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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Penulis: 김하이
임효민은 눈을 반짝이며 금세 활기를 되찾았다.

“정말요?”

송하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다시 활짝 웃는 그녀를 보며 송하나도 마음이 놓였다.

“잠깐 쉬었다 와요. 오후에도 할 일이 많으니까.”

임효민은 물컵을 들고 말했다.

“하나 언니, 제가 물 따라드릴게요.”

그녀의 진지한 눈빛을 보며 송하나는 문득 조수가 있으면 확실히 신경 쓸 일이 줄어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요일 오후, 이원 그룹 대표 사무실.

송태리는 하이힐을 신고 걸어 들어왔다. 그녀의 손에는 고양이 그림이 그려진 쇼핑백 두 개가 들려 있었다.

“야옹.”

통통한 주황색 고양이 한 마리가 소파에서 뛰어내려 그녀의 다리에 몸을 비볐다.

“어쭈, 내가 맛있는 거 사 온 걸 아는 거야?”

송태리는 웃으며 몸을 숙여 쇼핑백에서 수입 고양이 통조림과 츄르를 꺼냈다.

“강우 씨, 내가 귤이 간식이랑 자동 급수기 새로 사 왔어요. 전에 쓰던 게 물이 조금 새는 것 같아서.”

이강우는 서류 검토에 열중하고 있었다.

“저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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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64화

    임창진은 공항을 봉쇄하고 모든 출국 기록을 샅샅이 뒤졌지만 이미 몇 시간 전에 비행기가 이륙했다는 사실만 확인했을 뿐이었다. 차정원은 어느덧 국내 통제권을 벗어나 버렸다.제연 공항에 도착한 차씨 일가는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임창진을 발견하자마자 달려갔다.모두가 착잡한 얼굴이었고 차호섭이 가장 먼저 아들의 행방을 물었다.“창진아, 어떻게 됐어? 정원이 찾았니? 막아낸 거야?”이에 임창진은 몹시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사실대로 털어놓았다.“우리가 한발 늦었어. 정원이 이미 떠났대. 조사해보니까 해외 용병 조직과 접촉했더라고. 다들 걱정하신 대로 송하나를 위해서 빅토르를 처리하러 간 것 같아.”이 말은 마치 마른하늘에 떨어진 날벼락처럼 차씨 일가의 귓가를 때렸다. 모두가 그 자리에 얼어붙어 넋을 잃었고 안색은 순식간에 창백하게 질렸다.빅토르의 막강한 세력과 잔혹한 수법을 너무나 잘 아는 차씨 일가였다. 차정원이 용병을 데리고 그를 찾아간다는 건 ‘죽으러 가는 길’이나 다름없었다.차설아는 결국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빅토르 세력이 얼마나 막강한데! 해외는 아예 그 사람 영역이나 다름없잖아요. 오빠가 대체 무슨 수로 그런 사람을 이기겠어요? 이건 그냥 가서 죽겠다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요!”차호섭은 밀려오는 불안과 비통함을 억누르며 임창진의 팔을 움켜쥐었다.“창진아, 방법이 없을까? 돈은 상관없으니 제발 우리 정원이 좀 데려와 줘!”이에 임창진은 그저 힘없이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깊은 무력감이 배어 있었다.“그 용병 조직은 보안이 워낙 철저해서 의뢰인의 행방을 절대 발설하지 않아. 일 처리도 워낙 은밀하고. 정원이가 작정하고 숨어버리면 우리가 가진 모든 인맥을 동원한다 해도 정확한 위치를 추적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안 그래도 며칠째 근심 속에 살던 금미정은 장시간 비행과 아들에 대한 걱정이 겹쳐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임창진의 말을 듣는 순간, 아들의 앞날에 닥칠 불길한 예감이 머릿속을 덮쳤고 더 이상 버티지 못한 채 눈앞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63화

    이에 다른 한 사람이 조언을 건넸다.“차정원 변호사 한번 찾아가 봐. 강현에서 그 사람만큼 유능한 변호사가 어디 있다고. 나도 지난번에 아주 골치 아픈 일을 그 사람 덕분에 해결했거든. 다만 워낙 찾는 사람이 많아서 웬만한 사건은 잘 안 맡으려고 해. 가서 돈도 좀 챙기고 정성껏 부탁해 봐. 몇 번 발품 팔다 보면 혹시 알아, 맡아줄지?”그 사람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나도 가봤어. 돈 가방까지 싸 들고 갔는데 로펌에 도착해서야 알았지 뭐야. 그 사람 이미 로펌 대표직에서 사임했고 앞으로 사건은 일절 안 맡기로 했대.”“뭐? 그렇게 잘나가는 변호사가 그냥 관둔다고?”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던 최로운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썰물처럼 밀려왔다.그는 즉시 로펌으로 전화를 걸었고 돌아온 대답은 방금 손님들의 대화 내용과 똑같았다.차정원은 며칠 전 이미 사임했다고 한다.하지만 차설아의 말에 따르면 며칠 전 토끼를 가져다줄 때 분명 제연으로 출장을 간다고 했는데...로펌을 관둔 마당에 출장이라니?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었다. 최로운은 곧장 집으로 달려가 차설아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이야기를 전해 들은 그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오빠가 왜 거짓말을... 나한테 뭔가 숨기는 게 분명해.”차설아는 다급히 휴대폰을 꺼내 차정원에게 전화를 걸었다.대체 어찌 된 상황인지 묻고 싶었지만, 수화기 너머에는 싸늘한 전원 꺼짐 안내음만이 돌아올 뿐이었다.그녀는 말 그대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최로운에게 친정으로 데려다 달라고 재촉했고 도착하자마자 자초지종을 털어놓았다.소식을 접한 차씨 가문 사람들도 충격에 휩싸였다.차설아가 아니었다면 그들 역시 차정원이 로펌 대표직을 사임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터였다.주야장천 전화를 걸어도 차정원은 받지 않았다.차씨 가문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그의 동선을 파악할 사람들을 급히 보냈다.다만 조사가 진행될수록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차정원은 이미 오래전에 자신의 명의로 된 모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62화

    차정원은 아파트로 돌아와 문을 닫았다.거실에는 불도 켜지 않은 채였고 창밖에는 제연의 회색빛 하늘이 낮게 가라앉았다.그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고개를 떨구었다. 평소의 차분하고 카리스마 넘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양손을 머리카락 사이로 깊숙이 밀어 넣은 채 말로 다 할 수 없는 연약함과 무너져 내리는 절망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머릿속엔 송하나의 잔상이 끝없이 맴돌았고 가슴을 짓누르는 통증이 촘촘히 얽혀들어 당장이라도 이 몸을 잠식시켜버릴 것만 같았다.그 정적을 깨고 갑작스레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화면에 뜬 낯선 해외 번호에 차정원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눈동자에 서려 있던 나약함은 순식간에 차가운 살기로 바뀌었다. 그는 전화를 받고 침착하지만,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여보세요.”“차 변호사님, 부탁하신 용병 조직과 연락이 닿았습니다.”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사뭇 진지했다.“국제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라 돈만 되면 못 할 일이 없는 자들입니다. 다만 빅토르의 신분이 워낙 특수하고 경호 수준도 극도로 높아서 비용이...”“얼마면 돼요?”차정원이 물었다.상대방이 잠시 침묵하더니 어마어마한 액수를 불러왔다.일반인들에겐 헉 소리 나는 숫자라 평생 일전 한 푼 안 쓰고 끌어모아도 도달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하지만 차정원의 표정엔 미동조차 없었다.“돈은 얼마든 줄 수 있다고 전하세요.”상대는 잠시 주춤하다가 다시 물었다.“변호사님, 정말 그렇게까지 하시려고요? 빅토르를 처리하는 건 난이도가 상당합니다. 자칫 발각이라도 되면 변호사님 신변이 매우 위험해져요. 최악의 경우 돈도 잃고 목숨도 잃을 겁니다.”빅토르의 성격상 자신을 암살하려 한 배후가 차정원이라는 걸 알게 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보복할 것이 뻔하다.차정원의 목소리는 소름 끼칠 정도로 차분했지만, 전례 없는 결연함이 서려 있었다.“하나를 위해 복수할 수만 있다면 재산이나 목숨 따위 뭐가 대수겠습니까.”이미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은 그에게 재산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61화

    차정원은 지사로 향하는 대신 송하나와 함께 살았던 펜트하우스로 돌아갔다.현관문을 여는 순간, 낯익은 기운이 물밀듯 밀려왔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 그대로였다.소파 위에는 그녀가 좋아하던 쿠션이 놓여 있었고 식탁에는 함께 골랐던 식기 세트가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안방 옷장에는 그녀가 미처 챙겨가지 못한 옷가지들이 걸려 있었고 공기 중에 그녀의 은은한 향기가 감도는 것만 같았다.차정원은 추억이 깃든 모든 걸 손끝으로 가볍게 쓸었다. 머릿속에는 함께했던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부엌에서 함께 요리하던 모습, 소파에 나란히 앉아 영화를 보던 모습, 환하게 웃으며 그의 품에 안겨 미래를 이야기하던 사랑스러운 그녀의 모습까지...애틋하던 모든 풍경이 이제는 차정원의 심장을 찌르는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떠올릴 때마다 숨 막히는 고통을 안겨주었다. 그건 마치 질식할 것 같은 고통이었다.이틀 밤낮을 집에서 칩거하던 차정원은 셋째 날 문득 밖으로 나섰다.로펌을 파트너들에게 맡겼지만, 서재에는 아직 처리해야 할 몇 가지 업무 자료가 남아 있었다. 겸사겸사 그것들을 챙겨서 로펌으로 가는 길이었다.볼일을 다 보고 집에 돌아와 엘리베이터에 막 들어섰을 때 익숙한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는데 다름 아닌 최시훈이었다.그 역시 차정원을 보자 약간 놀란 표정이었다.송하나가 해외로 나간 후, 차정원은 다시 강현으로 돌아가 일에 전념한 터라 이쪽 집은 반년 넘게 비어 있었다.최시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오랜만이네요, 차 변호사님.”이에 차정원은 고개를 살짝 끄덕일 뿐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그의 태도는 어딘가 차갑게 느껴졌다.최시훈은 아마도 자신이 과거 송하나에게 호감을 느낀 일이 계속 마음에 걸려서 이러는 줄 알았다.솔직히 그때 최시훈도 확실히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고 대시할까 고민도 했었다.하지만 송하나가 망설임 없이 차정원을 선택한 것을 보고 스스로 다른 도시로 발령을 신청하며 미련을 잘라냈다.지난 1년간 그는 오롯이 일에만 전념했다. 국장에서 또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60화

    강현.차정원은 한 달이라는 시간을 들여 국내의 모든 일을 마무리했다.그는 로펌 대표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났고 자신이 직접 설립한 이 로펌을 공동 대표들에게 전적으로 위임했다.공동 대표들은 하나 같이 충격에 빠져 그에게 미친 거 아니냐고 쏘아붙였다.수년간 차정원이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여 이 로펌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켰던가.로펌이 오늘날의 명성과 규모를 갖추게 된 것은 전적으로 차정원의 능력과 수완 덕분이었다. 그가 왜 자신의 노력을 스스로 내던지는지 공동 대표들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됐다.한편 차정원은 그들의 만류에도 평온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더 중요한 일이 남아 있거든요.”공동 대표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냐고 추궁했지만, 그는 일절 함구했다.차정원의 단호한 결심과 돌아설 여지를 보이지 않는 태도에 동업자들은 더 이상 만류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들 안타까운 한숨만 내쉬며 그의 결정을 묵묵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직책을 사임한 후, 차정원은 차씨 저택으로 돌아와 며칠간 조용히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그동안 그는 늘 과묵했고 눈가에는 녹아내리지 않는 침울함이 담겨 있었다. 매일 밤낮없이 일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가족들도 속상했지만, 감히 말을 꺼내지 못했다.송하나의 일이 그에게 얼마나 큰 타격을 주었는지 다들 잘 알기에 묵묵히 옆을 지켜줄 뿐 아무도 감히 쉽게 언급하지 못했다.이제 그가 마침내 바쁜 걸음을 멈추자 금미정은 안도감과 동시에 걱정이 뒤따랐다. 행여나 아들 녀석이 모든 슬픔을 가슴 깊이 담아두다가 결국 감당하지 못하는 날이 올까 봐 불안했다. 금미정은 조심스럽게 바람 쐬러 가자고 제안했다.“정원아, 요즘 많이 힘들었지? 기분 전환이나 할 겸 우리 함께 어디 나가볼래?”“아니요, 엄마.”이에 차정원이 고개를 흔들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저 며칠 뒤에 제연에 다녀와야 해요.”“거긴 왜?”“출장 가요.”금미정은 그가 제연에 지사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더 의심하지 않고 당부만 늘려놓았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59화

    송하나는 심성빈의 눈 밑에 드리운 다크써클을 보고 단순히 잠을 제대로 못 잔 것이라고 여겼다.하지만 가정부는 모든 것을 똑똑히 보고 있었다. 예전의 차분하고 온화했던 대표님이 최근 들어서는 몇 번이나 이성을 잃을 뻔했다. 단지 송하나 앞에서만 애써 온화한 모습을 유지할 뿐이었다.그는 언젠가 자신이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송하나에게 들킬까 봐 두려워했다.결국, 그는 비밀리에 심리 상담사를 찾았다.일련의 진단 후, 의사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대표님, 이건 장기간의 극심한 불안감이 유발한 중등도 우울증입니다. 특정 인물을 너무 의식하고 동시에 그 사람을 잃을까 봐 극도로 두려워하는 마음 때문에 정신 상태의 균형이 무너졌어요.”심성빈은 눈을 질끈 감고 쉰 소리로 물었다.“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의사는 안경을 추어올리며 간절하게 말했다.“적당한 거리를 두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너무 깊이 빠져들지 마세요. 안 그러면 그분이 진짜 떠났을 때 대표님은 완전히 무너져 내릴 것입니다.”심성빈은 침묵했다.의사의 말이 일리가 있다는 걸 알지만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송하나는 점차 심성빈의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다.종종 그녀 몰래 전화를 받았는데 목소리를 내리깔았고 전화기 너머로 여자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심지어 그녀의 접근을 피하기 시작했고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도 복잡한 기색이 스쳤다. 다정함, 고통, 그리고 도통 읽어낼 수 없는 소원함이 담겨 있었다.송하나는 불현듯 말로 이루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다.끝내 참지 못하고 심성빈에게 물었다.“성빈 씨 혹시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요?”심성빈은 잠시 멈칫하더니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아니.”“근데 왜 요즘 나 피해 다녀요? 왜 매일 딴 여자한테 전화하냐고요?”그녀의 목소리에 약간의 서러움이 묻어났고 눈빛에는 의문이 가득했다.그런 그녀에게 대체 어떻게 말해야 할까. 전화 건너편의 여자는 마흔이 넘은 심리 상담사일 뿐 그녀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요즘 자꾸 피해 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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