서 있던 심명재는 엉망이 된 상황을 보며 얼굴에 걸어 두었던 위선적인 여유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그는 원래 집안 규율을 핑계 삼아 심성빈을 호되게 혼내 자존심을 꺾고 오랫동안 쌓인 화를 풀 생각뿐이었다.자기가 지나치게 세게 때려 사람을 중상에 빠뜨리고 의식까지 잃게 만들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눈을 감고 쓰러진 심성빈을 보자 심명재의 마음속에도 불안과 두려움이 치밀었다.심성빈은 심씨 가문의 유일한 적통 아들이자 심하 그룹의 버팀목이었다.정말로 사람 목숨에 문제가 생기면 자신도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속으로 밀려드는 불안과 꺼림칙함을 감추기 위해 심명재는 억지로 태연한 척하며 가볍게 말했다.“형, 형수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젊은 사람은 몸도 튼튼하고 회복도 빨라요. 그냥 살갗 좀 다친 정도니 며칠 쉬면 나을 거예요. 별일 아니에요.”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면 나았다. 그 한마디에 심용군의 눌러 참고 있던 분노가 완전히 폭발했다.심용군은 홱 고개를 들고, 충혈된, 얼음처럼 차갑게 식은 눈빛으로 심명재를 노려봤다. 목소리도 뼛속까지 서늘했다.“꺼져.”단 한마디에 하늘을 뒤덮을 듯한 분노가 실려 있었다.심명재는 그 위압감에 겁을 먹고 더는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결국 꼬리를 내리고 사당을 빠져나갔다.운전기사는 곧바로 차를 사당 앞까지 가져왔다.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심성빈의 처참하게 다친 등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도록 조심조심 그를 차에 옮긴 뒤 급히 병원으로 향했다.차는 빠르게 달렸지만 실내 분위기는 숨 막힐 만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