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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Author: 강시아
그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세월과 고통에 짓이겨진 얼굴 전체가 드러났다.

그러나 무너진 윤곽 속에서도 이 인물이 오래전 이미 죽었다고 전해졌던 바로 그 라북명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탁한 물이 그의 입가에서 줄줄 흘러내렸다. 라북명은 입을 열어 마치 고목 위의 삐걱대는 까마귀 같은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너… 대체 뭘 하려는 것이냐?”

라채월의 입술은 비틀린 미소로 말아 올라갔다.

“당연히 예전에 네가 했던 그 방법 그대로 우리 아들을 위해 성사시켜 주려는 것이지.”

라북명은 격분해 갑자기 몸을 일으켰다. 그러나 철사슬이 요란히 덜컹이며 울리더니 그의 몸은 고작 한 치 앞으로 나아가다 곧 묶여 버렸다. 그는 라채월을 노려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두려움과 분노가 섞여 있었다.

“네가 아까 그러지 않았느냐? 효연과 묵염은 이미 약혼했다고. 네가 감히 막 형님의 딸을 건드린다면 막 형님도, 묵염도 절대로 널 용서치 않을 것이다!”

라채월의 웃음은 점점 더 방탕하게 번졌다.

“용서하지 않으면 어쩔 건데? 예전에 막수한도 너를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했지. 그런데 결국은 나를 너에게 시집보냈잖아!”

라북명은 격렬히 반박했다.

“그건… 그건 다르다, 전혀 달라!”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라채월은 단번에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짤막한 순간, 한쪽 뺨을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가 쨍하게 울려 퍼졌다.

라채월의 눈에는 억누르지 못한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

“물론 다르지! 나는 그저 하인의 딸에 불과했으니 어찌 그의 친딸과 견줄 수 있겠어? 하지만 나는 반드시 그 막수한과 봉수정의 딸에게 내가 겪은 치욕을 똑같이 맛보게 할 거다.”

말을 마친 그녀는 서서히 몸을 굽혀 라북명과 시선을 맞췄다.

“그 막수한은 스스로 형제 의리를 가장 소중히 여긴다고 했지? 좋아, 그럼 두고 보자고. 그는 과연 죽은 형제의 외아들을 베어 딸의 원수를 갚을 것인지 아니면 그의 딸이 나처럼 평생 무능한 놈에게 짓눌려 살게 내버려둘 것인지.”

라북명은 연민 서린 빛을 띠며 고개를 뒤로 젖히고 미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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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제24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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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제24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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