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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화. 재

Author: moominkiller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07-25 19:02:14

소리 나는 표가 허리께에서 흔들리고 다닌 지 이레— 이번에는 소리 없는 것이 걸렸다. 물시중 아이의 오라비가 보내던 삯이, 두 달째 끊겨 있었다.

기별 시종이 저자에서 물어 온 소식이었다. 경성의 오라비는 두 달 전 일터를 옮겼다 했고, 옮긴 일터는 아무도 몰랐다. 삯이 끊긴 뒤로도 아이는 새벽마다 물을 데웠다. 대야의 온기는 한결같았다.

셋이 모인 밤, 상엄이 조심스레 물었다.

"내치실는지요."

"내치면, 저 아이는 어디로 갑니까."

"그야······ 경성으로 가겠지요."

"쓸모가 끝난 줄을 저쪽이 알면, 경성에서 저 아이를 거둘 까닭도 끝나지요."

방 안이 조용해졌다. 열두 살짜리 쓸모의 끝이 어떤 모양인지는, 아무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온보요는 사흘을 두고 판을 접었다. 아이 편에 나가던 답신 길— 혼례 전부터 쓰던, 왕부에서 가장 오래된 길이었다. 길이 오염된 것은 겨울부터 짐작했으나, 오염된 길도 길이라 버리지 못했다. 이제 버릴 때였다. 버리되, 태우는 방식은 골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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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삭왕은 세작을 총애한다   360화. 외전 10 · 돌아갈 때의 짐 (완결)

    내관이 장부를 펴자 소월백은 버들고리의 뚜껑을 반쯤 덮었다. 설란이 손을 넣어 등의 옆구리를 받쳤다."너무 누르면 꽃이 찢어집니다."그는 덮개를 들었다. 궁인이 마른 헝겊을 가져와 빈틈을 채우고 바깥에 끈을 둘렀다. 설란은 묶인 고리를 한 번 흔들어 본 뒤 의자 곁에 내려놓았다.서리가 읽는 물건 이름 사이에서 짐꾼이 손을 들었다."작은 상 두 개는 여기 것이 아닙니다. 부엌에서 가져왔습니다."내관이 장부 끝에 끼운 종이를 넘겼다. 어제 짐을 싸며 부엌에서 빌려 온 상 두 개가 적혀 있었다. 짐꾼은 문밖의 상을 들어 다리 안쪽에 그어진 먹선을 보였다."저 표가 있는 것은 왕부 것이라 했습니다."서리는 붓을 들었다가 부엌으로 갔다. 돌아올 때에는 찬모가 함께 왔다. 그녀는 상 밑을 손으로 쓸고 젖은 자국에 입술을 다물었다."여기서 물동이를 놓으셨지요. 다 말려서 주셔야 합니다."상 두 개는 수레에 오르지 않았다. 짐꾼들이 볕 드는 담 밑에 나란히 세웠다. 소월백은 돌려받은 날을 쓸 칸을 비워 두게 했다. 서리가 먹을 묻히던 붓을 옆에 내려놓았다.여물전 행수는 새로 주문받은 귀로 첫날치 여물을 가져왔다. 내관이 지난 납품값과 별도로 은전을 달아 놓았다. 말 먹이를 받은 마부가 주머니 하나를 열어 코를 댔다. 행수는 입을 떼려다 다물고 기다렸다."이것은 젖었습니다. 마른 것으로 바꿔 오시오."그는 다른 주머니를 풀지 않고 수레에 다시 실었다. 이미 일한 품꾼은 짐을 내린 수만큼 삯을 받아 돌아갔다. 행수는 혼자 밧줄을 당기다가 자기 일꾼에게 다음 삯을 먼저 불렀다.해가 낮아졌을 때 진묵은 곽문과 나누어 보던 종이를 덮었다. 문밖에서 보요가 겉옷을 팔에 걸치고 기다렸다."아직 남았어요?""내일 아침 다시 보면 된다."그는 손을 씻고 나왔다. 온이는 방어멈 곁에서 낮잠이 덜 깬 눈을 비비고 있었다. 보요가 아이에게 어디까지 다녀오는지 말하자 온이는 뒤뜰 쪽을 가리켰다."저기까지만?""한 바퀴 돌고 올게. 어멈이랑 병 먹고 있어."방어멈

  • 삭왕은 세작을 총애한다   359화. 외전 9 · 남겨 둔 한 자리

    앵무는 내려온 등의 고리를 받아 불부터 껐다. 아직 더운 자리가 손가락에 닿아 뒤집어 쥐었다."그릇은 몇 개가 남았어요?"국숫집 아들이 상 밑을 들여다보았다. 빈 사발 두 개와 숟가락 하나가 평상 뒤에 숨어 있었다. 앵무가 그것까지 씻은 뒤에야 주인은 광주리 뚜껑을 닫았다.연소가 닦아 둔 자리에는 국수 두 그릇이 놓였다. 한 그릇의 김이 먼저 잦아들었다. 앵무는 앉으며 제 신의 끈을 풀었다."먹지 그랬어요. 불었겠네.""젓가락을 다 걷어 갔잖아요. 씻어야 한다고.""말씀을 하시지. 여분이 있는데."그녀가 광주리 곁에서 새 젓가락을 가져오며 웃었다. 연소는 붙은 면을 풀었다. 앵무가 국물을 한 숟갈 보태자 이번에는 조금 쉽게 들렸다.앵아는 평상 끝을 잡은 품꾼에게 손을 저었다."그건 둘이 다 먹고 가져와요. 나는 문 열어 줘야 해.""오늘 돌아옵니까?""와야지. 내일 아침 손님 밥상이에요."그녀는 객점으로 뛰지 않고 갔다. 젖은 치맛자락이 발목에 감겼다. 기별전 문 앞에서 기다리던 손님이 잔소리를 시작하자 앵아는 먼저 걸쇠를 열고 안의 등부터 밝혔다.포목상은 제 창고 문을 열어 안쪽 삼베를 만졌다. 마른 것이 보이자 통로에 남은 짚을 가리켰다. 국숫집 아들과 약재상의 일꾼이 나누어 쓸었다. 차양에서 떨어지는 마지막 물은 길 바깥으로 흘렀다.연소가 국물을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앵무는 빈 그릇을 가져다준 뒤 자기 자리를 닦았다. 둘은 마른 헝겊을 둘둘 말아 기둥 아래에 두고, 품꾼과 함께 평상을 기별전으로 돌렸다. 수선한 다리가 문턱에 걸리자 연소가 손바닥으로 방향을 짚어 주었다."살짝만 들어요. 다시 깨집니다."앵아가 안에서 문을 받쳤다. 평상을 내려놓은 뒤에야 그녀는 돈주머니에서 운반 삯을 꺼냈다. 연소는 차양 끈을 어깨에 메고 남은 품꾼을 따라갔다. 앵무도 그 뒤를 따라 집으로 향했다.왕부에서는 온이의 젖은 머리끝이 진묵의 손바닥 위에 놓였다. 보요는 마른 무명으로 물기를 눌렀다. 방어멈은 벌써 제 방으로 돌아갔고, 시비는

  • 삭왕은 세작을 총애한다   358화. 외전 8 · 함께 걷는 저녁

    설란은 불빛 아래서 소매 속 종이를 펼쳤다. 작은 먹점이 찍힌 모서리가 땀에 구겨져 있었다."이제 가져가셔도 됩니다. 끈이 조금 길어요."등 장수가 등 위의 고리를 건넸다. 소월백이 받으려던 손을 멈췄다. 설란이 제 손목에 끈을 감는 동안 그는 옆 가게의 주전자를 피해 섰다."꽃이 없는 것이 더 밝지 않소?""이 꽃을 보려고 산 겁니다."그녀는 등을 눈높이까지 들어 보였다. 하얀 꽃잎 사이로 가느다란 풀줄기가 휘어 있었다. 월백이 고개를 가까이 대자 등 뒤에서 그의 눈썹 그림자가 길어졌다."방에도 이만한 것을 놓고 싶습니다. 침상 곁의 것은 너무 붉어요.""어느 방에 놓겠소?""제가 잠드는 방에요. 폐하께서 책 읽다가 늦게 오시는 그 방."월백이 웃다가 입을 다물었다."짐이 깨웠소?""문 열고도 한참 서 계시잖습니까. 그때 깨요. 들어오실 거면 들어오세요."그는 등 아래 늘어진 끈을 한 번 더 감아 주었다. 손목에서 손가락이 겹쳤다. 설란이 먼저 그 손을 잡았다. 호위 하나가 통로 건너편으로 옮겨 섰고, 내관은 사발을 나르는 일꾼이 지날 자리를 비켰다.보요와 진묵이 돌아왔을 때에는 병을 굽는 가게 앞에 손님 둘이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도 뒤에 섰다. 보요의 소매 안쪽에서 아직 익힌 무 냄새가 났다.온이는 진묵이 먹여 준 마지막 숟가락까지 삼키고 부엌 시비에게 빈 사발을 내밀었다. 시비가 먼저 저녁을 먹고 돌아온 뒤에야 방어멈은 아이를 넘겨받았다. 어멈은 낮은 의자에 앉았고 시비는 곁에서 씻을 물을 식혔다. 상엄은 그들 뒤에 남지 않고 제 방으로 갔다."어멈께서는 씻길 때 일어나지 마세요. 머리 말리기 전에는 돌아올게요."보요의 말에 온이는 제 머리를 만졌다. 그리고 어머니보다 먼저 두 손을 흔들었다.장시의 줄이 움직였다. 진묵은 일영이 맞은편 기둥에 선 것을 보고 보요를 안쪽으로 들였다. 이영은 뒤따라온 호위와 자리를 바꾼 뒤 늦은 끼니를 받으러 갔다."춥나?""걷고 싶은데 자꾸 서게 되네요.""안 먹고 갈까.""아니요

  • 삭왕은 세작을 총애한다   357화. 외전 7 · 처마를 나누다

    "아래로 당기지 말고 기둥을 돌아요."연소가 소리치자 앵아는 끈을 든 채 반 바퀴 돌았다. 국숫집 아들이 뒤에서 차양을 받쳤다. 팽팽하던 천이 낮아지고, 고였던 빗물이 세 사람의 신 앞에 쏟아졌다."이쪽은 더 낮춰야 해요. 또 고입니다."앵아가 매듭을 늦췄다. 연소는 빗물이 통로 바깥으로 흐를 때까지 모서리를 잡고 있었다. 손을 놓은 뒤에도 천을 한 번 세게 눌렀다. 매듭이 움직이지 않자 젖은 앞머리를 쓸었다.앵무가 공시판의 덮개를 닫고 왔다. 팔 아래에는 글 쓰던 판 대신 마른 무명이 끼여 있었다."한쪽만 닦아도 돼요? 안쪽은 아직 젖었는데.""등 종이를 문지르지는 마. 거기 뚫려."그녀는 무명을 도로 접어 손을 닦았다. 앵아가 찌그러진 등 하나를 펴려 하자 등 장수가 가만히 받아 옆으로 뺐다."이것은 오늘 못 씁니다. 불 넣으면 아래가 떨어져요."아직 마른 등만 처마 안으로 걸었다. 젖은 것은 종이를 벗겨 따로 묶었다. 노인 곁에서 풀칠을 돕던 손녀가 대오리를 세다가 입을 내밀었다. 노인은 그 손에 새 종이를 쥐여 주지 않고 빈 바구니를 놓았다."오늘은 그만해. 이것 담고 먼저 먹어."손녀는 남은 풀 그릇부터 덮었다.국숫집 주인이 가져온 긴 상은 통로 반을 차지했다. 약재상의 낮은 상이 그 앞에 놓이자 손님 둘이 마주 지나갈 수 없었다. 마른 쑥단에 팔꿈치가 닿은 사내가 급히 돌아섰다."이 상을 뒤로 밀면 안 됩니까?""뒤는 문턱이오. 주인이 밟지 말랬소."앵무가 두 상 사이에 서 보았다. 약재상은 한숨을 쉬고 광주리를 상 밑으로 내렸다. 국숫집 주인은 그릇을 두 줄 놓던 것을 한 줄로 바꾸었다. 앵아의 평상도 기둥 쪽으로 바싹 붙었다."손님이 몇이나 앉겠어.""안 서 있으면 내 그릇을 못 가져갑니다. 우선 앉을 사람부터 들여요."주인은 아들에게 작은 쟁반을 건넸다. 아들은 첫 그릇을 들고 지나가며 약재상의 쑥단을 팔로 피했다. 이번에는 국물이 넘치지 않았다.처마 끝에 온 설란은 시비가 펴려던 자리를 보았다. 깔개가 놓이면

  • 삭왕은 세작을 총애한다   356화. 외전 6 · 젖기 전의 등

    앵아가 등 밑을 받쳤다. 손가락이 닿은 종이가 움푹 꺼졌다."밑을 더 받쳐요. 아직 한쪽이 걸렸어요."연소가 남은 끈을 걷어 손에 쥐었다. 앵아는 등 두 개를 겹치지 않고 처마 밑에 내려놓았다. 빗방울이 젖은 자리를 두드리자 그 안의 대오리가 비쳤다. 국숫집 아들이 평상에 올라 줄 끝의 등도 내렸다.장사꾼들이 솥뚜껑과 광주리를 들고 기별전 앞으로 몰렸다. 앵아는 안으로 들이려던 평상을 가로놓았다."방은 안 돼요. 손님 짐이 있어요.""밑에 깔개만 펴면 됩니다. 비 그칠 때까지만.""그 손님도 비 피하러 오는 겁니다. 방삯을 먼저 받았어요."객점 안에서 문이 열렸다. 먼저 도착한 새 손님이 젖은 장화를 벗다 말고 제 짐보를 끌어당겼다. 앵아는 그에게 마른 짚신을 건네고 문을 닫아 주었다. 문턱에 걸린 광주리는 발끝으로 밀어 길을 냈다.보요가 접은 우산 끝으로 서쪽을 가리켰다. 포목전 앞에 지붕을 길게 댄 통로가 있었다. 진묵이 그쪽을 보자 포목상은 문에 손을 얹었다."안에는 물건이 가득합니다. 젖은 솥을 들이면 안 됩니다.""안쪽은 쓰지 않겠습니다. 바깥에 앉을 데가 얼마나 있습니까?"보요의 물음에 상인은 빗물을 피해 한 걸음 나왔다. 바깥 처마 아래에도 삼베 꾸러미가 무릎 높이로 쌓여 있었다."저것부터 옮겨야 하는데 일꾼이 집에 갔습니다. 아침부터 두 번 날랐어요."연소가 처마 끝을 올려다보았다. 빗물이 떨어지는 선과 나무 기둥 사이를 발로 짚어 가며 걸었다. 돌아온 그의 어깨 한쪽이 짙어졌다."꾸러미는 어디로 들일까요?""안쪽 벽에 두 단까지만. 높이면 밑의 것이 눌립니다.""나르는 삯은 따로 주셔야 합니다. 평상 고친 값은 어제 일이고요."앵아가 허리에 찬 돈주머니를 풀었다."우리가 쓰는 자리니까 나눠 낼게. 대신 내 평상은 오늘 더 자르지 마. 겨우 다리를 맞췄어."국숫집 주인은 큰 솥을 내려놓고 주머니 안을 들여다보았다. 약재상은 먼저 낸 몫을 세어 달라며 손바닥을 폈다. 보요가 대신 치르려 하지 않자 두 사람은 서로의

  • 삭왕은 세작을 총애한다   355화. 외전 5 · 다시 편 자리

    연소는 갈라진 다리를 손으로 흔들지 않고 평상부터 뒤집었다."이쪽을 다시 짜야 해요. 다른 다리도 틀어졌습니다.""그러면 저녁까지는?""짐 놓을 때 밀지만 마세요. 끌면 또 벌어져요."그가 나무를 대어 보고 톱을 들었다. 앵아는 문을 막던 자잘한 신들을 옆으로 치웠다. 손님 하나가 점심부터 망치질이냐고 묻자 그녀는 방으로 짐을 다시 들여다 놓을지 물었다. 손님은 잠깐 머뭇거리다 제 신을 더 안쪽으로 밀었다.허 도위가 새 받침목을 들고 왔다. 성한 팔에 얹은 짧은 나무였다. 평상을 일으킬 때에는 연소가 그를 뒤로 물렸다."그것만 거기 세워 주시오. 이건 둘이 들어야 합니다."도위는 입을 열었다가 나무를 내려놓았다. 수레 품꾼이 반대쪽을 들었다. 앵아는 바닥을 쓸고 평상 네 귀퉁이를 차례로 눌렀다. 다리는 더 벌어지지 않았다."됐네. 여기 짐 올리세요."기다리던 손님이 광주리를 놓았다. 맨 위 배가 굴러 연소의 발에 닿았다. 그는 집어 돌려주려다 손님의 손짓을 보고 소매로 껍질을 닦았다.앵무가 오자 앵아는 못 쓰게 된 나뭇조각부터 내밀었다."이것도 가져가야 해? 받은 걸 적는다며.""아뇨. 다 받으셨는지만 말씀하세요. 그건 아궁이에 넣으시고."연소는 받은 품삯을 따로 묶었다. 여물전에서 짐을 받치느라 못 받은 삯과 오늘 평상 고친 돈은 섞지 않았다. 여물전 행수가 둘을 한 묶음으로 부르려다 앵무의 붓이 멈추는 것을 보고 다시 말했다.궁의 내관은 돌려준 물건을 읽은 뒤에야 남은 여물값을 내주었다. 행수는 손바닥에 오른 돈을 오래 보았다. 옆의 품꾼은 제 몫을 주머니에 넣고 먼저 가겠다고 했다. 행수는 붙들지 못했다.우물길에는 다시 젖은 발자국이 났다. 허연교는 집 문을 끝까지 열고 어제 눌은 밥을 물에 불렸다. 국숫집 사내가 삶은 면을 가져와 문턱에 내려놓았다."물을 먼저 쓰게 해 주셨으니 가져왔소.""그 물 제 것 아니에요.""그건 아오. 통을 들어 주셨잖소. 그릇은 저녁에 주시오."그는 끝까지 그릇의 귀퉁이를 가리킨 뒤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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