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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Author: 김하이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최시훈의 표정을 살폈다. 별다른 동요가 없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오랫동안 품고 있던 제안을 계속했다.

“저...아직 좀 미숙한 생각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양측 모두 최고의 실력과 성의를 보여주셨으니 이 기회에 두 회사를 모두 협력사로 들여서 함께 가는 방안은 어떨까요? 이렇게 하면 자금 조달에 이중 안전망을 구축하여 단일 투자처에 대한 의존도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건전한 경쟁과 견제 메커니즘을 구축해서 프로젝트의 장기적인 추진과 위기관리에도 더욱 유리할 겁니다.”

최시훈은 침묵했다.

길게 뻗은 손가락으로 매끄러운 탁자 위를 가볍게 두드린 후 마침내 결정을 내렸다.

“좋아요, 그 방향으로 진행하죠. ‘공동 파트너’ 체제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안을 작성해오도록 하세요.”

“네, 국장님.”

저녁 무렵, 사무실.

하루의 복잡한 공무를 마친 최시훈은 욱신거리는 미간을 문질렀다. 시선은 무심코 책상 모퉁이에 놓인 두툼한 서류철 두 권에 닿았다.

그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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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K
시훈아~포기하거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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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15화

    심용군, 고여진, 백지유가 떠난 뒤 심성빈은 가장 먼저 사람을 시켜 별장 안팎을 깨끗이 청소했다. 심지어 송하나의 방에 있던 매트리스까지 새것으로 교체했다. 다른 사람이 그곳에 머물렀던 흔적을 송하나에게 들키기라도 할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이틀 뒤, 심성빈은 송하나와 함께 리조트를 떠나 도심에 있는 별장으로 돌아왔다.차가 멈춰 서는 소리를 들은 가정부가 곧바로 달려 나와 그들을 맞이했다.“대표님, 송하나 씨. 돌아오셨어요.”“네.”심성빈은 덤덤하게 대꾸한 뒤 가정부에게 짐을 안으로 옮기라고 지시했다.가정부는 재빨리 트렁크에 있는 짐을 안으로 옮겼다.그리고 그제야 송하나는 심성빈이 자신이 선물한 꽃을 별장까지 가지고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칠 지난 탓에 꽃이 살짝 시들었는데도 심성빈은 차마 버리지 못하고 마치 보물처럼 먼 곳까지 고이 들고 온 것이었다.송하나는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무심코 건넨 작은 선물이었고 값비싼 것도 아니었는데, 심성빈은 그걸 무척이나 소중히 여겼다.송하나의 시선을 눈치챈 심성빈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설명했다.“며칠 동안 이 향을 계속 맡다 보니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 없으면 오히려 익숙하지 않을 것 같아서 챙겨왔어.”“성빈 씨, 그게 마음에 들었다면 나중에 마당에 꽃밭을 하나 만들어서 좀 더 많이 심을게요. 그럼 앞으로 매일 성빈 씨 방에 싱싱한 꽃을 가져다 놓을 수 있으니까요.”“좋아. 대신 꽃밭을 가꾸는 일은 가정부에게 맡기도록 해.”심성빈은 송하나가 힘든 일을 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심성빈은 송하나의 손목을 잡고 그녀를 방 앞까지 데려다주었다.그리고 손을 들어 송하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당부했다.“너는 일단 방으로 돌아가서 쉬어. 주방에 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하라고 일러뒀어. 준비가 끝나면 얘기할 테니까 이따가 내려와서 먹어.”송하나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네.”방으로 돌아온 송하나는 푹신한 침대에 누웠다. 포근하고 따뜻한 이불에서는 은은한 향기가 풍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14화

    팔찌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다면 백지유는 심씨 가문의 죄인이 될 것이다.고여진은 백지유가 끝까지 받지 않으려 하자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일부러 서운한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지유야, 설마 앞으로 우리 성빈이랑 결혼해서 함께 살 생각이 없는 거니? 그래서 이 팔찌도 받지 않으려는 거야?”그 한마디에 백지유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심성빈의 부모님 앞에서 뭘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자신은 그저 연기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털어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아니요. 절대 아니에요. 어머님, 그런 말씀은 하지 마세요. 그냥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래요.”“그러면 더 사양하지 말고 잘 간직하렴. 이건 우리 마음이야. 심씨 가문이 너를 며느리로 인정한다는 뜻이기도 하고.”결국 백지유는 하는 수 없이 팔찌를 받았다.“감, 감사합니다. 어머님.”고여진은 그제야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래.”한참 동안 작별 인사를 나누고 당부의 말을 건넨 뒤, 심용군과 고여진은 순조롭게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 비행기에 올랐다.두 사람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는 걸 확인한 백지유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며칠 동안 계속 연기하면서 미소를 짓느라 얼굴 근육이 굳어버릴 지경이었는데 다행히 이제는 더 이상 연기하지 않아도 되었다.옆에 있던 비서실장이 백지유를 바라보며 정중한 태도로 말했다.“백지유 씨, 며칠 동안 최선을 다해 협조해 주시고 세심하게 배려해 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대표님을 대신해 감사드립니다.”백지유는 손을 내저으며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별말씀을요. 제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요, 뭘.”게다가 백지유도 아무런 대가 없이 도와준 것은 아니었다. 백지유는 심성빈에게서 그에 상응하는 보수를 받았다.“참, 그리고 이 팔찌는 가져가세요. 성빈 씨가 돌아오면 그때 저 대신 전해 주세요.”백지유는 자신의 손에 들린 그 골치 아픈 팔찌를 얼른 처분하려 했다.비서실장은 눈빛이 잠시 흔들리더니 연신 손을 저으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13화

    가정부가 문을 열자 문밖에는 뜻밖에도 심성빈의 비서실장이 서 있었다.“안녕하세요. 회장님, 사모님, 백지유 씨.”비서실장은 허리를 살짝 숙이며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대표님께서 두 분을 공항까지 모셔다드리라고 특별히 지시하셨습니다. 대표님께서는 중요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탓에 도저히 자리를 비울 수 없어 직접 오시지 못하는 것을 무척 마음에 걸려 하셨고, 제게 두 분께 대신 사과의 말씀을 전하라고 하셨습니다.”“그리고 트렁크 안에 이곳의 귀한 특산품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모두 심 대표님께서 두 분께 드리기 위해 직접 고르신 것들이니 귀국하실 때 챙겨가시면 됩니다.”그 말을 듣자 고여진의 눈빛이 한결 따스해졌다. 심성빈이 이렇게까지 세심하게 준비해 줄 줄은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이 녀석도 참. 자기 부모한테까지 이렇게까지 깍듯하게 굴 필요가 있나. 우리가 남도 아닌데 뭘 이렇게 신경을 많이 써.”겉으로는 그렇게 타박하면서도 눈빛에는 감출 수 없는 흐뭇함이 가득했다.비서실장은 빠르게 앞으로 나서며 두 사람의 캐리어를 차에 실어 주었다.모두 자리에 앉은 뒤 차는 공항을 향해 출발했다.공항에 도착한 뒤 고여진은 백지유의 손을 잡고 매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지유야, 나랑 우리 남편이 이렇게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여기까지 찾아온 이유는 너랑 성빈이가 걱정돼서야. 그런데 직접 이곳에 와서 너희 둘이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보니 드디어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아.”고여진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나이가 들다 보니 우리도 몸이 예전 같지 않아서 이렇게 먼 곳까지 오는 게 쉽지는 않아. 그래서 너희를 자주 보러 오기가 힘들 것 같아. 그래도 둘이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잘 지내도록 해. 그래야 우리도, 너희 부모님도 국내에서 마음 놓고 지낼 수 있으니 말이야.”고여진은 그렇게 말하더니 한층 더 진지해진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앞으로 성빈이가 혹시라도 뭔가 잘못하거나 너를 속상하게 했다면 절대 숨기지 말고 곧바로 나한테 연락해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12화

    휴대폰 너머 심성빈은 조용히 이야기를 들으면서 티 나지 않게 입꼬리를 올려 엷은 미소를 지었다.모든 일이 예상대로였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고 조금의 허점도 없었다.심성빈은 잠시 침묵하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이해해요. 그렇다면 어머니께서 직접 가시는 게 좋겠네요. 몇 시 비행기예요? 지금 당장 돌아가서 공항까지 모셔다드릴게요.”“아니야, 그럴 필요 없어.”고여진은 곧바로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심성빈을 말렸다. “너 요즘 매일 야근하는 데다가 갑자기 출장까지 가게 되어서 많이 피곤할 텐데 우리 때문에 또 오갈 필요는 없어. 괜히 사서 고생하지 말고 너는 네 일이나 열심히 하도록 해. 그리고 잠시 뒤에 지유가 우리를 공항까지 데려다준다고 했으니까 걱정하지 마.”심성빈은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알겠어요. 그럼 조심해서 가세요. 그리고 도착하면 꼭 연락하세요.”전화를 끊은 뒤 심성빈은 소파에 기대며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며칠째 가슴을 짓누르던 무거운 압박감이 그제야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았다.심성빈은 눈을 감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때 문밖에서 갑자기 노크 소리와 함께 송하나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렸다.“성빈 씨, 안에 있어요?”심성빈은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난 뒤 성큼성큼 걸어가 문을 열었다.송하나는 문밖에 가만히 서 있었다. 단정하고 청초한 이목구비에 헐렁한 홈웨어를 입고 있는 모습이 유순해 보이면서도 예뻤다.“하나야, 무슨 일이야?”심성빈은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송하나는 두 손으로 심플하면서도 소박해 보이는 유리 꽃병 하나를 받쳐 들고 있었고, 꽃병 입구에는 들꽃 몇 송이가 꽂혀 있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수하면서도 우아했고, 그 사이사이에는 여린 초록빛 풀잎 몇 가닥이 자리하고 있었다.푸른 잎사귀가 꽃을 돋보이게 해 전체적으로 깔끔하면서도 보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살랑이는 바람이 불 때마다 강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11화

    백지유는 그렇게 말하면서 미간을 살짝 찌푸렸는데 얼굴에 미안함과 난처함이 공존했다.“아버님, 어머님. 이렇게 갑자기 떠나신다고요? 혹시 제가 며칠 동안 제대로 대접하지 못했거나, 뭔가 잘못해서 두 분을 불편하게 한 건가요? 그렇다면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바로 고칠게요.”자책하는 백지유의 사려 깊은 모습을 본 고여진은 황급히 걸음을 멈추고 웃는 얼굴로 백지유의 손등을 다정하게 토닥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걱정하지 마. 너랑은 아무 상관 없으니까. 네가 그동안 우리를 얼마나 살뜰하게 챙겨 줬는데. 덕분에 우리도 아주 편하게 지냈어.”백지유가 괜히 마음을 쓰게 될까 염려한 고여진은 경매 이야기를 꺼냈다.백지유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그래서 어머님께서 이렇게 서두르시는 거군요.”하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여진이 무려 삼십 년 동안 찾아 헤맸던 희귀한 물건이 하필 지금 이 시점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다니.과연 우연일까?백지유는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심성빈이 치밀하게 짜 놓은 함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하지만 그 사실을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다고 해도 겉으로는 감히 내색할 수 없었다. 그저 평소처럼 온순하고 단아한 모습을 유지한 채 조심스럽게 고여진을 설득할 뿐이었다.“ 아버님, 어머님. 성빈 씨는 지금 출장을 갔잖아요. 이렇게 서둘러 돌아가신다면 너무 갑작스럽지 않을까요? 성빈 씨가 돌아온 다음에 출발하시는 건 어떠세요? 직접 얼굴 보고 작별 인사를 하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요?”“아니, 됐어. 그럴 여유가 없어서 말이야.”고여진은 연신 손을 내저으며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이번 경매는 아주 특별해. 이 기회를 놓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 나랑 우리 남편은 오늘 밤 출발하는 항공권을 이미 예매했어. 조금도 지체할 수가 없어. 성빈이한테는 내가 직접 전화해서 얘기하면 돼.”백지유는 고여진이 확실히 마음먹은 것 같자 일부러 난처한 듯 입술을 깨물다가 순순히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10화

    심성빈은 테라스에 서서 첩첩이 이어진 산자락을 바라보며 차분한 눈빛으로 대책을 강구했다.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 끝에 이내 완벽한 계획 하나가 그의 머릿속에 완성되었다.심성빈은 차분한 얼굴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곧이어 군더더기 없이 단호한 말투로 본론을 꺼냈다.“부탁 하나 하지. 경매 좀 추진해 줘.”“네? 갑자기 웬 경매에요, 대표님?”심성빈은 아주 간결하게 자신의 요구를 전달했다.이에 상대방은 곤란한 기색을 드러냈다.“그런 최상급 규모의 경매라면 단기간에 열기가 쉽지 않습니다. 절차며 섭외, 자격 심사까지 챙길 게 한둘이 아니거든요. 난도가 너무 높아요.”“알아. 아니까 너한테 부탁하는 거야.”심성빈은 담담한 어조로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를 내밀었다.“이번 일 확실하게 마무리해주면 다음에 귀국할 때, 내 개인 소장품 보관실을 전부 개방할 테니 마음껏 골라.”그 제안에 상대는 즉시 흥미를 느끼며 흔쾌히 승낙했다.“대표님께서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어떻게 거절하겠어요? 걱정 마십시오! 당장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서 속전속결로 진행하겠습니다.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게 준비해 놓죠!”그날 오후.별장에서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던 고여진은 경매장에서 보내온 초대장을 확인했다.곧이어 경매장 관계자의 전화까지 걸려와 이번 경매에 참석해달라는 정중한 초청이 이어졌다.평소라면 흔한 경매 따위엔 눈길조차 주지 않을 그녀였지만 이번 경매의 마지막을 장식할 하이라이트가 근세 시대의 친필 서한이라는 사실을 전해 듣는 순간,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그 서첩의 저자는 다름 아닌 고여진의 친조부, 근세 시대 문단을 호령했던 당대 최고의 거장이었다.그 시절, 혼란스러운 정세와 끊이지 않는 전란 속에서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귀한 진품과 수필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대부분은 불타거나 유실되었다.그나마 남은 유일한 진품은 오래전 해외로 흘러 들어갔고 어느 개인 수집가가 거액을 들여 소장한 이후로 꼬박 삼십 년 동안 자취를 감추었다.그것은 심씨 가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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