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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코코넛 서고
그는 곰곰이 생각했다.

라채월은 왜 수운권을 손에 넣자마자 곧장 남궁오를 자극한 것일까? 그리고 왜 남궁오가 연기한다고 의심한 것일까?

한편, 서인경은 막부에 머무는 일이 지루하기만 했다. 드물게 연기준이 먼저 나서서 그녀를 데리고 성 안을 거닐며 마음을 달래주었다.

둘은 흑시를 한 바퀴 돌아보며 내일 열릴 경매에 대해 들었다.

어제는 약재가 거래되었다면 내일은 세상에 둘도 없는 보물들, 즉 희귀한 보석과 옥기, 진주와 마노 따위가 경매에 오른다 했다.

그 말에 서인경의 눈이 반짝였다. 연기준은 그녀의 얼굴을 흘낏 살피며 물었다.

“욕심나는 것이냐?”

서인경은 고개를 기울이며 태연히 대답했다.

“은영이랑 맹부 사람들에게 조금 사 가려고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경성으로 돌아갔을 때 저를 원망할 게 뻔하잖아요.”

연기준은 대꾸하지 않고 짧게 잘라 말했다.

“네가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사거라.”

서인경은 일부러 웃으며 그를 떠보았다.

“근데… 들으니 값이 꽤 비싸다던데요?”

연기준은 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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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제1237화

    서인경은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생각했다. 화족 놈들은 틀림없이 이들이 서로를 소모해 함께 무너지는 틈을 기다리고, 그 뒤에서 어부지리를 취하려는 것이다.자신이 짐작할 수 있다면, 저쪽 역시 눈치챘을 터였다.노인의 안색이 서서히 굳어졌다.“누구냐, 나와라!”그러나 대답은 없었다. 현장은 숨이 멎은 듯 고요했다.노인의 분노가 더 짙어졌다. 수염은 들썩이며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했고, 그는 지팡이를 바닥에 쿵쿵 찍어댔다.화족이 줄곧 자기 곁에 숨어 있었는데도, 정작 그는 그 존재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마치 교묘한 술수에 완전히 농락당한 기분이었다.그는 분을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었다.“다른 족속들은 그래도 떳떳하게 나오는데, 화족은 바깥에서 온갖 일을 벌여 놓고도 숨어서 목숨이나 부지하려 드는 거냐? 조상 망신도 이런 망신이 따로 없구나! 내가 설산으로 돌아가면, 네놈들 영토에 있는 무덤을 모조리 파헤쳐서 네 조상들 눈앞에 들이밀어 주마! 후손이 얼마나 비겁한지. 너희들이 얼굴조차 못 내미는 꼴을 똑똑히 보게 해 주지!”말이 끝난 지 잠시 후, 인파 속에서 한 사람이 천천히 걸어나왔다.거친 삼베옷을 입고, 하인 차림을 한 사내였다.그는 키가 훤칠하게 커서, 사람들 사이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었다.사내는 사람들 앞에 이르러, 머리에 쓴 삿갓을 조용히 벗었다.드러난 얼굴은 깨끗했으나, 지나치게 평범해서 금세 잊힐 듯한 인상이었다.하지만 서인경은 그 얼굴에서 임선우의 흔적을 어렴풋이 읽어냈다.“임충서?”임충서는 서인경이 자신의 이름을 알아맞힌 데에도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이미 아버지를 만나셨군요. 그리고 제 어머니가 얼마나 처절하게 저라는 혈맥을 남겨 냈는지도 알고 계신 모양이네요.”그가 말을 꺼낼 때, 표정은 어둡고 뒤틀려 있었다.어머니가 오랜 세월 임선우 곁에서 참고 견디며 살아온 나날을 떠올린 듯했다.일불락의 여러 부족 가운데는, 가문의 혈맥을 잇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서인경 역

  • 시간을 거슬러   제1236화

    서인경은 걸음을 옮겨 연기준의 등 뒤로 붙어 섰고, 곧바로 손바닥을 내질러 노인과 맞부딪쳤다.강렬한 충격이 팔을 타고 가슴 깊숙이 파고들었다. 서인경은 그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연달아 뒤로 밀려났다. 다행히 등 뒤에 연기준이 있었기에, 간신히 발을 딛고 몸을 추스를 수 있었다.다시 노인을 바라보니, 그는 여전히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 단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은 채였다.노인은 서인경의 상태를 살피며, 눈 밑으로 스치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렇게 어린 계집아이가, 이만한 내공을 지녔다니 뜻밖이로군. 이 세상에서 내 공격을 받아낼 수 있는 자가 몇이나 되겠느냐. 네가 이 나이까지 살아남는다면, 무공의 경지는 틀림없이 나를 뛰어넘겠지.”서인경은 가슴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오르는 비릿한 기운을 억눌러 삼키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과찬이십니다. 반드시 오래 살아, 어르신보다 더 멀리 가보겠습니다.”노인은 코웃음을 치듯 차갑게 웃었다.연기준의 얼굴은 이미 먹구름처럼 어두워져 있었다.“기습이라니요. 그게 금족을 다스리는 자의 수단입니까?”노인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이길 수만 있다면, 방법 따위는 상관없지.”그때였다.“큰일입니다! 놈들이 연단방(煉丹房)에 들이닥쳤습니다!”몇 사람이 팽팽히 맞선 채 말을 주고받는 사이, 흑갑군의 통령 방비우가 병력을 이끌고 이미 다른 이들을 제압한 뒤, 후방까지 돌파해 들어온 상태였다.잠시 후, 병사들이 하나둘 숲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그들의 어깨마다, 아이 하나씩이 들려 있었다.“여든하나, 하나도 빠짐없습니다!”아이들은 대부분 축 늘어진 채 병사들의 어깨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무언가 약을 먹은 듯, 깊은 잠에 빠져 깨어날 기미조차 없었다.연기준은 노인을 똑바로 응시했다. 그의 눈동자에는 서늘한 살기가 서려 있었다.그러나 입에서 나온 말은 흑갑군 통령을 향하고 있었다.“아이들을 데리고 곧바로 계곡을 벗어나거라. 너희 임무는 끝났다.”방비우는 그 말을 듣고 얼굴빛이 확 굳었다

  • 시간을 거슬러   제1235화

    “건방진 소리도 정도가 있지!”돌연 울려 퍼진 음성에, 연기준과 서인경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그들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금수 대장공주였다.그녀의 뒤에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한 명 따라 서 있었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흰 옷자락, 손에는 용머리 지팡이를 짚고 있었다. 세속을 떠난 도인처럼 보였고, 어디선가 풍겨 나오는 기운은 마치 신선과도 같았다.그 노인의 눈매를 본 순간, 서인경의 가슴 한켠이 묘하게 흔들렸다.어딘가 낯익은 느낌이었다.그리고 연기준은 그 노인을 마주한 찰나, 눈빛이 미세하게 조여들었다.“둘째 외조부… 살아 있는 동안 다시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둘째 외조부?서인경은 그 한마디로 노인의 정체를 단번에 정리해냈다.노인은 연기준의 호칭을 듣자마자, 노련한 눈을 가늘게 좁혔다. 그 시선에는 은근한 위협이 담겨 있었다.“형님께서 아끼던 딸이 낳은 자식답게, 과연 범상치 않구나. 그러니 그가 그토록 네 어미에게 금족을 잇게 하려 했던 것이지.”연기준은 더 이상 에둘러 말할 생각이 없었다.“오늘, 이곳을 전부 부수겠습니다. 여기 있는 금족과 화족의 후예들이 일불락 수장 일족에 귀순한다면, 지금까지의 죄는 모두 묻지 않겠습니다. 허나 거부한다면, 이 자리에서 함께 묻히게 될 것입니다. 따를지 말지는 스스로 선택하십시오.”연기준의 기세는 거칠 것 없었다.뒤편에 늘어선 수만의 흑갑군까지 더해지자, 그 위압감은 더욱 커졌다.주위에 서 있던 이들은 서로 얼굴만 마주보며 갈피를 잡지 못했다.조금 전, 그들은 직접 보았다. 연기준이 덕비의 진법을 얼마나 손쉽게 무너뜨렸는지를.그는 분명, 일불락 수장 일족의 혈통을 이은 자였다.일불락. 그 이름은 그들에게 있어, 오직 어른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던 전설과도 같은 존재였다.손에 닿을 수 없는 과거의 이야기.이미 멸족한 줄로만 알았던 그 일족이, 지금 눈앞에, 그것도 이렇게 젊은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 것이다.한 걸음을 내딛으려다 다시 망설였다. 서인경이 과

  • 시간을 거슬러   제1234화

    통령의 얼굴빛이 점점 가라앉더니, 이내 음울하게 굳어졌다.“너도 당장 꺼지거라!”그는 평생 단 한 번도 패배를 인정해 본 적이 없었다.그런데 저 눈치없는 자식은 굳이 이 일을 들추어냈다. 비록 연기준을 이기지는 못했지만, 그 역시 멀쩡하진 않았다. 그러니 패배라 말할 수는 없고 기껏해야 무승부일 뿐이었다.둘 다 호되게 꾸지람을 듣고 나자, 그제야 입을 다물고 감히 한마디도 더 하지 못했다.이쪽은 소란스럽게 티격태격하고 있었지만, 덕비 쪽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남궁열의 핏빛 눈동자가 하늘에서 쏟아지는 익숙한 온천수를 보는 순간, 당장이라도 피를 흘릴 듯 일그러졌다.“왜… 왜 아무도 저한테 말해주지 않았습니까? 그 여자가 설산에 들어갔다는 걸 말입니다!”하지만 덕비의 관심은 오직 딸이 되살아날 수 있느냐에만 쏠려 있었다. 서인경이 어디를 다녀왔는지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애초에 서인경이 설산에 다녀온 사실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조차 알지 못했다.“들어갔으면 간 거지. 그게 뭐 어떻다고 그러는 것이냐? 고작 흉내 내듯 비 한 번 내린 것뿐이잖아. 이 촛불은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져도 꺼지지 않는다. 설마 그 서인경이 진짜로 바람을 부르고 비를 내리는 재주라도 있다는 것이냐?”남궁열이 냉소를 흘렸다.“멍청한 것.”그 한마디에 덕비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누가 멍청하다는 것이냐! 남궁열, 잊지 말거라. 내 딸을 네 손에 맡겨 밖으로 보냈는데, 네가 돌려준 건 시체뿐이었다. 그 일에 대한 해명도 아직 끝나지 않았어. 오늘 제대로 나를 돕지 않으면, 이곳에 네 자리는 없을 줄 알거라!”남궁열은 그 위협 따위는 아예 귀에도 담지 않는 듯했다.“그건 당신이 정할 일이 아닙니다.”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덕비가 다시 입을 열려던 순간 앞쪽의 빛이 갑자기 어두워졌다.덕비는 번쩍 고개를 들고 바라보다가, 경악에 찬 비명을 질렀다.“안 돼!”촛불이 꺼졌다. 딸을 되살릴 수 있는 유일한 불꽃이 꺼져버렸다.거대한 화구가 완전히 사라지자 서인경

  • 시간을 거슬러   제1233화

    서인경이 방금 내뱉은 말은, 덕비를 떠보는 시험에 가까웠다.그리고 지금의 반응을 보는 순간, 그녀의 마음속에는 어느 정도의 짐작이 자리 잡았다.덕비는 지나치게 쉽게 분노했고, 또 너무도 쉽게 남에게 휘둘렸다. 좋게 말하면 단순해서 속마음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는 성정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속셈도 계략도 없는 사람이었다.이런 사람이 후궁에서 살아남은 것만 해도 기적에 가까웠다.그런데 과연 이런 인물이, 지난 세월 동안 금족을 이곳에 숨겨 두고 큰일을 도모해 온 족장일 수 있을까?야랑국의 늙은 황제는 노련하고 교활하기로 이름난 인물이다.그런 사람이 수년 동안 곁에 두고도 속셈을 품은 자를 눈치채지 못했을 리가 있을까?서인경과 연기준은 짧게 시선을 주고받았다.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이 노무림 안에는, 분명 더 위험한 인물이 숨어 있다.덕비는 그저 앞에 내세워진 희생양일 뿐. 그녀의 딸 역시, 뒤에 숨어 있는 자에게는 하나의 말에 지나지 않는다.오늘 벌어지는 이 기사회생의 의식은 겉으로는 덕비의 집착이지만, 실상은 그 뒤에 있는 자가 서인경과 연기준을 끌어내기 위해 꾸민 판일 가능성이 더 컸다.하지만 덕비 본인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어찌 됐든, 예정연은 반드시 금족의 다음 계승자가 되어야 한다! 오늘 나는 반드시 아이를 되살릴 것이다.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어! 산 아래 마을 사람들을 놓아줬다면, 너희가 제물이 되어 내 딸이 다시 태어나는 발판이 되어줘야겠다!”덕비는 두 손을 높이 들어 올리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진법을 열어라! 이곳에 있는 자들 전부, 이 자리에서 묻히게 하라!”그 말이 끝나자마자, 하늘과 땅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붉게 타오르던 촛불들이 돌연 눈부신 금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금빛은 서서히 떠올라 하늘 어딘가에 모이더니 이내 찬란하게 빛나는 거대한 화구로 응집되었다.서인경은 고개를 돌려 연기준을 바라보았다.“저 화구보다 더 높은 곳으로 데려가주세요.”연기준은

  • 시간을 거슬러   제1232화

    서인경은 의술을 익힌 사람이었다. 그저 한눈에 보아도, 그것이 무엇인지 분간하지 못할 리 없었다.눈앞에 쌓여 있는 것은, 모두 사람의 유골이었다.유골은 산처럼 쌓여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늘 정리된 흔적이 역력했다. 매일 누군가가 치우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그 옆에는 커다란 운반용 수레 하나가 놓여 있었다.강물 속에서는 악어들이 여전히 뒤집히듯 몸을 뒤틀며 요동치고 있었다. 낯선 인간의 기척을 느낀 탓인지, 오히려 더 흥분한 듯 보였다.서인경의 머릿속에 한 가지 끔찍한 가능성이 스쳤고, 그녀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이 악어들… 설마 사람 고기로 길러진 겁니까?”사람의 살을 먹고 자란 악어는, 보통의 악어보다 백 배는 더 흉포해진다.한 번 인간의 살맛을 본 뒤로는 식성이 극도로 커져, 성인 열 명의 고기로도 하루 배를 채우기 어려울 지경이 된다.이곳의 악어들은 몸집부터가 남달랐다. 한눈에 보아도 오랜 세월 길러진 것들이었다.셀 수도 없이 많은 무고한 생명들이 이곳에서 스러져 갔을 것을 떠올리자, 서인경의 속에서 분노가 들끓었다. 당장이라도 이곳을 쓸어버리고 싶었다.“이건 모두 변방의 백성들이다.”연기준의 낮게 가라앉은 음성이 뒤따랐다.그 많은 사람을 죽이고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이유. 변방의 기근과 참상, 끝없이 이어지는 비명과 굶주림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가림막이었기 때문이다.하루에 몇 사람이 사라지는지조차, 그곳에서는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서인경은 가슴 깊숙이 분노를 눌러 담은 채, 약왕곡에서 붉은 꽃 한 송이를 꺼냈다.눈부시게 붉은 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아름다움이라기보다, 차라리 눈을 찌를 듯한 기괴한 색채였다.약왕곡 전체를 통틀어 가장 독한 독. 혈봉후(血封喉).입에 넣은 지 단 한 순간, 피가 목을 막고 전신이 썩어들어 간다. 결국 남는 것은 한 줌의 핏물뿐. 마치 이 세상에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흔적조차 남지 않는다.서인경은 이 독을 처음 쓰게 될 줄은 몰랐다. 그것도 하필이면 악어에게 쓰게 될 줄

  • 시간을 거슬러   제346화

    예전에는 늘 평이가 잔소리를 맡았는데 오늘은 서인경이 대신이었다. 그녀는 평이에게 말했다. 아직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다면 절대 개 같은 남자들의 달콤한 말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남자의 십 분 쾌락이 여자의 열 달 고통이란다.”하나는 거리낌 없이 쏟아냈고 다른 하나는 얼굴이 붉어져 목까지 달아올랐다.그러던 순간, 방문이 벌컥 열리더니 연기준이 잔뜩 어두운 얼굴로 들어섰다. 평이는 마치 구세주라도 본 듯, 손에 들고 있던 옷가지를 내던지고 줄행랑쳤다. 서인경은 그녀를 잡으려 했지만 실패하자 그저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그를 쳐다

  • 시간을 거슬러   제363화

    연기준은 자신을 향해 살인이라도 할 듯 쏟아지는 시선들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더욱 당당하게 말을 이어갔다.“공적이란 남이 안겨주는 것이 아니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스스로 쌓아 올리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다면 훗날 누구의 마음을 얻을 수 있겠사옵니까? 본왕 또한 옛날 서가군에서 단련을 쌓았습니다. 대황자께서도 서가군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옳을 것이옵니다. 숙귀비의 성정은 그 시절 서 소장군보다 훨씬 온화하옵니다. 본왕이 겪었던 고생도 대황자의 차례에서는 훨씬 가벼워질 것이지요.”연기준의 말이 이어질수록 연강헌의 안

  • 시간을 거슬러   제329화

    이 생에서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지난 생에서 두 사람의 관계는 늘 최악이었고 몸 주인은 죽는 날까지도 그 사내가 아비가 된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그 사실을 떠올리자, 서인경의 마음속에는 몸 주인을 향한 안쓰러움이 스며들었다.그녀는 참으로 불쌍한 여인이었다. 일생을 통틀어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결국은 빈손으로 모든 것을 잃은 채 끝을 맞이했으니.서인경은 전날 밤 지칠 대로 지쳐 잠든 터였다.그런데 오늘 불현듯 아이가 생겼다는 말을 듣자 그녀의 정신은 멍하니 허공을 헤매었다. 머릿속은 잡생각으로 가득 차고 멍한 채로

  • 시간을 거슬러   제338화

    두 사람의 대화는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곁에 작은 걱정쟁이가 있었기 때문이다.평이는 내내 눈짓을 보내며 혹여나 왕비가 지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했다.예정훈은 그녀를 곁눈질하다 피식 웃음을 흘리며 술잔을 내려놓았다.“본태자가 왕비를 어찌하겠느냐? 그리도 성급히 재촉해야 하는 것이냐?”평이는 자신의 걱정이 들통나자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서인경은 곧장 그녀를 감싸며 웃어넘겼다.“태자 전하께서는 아이를 품어본 적이 없으시니 모르는 것입니다. 아이를 가진 여인은 바깥에서 잠시 머무는 것도 사람들의 근심이 되는 법이지요.”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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