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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1화

Author: 임공
“뭔데요?”

진아는 지하가 수작을 부린다는 걸 직감했지만 말을 이었다.

“말해봐요.”

지하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내 여자 친구가 되어줘.”

‘뭐?’

‘역시 좋은 생각했을 리 없지.’

“휴.”

진아는 피식 웃더니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먹기 싫으면 말아요. 어차피 도시락 하나쯤 없어도 되잖아요? 부 대표님이랑 어울리는 것도 아니니까요.”

“에이.”

지하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왜 또 화가 났어?”

그는 진아를 붙잡고 말했다.

“그냥 던진 말이었어. 나도 짐 한 번 옮겨준 걸로 진아 씨가 순순히 받아줄 거라고 생각 안 했어.”

진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지하를 바라보았다.

“그럼 왜 그런 말을 했는데요?”

“그냥 해본 거지.”

지하는 웃으며 말했다.

“충동적으로 알겠다고 할 수도 있잖아.”

진아가 이를 갈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런 일은 절대 없을 테니까요! 도시락은 먹을 거예요, 말 거예요?”

어쨌든 지하가 도와주긴 했으니, 진아도 그를 모른 척할 수 없었다.

“먹어, 당연히 먹지.”

지하는 환하게 웃으며 도시락을 받아서 들었다.

“그럼 우리 둘이 저녁 먹는 셈인가?”

진아에게 밥을 한 번 사주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한편, 옆에 있던 동료들이 두 사람을 바라보며 웃음기를 띠고 소곤소곤 속삭였다.

누군가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임 선생님, 남자 친구 소개 안 해주세요?”

순간, 진아의 얼굴이 굳었다.

‘나더러 무슨 말을 하라고?’

“아직은 아니에요. 제가 더 노력할 테니까 너무 스트레스 주지 마세요.”

지하가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여러분, 이제야 인사드리네요.”

“아직은 아니라뇨? 잘 어울리는데요? 임 선생님, 잘 생각해 보세요.”

“그러게요, 정말 잘생겼어요.”

“혹시, 무슨 일 하세요? 임 선생님은 박사라서 전망이 아주 좋아요. 평범한 사람은 어울리지 않을 거예요.”

지하가 대답하기도 전에 누군가 끼어들었다.

“옷차림을 보니까 조건이 괜찮은 것 같아요. 큰 회사 다니시죠? 외국 기업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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