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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Author: 임공
‘허.’

‘말도 그렇게 하더니, 진짜 행동하는 사람이었네.’

‘노은범이 이 시간에 여기 온 건... 본인 의지였을까?’

‘설마 시연이가 직접 불렀을까?’

그 가능성을 떠올린 순간, 유건의 속은 마치 식초를 들이켠 듯 꽉 막혀버렸다.

‘몸이 아파서 누군가를 불렀는데, 그 누군가가... 왜 내가 아니야?’

유건은 서늘한 눈으로 은범을 내려다봤다.

“노 사장님.”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다.

“이 늦은 밤에 남의 아내 방 앞에서 서성이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은범은 비웃듯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 눈빛엔 확신이 담겨 있었다.

‘두 사람 사이, 이미 금 간 지 오래지.’

‘정상적인 부부였다면... 시연이가 날 찾을 일도 없었겠지.’

그는 일부러 천천히 말했다.

“적절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시연이가 불러서 온 겁니다. 몸이 안 좋아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요.”

‘직접 불렀다고?’

유건의 눈빛이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눈꼬리가 번뜩이며, 살기마저 스쳤다.

“노은범.”

유건이 한 걸음 다가섰다.

“지금, 죽고 싶어서 여기 온 거야?”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유건은 양손으로 은범의 옷깃을 거칠게 잡아챘다.

“꺼져.”

이를 악물고 말했다.

“내가 지금은 참고 있지만, 한 번 더 건드리면 주먹이 날아갈 수도 있다고.”

‘지금 이 순간, 시연이가 내 아내라는 사실은... 네가 잊고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은범은 겁먹지 않았고, 오히려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제가 왜 꺼져야 하죠?”

“당신이 대충 다룬 사람일지 몰라도, 내겐... 그 사람이 전부거든요.”

유건의 눈동자가 휘청 흔들렸다.

‘전부?’

그 말이 유건의 심장을 그대로 쥐어짰다.

“죽고 싶구나 진짜.”

이성이 흔들린 유건은 팔을 들고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 순간,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딸칵-

그리고, 문틈으로 시연이 고개를 내밀었다.

“뭐 해...?”

피곤하고 창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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