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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7화

Author: 꽃길
“네!”

안리영과 조시언이 입을 맞춰 동시에 대답했다.

현진영의 얼굴이 순간 굳더니 곧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두 사람은 외삼촌과 조카 사이니까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랐겠지만 이제는 다 컸으니 각자 공간이 필요하지 않나요? 시언 씨가 여자 친구라도 데려오면 불편하지 않겠어요?”

그녀는 쓸데없는 걱정까지 하면서 말했다.

“여자 친구 없습니다. 불편해할 것도 없고요.”

조시언은 딱 잘라 대답했다.

“그래도 남자랑 여잔데 거리를 둬야죠.”

여준은 안리영을 보는 눈빛부터 벌써 달라져 있었다.

“그렇게밖에 생각을 못 하시니까 그렇게 보이는 거죠.”

안리영은 바로 그의 말을 받아쳤다.

두 사람이 번갈아 가며 짜증을 내자 여씨 가문 사람들의 얼굴은 금세 굳어졌다.

그러자 조민영이 어쩔 수 없이 나섰다.

“며칠 전 병원에서 진상 환자가 리영이한테 시비를 걸었거든요. 그게 걱정돼서 잠시 시언이 집에 머물게 한 거예요.”

“그런 거군요.”

현진영은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하지만 그 말 속뜻을 정확히 알아챈 안리영은 갑자기 짜증이 나서 입을 열었다.

“저 앞으로도 삼촌 댁에서 살 거예요.”

그녀의 한마디에 분위기는 다시 얼어붙었다. 그러자 현진영은 굳은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지금은 시언 씨한테 여자친구가 없으니 괜찮겠지만 생기면 그땐 곤란해질 수도 있어요.”

“칠칠이가 언제까지 우리 집에 살든 간섭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조시언은 마치 릴레이라도 하듯 안리영의 말을 바로 이어받았다.

이쯤 되자 여씨 가족도 두 사람의 생각을 알아챘다. 안리영은 맞선을 볼 생각조차 없다는 것도 말이다.

더군다나 안리영이 조시언과 함께 산다는 말을 듣고선 아무리 삼촌과 조카라 해도 성인 남녀가 함께 지내는 것이었기에 그들은 영 껄끄러웠다.

“시언 씨가 리영 씨를 참 잘 챙기시네요. 두 사람 관계를 아는 사람이라면 괜찮겠지만 모르는 사람이 보면 연인 사이인 줄 알겠어요.”

현진영은 입이 아주 독했다.

조시언의 눈빛이 어두워지고 표정에도 싸늘한 기운이 돌았다.

“그 말 들으니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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