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Penulis: 초향

제1화

Penulis: 초향
새벽 1시, 하지율은 문득 임채아의 SNS를 보게 되었다.

[지후 씨와 윤택이가 준 선물 너무 고마워요. 이 컵은 윤택 어린이가 직접 만든 거랍니다.]

하지율이 사진을 눌렀다. 목걸이 하나와 직접 만든 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컵에는 희미하게 ‘엄마 생일 축하해요’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식탁 위에 차갑게 식어버린 음식들과 아직 불조차 붙이지 못한 생일 케이크를 보면서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얼마 전 휴대폰에 뜬 최신 뉴스가 떠올랐다.

[도경시 유명 인사 고지후, 알고 보니 유부남? 게다가 다섯 살 아들도 있다고 밝혀져.]

사진 속에는 키 크고 잘생긴 남자와 가녀리고 아름다운 여자가 다섯 살쯤 돼 보이는 남자아이의 손을 잡고 놀이공원을 걷고 있었다.

임채아는 환하게 웃으면서 고윤택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고지후는 그런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는데 한 번도 본 적 없는 깊고 부드러운 눈빛이었다.

잘 어울리는 한 쌍과 고지후를 쏙 빼닮은 남자아이, 정말 행복한 가족 같았다.

오늘은 하지율의 생일이자 고지후와의 결혼 5주년 기념일이었다. 하지만 생일을 보낸 사람은 하지율이 아니라 임채아였다.

남편과 아들은 그녀의 생일에 임채아와 함께 있었고 선물조차 임채아에게 주었다.

하지율은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이미 익숙해져 버렸으니까.

임채아는 고지후의 첫사랑이었고 불치병에 걸려 앞으로 1년밖에 살 수 없었다.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이 바로 고지후를 다시 한번 보는 것이었다.

고지후는 임채아를 위해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일이 있다며 이해해달라고 했다.

하지율은 이해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를 막을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고지후가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통보한 게 처음이었으니까.

마음 한구석이 도려내진 듯 텅 비고 아팠다.

어둠 속에 얼마나 앉아 있었을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고지후가 고윤택과 함께 들어오더니 주방에 앉아 있는 하지율을 보고는 흠칫 놀랐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까맣게 잊은 듯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직도 안 잤어?”

하지율이 덤덤하게 말했다.

“할 얘기 있어.”

고지후는 눈살을 찌푸리며 고윤택을 내려다보았다.

“윤택아, 먼저 올라가서 자.”

고윤택은 눈을 비비며 하품하면서 하지율의 옆을 지나갔다. 그러다가 문득 뭔가 생각났는지 발걸음을 멈췄다.

“엄마, 생일 축하해요.”

고윤택은 고개를 들고 고지후와 똑닮은 예쁜 눈으로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아빠랑 나 일부러 엄마 생일을 잊으려고 한 건 아니에요. 우린 앞으로 함께할 시간이 많지만 예쁜 누나는 6개월밖에 안 남았잖아요. 별거 아닌 일로 화낼 건 아니죠?”

하지율은 그들이 생일을 잊은 것이 속상한 건지, 아니면 기억하면서도 습관적으로 무시해서 속상한 건지 알 수 없었다.

고윤택이 방으로 돌아간 후 집 안에 침묵이 감돌았다. 고지후가 먼저 입을 열어 침묵을 깼다.

“할 얘기라는 게 뭐야?”

그는 하얀 셔츠에 검은 양복바지를 입고 있었고 얼굴은 조각 같이 잘생겼다. 그리고 분위기는 밤하늘의 달처럼 차갑고 냉정했다.

하지율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지후 씨, 우리 이혼하자.”

고지후의 눈빛이 바람이 스친 호수처럼 잔잔하게 흔들렸다가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하지율, 네 생일 잊지 않았어. 선물도 진작 준비했다고.”

“선물?”

하지율이 가볍게 웃었다.

“우리 엄마 목걸이, 임채아 씨한테 줬잖아.”

그 목걸이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하지율에게 남겨준 것이었다.

그런데 고윤택을 낳던 날 잃어버렸고 고지후는 찾아주겠다고 약속했다. 나중에 목걸이를 찾긴 했지만 결국 임채아의 손에 들어갔다.

고지후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라곤 없었고 그저 눈빛이 평소보다 더 깊고 어두웠다.

“채아한테 잠깐 빌려준 거야. 조만간 돌려줄게.”

“조만간이 언제인데?”

하지율이 되물었다.

“채아 씨가 죽는 날?”

“하지율!”

차가운 목소리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의 깊은 두 눈에 평소의 냉담한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는 분노가 떠올랐다.

“그만해, 좀.”

이제 정말 그만할 때가 된 것 같았다.

딴 여자에게 마음이 있는 남편, 가까이하지 않는 아들, 그리고 그녀를 무시하는 시댁... 이런 날들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고지후가 말했다.

“채아한테 남은 시간이 6개월밖에 없어. 윤택이도 이해하는데 넌 왜 이렇게 속 좁게 굴어?”

더는 참고 싶지 않았던 하지율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여자한테 시간이 얼마 남았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 나랑 관계있는 사람도 아닌데 내가 왜 이해해야 해?”

고지후는 늘 고분고분하던 하지율이 이런 말을 할 줄은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 그의 눈빛이 얼음처럼 차갑게 식었다.

“하지율, 난 우리가 이미 얘기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하지율이 가볍게 웃었다.

“채아 씨가 첫사랑과의 아름다운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다고 하니까 두 사람은 연인처럼 연애했고 결혼한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고 하니까 지후 씨는 내가 정성껏 준비한 결혼식을 채아 씨에게 양보하라고 했어. 그래서 난 두 사람이 윤택이의 손을 잡고 결혼식을 올리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만 봤어. 채아 씨가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싶다고 하니까 또 세계 일주 여행을 갔고. 만약 채아 씨가 하늘의 달을 따다 달라고 하면 무슨 수를 써서든 따줄 거지?”

하지율과 고지후는 결혼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다.

어느 날 고윤택은 고지후에게 하지율이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어땠냐고 물었다. 고지후는 그제야 결혼식을 올리기로 결심했고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

그녀는 6개월 동안 정성껏 준비했지만 임채아의 한마디에 모든 걸 빼앗기고 말았다.

고지후의 시선이 완전히 차가워졌다.

“선 넘었어, 너.”

‘내가 선을 넘었다고?’

숨이 턱 막힌 하지율은 실망감에 눈을 감았다.

결혼 후 그녀는 좋은 아내이자 어머니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고지후는 항상 그녀에게 무관심했다.

하여 고지후가 원래 차가운 성격이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그의 첫사랑이 돌아오고 나서야 냉랭했던 고지후에게도 따뜻한 면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율은 식탁 위에 놓인 이혼 합의서를 집어 들었다.

“난 이미 사인했으니까 지후 씨도 빨리 사인해. 채아 씨가 죽기 전에 고씨 가문 사모님 자리까지 넘겨주면 채아 씨도 더 좋아할 거야.”

고지후는 입을 굳게 다물었고 잘생긴 얼굴은 서리가 낀 것처럼 차갑기 그지없었다. 이건 지금 기분이 아주 불쾌하다는 뜻이었다.

“그럼 윤택이는?”

하지율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지후 씨가 키워.”

그가 뭐라 말하려던 찰나 휴대폰이 울렸다.

“지후야, 큰일 났어. 채아 씨가 갑자기 쓰러져서 응급실로 실려갔어.”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baru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30화

    기자들이 서로를 바라보더니 동시에 헤실거리며 웃었다.“고지후 씨의 말씀인데 당연히 따라야죠.”이내 재빨리 자리를 피했고 숨어서 몰래 촬영할 엄두조차 못 냈다.고지후는 누기인가?그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사람은 이 땅에서 무사히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기자들이 떠난 후 공기는 숨 막힐 듯 무거웠다.남자의 품에 안긴 하지율을 보자 고지후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온몸으로 냉기를 뿜어냈다.그는 싸늘한 목소리로 명령했다.“내려와.”낯선 사람에게 안겨 있는 자체가 어색했는데 루머가 떠도는 상황에서 정기석마저 연루되지 않길 바랐다.결국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내려줘요.”정기석은 고지후의 살벌한 표정이 안중에도 없는 듯했다.“안 돼요. 발목을 다쳐서 얼른 병원에 가야 해요.”고지후의 시선이 하지율의 얼굴에서 좀처럼 떠나지 않았고, 얼음장처럼 차가운 눈동자는 한기를 내뿜었다.그는 또박또박 말했다.“하지율, 내려오라고 했지?”평소에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사람이라 감정을 드러내는 일이 드물었다.하지만 음산한 표정으로 싸늘하게 노려보는 모습은 마치 극도로 혐오하는 물건이라도 마주한 듯싶었다.하지율이 꿈쩍도 하지 않자 고지후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이내 다리를 움직여 천천히 다가왔다.고지후는 손을 뻗어 하지율을 끌어내리려고 했다.정기석이 그를 제지하려고 했으나 품에 안긴 하지율 때문에 거동이 불편해서 완전히 막지는 못했다.결국 하지율은 정기석의 품에서 벗어났다.고지후는 그녀의 손목을 붙잡고 거칠게 끌고 갔다.바닥에 발이 닿는 순간 삐끗한 발목에서 찌릿한 통증이 밀려왔다.곧이어 다른 한 손이 누군가에게 붙잡혔다.고지후는 우뚝 멈춰서더니 정기석을 바라보며 음산한 목소리로 경고했다.“놔라.”정기석의 입가에 여유로운 미소가 떠올랐다.“내가 할 소리야.”고지후가 건방진 표정으로 눈썹을 치켜올렸다.“그쪽한테 자격은 있고?”정기석이 피식 웃었다.“당신이 정할 일은 아니지. 중요한 건 우리 하율 씨 마음이야.”이내 시선을 돌려 하지율을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9화

    그녀는 사람들을 밀어내고 자리를 뜨려고 했지만 기자들은 마치 철옹성처럼 꿈쩍도 안 했다.“지율 씨, 대답 좀 해주세요.”“하지율 씨...”귓가에 재잘거리는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왔다.누군가 실수로 밀치는 바람에 하지율은 바닥에 쿵 하고 넘어졌다.이내 일어나려고 발버둥 치는 순간 갑자기 벼락같은 외침이 울려 퍼졌다.“살려주세요! 사모님이란 사람이 폭력을 행사해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모든 플래시가 하지율을 향했고 셔터 소리가 쏟아졌다.귓가에 맴도는 소음과 눈앞의 낯선 얼굴은 마치 가면을 쓴 악마처럼 느껴졌고, 숨 막힐 듯한 공포에 질식할 것 같았다.이때, 단호하면서 싸늘한 목소리가 포위망 밖에서 들려왔다.“다 비켜!”기자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고 등 뒤에 서 있는 훤칠한 몸매의 남자를 발견했다.하지율의 공동이 문득 커졌다.‘정기석?’모두가 넋을 잃은 사이 하지율의 곁으로 다가간 정기석은 발을 다친 그녀를 보자 새까만 눈동자가 서서히 식어갔다.“병원에 갑시다.”말을 마치고 하지율을 일으켜 세웠다.정기석을 발견하는 순간 기자들은 두 눈에 쌍심지를 켜고 우르르 몰려들었다.다만 그가 뿜어내는 무시무시한 기운에 하지율처럼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하지율 씨와 무슨 사이입니까? 현재 여러 남자와 동시에 만나고 있는 건 알고 계십니까?”정기석의 시선이 여기자를 향했고, 그윽한 눈동자에 뼛속까지 시린 냉기가 서려 있었다.“지금 나한테 질문하는 겁니까?”그녀는 방금 하지율에게 인신공격을 퍼부었던 기자였다. 임무를 가지고 찾아온 만큼 듣기 거북한 말만 골라서 했다.여기자는 숨을 죽였고 차마 아무 말도 못 했다.카리스마가 워낙 강해서 시선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멈추는 듯했다.정기석은 고개를 숙여 하지율의 발목을 살폈다.“발을 삐끗한 거 같아요. 일단 병원부터 갑시다.”말을 마치고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번쩍 안아 올렸다.이때, 또 다른 싸늘한 목소리가 고요한 밤하늘 아래 선명하게 울려 퍼졌다.“꽤 시끌벅적하네요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8화

    경찰서를 나섰을 때 날은 이미 저물었다.하지율은 정기석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기석 씨, 고마워요.”“시온이가 지율 씨를 워낙 좋아해서 직원 복지라고 생각해요.”그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인터넷에 떠도는 루머를 제가 대신 처리해줄까요?”하지율의 눈이 반짝거렸다.“그게 가능해요?”정기석이 눈썹을 치켜올렸다.“왜요? 못 믿겠어요?”“제가 누군지 이미 알아냈을 것 같은데.”하지율이 말을 이어갔다.“전 고지후의 와이프에요. 고씨 가문의 영향력은 S시에서 워낙 막강해서 그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아무도 막지 못할 거예요.”정기석은 의외라는 듯 물었다.“남편이 꾸민 일 같아요?”하지율이 피식 웃었다.“고지후 빼고 또 누가 있겠어요?”정기석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부부 사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안 좋은 듯싶었다.아직 손을 쓰기도 전에 벌써 사이가 틀어진 건가?이내 곰곰이 생각하다가 말했다.“가능하니까 물어본 거겠죠? 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필요한지만 알려줘요.”하지율이 대답했다.“그럼 기사 말고 다른 일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정기석이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얘기해보세요.”하지율은 목소리를 낮추고 정기석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정기석이 나지막이 웃었다.“신통한데요? 기사를 삭제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네요. 꼭 도와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요.”하지율이 진심 어린 말투로 말했다.“오늘 정말 고마웠어요.”“고마운 마음을 담아 시온에게 더 잘해줘요.”하지율이 고개를 끄덕였다.“물론이죠.”설령 도움을 받은 적이 없더라도 일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정시온을 잘 보살필 생각이었다.정기석이 시간을 확인했다.“비행기에서 내린 지 얼마 안 되어 아직 밥을 못 먹었는데 선약이 없으면 같이 식사하실래요?”이렇게 큰 신세를 졌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좋아요. 제가 살게요.”정기석이 미소를 지었다.“그래요.”...밥을 먹고 나니 밖은 완전히 깜깜해졌다.하지율은 화장실에 간다는 핑계로 먼저 계산했다.그리고 집으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7화

    젊은 경찰이 고개를 끄덕였다.심문 담당자가 하지율을 바라보며 말했다.“새로운 목격자가 나타나 사건을 더 조사해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하지만 아직 돌아가실 수 없습니다.”목격자라니?만약 사실이라면 지금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그것도 정확한 타이밍에 느닷없는 증인이라...하지율이 온몸으로 싸늘한 기운을 내뿜었다.상대방은 그녀의 처지를 알고 일부러 이 타이밍에서 그녀를 증인을 내세워 사지로 몰아넣으려는 것이 분명했다.어찌나 악의적이고 치밀한지 등골이 오싹할 지경이었다.심문 담당자는 시종일관 예의를 갖췄고, 단호한 목소리에 위엄이 서려 있었다.“조사에 협조 바랍니다.”하지율은 금세 침착함을 되찾았다.“증인이 누구인지 여쭤봐도 될까요?”경찰이 고개를 저었다.“증인의 신변 보호를 위해 개인 정보를 공개할 수 없습니다. 이의를 제기하고 싶으면 변호사를 선임하거나 지인한테 연락해 보석을 신청하세요.”워낙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변호사를 알아볼 시간도 없었다.강병주는 현재 여론의 중심에 있기에 도움을 청하기에 부적합했다.유소린은 너무 순진해서 고지후를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만약 말실수해서 구실이라도 만들면 본인마저 연루될 것이다.고지후는 그녀가 잘못을 인정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계속 용의자로 의심받게 해서 경찰서에 가둬두려는 속셈일 지도 모른다.하지율의 표정에 비아냥거림이 묻어났다.이내 눈을 살짝 내리깔고 무심하게 대답했다.“알겠습니다.”경찰이 그녀를 유치장에 데려가려는 순간 첼로처럼 묵직하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지율 씨.”하지율이 고개를 들었다.흰색 셔츠를 입은 젊은 남자가 멀리서 유유자적 걸어왔다.잘생긴 얼굴과 느긋한 표정, 살짝 풀어헤친 옷깃은 자유로운 분위기를 풍겼다.입가에는 미소를 살짝 머금었고, 그윽한 눈동자는 깊은 심연처럼 신비롭고 매혹적이었다.“기석 씨?”하지율이 깜짝 놀랐다.“여긴 어쩐 일로?”분명 주말에 돌아온다고 하지 않았나?정기석이 희미하게 웃었다.“시온한테서 지율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6화

    피를 흘리는 그녀를 보고도 첫마디는 걱정이 아니라 잘못을 따지는 것이었다.지나가던 낯선 이도 다친 사람을 보면 괜찮냐고 물을 텐데 아내가 잘못을 인정하기만을 기다리는 남편이라니.하지율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고지후가 눈살을 찌푸렸다.“왜 웃어?”이마의 피, 몸에 붙은 썩은 채소 그리고 끈적한 날달걀을 닦아냈더니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그동안 시간 낭비만 한 나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웃었어.”하지율은 툭툭 털고 차 안의 고지후를 무덤덤하게 바라보았다.“날 후회하게 만들겠다는 말이 이런 뜻이었어? 단지 첫사랑의 복수를 위해 사이버 폭력에 사람까지 직접 보낸 거야?”고지후는 침묵을 지켰다.“내가 꾸민 짓이라고 생각해?”“그럼 아니야?”하지율이 피식 웃었다.“새집으로 막 이사했는데 설령 포렌식 수사를 한다고 해도 이렇게 빨리 알아낼 리가 없지. 짧은 시간 안에 내 거처를 정확히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 당신 말고 또 누가 가능하겠어? 장하준한테 날 후회하게 만들겠다고 대신 전해주라고 하지 않았어?”이내 고지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임채아가 마음에 걸리면 이참에 그냥 이혼하지? 그래야 둘도 떳떳하고 명분도 생길 텐데.”고지후의 얼굴에 분노가 차올랐다.“내가 누누이 얘기했지만 우리는 그런 사이 아니야. 이제 그만 생트집 잡아.”하지율이 냉소를 지었다.“이혼하지 않는 이상 억지는 계속될 거야.”고지후는 눈빛이 싸늘하게 식어갔다.“끝까지 고집부리겠다는 거네?”하지율이 대답했다.“응.”고지후가 어이없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그래? 나중에 제발 용서해달라고 빌지나 마.”말을 마치고 나서 시동을 걸고 유유히 떠나갔다....또 하루가 지났고 기사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고지후는 하지율 대신 해명하지도, 논란을 잠재우려 하지도 않았다. 마치 사실이라고 묵인하는 태도에 사람들의 맹비난은 쌓여만 갔다.잠잠한 그와 달리 임태아가 느닷없이 게시물을 올렸다.[제가 입원한 건 지율 씨와 전혀 관련이 없어요. 물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5화

    “살인범은 사형 선고 받아야 해.”다들 한껏 격앙된 모습으로 두 눈을 부라리며 험상궂은 표정을 지었고, 당장이라도 하지율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기세였다.부모를 죽인 원수도 이보다 더 하진 않을 것이다.여자들의 태도만 봐도 임채아의 팬이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인터넷을 자주 하는 편이 아니라 그녀에게 열성팬이 있으리라 꿈에도 몰랐다.어제 알아보니 무려 천만이 넘는 팬을 보유하고 있지 않겠는가?여리여리하고 아름다운 외모와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직업, 게다가 불치병에 걸린 와중에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은 많은 사람의 호감을 샀다.불과 6개월 만에 임채아의 인지도는 연예계 B급 스타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았다.한낱 일반인이 이 정도 유명세를 얻게 된 이유는 배후에 누군가 있었기 때문이다.그는 다름 아닌 고지후였다.임채아는 고성 그룹 산하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계약했다.고지후는 두 사람의 열애설에 대해 해명하지 않았고, 단지 화제성을 이용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죽기 전 그녀의 마지막 소원이 스타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하지만 남은 시간이 별로 없어서 인지도를 쌓고 팬을 모으기에는 너무 더뎠다.대중에게 가장 빨리 알려지는 수단 중 하나는 바로 스캔들이다.하지율은 설명을 듣고 나서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현실을 받아들였다.그동안 인터넷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몰랐고, 고작 몇 달 만에 이렇게 많은 팬이 생길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이내 즉시 결단을 내려 정시온을 옆에 서 있는 서영길에게 맡겼다.“기사님, 일단 시온이랑 먼저 출발하세요.”서영길은 여자들의 타깃이 하지율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괜히 미적거렸다가 도련님마저 위험에 처할까 봐 두려웠다.그는 잽싸게 고개를 끄덕이며 정시온을 안아 올렸다.“도련님, 먼저 갑시다.”정시온은 떠나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다.“안 돼요. 지율 이모가 위험한데 혼자 두고 갈 수는 없어요.”하지율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정작 남편과 아들은 그녀를 원수처럼 대하는데 만난 지 이틀밖에 안

Bab Lainnya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