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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Author: 복덩이

제1화

Author: 복덩이
강민아는 딸아이와 함께 서둘러 호텔에 도착했다. 아들의 다섯 번째 생일 파티가 이미 시작되었다.

반하준이 아들 곁을 지키고 있었고 촛불의 따스한 빛이 아이의 앳된 얼굴을 비추었다.

반현민이 두 손을 모으고 소원을 빌었다.

“나현 이모가 제 새엄마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 시각 강민아는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밖에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딸과 생일 케이크가 비에 젖지 않도록 몸으로 막은 바람에 몸 절반이 흠뻑 젖어버렸다.

얼음장처럼 차가워진 옷이 온몸에 찰싹 달라붙었다.

강나현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모 말고 형이라 부르라고 몇 번이나 말했어. 나랑 네 아빠는 형제 같은 친구라서 작은 아빠밖에 못 해.”

그녀의 웃음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 강나현의 남사친들이었다. 그들도 함께 웃긴 했지만 이 많은 사람 앞에서 반하준에게 장난을 칠 수 있는 사람은 강나현뿐이었다.

반현민이 강나현에게 잘 보이려고 반짝이는 눈을 깜빡이며 환하게 웃었다. 강나현이 반현민의 볼을 어루만지며 물었다.

“민이는 왜 갑자기 새엄마가 갖고 싶어졌어?”

그러자 반현민이 재빨리 반하준의 눈치를 살폈다.

“아빠가 현이 형을 좋아하니까요.”

그 소리에 기분이 좋아진 강나현은 반현민을 무릎에 앉히고 반하준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반하준에게 눈썹을 치켜세우며 자랑했다.

“역시 민이는 사람 보는 눈이 있다니까.”

반하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애들 말은 그냥 흘려 들어.”

사람들에게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했지만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반하준과 강나현이 죽마고우라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강나현이 항상 남자들과 어울려 다녀 반하준의 부모님은 그녀를 탐탁지 않아 했다.

강민아가 18살이 되던 해에 강씨 가문으로 돌아왔는데 친정의 희망과 반하준에 대한 사랑을 가득 안고 그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길렀다.

방 안의 사람들이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민이는 엄마랑 더 친해? 현이 형이랑 더 친해?”

“현이 형이요. 엄마는 촌뜨기잖아요.”

강나현의 눈빛에 차가운 미소가 스쳐 지나가더니 반현민을 품에 안고 이마에 입을 맞췄다.

강민아는 온몸의 피가 다 얼어붙는 듯했다. 반현민이 어릴 적부터 남과의 스킨십을 싫어해서 강민아가 안으려 할 때도 피하고 거부했다.

아빠를 많이 닮아 성격이 차갑고 쉽게 친해지기 어려웠다. 그런데 지금 강나현의 품에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반하준이 강나현을 바라보는 눈빛도 강민아가 본 적 없는 부드러움으로 가득했다. 그들이야말로 한 가족 같았다.

“엄마.”

딸의 목소리에 그제야 정신을 번쩍 차렸다. 강민아는 그렁그렁한 두 눈으로 딸을 내려다보았다.

“우리 정이 소원이 뭐야?”

그녀의 목소리마저 떨리고 있었다.

“난 엄마만 있으면 돼요.”

“그럼 아빠랑 민이는?”

뜨거운 눈물이 반우정의 손등에 떨어진 순간 아이가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엄마 울지 말아요. 민이더러 이모한테 너무 매달리지 말라고 할게요.”

반우정과 반현민은 쌍둥이다. 강민아가 아이들을 낳을 때 출혈이 심해서 반하준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를 받은 사람은 강나현이었다.

“하준 씨 팝콘 사러 갔어. 지금 나랑 디즈니랜드에서 불꽃놀이 보고 있으니까 걱정 말고 애나 낳아.”

불꽃놀이 소리가 강민아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그날 이후 그녀의 마음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강민아가 반우정의 손을 잡고 방문을 연 순간 현장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사모님이 여긴 어쩐 일로 오셨어요?”

분명 그녀의 아들과 딸의 생일 파티인데 그녀의 등장에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마치 강민아가 이곳에 오면 안 되는 것처럼.

강나현이 반현민을 품에 안고 말없이 주도권을 과시했다.

강민아는 케이크 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고 얼굴에 아직 닦이지 않은 빗물이 묻어 있었다.

반현민이 고개를 들었다. 강나현은 깔끔한 메이크업에 검은 머리가 부드럽게 흩날리고 있었다. 그런데 시선이 강민아에게 닿은 순간 불만스럽게 입을 삐죽거렸다.

강민아가 케이크 상자를 열었다. 직접 만든 케이크 위에 반현민과 반우정의 만화 캐릭터가 그려져 있었는데 온 오후 그린 것이었다.

케이크를 반으로 자를 때 그녀는 손까지 떨었다. 잘라낸 절반을 반현민의 앞으로 밀었다.

“민아, 엄마가 네 소원 들어주러 왔어. 난 오늘부터 네 엄마가 아니야.”

“지금 뭐 하는 거야?”

반하준의 차가운 호통에 강민아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더 이상 아무런 미련도 남아 있지 않은 눈빛이었다.

“우리 이혼하자. 정이는 내가 키우고 민이는 당신이 키워.”

“엄마 지금 삐진 거예요?”

반현민은 참 눈치가 빠른 아이였다. 강민아를 보는 눈빛이 반하준과 똑같이 차가웠다.

“엄마 제발 좀 그만해요. 엄마가 항상 먹는 걸 간섭해서 생일 같이 보내기 싫은 거라고요.”

반현민이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케이크를 내려다보았다.

‘너무 못생겼어.’

“그리고 이젠 엄마가 만든 케이크 질렸어요. 오늘은 현이 형이 준 케이크 먹을래요.”

반우정이 소리를 질렀다.

“반현민, 밖에서 파는 케이크 함부로 먹으면 안 돼. 너 알레르기 있잖아.”

“이 케이크 안에 우유가 별로 안 들어갔어.”

강나현이 나무라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민이는 남자애라서 너무 곱게 키우면 안 돼. 민이가 우유 알레르기가 있는 건 언니가 너무 우유를 안 먹여서 그래.”

강나현이 품에 안긴 아이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민이는 날 믿을 수 있어? 우유가 들어간 케이크를 많이 먹어야 항체가 생겨서 나중에 우유 알레르기도 없어질 수 있어.”

반현민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난 현이 형 믿어요. 엄마는 촌뜨기라서 아무것도 몰라요.”

강민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숨을 쉴 때마다 콧속에서 피비린내가 전해졌다.

반하준과 결혼한 지 7년이 되었지만 그의 마음을 잡지 못했다. 그리고 반현민을 5년 동안 진심을 다해 키웠다. 그런데 배 아파 낳은 자식이 그녀를 향한 날카로운 칼날이 되었다.

“엄마가 만든 케이크가 싫으면 버려.”

칼날이 목을 스친 것처럼 입안에 피비린내가 가득했다.

“민아, 지금까지 네가 원하는 게 있으면 뭐든지 들어주려고 최선을 다했어. 새엄마를 원한다면 강나현한테 자리를 내줄게.”

강민아가 계속하여 말했다.

“이건 엄마가 마지막으로 네 생일을 축하해주는 거야.”

그러고는 반우정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말했다.

“가자.”

아들도, 남편도, 이제 다 필요 없다.

“강민아.”

반하준이 그녀를 불러 세웠다. 차갑고 오만한 얼굴에 서리가 내려앉았다.

“어린애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인 거야?”

“응. 내일 오후 3시에 용강 법원에서 만나. 늦지 말고.”

7년 동안 사랑했던 반하준을 쳐다보는 강민아의 두 눈에 더 이상 아무런 미련이 없었다.

그녀가 돌아선 순간 훤칠한 남자가 문 앞에 서 있었다.

조명이 그의 뚜렷한 이목구비를 비추고 있었는데 흥미로운 구경거리를 보는 듯 강민아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강민아는 그를 한눈에 알아봤다. 서경시 재벌 중의 최고 재벌 심은호였는데 겉으로는 반하준과 친한 척하지만 속으로는 서로 견제하는 사이였다.

반현민과 반우정의 생일에 반하준이 유명 인사들을 초대했다고 했다. 그런데 심은호 같은 거물까지 올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강나현은 재빨리 반현민을 어린이 의자에 앉히고 손을 흔들었다.

“심은호, 내가 부르니까 바로 왔네.”

“너 때문에 온 게 아니야.”

대답은 했지만 강나현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심은호가 뒤를 돌아봤을 때 강민아는 이미 떠나고 없었다.

입꼬리를 살짝 올리자 매력적인 보조개가 드러났다. 그가 반하준에게 물었다.

“형수랑 이혼한다고? 그럼 이제... 호칭 바꿔야 하는 건가?”

“쟤 절대 나랑 이혼 안 해.”

반하준이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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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goodnovel comment avatar
today
어떤교육을 받고 어떤 환경에서 자라면 이런 얼토당토않은 설정을 만들수있는지 와 해외는 형제자매배우자와 불륜은 물론 결혼할수있나봐요 애새끼싸가지밥말아먹게키운것도 대단한집구석이고요
goodnovel comment avatar
함금녀
여자가어떻게작은아빠가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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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용화가 올 거라 생각한 강민아는 정이를 데리고 강나현과 부모님 맞은편에 앉았다.강성진이 도민영에게 턱받이를 묶어주자 도민영은 어린아이처럼 투덜거렸다.“밥 먹자. 아기 배고파!”강성진은 반하준의 눈치를 살피고는 도민영을 달랬다.“반 연구원님 아직 안 오셔서...”“이이잉!”도민영은 두 손으로 주먹을 쥐고 눈가에 흐르지 않는 눈물을 닦는 척했다.강민아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의 저런 모습은 몇 번을 봐도 사람의 주먹을 불끈 쥐게 한다.웨이터가 들어와 그들에게 말했다.“방금 반 선생님께서 전화가 왔는데 일이 있어서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153화

    3초가 지나도록 반하준은 강민아의 얼굴에서 안쓰럽거나 걱정하는 기색을 찾을 수 없었다.과거 그가 두통을 앓거나 열이라도 나면 강민아는 그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살뜰히 챙기곤 했다.하지만 지금 강민아는 피가 철철 나는 그의 손을 완전히 무시했다.그는 아무 상관 없는 낯선 사람이 됐고 강민아는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봉태우와 하성훈은 강민아를 위층으로 안내했고 떠나기 전 봉태우는 동호라는 호텔 매니저에게 말했다.“우리가 특별 초대한 게스트를 불쾌하게 했으니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겠습니다.”동호는 사색이 되어 강나현의 얼굴을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155화

    2층, 호화로운 회의실 내부.강민아는 참석한 모든 학계 거물과 임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그녀가 자리에 앉자 몇몇 거물급 인사들이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강민아는 속눈썹을 말아 올린 채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반용화를 바라보았다.“제 꿈은 용성에 들어가는 겁니다.”당황한 사람들은 강민아의 목표가 명확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하지만 오자마자 가장 강력한 보스에게 도전장을 내밀자 몇몇 거물들도 반용화가 강민아를 용성에 들여보낼지 지켜보았다.강민아는 가방에서 서류 하나를 꺼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반용화에게 다가갔다.“이건, 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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