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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Penulis: 김하이
송태리는 무심코 고개를 들고 이강우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다.

하지만 그는 마치 구경하는 사람처럼 덤덤하게 서서 이 광경을 지켜보기만 할 뿐 도와줄 기미가 전혀 없었다.

그 순간 송태리는 온몸의 피가 식어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예전의 이강우는 그녀가 작은 억울함이라도 당하지 않게 지극정성으로 아꼈지만, 지금은 아예 낯선 이를 대하듯 눈빛에 일말의 동요도 없었다.

이토록 극명한 대비는 좀 전에 맞은 귀싸대기보다 더욱 심장을 후벼팠다.

최로운이 적절한 타이밍에 부하 직원에게 눈짓을 보냈고 곧바로 웨이터 몇 명이 비틀거리는 송종현을 부축하기 위해 나섰다.

“송태리 씨, 저도 이만 볼일이 있어서 가볼게요.”

최로운은 예의 바르지만 묘하게 거리를 두는 말투로 말하며 몸을 돌려 사라졌다.

송태리는 그가 지금 일부러 선을 긋고 있다는 것을 선명하게 느꼈다.

과거 이강우가 그녀를 아꼈을 때, 그의 친구들조차 모두 지극히 관심을 보여줬고 이에 송태리는 자신이 정말 그들의 상류층 세계에 녹아들었다고 착각했다.

하지만 이제 이강우가 그녀를 피하니 그의 주변 사람들 역시 냉정하게 외면했다.

송태리는 그제야 깨달았다. 소위 ‘상류층’이라 하는 곳에 자신은 단 한 번도 진심으로 받아들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이강우가 없으니 그의 친구들도 저마다 송태리를 외면했다.

“송태리 씨, 이만 가시죠. 저희 사장님이 집까지 모셔다드리라고 했습니다.”

직원의 말투는 공손했지만, 그 속뜻은 뻔했다. 송종현이 이곳에서 계속 난동을 부려 가게 장사에 피해를 줄까 봐 내보내려는 것이었다.

두 명의 직원이 송종현을 양옆에서 부축해 밖으로 끌어냈다.

송태리도 넋이 나간 채 그들 뒤를 따랐다.

그런데 입구에 다다르자 송종현이 갑자기 직원들의 손을 뿌리치고 다시 안으로 쳐들어가려고 했다.

“나 안 가! 레나 찾아야 해! 우리 레나 대체 어디 갔어? 내 아들 내놔. 어서 데려오란 말이야.”

처참하게 무너지는 아빠의 모습과 횡설수설하는 취중 진담을 듣는 순간, 송태리는 억눌려 있던 분노가 마침내 폭발하고 말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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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442화

    송태리는 무심코 고개를 들고 이강우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다.하지만 그는 마치 구경하는 사람처럼 덤덤하게 서서 이 광경을 지켜보기만 할 뿐 도와줄 기미가 전혀 없었다.그 순간 송태리는 온몸의 피가 식어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예전의 이강우는 그녀가 작은 억울함이라도 당하지 않게 지극정성으로 아꼈지만, 지금은 아예 낯선 이를 대하듯 눈빛에 일말의 동요도 없었다.이토록 극명한 대비는 좀 전에 맞은 귀싸대기보다 더욱 심장을 후벼팠다.최로운이 적절한 타이밍에 부하 직원에게 눈짓을 보냈고 곧바로 웨이터 몇 명이 비틀거리는 송종현을 부축하기 위해 나섰다.“송태리 씨, 저도 이만 볼일이 있어서 가볼게요.”최로운은 예의 바르지만 묘하게 거리를 두는 말투로 말하며 몸을 돌려 사라졌다.송태리는 그가 지금 일부러 선을 긋고 있다는 것을 선명하게 느꼈다.과거 이강우가 그녀를 아꼈을 때, 그의 친구들조차 모두 지극히 관심을 보여줬고 이에 송태리는 자신이 정말 그들의 상류층 세계에 녹아들었다고 착각했다.하지만 이제 이강우가 그녀를 피하니 그의 주변 사람들 역시 냉정하게 외면했다.송태리는 그제야 깨달았다. 소위 ‘상류층’이라 하는 곳에 자신은 단 한 번도 진심으로 받아들인 적이 없다는 사실을.이강우가 없으니 그의 친구들도 저마다 송태리를 외면했다.“송태리 씨, 이만 가시죠. 저희 사장님이 집까지 모셔다드리라고 했습니다.”직원의 말투는 공손했지만, 그 속뜻은 뻔했다. 송종현이 이곳에서 계속 난동을 부려 가게 장사에 피해를 줄까 봐 내보내려는 것이었다.두 명의 직원이 송종현을 양옆에서 부축해 밖으로 끌어냈다.송태리도 넋이 나간 채 그들 뒤를 따랐다.그런데 입구에 다다르자 송종현이 갑자기 직원들의 손을 뿌리치고 다시 안으로 쳐들어가려고 했다.“나 안 가! 레나 찾아야 해! 우리 레나 대체 어디 갔어? 내 아들 내놔. 어서 데려오란 말이야.”처참하게 무너지는 아빠의 모습과 횡설수설하는 취중 진담을 듣는 순간, 송태리는 억눌려 있던 분노가 마침내 폭발하고 말았

  • 별이 되어 빛나리   제441화

    “갈 거면 너나 가.”그 말을 끝으로 이강우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룸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머뭇거림이라곤 찾아볼 수도 없었다.최로운은 어깨를 으쓱하며 황급히 그 뒤를 따랐다.“엑스인 너도 신경 안 쓴다는데 아무 상관없는 내가 뭘 굳이...”룸 문이 닫히자 바깥의 소란이 순식간에 차단되었다.최로운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본인 잔에 술을 따랐다. 이내 참지 못하고 질문을 건넸다.“그나저나 송하나 대체 무슨 속셈일까? 레나한테 송종현이랑 찍은 야릇한 사진을 그렇게 잔뜩 보내놓고 가짜 임신 진단서까지 쥐여주더니 이제 와서 임무가 끝났다고 통보하는 거 있지? 벌써 며칠째 아무론 후속 조치도 없어. 도대체 무슨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걸까?”이강우는 와인잔을 흔들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그 역시 같은 의문을 품고 있었다.만약 송하나의 목적이 송종현을 파멸시키는 것뿐이라면 지금 송씨 가문은 파산 신청을 했고 송종현도 김지영의 그 유명한 카섹스 사건으로 체면이 바닥을 쳐서 더는 잃을 것도 없는데 설마...이강우의 눈빛이 순간 날카로워졌다.그녀가 원한 게 송종현의 파멸 그 이상이라면 짜놓은 판이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을 수가 있다.바로 그때, 밖에서 갑자기 격렬한 다툼 소리와 함께 유리 깨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최로운이 미간을 찌푸리며 부하 직원을 불렀다.“밖에 무슨 일이야?”부하가 허둥지둥 달려와 보고했다.“사장님, 밖에 손님이 술에 잔뜩 취해서 홀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습니다. 말려도 소용이 없어요.”“누가 감히 내 구역에서 함부로 주사를 부려?”최로운이 씩씩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정장을 매만졌다.“강우야, 앉아 있어. 나 잠깐 나갔다 올게.”문을 열고 나서자 송종현이 한창 웨이터의 멱살을 잡고 비틀거리며 소리치고 있었다.“레나 어디 있어? 당장 레나 불러! 왜 며칠째 전화도 안 받고 문자도 다 씹는 거야? 이년 어디 갔어? 또 다른 손님 접대 보냈지? 그런 거지?”웨이터는 난감한 표정으로 해명했다.“손님, 저희가 여러

  • 별이 되어 빛나리   제440화

    그녀가 수년간 쌓아 올린 학업과 노력이 순식간에 물거품이 되었다!사방에서 들려오는 수군거림이 마치 수많은 가느다란 바늘처럼 그녀의 몸을 촘촘히 찔러댔다.“세상에, 지난번 그 환자가 갑자기 쇼크가 온 게 송태리 짓이었어? 다시 생각해도 소름이야 진짜!”“송태리 이런 사람이었어? 겉으로는 늘 고고한 척하더니 뒤에서는 저토록 악독했을 줄이야...”“이런 인간이 무슨 의사야! 환자 목숨으로 장난치잖아!”“...”예전에는 그녀에게 친절하기만 하던 동료들이 이제 대놓고 노골적인 경멸을 드러내며 째려봤다.환자 가족들은 송태리가 무슨 전염병 바이러스라도 되는 양 아예 멀찍이 피했고 그녀를 중심으로 보이지 않는 격리 구역이 생겨났다.애써 쌓아 올렸던 이미지, 자랑스러워했던 커리어는 지금 이 순간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원장은 마지막으로 그녀를 한 번 더 쳐다보았지만, 눈빛에는 동정심이라고는 요만치도 없었고 오직 차가운 혐오감만이 서렸다.“송태리! 지금 당장 개인 물품 챙겨서 병원에서 나가! 형사 책임을 질지는 피해자 측에서 더 이상 고소를 진행하느냐에 달렸을 거야.”온몸의 피가 얼어붙은 듯했고 남은 것은 끝없는 공포와 억울함뿐이었다.달랑 상자 하나를 들고 외래동을 걸어 나올 때, 눈을 찌르는 햇살에 송태리는 잠시 현기증이 났다.주변 사람들은 그녀를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이 광경은 과거 이강우의 동행 아래 화려하게 입사하던 때와 잔혹하리만치 대비되었다.그때 그녀는 만인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지만, 지금은 모두가 미워하고 멀찍이 피하는 쥐새끼만도 못한 신세가 되었다.“네가 바로 송태리야?”이때 인파들 속에서 대뜸 한 중년 여자가 튀어나와 송태리의 멱살을 거칠게 잡아채며 소리쳤다.송태리는 눈앞의 낯선 여자를 바라보았다.“누구세요?”“누구냐고?”그녀는 미처 어쩔 새도 없이 짝하는 소리와 함께 귀싸대기를 얻어맞았다.“내가 바로 너 때문에 죽을 뻔했던 그 환자의 아내야!”여자는 눈이 벌겋게 충혈되었고 목소리도 다 쉬었다.“네가 내 남편 약을 바꿔

  • 별이 되어 빛나리   제439화

    하지만 그녀가 이렇게까지 악독하고 무자비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편히 잠들어 있던 송하나 부모님의 묘소를 건드렸고 곧이어 이강우의 눈앞에서 감히 송하나에게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만약...그날 송하나가 병원을 떠나지 않았다면...지금 어떤 꼴이 되었을까.“걔 지금 어디 있어?”이강우의 목소리는 억눌린 분노로 인해 끔찍할 정도로 낮게 깔렸다.바뀐 약 때문에 송하나는 하마터면 위험한 상황에 빠질 뻔했고, 훼손된 부모님 묘비 앞에서 절망에 휩싸여버렸다. 그 모습들이 머릿속을 스칠 때마다 이강우는 마음속에서 불길이 치솟았다.“송태리 씨는... 아직 병원에 출근 중인 거로 압니다.”비서가 이강우의 분노를 건드릴세라 조심스럽게 대답했다.“병원 측 경영진은 아직 이 일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고 대표님의 지시만 기다리고 있습니다.”이강우는 눈을 질끈 감았다. 당장이라도 송태리의 목을 조르고 싶은 충동을 겨우 억눌렀다.“규정대로라면 어떻게 처리해야 하지?”비서는 옆에 서서 논리정연하게 분석했다.“의료 인력으로서 고의로 환자 약품을 바꾼 행위는 중하게 볼 때 독극물 살인 미수에 해당하여 형사 처분을 받고 실형을 선고받을 것이며 가볍게 보더라도 심각한 직업윤리 위반과 직무유기이므로 즉각적인 직무 정지와 의사 면허 취소 조치가 불가피합니다.”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은 가운데 이강우는 시종일관 묵묵부답이었다.송태리가 저지른 두 가지 일 중 어느 하나만 꺼내도 족히 감옥에서 몇 년은 보낼 터였다.다른 사람이었다면 이강우는 벌써 상대에게 가장 참혹한 대가를 치르게 하고 평생 나오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하지만 머릿속에 문득 돌아가신 형님의 마지막 부탁이 스쳤다.이강우는 입술을 꽉 깨물고 끓어오르는 살의를 간신히 억눌렀다.그는 침을 꿀꺽 삼키고 손을 휘저으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알아서 처리해.”비서는 그의 의중을 즉시 파악했다.가장 가혹한 징계를 내리되 법적인 선에서는 그녀를 완전히 매장하지 않고 한 줄기 여지를 남긴다는 뜻이었다.“네, 대

  • 별이 되어 빛나리   제438화

    햇살이 나뭇잎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그의 하얀 셔츠 위로 얼룩덜룩한 빛과 그림자를 드리웠다.송하나는 그 광경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늘 정장 차림에 침착하고 신중하던 차 변호사에게 이런...뜻밖의 면모가 있을 줄이야.“조심해요!”나무 밑에 선 그녀는 저절로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나왔고 두 손은 무심코 그의 재킷을 움켜잡았다.“받아.”차정원의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그는 손목을 살짝 돌리더니 가장 탐스럽고 붉은빛이 도는 감 몇 개를 톡톡 따서 가볍게 던졌다.송하나는 황급히 옷깃을 오목하게 모아 감을 받았다.감은 묵직했고 햇살이 매만진 듯 따뜻한 온기마저 느껴졌다.그 온기는 실낱처럼 가늘게 스며들어 마음속 깊은 곳까지 전해졌다.산길을 내려올 때, 그녀는 양손 가득 감을 안고 있었다. 흙먼지가 묻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차정원의 옆모습을 바라보자 마음 한구석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기분이 들었다.정원으로 돌아온 그들은 장작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고는 할머니와 한참 더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윽고 못내 아쉬워하는 할머니의 눈빛을 뒤로한 채 그들은 차를 몰아 출발했다.돌아가는 길, 창문을 살짝 내리자 산바람이 시원하게 차 안으로 밀려들었다.송하나의 가슴께에 켜켜이 쌓여 있던 답답함이 신선한 산바람을 타고 조금씩 흩어져갔다.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그녀도 엉켰던 머릿속이 점차 맑아졌다.‘맞아, 사람은 늘 과거에 갇혀 살 수는 없어.’부모님의 원수는 반드시 갚아야 한다.하지만 더는 증오와 고통에 스스로를 잠식당한 채 끝없는 슬픔과 분노 속에 갇혀 살 수는 없었다.이제 그녀 자신도 앞으로 나아가 새로운 풍경을 보아야 했다.“올 때 미리 할머니께 뭐라도 좀 챙겨왔어야 했는데.”송하나가 나지막이 말했다.빈손으로 온 탓에 자꾸 마음이 쓰였다.“걱정 마.”차정원은 전방을 주시하며 평온하면서도 안심이 되는 말투로 대답했다.“내가 매달 사람 시켜서 할머니께 정기적으로 생활필수품을 보내드리고 있어. 부족함 없이 지내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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