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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8화

Author: 일설연우
유소영은 정주에 도착했지만 곧장 진씨 가문을 찾아가지는 않았다.

그녀는 먼저 자신의 행적을 숨긴 채 은밀히 진씨 가문을 살폈다.

알고 보니 진씨 가문은 정주에서 상당한 세력을 지닌 집안이었다. 논밭만 해도 정주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였다.

당초 진경송이 대리 시험에 휘말린 것도 그에게 학식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육황자가 진경송을 틀어쥐고, 그를 통해 진씨 가문까지 장악하려 했던 것이다.

세자가 말했듯, 진씨 가문은 그동안 육황자를 위해 적잖은 이익을 챙겨 주었다. 그렇다면 진경송은 육황자와 진씨 가문을 잇는 핵심이었다.

지금 진씨 가문을 이끄는 사람은 진경송의 아버지, 진서였다.

유소영은 은밀히 그를 불러냈다.

정주 제일의 사대부 가문을 이끄는 사람답게, 진서는 날마다 처리할 일이 많았다. 처음 정체 모를 초대장을 받았을 때만 해도 그는 상대할 생각이 없었다. 어디서 도움을 청하러 온 먼 친척쯤으로 여겼다.

그러나 안에 든 쪽지를 읽는 순간, 그의 얼굴빛이 급변했다.

진서는 곧바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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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군의 형님   제644화

    고준형은 품에 안긴 여인이 멍해진 모습을 바라보며,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한 번만 더, 응?"유소영은 몸을 가볍게 떨었다. 두 뺨에는 붉은 홍조가 번져 있었다.사실 그가 굳이 그녀의 고갯짓을 기다려야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유소영은 손끝까지 뜨겁게 달아오른 채, 모기만 한 목소리로 속삭였다."네……."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눈앞이 빙글 돌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이부자리 위로 눕혀진 그녀의 몸 위로 거센 비바람 같은 입맞춤이 쏟아져 내렸다…….이내 침상의 휘장이 물결처럼 일렁였고, 파도처럼 밀려오는 흔들림이 고요했던 방 안의 적막을 깨뜨렸다.……한밤중.석심이 대문을 열고 세자가 마차에 오르는 것을 배웅했다.마차가 길모퉁이 너머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눈으로 좇은 뒤 고개를 돌리자, 아민이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석심은 화들짝 놀라며 몸을 움찔거렸다."깜짝이야! 뭐 하는 거야!"아민은 목을 길게 빼며 물었다. "세자께서 벌써 가신 건가요? 어디로 가시는 거죠?"석심이 미간을 찌푸렸다."당연히 관서로 가시지! 설마 기생집에라도 가시겠어?"아민이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세자께서 이리 바쁘시니, 좀처럼 쉬실 틈조차 없으시겠어요.""내 말이 그 말이야. 다 합쳐서 고작 두 시진밖에 못 주무셨으니."아민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두 시진도 채 안 되실 거예요."세자를 바깥채에서 모시는 석심으로서는 내원의 사정을 알 리 만무했다.하지만 아민은 그 속사정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히 꿰뚫고 있었다.세자가 아씨를 붙들고 밤늦도록 괴롭히셨으니, 기껏해야 반 시진 남짓 쉬셨을 것이다.다음 날.유소영이 눈을 떴을 때, 곁에는 이미 아무도 없었다.그녀가 아민에게 물었다."세자께서는 벌써 일어나신 거야?"아민은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사실대로 고했다."아씨, 사실 세자께서는 어젯밤에 이미 떠나셨어요."유소영은 순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어젯밤에?"지난밤 그토록 격렬하게 시달린 탓에 그녀는 아주 깊

  • 부군의 형님   제643화

    고준형은 손을 들어 품에 안긴 이의 등을 가볍게 토닥였다.“부인은 필시 나를 원망하고 있나보오.”유소영은 그의 허리를 끌어안고 고개를 돌려 그의 가슴팍에 기대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아니에요. 기분이 나쁘지도 않고, 원망하지도 않아요.”고준형은 침구를 끌어당겨 그녀의 가녀린 몸을 덮어 주었다.그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턱으로 유소영의 머리를 가볍게 비비적거렸다.“먼저 씻고 오겠소.”유소영은 그제야 그를 놓아주었지만, 그녀의 시선은 여전히 아쉬운 듯 그에게 머물러 있었다.고준형 역시 잠시 안고 있었을 뿐인데도 그녀를 홀로 남겨두기가 못내 아쉬웠다.이내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유소영은 그가 이대로 나갈 줄 알았으나, 그는 도리어 그녀를 건져 올리듯 번쩍 안아 들었다.“같이 하지.”?!무얼 같이 한다는 거지?유소영은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세자에게 안긴 채 목용통 안으로 들어가고, 이윽고 뜨겁게 달아오른 몸이 뒤에서 그녀를 덮치고 나서야……그녀는 도망치려야 도망칠 수도 없게 되었다.……욕실 안.피어오르는 뜨거운 열기가 밤의 한기를 밀어냈다.병풍 위로는 자색 관복과 여인의 연분홍빛 속옷이 걸쳐져 있어 단정함과 흐트러짐이 한데 뒤엉켜 있었다.병풍 뒤에는 목용통이 놓여 있었다.물안개가 모락모락 피어올라 시야가 흐릿했다.오직 여인의 억눌린 옅은 흐느낌과 사내의 거친 숨소리만이 교차하며 들려올 뿐이었다.그 희고 가녀린 손가락이 목욕통의 가장자리를 꽉 움켜쥐었고, 힘을 준 탓에 분홍빛 손톱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욕실은 침실과 달랐다.유소영은 행여나 누가 들을까 두려워 감히 소리를 내지 못했다.따뜻한 물결이 일렁이며 그녀의 몸을 쉼 없이 쓸어내렸다.그녀의 눈가에는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그녀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그러다 이내 자신의 손을 깨물었고, 급기야는 고준형의 어깨를 깨물고 말았다…….욕실 밖.아민은 몇 발치나 멀리 떨어진 마당 입구에 서 있었다.마침 지나가던 심씨 어멈이 그 모습을 보고 물었다.

  • 부군의 형님   제642화

    복양 군주가 광화사로 수행을 떠난 것은 애초에 초왕이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생각해 낸 임시방편이었다.이제 조원욱이 죽었으니 초왕도 딸을 다시 데려왔다.무료함을 달래지 못하던 복양 군주는 유소영을 찾아왔다.그녀가 관서에 아침 식사를 보내려 한다는 것을 알고 복양 군주가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요. 그곳엔 다 조리사가 있거든요! 황 백부께서도 재상이 굶주리는 건 절대 내버려 두지 않으실 거예요. 게다가 이 시각이면 세자는 분명 궁에 있을 테고요.”“부왕과 다른 분들 말씀을 들어보니, 황 백부님은 종종 재상과 정무를 논의하시는데 어떨 땐 한 번에 반나절씩이나 이야기를 나누신대요. 지금 가셔도 아마 세자를 만나기는 어려우실 거예요.”유소영이 생각하기에도 그럴 것 같았다.그녀는 재상부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세자의 일상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복양 군주는 재상부 내부를 둘러보며 감탄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부인은 참 좋으시겠어요. 이제 재상 부인이 되셨잖아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부인을 부러워하는지 모른답니다.”유소영이 솔직하게 대답했다.“사실 변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복양 군주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며 두 눈을 크게 뜨고 반문했다.“설마 정말로 변한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죠?”유소영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군주, 그게 무슨 뜻입니까?”복양 군주는 다시금 부러움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세자께서 부인을 너무 과보호하시는군요.”“재상 부인은 집안 단속은 물론이고, 수시로 관원과 그 부인들을 접대해야 해요. 만약 타국의 사신이 방문한다면 남편을 따라 연회에 참석해야 하기도 하고요.”“멀리 갈 것도 없이, 이번에 세자께서 새 관직에 오르셨으니 예전부터 내려오던 관례에 따르면 부인께서 연회를 마련해 조정의 중신 몇 분을 모셔야 해요.”“아무리 재상의 관직이 높다 한들 처리해야 할 일들은 매우 번거롭고 거의 모든 방면에 얽혀 있어서 각 부서의 협조가 필수적이니, 당연히 미리 관계를 잘 다져놓아야 하죠

  • 부군의 형님   제641화

    뜨거움이 그녀를 집어삼켰고, 귓가에는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깼소? 원래는 깨울 생각이 없었소.”유소영은 몸이 몹시 불편해 눈을 떴다. 시야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수려한 얼굴이었다. 그 얼굴에는 다정하고 애틋한 기색과 함께 약간의 피로가 묻어 있었다.“세자…….”그녀가 나지막이 불렀다. 갓 깨어난 터라 순간 지금이 어느 때인지, 여기가 어디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잠시 후, 그녀는 그들이 이미 잠자리를 가졌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러자 본래 약간 굳어 있던 긴장된 몸이 단숨에 풀렸다.고준형은 그녀의 이마에서 입술로, 다시 가슴 쪽으로 내려가며 잘게 입을 맞췄다.그녀는 간헐적으로 몸을 떨었다.문득 그녀의 위에 있던 사내가 멈칫하더니, 다시 돌아와 귓불에 입을 맞추며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옥매화 꽃잎을 썼소?”“네.”유소영은 대답하며 고개를 돌렸다.그녀는 세자가 왜 갑자기 멈춰서 이런 말을 묻는지 알 수 없었다.이게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고준형은 그녀의 턱을 쥐고 살짝 돌려 자신을 보게 했다.그녀는 흐트러진 맑은 연못처럼 탁해진 그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겉보기에는 반듯하고 맑아 보이면서도, 결국 정과 욕망을 피할 수는 없는 모양이었다.그는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다정하게 낮게 웃었다.“한 그루에 금 한 냥이라도 그럴 가치가 있군. 내가 감당할 수 있어 다행이오.”유소영의 입술은 이미 연지를 바르지 않아도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살짝 벌어진 입술은 마치 아침 이슬을 머금은 앵두처럼 금방이라도 터질 듯 여리고 고왔다.고준형은 또다시 그녀에게 가볍게 입을 맞췄다. “주무시오.”뭐라고?멍하던 그녀의 눈망울이 단숨에 맑아졌다.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으나, 사내는 몸을 일으켜 옆에 있던 관복을 집어 들었다.유소영은 즉시 따라 일어나 소리 없이 그 자색 관복의 자락을 붙잡았다.고준형이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는 한 손으로 이불을 가슴 앞에 여민 채 앉아 있었다. 드러난 어깨 위에는 방금 그가 남긴 입맞춤의 흔적이 남아 있

  • 부군의 형님   제640화

    고장훈은 이제 구품 종군 교위에 불과해, 예전 진영에 있을 때처럼 위세가 등등하지 않았다.게다가 그의 몸에 난 상처도 아직 다 낫지 않은 상태였다.조정은 그에게 요양할 시간을 조금도 내어주지 않았다. 상처를 입은 채 일을 하다 보니, 하루가 저물 즈음이면 고통과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들었다.고장훈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유경원이 비었다는 소식을 들었다.그는 앞뒤 가리지 않고 노발대발하며, 마치 덜 자란 아이마냥 무슨 일만 생기면 부모부터 찾고 보았다.충용 후작은 아직 화가 덜 풀린 상태라 인내심이 바닥나 있었다.그가 단도직입적으로 쏘아붙였다.“네놈이 감히 물어볼 염치나 있느냐?”“네 형님이 왜 거처를 옮겼겠느냐, 다 너 때문이 아니더냐!”고장훈의 호흡이 무겁게 가라앉았다.충용 후작이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네가 형을 모함하고 죽이려 들지만 않았어도 그 아이가 떠났겠느냐? 일이 이 지경이 되니 이제 속이 시원하냔 말이다!”고장훈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내 고 부인을 쳐다보았다.“어머니, 어머니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고 부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가슴팍의 옷깃을 꽉 움켜쥐고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다.고장훈의 얼굴이 새까맣게 어두어졌고, 주먹을 꽉 쥔 탓에 뼈마디에서 뚝뚝 소리가 났다.갑자기 그는 무언가에 깊숙이 찔린 듯 극도로 격분하여 나지막이 울부짖었다.“제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쥐뿔도 모르시면서! 왜 다들 저만 탓하시는 겁니까!”“제가 형님을 모함한 건 오로지 후작부를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형님을 암살하려 했던 건…… 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요! 그저 가만히 앉아 누리기만 하실 거면서 무슨 자격으로 저를 비난하십니까!”짝!충용 후작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의 뺨을 매섭게 후려쳤다.이어서 손가락질하며 호통을 쳤다.“이 몹쓸 놈! 썩 꺼지거라!”고 부인이 안타까운 마음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끝내 말리지는 않았다.고장훈은 철저히 실망한 기색으로 두 사람을 한 번 쳐다보고는 문을 박차고 나갔다.난향원

  • 부군의 형님   제639화

    임유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부러웠다.할 수만 있다면 그녀 역시 진작에 거처를 옮기고 싶었다.그러나 거처를 옮긴다는 것은 곧 분가를 의미했고, 이는 불효였다.아들들은 그나마 나았지만, 자신 같은 며느리들은 시부모를 모시고 제때 문안 인사를 드려야 하는 등 번거롭고 자질구레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진수야, 형님을 배웅하러 가자.”“예, 부인.”임유정이 유경원에 도착하자, 짐을 나르는 하인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드는 모습이 보였다.그녀는 월하각에 이르러서야 유소영을 볼 수 있었다.유소영은 혼자서 직접 자신의 서화들을 정리하고 있었다.임유정은 주위를 한 번 둘러보고는 물었다. “세자께서는 안 계십니까?”“관서에 일이 많아 먼저 가셨습니다.”유소영이 말하며 고개를 들어 임유정을 바라보았다. “때를 잘못 맞추어 오셨네요. 다들 바빠서 대접할 겨를이 없습니다. 편히 앉으세요.”두 사람은 한때 날카롭게 대립했지만 이제는 이토록 평온하게 마주할 수 있었다.임유정은 자리에 앉았다. 한때 그녀 역시 이 유경원의 안주인이었으나, 지금은 매사에 조심스럽고 위축된 모습이었다.“형님, 저는 형님이 정말 부럽습니다.”그녀의 목소리는 아주 작아서 마당의 소음에 묻혀버렸다.유소영은 짐을 챙기느라 그녀가 하는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괜찮으시다면 제가 정리해 둔 헌 물건들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가져가세요.”예전 같았으면 이런 말을 듣고 유소영이 자신을 모욕한다고 여겼을 것이다.그러나 지금은 그녀의 심경이 크게 달라져 있었다.의지할 친정도 없고 금전이 들어올 곳도 없는 데다, 남편마저 좌천되어 급여가 더욱 줄어들었기 때문이다.앞으로 이 난향원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그녀는 그저 막막하기만 했다.유일한 바람은 연말이 다가오니 봉지의 수확물이 올라오는 것뿐이었다.“감사합니다, 형님.” 임유정은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유소영이 필요 없다고 한 물건들조차 모두 새것이나 다름없는 귀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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