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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궁으로 돌아온 뒤

Author: 이스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7-21 09:13:35

시장 구경을 마치고 궁으로 돌아왔다.

남장을 벗고 다시 궁녀 복색으로 갈아입은 연화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

"...역시 이게 편하네."

허리띠를 고쳐 매던 연화가 어깨를 돌렸다.

"어이구. 사내 노릇도 쉽지 않구나."

옆에서 함께 옷을 정리하던 궁녀 하나가 웃음을 터뜨렸다.

"무슨 사내 노릇을 했기에 그러세요?"

연화는 순간 입을 다물었다.

'아. 말하면 안 되지.'

"...짐을 좀 들었느니라."

"...?"

"...아니."

"...들었습니다."

궁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오늘따라 이상하시네요."

연화는 얼른 화제를 돌렸다.

"그보다 저녁 수라는 끝났느냐?"

---

강녕전.

내관이 차를 올렸다.

헌은 서책을 펼쳐 놓고 있었지만 한 장도 넘기지 못했다.

내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전하."

"...무슨 일이냐."

"오늘 시장은 어떠셨사옵니까."

잠시 침묵하다 헌은 책을 덮었다.

"...시장은 늘 같았다."

"그러하옵니까."

그렇게 대답해 놓고도 머릿속에는 다른 장면만 남아 있었다.

'형은 좋은 사람이네.'

아이가 연화를 향해 활짝 웃던 얼굴.

그리고...

'먹을 건 배고픈 사람이 먼저 먹는 거다.'

그 말을 하며 엿을 내밀던 연화.

헌은 자신도 모르게 작게 웃었다.

그 모습을 보던 내관은 눈을 크게 떴다.

'...웃으셨다.'

---

한편 연화는 강녕전 마루를 닦고 있었다.

공주가 뒤에서 슬그머니 다가왔다.

"연화."

"예, 공주마마."

"오늘 재밌었어?"

연화는 활짝 웃었다.

"예. 시장이 참 좋았습니다."

공주는 씩 웃었다.

"시장은 무슨 소리야? 무튼 그거 말고."

"...?"

"오라버니."

연화는 한참을 생각했다.

"...전하도 함께하셨습니다."

"..."

공주는 결국 이마를 짚었다.

'진짜 모른다.'

그때 멀리서 상궁 하나가 급히 걸어왔다.

"공주마마."

공주가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일이냐."

"중전마마께서 공주마마를 찾으십니다."

공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상궁은 돌아가려다 문득 연화를 바라봤다.

"...너는."

"...예?"

잠시 말이 끊겼다.

"아니다."

상궁은 그대로 몸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

연화는 의아한 얼굴로 공주를 바라봤다.

"저를 아시는 분입니까?"

공주도 잠시 상궁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글쎄."

그 길로 상궁은 중전에게 돌아가 조용히 아뢰었다.

"마마."

"...찾으신 아이를 보았습니다."

중전은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래. 어떠하더냐."

상궁이 잠시 망설였다.

"...생각보다 평범했습니다."

중전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평범한 아이가, 전하 눈에 들리 없지."

"..."

"내가 직접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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