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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Author: 희나리K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7-29 07:43:00

결국 은하와 태하는 아무런 이유조차 알지 못한 채, 갑작스레 찾아온 이별을 강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은하는 마치 영혼을 잃은 사람처럼 시간표에 맞춰 강의실을 오갔다.

수업이 끝나면 기숙사 침대에 몸을 뉘었고,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아무런 감정도, 목적도 없었다.

룸메이트 수정은 그런 은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몇 번이나 다가와 말을 걸었지만, 은하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다만 이현이 부모님의 이혼 기사, 그리고 갑작스러운 휴학 소식이 겹쳐지며 걷잡을 수 없는 소문들만이 무성하게 퍼져나갔다.

태하는 매일 수업이 끝나면 은하를 찾아갔지만 볼 수 없는 날이 더 많았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우주 또한 참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였다.

금요일 오후, 우주가 기숙사 앞으로 찾아왔다.

문 앞에 선 그는 아무 말 없이 은하의 상태를 확인하곤 집으로 데려갔다.

은하의 얼굴은 완전히 망가져 있었다.

창백한 피부, 퀭한 눈, 말라버린 입술까지. 그 모든 것이 은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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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249화

    골목 안쪽의 작은 이자카야.군복을 입은 태하와 따뜻한 색 니트를 입은 은하의 모습은 어딘가 낯선 듯 하면서도 어울리는 풍경이었다.간단한 저녁과 함께 조심스레 술잔도 오갔다.맥주 한 잔, 소주 한 잔.서로의 근황과 친구들 이야기, 수업 얘기, 가끔은 군대 얘기까지. 그렇게 웃고 떠들며 밤이 깊어지던 순간, 은하의 눈가가 붉어지기 시작했다.“근데… 좀 이상해.”“…응?”이제 좀 괜찮다고 생각했거든? 백이현 없이도 잘 지내는 것 같았고, 하루하루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오늘 너 보니까, 괜히 또… 생각나.”눈에서는 눈물이 후두둑 떨어져 내렸다.“왜 아무 말도 없이 떠나버렸을까? 전날까지만 해도 정말 평소랑 똑같았단 말이야….”태하의 마음이 무너졌다. 은하는 여전히 이현이 떠나던 날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그 자식도 나름… 말 못할 사정이 있었겠지.”“그 어떤 사정이 있다고 해도 어떻게 나한테 이래… 어떻게….”태하는 눈 앞에서 우는 은하를 보면서도 애써 웃어보였다.“그러니까! 아직까지 연락 한 통 없는 건, 좀 서운하다. 그치?”“다… 모든 게 다 장난이었으면 좋겠어. 지금이라도 웃으면서 나타나면… 나 백이현… 다 용서해 줄 수 있을 것 같아.”“나도 그래… 나도.”이런 모습을 보려고 달려온 건 아니었는데. 이상하게도 백이현이 자꾸만 더 미워진다. 그날 밤, 태하는 술에 취한 은하를 조심스레 부축해 기숙사까지 데려다 주었다.그리곤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은하에게 건네주었다.“휴가 나오기 전에 편지 쓴 거야. 말로 하긴 민망할 것 같아서.”은하는 멍하니 편지 봉투를 바라봤다. “…태하야.”“기숙사 들어가서 읽어. 창피하니까.”“맛있는 것도 못 사주고, 울기만 하고… 미안해서 어쩌지.”“제대하고 많이 사줘. 네가 나보다 취업은 더 빨리 할 걸?”“당연하지. 나만 믿어.”태하는 아쉬운 발걸음을 돌린 채 어둠이 내려앉은 캠퍼스를 한참이나 거닐었다.오랜만에 마주한 은하를 보며 느낀 건, 단 하나였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248화

    1년 뒤, 어느 뜨거운 여름날의 한복판.집 근처 작은 분식집에는 불어버린 김밥 몇 조각과 미지근한 콜라를 앞에 두고 태하와 은하가 마주 앉아있었다.은하는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시선은 멀었고, 감정은 닫혀 있었다. 태하는 그런 은하를 볼 때마다 마음이 먹먹했다.흘러내린 앞머리, 그림자 진 눈가, 사라진 생기.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또 울컥 치밀어오르자, 괜스레 콜라캔을 만지작거리며 스스로를 다그쳤다.‘안 돼. 이건 아니야.’은하는 여전히 백이현을 기다리고 있었다.1년이 지난 아직도, 매일 아침마다 그 자식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를 열어보며 눈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날, 태하는 입대를 결정했다.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본 직후, 더는 흔들리지 않기 위해 자리를 비우기로 선택한 것.행정처에 입영 신청서를 올리며,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서류를 전송하고, 잠시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그냥… 지금은 이 모든 마음에서 잠시 멀어지고 싶을 뿐이야.’***입대 하루 전,해질 무렵의 하늘은, 마치 장마가 올 듯 축축하게 내려앉아 있었다.태하와 은하는 집근처 공원으로 향했다.고등학생 시절, 처음 은하에게 마음을 고백했던 바로 그 벤치였다. 입대 소식을 들은 은하는 말없이 태하를 안아주었다.마치 고맙다는 듯, 미안하다는 듯. 그리고… 보내기 전 꼭 한 번은 안아줘야 할 사람이라는 듯.태하는 그대로 은하의 어깨에 이마를 기대면서도, 이 순간에서 불쑥 올라오는 감정을 참기 위해 입술을 꾹 깨물었다.“은하야. 잘 있을 수 있지? 걱정 안 해도 되지?”“으응. 몸 건강히 잘 다녀와. 휴가 나오면 보자.”“나는 너 믿어. 더한 것도 이겨낸 사람이잖아.”은하는 그런 태하의 마음이 고마워서,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미지근한 바람이 불었다.여름의 끝자락에서 한 사람은 입대를 준비했고, 또 한 사람은 다시 상처를 딛고 일어설 준비를 했다.***몇 개월 뒤, 차가운 바람이 느껴지기 시작한 캠퍼스에는 분주하게 움직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247화

    결국 은하와 태하는 아무런 이유조차 알지 못한 채, 갑작스레 찾아온 이별을 강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은하는 마치 영혼을 잃은 사람처럼 시간표에 맞춰 강의실을 오갔다.수업이 끝나면 기숙사 침대에 몸을 뉘었고,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아무런 감정도, 목적도 없었다.룸메이트 수정은 그런 은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몇 번이나 다가와 말을 걸었지만, 은하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다만 이현이 부모님의 이혼 기사, 그리고 갑작스러운 휴학 소식이 겹쳐지며 걷잡을 수 없는 소문들만이 무성하게 퍼져나갔다.태하는 매일 수업이 끝나면 은하를 찾아갔지만 볼 수 없는 날이 더 많았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우주 또한 참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였다.금요일 오후, 우주가 기숙사 앞으로 찾아왔다.문 앞에 선 그는 아무 말 없이 은하의 상태를 확인하곤 집으로 데려갔다.은하의 얼굴은 완전히 망가져 있었다.창백한 피부, 퀭한 눈, 말라버린 입술까지. 그 모든 것이 은하가 겪은 고통을 고스란히 증명하고 있었다.“은하야…”은하가 눈을 깜빡였다.눈물조차 말라 더 이상 울 수도 없다는 듯, 공허한 눈동자로 우주를 바라봤다. “오빠… 백이현이… 백이현이 사라졌어…”말끝은 점점 흐릿해졌고, 우주는 그대로 은하를 품에 안았다.우주에게도 이제는 백이현. 그 이름만 생각해도 주먹이 저절로 움켜쥐어졌다.***첫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강의실은 텅 비었고, 친구들은 각자의 고향으로 흩어졌다.은하는 매일 매일을 공허한 눈으로 흘려보냈다.책을 펼쳐도, TV를 틀어도, 길을 걸어도 머릿속에는 오직 하나. 문자 한 통, 말없이 떠나버린 백이현이라는 이름 하나만이 끝없이 반복되고 있었다.시간이 정지된 듯, 아니면 삶이 아예 뒤바뀌어 버린 듯 앙상하게 말라버린 팔다리엔 아무런 힘이 없어보였다.태하는 방학 내내 은하의 집을 자주 찾았다.우주와 함께 저녁을 먹고, 괜스레 웃긴 이야기로 분위기를 띄워보려 했지만, 은하의 웃음은 늘 식어버렸다. 그 어떤 것도 은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24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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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24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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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244화

    분위기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강은하. 뭔 그런 이야기까지 해.”“네가 아니라 내가 잘못 한 거니까.”변명도 방어도 없이 담담히 내뱉는 말에 이현은 입술을 꾹 다물었고, 지켜보던 태하 역시 마음이 불편했다.아오, 괜한 걸 물어봐서는. 이놈의 입이 문제지.“딱 봐도 그 선배라는 새끼가 걸리적 거렸구만 뭐.” 은하는 태하의 말에도 그저 씁쓸하게 웃었다.“백이현 입장에서는 충분히 화날 만 했지. 근데, 대학 생활이란 거. 진짜 어렵고 힘들다.”어쩌면 은하는 ‘대학 생활’이라는 말로 포장했지만, 사실은 인간관계고, 오해고, 자존심이고, 사랑이었을지도 모른다. 이현은 고개를 숙인 채 묵직한 한 숨을 내쉬었다.그 숨 끝에는 분명 미안함과 복잡한 감정이 함께 실려 있었고, 태하는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은하를 바라보았다.“힘든 거 맞지. 근데 은하야, 너 잘하고 있어. 진짜로.”이현 역시 다시 한번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맞아. 강은하. 아침엔 내가 진짜 감정 컨트롤이 잘 안 됐어. 너 잘못한 거 없어.”은하는 멍하니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쿡, 웃음을 터뜨렸다. “에이, 괜히 분위기나 망쳐버렸네. 얼른 밥 먹자! 태하야. 많이 먹어.”식당 안에는 젓가락이 부딪히는 소리, 웃음기가 섞인 말소리가 다시금 들려오기 시작했다.서툴지만 진심 어린 마음들이 조심스럽게 서로를 감싸고 있었다.그렇게 아쉬운 저녁 식사는 끝이 났고, 태하는 언제나처럼 ‘또 보자’라는 쾌활한 인사와 함께 다시 기숙사로 돌아갔다.***가로등 불빛이 길게 드리워진 교정을 따라 걷던 이현은 은하를 기숙사 앞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리고 문 앞에서 잠깐 멈춘 발걸음.오늘 따라 말없이 머뭇대던 이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강은하. 오늘 아침엔… 내가 진짜 진짜 미안해.”“사과 그만해. 자꾸 나 미안해지게 이럴 거야?""진짜 미안해서 그래.""차라리 오늘을 기념일로 정하자.”“뭐?”“백이현이랑 강은하가 처음 싸운 날.”은하는 이현을 탓하지 않았고, 자신의 실수를 인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10화

    조심스럽게 은하를 안아들고 보건실로 향해 걸음을 옮기는 태하. 팔에 안긴 몸은 생각보다 가벼웠고, 숨소리는 여전히 불안정했다. 민희 역시 걱정스러운 얼굴로 뒤를 따르며 은하의 핸드폰을 꽉 쥐고 있었다.보건실로 향하자마자 은하를 조심스레 침대 위에 내려 놓았다.놀란 보건 선생님이 급히 다가와 은하의 상태를 살폈고, 담임 선생님 역시 소식을 듣고 보건실로 달려왔다.“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큰 소리에 갑자기 놀란 듯 하더니… 가방에서 약을 꺼내 먹었어요.”“약? 무슨 약?”민희는 서둘러 은하의 가방을 뒤적여 은하가 먹었던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9화

    뒷문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태하가 은하를 향해 다가왔다. “괜찮아? 보건실 데려다 줘?”목소리엔 왠지 모를 걱정이 담겨 있었고, 눈빛에는 분명한 진심이 서려 있었다. 이현은 그 장면을 바라보면서, 느릿하게 입술을 깨물었다.그리고는 피식 웃었다. 그 웃음 뒤에 감춰진 감정은 어디까지가 장난이고, 어디까지가 흥미인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아니… 나… 먼저 가봐야겠어. 담임 선생님께 말 좀 전해줘.”그 말과 함께, 은하는 가방을 들고 자리를 피하려는 듯 행동을 취했다. 하지만 태하는 쉽게 수긍하지 않는 표정이었다.“은하야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8화

    다음날도 어김없이 시작된 학교생활.우주는 한결같이 동생 은하의 등교를 챙겼고, 교문을 지나던 은하는 커다란 은행나무를 보며 생각했다. ‘이틀이나 잘 해왔잖아. 이대로만 하면 돼.’ 다행히 은하의 생각대로 오늘은 별일 없이 무난한 시간이 끝나가는 듯 했다. 수업이 끝나고 청소 시간이 되자, 각자 맡은 구역을 청소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은하는 이번 주, 교실 청소 담당이었다.표정 없이 칠판을 닦고 있던 은하가 잠시 손을 멈추고 손에 묻은 분필 가루를 털어냈다.그리고 그 순간, ‘쾅—!’누군가 철제로 된 청소 도

  •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   제7화

    잔뜩 인상을 찌푸린 이현이 투덜거렸다.“뭐야, 너는 왜 또 여기 앉아?”“자리가 남길래.”태하는 담담하게 국을 떠먹었다. 태도는 가벼워 보였지만, 그 속에는 '적당히좀 해라' 라는 의미가 분명히 담겨 있었다.갑작스러운 태하의 착석에 은하와 민희 역시 적지 않게 놀란 듯 했다.모두가 퍽 어이없는 상황, 이현이 은하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야 전학생.”“…….”“넌 좋겠다. 정태하가 매번 나서서 도와주네?”도발적인 말이 떨어지고, 은하보다 태하가 먼저 숟가락을 내려놓았다.“백이현.”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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