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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자마 파티1

Author: 차노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5-15 22:43:51

브리의 방엔 희한할 정도로 달콤한 냄새가 가득했다.

샐리가 올려준 미니 컵케이크, 포도, 젤리, 그리고 한 번 따면 절대 한 봉지로 안 끝나는 짭짤한 과자들까지. 침대 위엔 폭신한 담요가 잔뜩 널브러져 있었고, 세 사람은 각자 파스텔톤 파자마 차림으로 엉망진창이 된 채 그 위를 뒹굴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브리만 뒹굴고 있었다.

“아 진짜, 덥다.”

브리는 침대 위에서 배를 깔고 누운 채 베개를 끌어안았다. 금발이 사방으로 흩어져 얼굴을 반쯤 덮었다.

클로이는 네일 파일로 손톱을 다듬다가 브리를 힐끗 봤다.

“네가 아까 담요 세 개나 끌어안고 있었잖아.”

“그건 감성이지.”

“지금은?”

“지금은 더위.”

앨리샤가 그 말을 듣고 빵 터졌다. 그녀는 침대 끝에 앉아 잡지를 뒤적이고 있었는데, 웃다가 손에 들고 있던 젤리를 떨어뜨렸다.

그 순간, 침대 아래서 기회를 노리고 있던 하얀 치와와 한 마리가 번개처럼 튀어나왔다.

“퓨리!”

브리가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퓨리는 젤리를 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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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혹에 하이틴 퀸카로 환생하다   파자마 파티1

    브리의 방엔 희한할 정도로 달콤한 냄새가 가득했다.샐리가 올려준 미니 컵케이크, 포도, 젤리, 그리고 한 번 따면 절대 한 봉지로 안 끝나는 짭짤한 과자들까지. 침대 위엔 폭신한 담요가 잔뜩 널브러져 있었고, 세 사람은 각자 파스텔톤 파자마 차림으로 엉망진창이 된 채 그 위를 뒹굴고 있었다.정확히 말하면, 브리만 뒹굴고 있었다.“아 진짜, 덥다.”브리는 침대 위에서 배를 깔고 누운 채 베개를 끌어안았다. 금발이 사방으로 흩어져 얼굴을 반쯤 덮었다.클로이는 네일 파일로 손톱을 다듬다가 브리를 힐끗 봤다.“네가 아까 담요 세 개나 끌어안고 있었잖아.”“그건 감성이지.”“지금은?”“지금은 더위.”앨리샤가 그 말을 듣고 빵 터졌다. 그녀는 침대 끝에 앉아 잡지를 뒤적이고 있었는데, 웃다가 손에 들고 있던 젤리를 떨어뜨렸다.그 순간, 침대 아래서 기회를 노리고 있던 하얀 치와와 한 마리가 번개처럼 튀어나왔다.“퓨리!”브리가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퓨리는 젤리를 물진 못하고, 대신 그 앞에 떨어진 리본끈을 덥석 물었다. 그러곤 마치 전리품이라도 얻은 것처럼 고개를 치켜들고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클로이가 질색했다.“쟤 또 시작했다.”“안 돼, 그거 먹는 거 아니야!”브리가 손을 뻗자 퓨리는 즉시 크르릉거리며 침대 아래로 후퇴했다. 작은 몸으로는 믿기지 않을 만큼 사납고 진지한 으르렁거림이었다.앨리샤가 배를 잡고 웃었다.“진짜 신기하다. 얘는 왜 너한테만 이래?”브리는 정색했다.“몰라. 나도 너무 억울해.”“아니, 근데 예전보다 좀 나아지긴 했어.”클로이가 턱을 괴고 말했다.“전엔 진짜 널 물어뜯으려고 했잖아.”“맞아.”브리는 진심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요즘은… 음. 날 죽이고 싶어 하는 건 아닌 것 같아.”그 말에 셋이 동시에 웃었다.그때 퓨리가 다시 침대 밑에서 얼굴만 쏙 내밀었다. 까만 눈이 반짝였다. 브리가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자, 퓨리는 잠깐 망설이더니 아주 짧게 코끝을 킁킁대고는 다시 쏙 숨어버렸다.브리는

  • 불혹에 하이틴 퀸카로 환생하다   이안과의 마주침

    브리아나는 점심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밴드부실 앞 복도를 지나다 말고 걸음을 멈췄다.문이 반쯤 열려 있었다. 안에서는 기타 줄 튕기는 소리와 드럼 스틱이 가볍게 리듬을 쪼개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누군가 웃었고, 누군가 음정을 틀렸다며 타박하는 소리도 들렸다.브리는 괜히 문틈 너머를 한 번 들여다봤다.그리고 그 안쪽에서, 케이블을 정리하던 이안을 발견했다.이안은 허리를 숙인 채 선을 한 번 감아 올리고 있었다. 교복 셔츠 소매는 팔꿈치까지 걷혀 있었고, 손목에 핏줄이 옅게 드러나 있었다. 별거 아닌 장면인데 이상하게 눈에 익었다. 저 애는 늘 저렇게 조용히 뭔가를 정리하고 있었던 것 같아서.브리는 저도 모르게 문 앞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이안.”그 이름을 부르는 순간, 괜히 반가운 마음이 먼저 올라왔다.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먼저 올라갔다.이안이 고개를 들었다.그는 브리를 보자 아주 잠깐 멈췄다. 손에 감겨 있던 검은 케이블도 같이 멈췄다. 시선이 브리 얼굴에 닿았다가, 그 입가에 걸린 웃음에 닿았다가, 다시 아주 느리게 아래로 떨어졌다.브리는 그 짧은 정적을 어색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더 가볍게 웃었다.“뭐 해? 아직 안 끝났어?”이안은 대답하지 않았다.대신 손에 들고 있던 케이블을 천천히 내려놓았다.밴드부 안쪽에서 떠들던 애들이 둘 사이 분위기를 눈치챘는지, 하나둘씩 소리를 줄였다. 결국 드럼 스틱 소리도 끊겼다.브리는 그제야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왜 그래?”이안은 문 쪽으로 몇 걸음 걸어왔다.가까워질수록 표정이 더 잘 보였다. 화가 난 얼굴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너무 차분해서 더 이상한 얼굴. 일부러 감정을 눌러놓은 사람 얼굴.브리는 웃음기를 조금 거뒀다.“나 뭐 잘못했어?”이안은 아주 잠깐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가, 다시 브리를 봤다.그 눈빛이 이상하게 낯설었다. 차갑다기보단, 다치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사람 같았다.“브리.”그가 낮게 불렀다.브리는 자기도 모르게 숨을 멈췄다.“

  • 불혹에 하이틴 퀸카로 환생하다   스피치 대회 준비

    올리버는 복도 창가에 서서 양손으로 서류철을 껴안고 있었다. 바네사가 직접 자기 이름을 부른 순간부터, 그의 심장은 이상할 정도로 빨리 뛰고 있었다. “나… 나를?” “응.” 바네사는 너무 자연스럽게 웃었다. “잠깐 얘기 좀 할까?” 헤일리는 멀찍이 물러났고, 바네사는 일부러 창문이 반쯤 열린 조용한 복도 쪽으로 올리버를 데리고 갔다. 바람이 들어와 커튼을 살짝 흔들었다. 올리버는 안경을 고쳐 쓰며 헛기침했다. “무슨 일이야?” 바네사는 서류철 끝을 손가락으로 톡 건드렸다. “너 이번 스피치 대회 스태프라면서.” “어… 응.” “역시.” 바네사는 감탄하는 척 눈을 반짝였다. “난 네가 그런 거 할 줄 알았어.” 올리버 귀가 빨개졌다. “그래?” “응. 너 이런 거 잘하잖아. 꼼꼼하고, 섬세하고.” 바네사는 말을 고르듯 아주 잠깐 멈췄다. “다들 널 이상하게 보는데, 난 아니야.” 올리버 눈이 조금 흔들렸다. 그 한마디가 생각보다 세게 꽂힌 게 보였다. 바네사는 속으로 웃었다. “사실 부탁 하나만 하려고.” 올리버는 거의 즉시 고개를 들었다. “부탁?” “응.” 바네사는 목소리를 조금 낮췄다. 마치 정말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처럼. “브리아나 로즈 있지.” 올리버 표정이 아주 미세하게 굳었다. 알고 있다는 얼굴이었다. 커뮤니티에서 모를 리가 없지. 바네사는 길게 한숨 쉬는 척했다. “나 진짜 쟤랑 이렇게까지 되고 싶진 않았어.”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올리버를 올려다봤다. “근데 넌 봤잖아. 요즘 걔가 얼마나 심한지.” 올리버는 섣불리 대답하지 못했다. 바네사는 그 망설임마저 다 읽고 있었다. “난 그냥…” 그녀는 낮게 말했다. “무대 위에서만큼은, 거짓말하는 사람이 당당한 얼굴로 올라가는 걸 보고 싶지 않아.” 올리버 손가락이 서류철 모서리를 더 세게 잡았다. “그래서 내가 뭘 하면 되는데?” 바네사

  • 불혹에 하이틴 퀸카로 환생하다   올리버라는 남자애

    훈련장은 평소처럼 시끄러웠다. 호루라기 소리, 런닝화 밑창이 잔디를 미는 소리, 누군가 지르는 욕설 비슷한 농담이 뒤섞였다. 에이든은 헬멧을 옆구리에 끼고 필드로 걸어 들어갔다. 그런데 첫 패스부터 이상했다. 툭. 평소 같으면 손에 딱 들어왔어야 할 공이 손끝을 스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오.” 옆에서 누군가 감탄하듯 소리 냈다. 오스틴이었다. 멀리서 보면 럭비공을 잘못 사람으로 빚어놓은 것 같은 애. 진저미머리에 배는 아주 살짝 나왔고, 웃으면 볼살이 먼저 들썩였다. 뛰는 폼은 우스운데 묘하게 빠른, 그래서 더 얄미운 수비수. 오스틴은 헬멧을 한 손에 든 채 에이든을 빤히 봤다. “우리 밀러 님 오늘 컨디션이 아주 화려하시네.” 에이든은 공을 다시 주워 올렸다. “닥쳐.” “오, 말투는 나쁘지 않은데?“ 오스틴은 스포츠 음료를 벌컥 마시고는 배를 한 번 툭 치며 웃었다. “근데 손은 왜 그래? 설마 여친님 생각?” 에이든은 고개를 돌려 오스틴을 노려봤다. 오스틴은 그 표정을 보자마자 더 신이 났다. “와. 진짜네.” “시끄러워.” “아니, 나 하나도 안 시끄러운데? 네가 너무 티 나게 조용한 거지.” 코치가 멀리서 소리쳤다. “밀러! 오스틴! 장난칠래?” 오스틴이 바로 손을 들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는 에이든 쪽으로 몸을 기울여 속삭였다. “근데 진짜 브리아나 때문이지?” 에이든은 대답 대신 공을 다시 던졌다. 이번엔 받았다. 그런데 다음 드릴에선 반 박자 늦었다. 수비를 읽는 타이밍이 미묘하게 밀렸다. 오스틴은 그걸 놓치지 않았다. “야.” “왜.” “너 오늘 진짜 왜 이러냐.” 에이든은 턱을 한 번 쓸었다. 복도. 헤일리 글. 브리가 말하던 차가운 얼굴. 아까 저건 김이 빠져 있었어. 브리가 괴롭힘을 정말 당한걸까? 하지만 꽤 당당한 그녀의 태도와 자태가 자꾸 머리를 스쳤다. 공이 다시 날아왔다. 이번엔 가슴에 부딪혔다

  • 불혹에 하이틴 퀸카로 환생하다   체리 코크의 비밀

    브리는 수업 전에 사물함 쪽 자판기에서 체리콕 하나를 뽑았다. 빨간 캔을 손안에서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다 보니, 따는 순간 탄산이 퍽 하고 치솟았다. “아앗!” 검붉은 거품이 손등과 교복 소매에 조금 튀었다. “으휴. 칠칠맞기는.” 브리는 바로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인상을 찌푸렸다. “넌 언제 또 잔소리하려고 나타났어? 괜찮으니까 가봐.” “이렇게 또 혼자 사고 치다가 넘어져서 커뮤니티에 올라오면 어쩌려고.” “그게 너랑 뭔 상관…” “넌 내 여친이잖아.” 브리는 한순간 눈이 동그래졌다. 그래. 여친 맞긴 하지. 에이든은 미간을 잔뜩 구긴 채 더프백 안을 뒤적이더니 큼지막한 타월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브리 쪽으로 손을 뻗어 교복에 튄 체리콕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브리는 약간 민망해져 얼른 타월을 빼앗았다. “됐어, 내가 할게.” 자기 몸보다도 큰 타월로 소매를 문질러 닦던 브리는 결국 한숨을 쉬었다. “안 되겠다. 손 씻어야겠어.” “그건 이리 내.” 에이든이 브리 손에 들린 빈 캔을 보고 말했다. “내가 다시 뽑아놓을게.” “나 손 씻을 때까지 기다리려고?” “그럼 뭐하게. 훈련, 수업 말곤 할 것도 없는데. 너 사고 치나 안 치나도 봐야 되고.” ‘갈등의 주범이 너거든요.’ 브리는 속으로만 툴툴대며 화장실로 향했다. 등 뒤로 자판기 버튼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 차가운 물로 손끝을 씻어내며 브리는 문득 아까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바네사가 뒤집어쓴 음료. 컵 가장자리로 흐르던 검은 액체. 그리고 이상할 정도로 얌전했던 표면. 브리는 눈을 가늘게 떴다. 아까 자기가 자판기에서 뽑은 체리콕은 따자마자 탄산이 넘쳐흘렀다. 조금만 흔들어도 거품이 솟았다. 그런데 헤일리가 들고 있던 컵은 뚜껑도 없었는데 이상할 만큼 잠잠했다. 바네사가 넘어지며 쏟아졌을 때도, 기세 좋게 튀는 탄산은 거의 없었다. “이상한데.” 브리는 손을

  • 불혹에 하이틴 퀸카로 환생하다   스피치 대회라니

    로버트는 교탁 위 원고 뭉치를 한 번 탁, 내려놓았다.떠들썩하던 강의실이 아주 조금 조용해졌다. 학생들은 여전히 수군거리고 있었지만, 적어도 로버트가 입을 열면 듣는 척은 했다. 그는 늘 그런 식으로 교실을 장악하는 사람이었다. 크게 소리치진 않는데, 괜히 더 거슬릴 만큼 정확한 타이밍에 분위기를 끊는.로버트는 안경을 치켜올리며 학생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자. 이건 여러분들이 저번 시간에 썼던 에세이다.”그는 원고를 한 장씩 나눠주기 시작했다.브리는 자기 몫의 종이를 받아 들고 잠깐 숨을 멈췄다.그날은 정신이 반쯤 부서진 상태라 거의 생각나는 대로 써버렸으니까.로버트는 칠판에 크게 적었다.READ / RESPOND“오늘은 이 에세이를 짝과 바꿔 읽는 거다. 읽고 끝내는 게 아니라, 어떤 문장이 마음에 걸렸는지, 어떤 부분이 더 궁금한지, 혹은 어디가 잘 이해되지 않았는지 적어서 돌려줘.”학생들 여기저기서 낮은 탄식이 흘러나왔다.“아…”“싫어요…”“그냥 읽기만 하면 안 돼요?”로버트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남의 글을 읽는 건 남의 머릿속을 잠깐 빌리는 일이야. 대충 하지 마.”브리는 괜히 어깨가 뻣뻣해졌다.그때 로버트가 다시 교탁을 두드렸다.“그리고.”이번엔 분위기가 눈에 띄게 바뀌었다.“다음 교내 스피치 대회 등록 후보를 발표하겠다.”강의실 안 공기가 한순간 팽팽해졌다.누군가는 자세를 고쳐 앉았고, 누군가는 벌써 자기 이름이 불리길 기대하는 얼굴이었다. 엘리즈하이의 스피치 대회는 그냥 발표회가 아니었다. 추천서, 재단, 입시, 선생들 평가까지 다 이어지는 제법 중요한 행사였다.로버트는 명단을 내려다보며 한 명씩 호명하기 시작했다.“줄리안 포터.”앞줄 어딘가에서 숨 들이키는 소리가 났다.“에밀리 하트.”작게 박수치는 소리가 들렸다.“케빈 모리스.”케빈이 장난스럽게 손을 들어 보였다.로버트는 종이를 한 장 넘겼다.“바네사.”강의실 한쪽 시선이 동시에 쏠렸다.바네사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너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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