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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1화

作者: 초향
하지율은 애초에 이 일을 고지후에게 숨길 생각이 없었다.

그저 고지후가 한 번도 묻지 않았을 뿐이었다.

둘이 결혼하면서 결혼식도 올리지 않았다. 혼인신고 전에 고지후가 딱 한 번 물었었다. “부모님께 알려드리지 않아도 돼?”

하지율은 말했다.

“엄마는 이미 돌아가셨고, 아버지하고도 오래전부터 연락 안 해서 알려드릴 필요 없어.”

그 뒤로 고지후는 하지율의 부모 이야기를 더 묻지 않았다.

운전대를 잡고 있던 고지후도 그 사실을 떠올린 듯했다. 입을 열고 뭐라고 하려던 고지후가 결국 말을 삼켰다.

고지후는 확실히 그런 걸 물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율과 결혼한 것이 하지율의 가문 때문은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물론, 관심이 없었던 탓도 있었다.

고지후가 낮게 말했다.

“네 아버지 목적이 돈이라면 내가 줄 수 있어.”

고지후는 오래 나타나지 않던 사람이 느닷없이 모습을 드러내 아이까지 데려간 목적이 돈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 말을 듣고 하지율이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연정미를 알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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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용화가 계속해서 말했다.“두 번째, 그 여자는 저한테 있어도 그만이고 없어도 그만인 사람이어서 굳이 꺼내 말할 필요가 없었던 경우겠죠.”그러자 하지율이 물었다.“그러면... 주용화 씨는 어느 쪽이라고 생각해요?”주용화는 담담하게 답했다.“어느 쪽이든 상관없습니다. 어쨌든 제가 스스로 기억을 잊기로 선택했다는 건, 이미 그 사람을 포기했다는 뜻이니까요.”주용화는 손에 든 반지를 다시 상자 안에 아무렇지 않게 넣었다.“이제 저한테 아무 의미 없는 사람인데 굳이 지나간 일을 들춰서 스스로 골치 아플 필요가 있을까요?”그 말을 들은 하지율은 자신이 서운해야 할지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결국 억지로 태연한 척 말했다.“그런 마음가짐은 정말 좋네요. 저도 좀 배워야겠어요.”주용화는 살짝 웃었을 뿐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제 돌아가죠.”...그 뒤로도 하지율은 시간이 날 때마다 정비소에 들렀고 약속했던 대로 갈 때마다 주용화에게 미리 연락했다.주용화도 대부분 함께 왔지만 한두 번 정도는 일이 있어 오지 못했다.시간이 지나면서 하지율은 마침내 차량 도색 작업을 모두 끝냈다.이번에는 다행히 아무 사고도 생기지 않았다.주용화도 하지율이 보는 앞에서 직접 차량 상태를 확인했다.중간에 이런저런 일이 많아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렸지만 결과만큼은 만족스러웠다.차량 검수까지 마치자 주용화가 입을 열었다.“차는 문제없네요.”그러고는 하지율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그렇다면 이제는... 예전에 뒤뜰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했던 사람을 찾는 일을 부탁드려야겠군요.”하지율은 속으로 난감해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알겠어요. 최대한 찾아볼게요. 다만 정말 찾을 수 있을지는 장담 못 해요.”그러자 주용화가 옅게 웃으며 대답했다.“괜찮아요. 하지율 씨가 찾아봐 주겠다고 한 것만으로도 충분해요.”추돌 사고 이후 하지율은 주용화가 얼마나 까다로운 사람인지 제대로 겪게 되었다.그런데 그런 주용화가 갑자기 이렇게 순순히 넘어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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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율 씨.”전화 너머로 진소현의 맑고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 있나요?”하지율이 물었다.“주용화 씨의 최면 상태는 다시 확인해 봤어요?”그러자 진소현이 대답했다.“네. 며칠 전에 저랑 시온 오빠가 같이 구현 선생님께 데려가서 다시 검사받았어요. 지금은 최면에 별다른 문제 없어요.”하지율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한동안 침묵이 이어지자 진소현은 곧바로 이상함을 알아차렸다.“하지율 씨, 혹시 뭔가 발견한 거예요?”하지율은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고 되물었다.“진소현 씨가 아는 주용화 씨라면... 만약 기억이 전부 돌아왔을 때 어떻게 할 것 같아요?”진소현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아마 두 가지 중 하나일 거예요. 모르는 척하거나... 복수하겠죠. 이미 헤어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상태라면 기억이 돌아와도 실패한 연애였다고 생각하고 끝낼 수도 있어요.”“보통 사람들이 헤어진 뒤 전 연인을 잊고 새 삶을 시작하는 것처럼요. 하지만 복수하는 경우라면... 주용화 씨는 당한 걸 절대 그냥 넘기는 사람이 아니에요.”“하지율 씨가 자기 마음을 저버렸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갚으려고 할 거예요. 제가 아는 한 주용화 씨한테 원한을 산 사람 중에 무사히 넘어간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요.”하지율이 말이 없자 진소현은 조심스럽게 물었다.“하지율 씨, 정말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한 거예요?”하지율은 자신이 주용화를 꽤 잘 안다고 생각해 왔다.그런데 지금은 자신도 혼란스러웠다.하지율은 결국 최근에 있었던 일들을 진소현에게 전부 이야기했다.이야기를 다 들은 진소현도 미간을 깊이 찌푸렸다.“그럼 주용화 씨가 하지율 씨한테 애매하게라도 호감을 드러낸 적은 있어요?”“없어요.”최근 몇 가지 일 때문에 하지율은 주용화를 의심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오늘 하지율의 집에서도 주용화는 예의 바르고 거리감 있게 행동했다.일부러 유혹하는 말도 하지 않았고 몸을 가까이 붙이지도 않았다. 주용화는 오히려 줄곧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다.그래서 하지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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