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목줄 끝을 틀어쥔 주하의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자 D자형 고리가 팽팽하게 당겨졌고, 도혁의 고개는 자연스럽게 뒤로 젖혀졌다. 분홍색 털이 달린 가죽의 보송하고 간지러운 감촉이 목덜미를 조여왔지만, 그보다 그를 미치게 만드는 건 뒤에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주하의 체온이었다.
도혁이 제 무릎 아래에서 분홍색 가죽 목줄과 수갑에 매여 눈이 젖은 채 헐떡이고 있는 모습은 상상만큼이나 야했다. 완벽한 지배감에 주하는 살짝 침을 삼켰다."어차피 침대에서 정신 차리고 있었던 적 없잖아."
그 말이 신호라도 되는 것처럼, 주하는 천천히 그의 긴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도혁은 수갑이 채워진 두 손을 모아 침대 시트를 움켜쥐며, 익숙하게 제 허벅지를 벌려 주하가 들어올 공간을 내어주었다. 어느새 주하의 손길에 완벽히 길든 그의 몸은,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다음 순서가 무엇인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주인님...... 제발, 빨
"자료나 주십시오.""줄 거야, 인마. 급하게 굴긴."도혁의 아버지는 책상 위의 내선 전화기를 들어 짧게 지시를 내렸다. 지하 창고에 있는 자료를 가져오라는 말이었다. 도혁은 그제야 조금 굳어있던 어깨를 풀었다. 하지만 질문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사업도 그래서 정리한 거야?""그런 거 아닙니다."주하 때문에 서두른 건 맞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기에 도혁은 당당하게 대답했다. 그래서 그의 아버지는 조금 긴가민가할 수밖에 없었다. 진짜 아닌가. 아닐 수가 있나. 그런 생각을 하며 도혁을 유심히 보았는데, 그의 얼굴에 한 치의 거짓도 없었다."내가 뭐 반대라도 할까 봐 그렇게 숨기는 거야?""그런 걱정을 제가 왜 합니까."도혁은 기가 찬다는 얼굴로 대꾸했다. 이 나이 먹고 아버지가 반대한다고 무서워할 이유는 없었다. 각자의 인생을 산 지가 벌써 몇 년인데, 그런 걸 걱정한다고. (굳이 따지자면 주하의 부모님이 반대하는 건 좀 걱정될 것 같았는데, 아직 그런 생각까지 깊게 해보지는 않았다) 솔직히 그는 어릴 때도 딱히 누군가의 눈치를 본 적은 없었다. 철이 들면서는 어머니 기분이나 좀 맞춰줬지."너는-"도혁의 아버지가 기가 막혀서 말하려는데, 누군가 서재를 노크했다. 자료가 오래 지나지 않아 서재로 배달된 것이었다. 아버지와 함께 은퇴한 줄 알았던 옛 조직원이 낡은 가죽 서류철 하나를 들고 서재로 들어섰다. 도혁은 짧게 눈으로 인사하고, 서류철에 시선을 고정했다. 세월이 느껴지는 물건이었다. 그것을 받아들인 그의 아버지는 직접 몇 장을 넘기다가, 도혁에게 종이 한 장을 건네주었다."자."도혁은 망설임 없이 종이를 낚아채 빠르게 눈으로 내용을 훑었다. 그가 원하는 내용이 전부 다 들어가 있었다. 수사 정보 넘긴 대가로 요구한 돈과 물건 등이 빼곡하게 기록되어 있어서
"근데 기사에 이름 나오는 건 싫다는 거지? 뭐, 당연히 싫겠지만.""......네.""그러면 가서 해결하고 와."간단명료한 말이었다. 어떤 회의나 의심도 없이, 마치 도혁이라면 당연히 그 정도쯤은 깔끔하게 해결하고 돌아올 거라는 신뢰가 깔린 말투. 주하는 어느새 다가와 마루의 기둥에 길게 기대어 서서 나른하게 하품을 한 번 했다."오늘 점심 같이 나가서 먹으려고 했는데."".......""못 먹겠네?"도혁은 그제야 멈춰있던 사고가 회전하며 정신을 차렸다. 주하의 그 담대함과 무심한 온기가 자신을 짓누르던 자괴감의 사슬을 순식간에 끊어낸 기분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주하와의 외출이 무산된 것에 또 다른 종류의 분노를 느꼈다. 이게 얼마 만에 제대로 된 외출인데."아마도요.""저녁은?""그건......."감히 장담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아버지를 만나고, 경찰 라인을 확인하고, 기자를 통제하려면 오늘 하루가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었으니까. 도혁이 대답을 매끄럽게 끝내지 못하자 주하가 손을 휘휘 저었다."됐어. 갔다 와."그리고 몸을 돌려 방으로 향하던 주하가, 문득 떠올랐다는 듯 다시 그를 돌아보았다."애기야.""네.""기사 나가기 전에 해결할 수 있어?"그 나른한 목소리에 담긴 주도권. 도혁은 이번에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주하의 단단한 세계가 뒤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남자의 눈빛에 거침없는 서늘함이 차올랐다.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였다. 이건 고민할 여지도 없었다."네.""그러면 됐어."주하는 정말 그걸로 더 이상 질문할 가치도 없다는 듯 깔끔하게 돌아서서 계단을 올라갔다. 도혁은 굳게 서서 한동안 그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현실적으로는 아직 아무것도
"언제 나가는데."'빠르면 내일입니다. 아직 취재 단계라 하루이틀 더 걸릴 수도 있고요.'"기자 연락은."'회사 쪽으로 아직 공식적으로 들어온 건 없습니다.'"아버지는 아시고?"'네, 청담에도 방금 연락 넣었습니다.'"넣지 마."'예?'"내가 갈 거니까."도혁은 망설임 없이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휴대전화를 쥔 도혁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아, 주하의 방에서 나올 때의 달콤한 온기는 흔적도 없어진 지 오래였다. 손끝에 여전히 주하의 피부 촉감이 남아 있는 것 같은데, 제 피에 묻은 오물이 주하의 깨끗한 옷자락에 튀는 것만큼은 죽어도 참을 수 없다는 감정이 온몸을 감쌌다."어디 가?"마루에서 구두를 신던 도혁의 손이 순간 딱딱하게 굳어 멈췄다. 고개를 들자 주하가 자신의 방에서 문을 열고 나오고 있었다. 아직 잠에서 덜 깬 나른한 얼굴에 머리카락도 제대로 정리하지 않은 부스스한 차림이었다. 어제 저를 안았던, 세상에서 가장 아늑하고 사랑스러운 사람. 도혁은 잠시 입을 다물고 숨을 삼켰다. 차마 이 일의 티끌조차 주하에게 풍기고 싶지 않았다."일이 좀 생겨서요.""무슨 일?""별건 아닌데."말하고 나서 도혁은 순간 멈칫했다. 별것이 아니라는 말은 명백한 거짓말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자연스럽게 말을 돌리고 넘어갔을 일이었다. 주하가 몰라도 되는 일이고, 이런 더러운 구설에 굳이 주하를 얽히게 만들고 싶지도 않았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주하의 개로서 완벽하게 그녀에게 속하기로 했던 맹세가 있었다. 거짓말만큼은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다. 도혁은 신발에서 손을 떼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음, 사실 별건 아닌 건 아니고."주하가 졸린 눈을 가만히 깜빡였다."큰일이야?""아직은 아니에요.""아직은?"도혁은
"누구."태규가 입안에서 나지막하게 이름 하나를 꺼냈다. 낯설지 않은 이름이었다. 오히려 지나치게 익숙해서, 도혁은 순간 발걸음을 완전히 멈춘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그늘에서 몇 번이나 보았던 얼굴이었다. 집에도 자주 온 인간인 데다가, 아버지와 식사하는 것도 많이 봤고, 술잔을 기울이는 것 또한 봤다. 자신이 일을 물려받은 뒤에도 몇 번 정도는 마주쳤던 사람이었다. 그 세계를 손수 정리하고 잘라내면서 자연스럽게 연락을 끊고 묻어두었던 사람 중 하나이고. 분명 뒤탈 없이 다 정리했을 터인데."그 인간이 왜."'지금 그쪽도 내부 상황이 안 좋은 것 같습니다. 위에서 조사가 들어간 것 같은데, 저희가 예전에 얽혀 있던 건까지 같이 건드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그래서."'사방이 막히니까 그쪽에서 전 보스, 아니, 전 대표님 쪽 이야기를 먼저 흘린 것 같습니다. 불씨를 밖으로 돌리려는 생각 같습니다.'도혁의 서늘한 눈매가 더없이 험악하게 가라앉았다."아버지 이름을?"'예.'그 정도라면 놀랍지도 않았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살아온 인생이 깨끗하지 않다는 건 누구보다 도혁이 잘 알고 있었으니까. 실제로 있었던 잘못과 불법들을 두고 이제 와 억울하다거나 억지를 부릴 생각도 없었다. 문제는, 태규가 아버지가 아닌 '자신'에게 이 아침에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이었다. 도혁은 잠시 거친 숨을 내리누르며 침묵하다 물었다."내 이름은."전화 너머에서도 숨 막히는 짧은 정적이 흘렀다. 태규의 망설임이 수화기를 타고 그대로 전해졌다.'들어갈 수도 있습니다.'도혁의 얼굴에서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표정마저 싹 사라졌다. 나른했던 남자의 얼굴에는 이제 제 영역을 위협받은 포식자의 날카로운 기운만 남아 있었다."근거는."'아직 기자 쪽에서 취재
도혁은 눈을 뜨자마자 기분이 좋았다. 정확히 말하면 눈을 뜨기 전부터 좋았다. 품 안에 닿아오는 익숙한 온기와 나른한 숨소리가 머리끝까지 만족감으로 채워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눈도 뜨지 않은 채 팔에 조금 더 힘을 주어 주하와의 거리를 좁혔다. 제 팔을 베고 누운 주하가 작게 몸을 뒤척였다. 잠결에도 답답하거나 불편한 건 싫은지, 도혁의 가슴팍을 살짝 밀어냈지만 그렇다고 품에서 빠져나가려고 애쓰지는 않았다. 그 무심한 거부와 수긍의 경계가 자연스러운 게 꽤 좋아서, 도혁은 입꼬리를 느슨히 올려 웃었다. 요즘은 하루하루가 지나치게 좋았다. 꿈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주하는 매우 한가했고, 자신에게는 더 이상 주하의 오해를 살 만한 거리도, 풀어야 할 앙금도 없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주하가 품에 있었고, 일을 마치고 나와도 또 주하가 있었다. 운이 좋은 게 아니어도 같이 밥을 먹었고, 운이 좋으면 이렇게 같은 침대에서 같은 밤을 공유하고 눈을 뜰 수도 있었다.어젯밤에는 심지어.도혁은 주하의 목덜미에 깊이 얼굴을 묻으며 소리 없이 작게 웃었다. 분홍색 털 목줄까지 차고 주하의 무릎 아래에서 완전한 개노릇을 했다는 사실이 딱히 부끄럽거나 수치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알 수 없는 충만함과 만족감이 꽉 차올랐다. 주하의 손에 통제되고, 주하의 시선 하나에 안달이 나는 그 감각이야말로 자신이 주하의 세계에 완벽하게 귀속되어 있다는 증거 같았으니까. 이렇게도 심장이 가득 찬 느낌을 받을 수 있는 행위였다는 건 미처 몰랐지만."으음......."주하가 낮게 앓는 소리를 내며 그의 가슴을 다시 밀어냈다. 잠투정이 섞인 목소리가 나른했다."좀 더워...""죄송해요."도혁은 순순히 팔의 힘을 풀었다. 그러면서도 몸을 완전히 떨어뜨리지는 않은 채, 그저 주하가 더워하지 않을 만큼만 거리를 두었다. 주하가 눈을 뜨지 않는 걸 가만히 확인한 그는
"잘했어."주하 또한 알고 있었다. 그가 무슨 마음으로 좋다고 대답하는 건지. 도혁은 그 덕분에 '좋다'는 말 한마디를 하고서 칭찬받았다. 서로 그렇게 만족스러울 수가 없었다.그녀는 목줄의 D자형 고리를 제 쪽으로 확 당기며 깊숙하게 쳐올렸다. 머릿속으로는 리드줄을 달아야겠다는 생각이 짧게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고개가 강제로 뒤로 꺾인 도혁의 젖은 눈동자가 주하와 똑바로 맞닿았다. 붉게 달아오른 얼굴, 목줄에 눌린 목덜미, 그리고 주하의 사정없는 움직임에 맞춰 흔들리는 시선. 이보다 완벽한게 이 세상에 있을까. 주하는 순간적으로 감히 그런 생각을 했다."하아, 하...... 주인님, 더, 더 세게...... 박아주세요......!"도혁이 짐승 같은 신음을 토해내며 구걸하듯 중얼거렸다. 주하가 좋아할 말을 뱉은 거였다. 계산이라기보단 본능에 가깝게. 주하는 그 애원에 응답하듯 허리 짓을 가속했고, 도혁은 침대 위에서 허리를 뒤틀며 사정없이 흔들렸다. 그녀가 흥분할수록, 자신도 흥분되는 감각이 좋았다."ㅆ, 쌀 것 같아요...""인내심 하곤. 싸."도혁은 절대 주하가 원하는 순간까지 참을 수 없을 터였다. 그래서 그녀는 그저 한마디 타박과 함께 허락해 주었다. 마침내 찌릿한 절정이 척추를 타고 폭발했고, 도혁은 허물어지듯 침대 위로 엎어지며 거친 분출과 함께 절정에 도달했다. 거친 숨소리만이 그녀의 방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으흐..."도혁은 사정 후 완전히 풀린 눈을 하고서 잠시 침대에 엎드려 있다가, 슬금슬금 주하의 품으로 커다란 몸을 웅크려 묻었다. 산만 한 몸이 좀 구긴다고 들어와질 리도 만무한데. 그래도 주하는 숨을 고르며 도혁 머리카락을 다정하게 쓸어 넘겨주었다. 그의 머리카락은 땀으로 조금 젖어있었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그의 손목에 채워진 분홍색 털 수갑과 목을 조이고 있던
"그걸로도 안 될 것 같단 말이야?"혜진이 놀랍다는 듯이 말했다. 안되는 수준이 아니라 더 얽힐 것이 틀림없었다. 분명 그냥 지독한 정도가 아닐 것이었다. 그녀는 돈이 아니라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그게 아니라 좀, 그, 성적으로 질리게 할 만한 거 없어?""그런 거라면 98.3% 정도 확률로 도망가게 안들 방법이 있지."미묘하게 자세한 수치가 왠지 믿음이 가야 할 것 같은데 미더웠다. 그 남자는 모르긴 몰라도 1.7% 안에 충분히 들 수 있을 것 같은
"노예야, 그렇게 불러도 좋을지도? 근데 그런 말 들으면 좆이 터지는 거 아닌지 몰라.""그, 혹시, 마조예요?""지금까진 아니었는데, 주인님한텐 그럴지도 몰라.""왜 나한테만 그래.""주인님한테만 반응하는걸요."주하는 짧게 한숨을 쉬고 손을 저었다. 이런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었는데 계속 이런 결론만 내고 있었다."일단, 밖에서 주인님이라고 부르지 마세요.""왜? 그럼, 뭐라고 불러요? 주하님?""부르지 마요."
"......이게 말이 돼요?" "보고 있잖아? 나 진짜 주인님만 봐도 쌀 것 같아. 싸도 돼, 이제?"영상을 통해서 본 성기는 기운이 하나도 없어서 시들시들했는데 어느새 다시 이렇게 커진 건지, 도혁이 힘찬 성기를 흔들며 물었다. 주하는 손을 들어 그에게 짧게 명령했다."안 돼요. 멈추고 좀 나와봐요. 그 영상통화도 끊고."도혁은 아쉬워 입맛을 다시면서도 그녀의 말대로 했다. 두 사람은 다시 모텔방에서 아까와 같은 구도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얼마나 참아야 해?""뭘 참아요? 나 아니면 못 싼다며. 계속해요. 지칠 때까지. 그래도 안 싸면 주인님인지 뭔지 해줄게요.""그러다 내 좆 닳으면 어떡해? 주인님이 책임져줄 거야?""닳기 직전까지만 하면 되겠네요. 시끄러우니까 빨리 시작이나 해요."주하는 귀찮다는 듯 손을 휘휘 저었다. 도혁은 우선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변명은 이미 생각해 뒀고, 이 상황을 즐기기만 하면 될 것 같았다. 솔직히 주하의 얼굴만 상상해도 발기하는 상황에서 얼굴을 보며 자위를 하는데 안 싸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