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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Author: 코코넛 서고
“겉보기만 성인군자고 사실상 망나니야! 은영아, 명심해야 해. 절대 남자의 겉모습을 믿으면 안 돼. 남자는 현실적인 동물이거든? 믿을 수 없는 족속들이지. 널 지켜줄 수 있는 건 돈밖에 없어.”

그러나 평생 돈 걱정없이 사랑만 받으며 살아온 맹은영은 그 말에 공감할 수 없었다.

그녀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서인경에게 물었다.

“마마는 돈이 생기면 가장 하고 싶은 게 뭔가요?”

서인경은 술단지를 끌어안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일단 먼저 커다란 집을 마련하고 남첩을 사들일 거야. 그리고 매일 미색을 감상하며 한가로운 삶을 살아야겠어. 서른 명 정도면 한 달 동안 매일 다른 얼굴을 볼 수 있는데 얼마나 새롭고 행복하겠어?”

맹은영은 자신이 지금 뭘 듣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며 충격에 휩싸였다.

“자극적이네요! 마마의 말씀을 들어보니 더 궁에 들어가기 싫어지는걸요? 한 사내를 모시는 것보다야 남첩 수십 명을 거느리는 게 훨씬 재밌겠어요.”

문 밖에서 한 사내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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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제1117화

    연기준이 봉한설을 흘겨봤다.“그 머릿속 더러운 상상부터 치워라. 저 여자는 네 황후 마마보다 못생겼다. 짐은 눈이 멀지 않았다.”봉한설이 입을 삐죽 내밀었다.“그게 꼭 얼굴 문제는 아니거든요? 어떤 남자들은 집밥이 질리면 밖에 있는 것도 향기롭다고 한다니까요.”뒤에 있던 암위들이 그 말을 듣고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연기준이 고개를 돌려 한 번 쓱 훑어보자 그들은 즉시 웃음을 거두고 말 위에서 자세를 바로잡았다.연기준은 무심한 눈으로 봉한설을 한 번 더 훑었다.“그거, 네 황후 마마가 가르쳐준 것이냐?”서인경이 아니고서야 저런 말을 할 사람이 없었다.봉한설은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래서 제가 한 치도 떨어지지 않고 지켜볼 거예요. 폐하 곁에는 저 말고 다른 여자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연기준의 마음 한켠이 묘하게 풀어졌다.“그게 네 황후 마마가 시킨 일이냐?”봉한설이 고개를 저었다.“황후 마마께서는 감시를 안 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폐하는 그럴 사람이 아니라면서요. 헌데 제가 못 믿겠습니다.”연기준은 막 피어오르던 그 작은 만족감을 조용히 거두어들였다.그녀는 왜 그렇게까지 자신을 믿는 걸까? 설마 자신의 매력이 부족한 걸까?봉한설은 이유를 듣기 전엔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연기준이 대답하지 않자, 그대로 손을 뻗어 그의 갑옷을 잡아당겼다.“빨리 말해요. 계속 그렇게 폼만 잡으면 황후 마마한테 다 말해버릴 거예요. 다른 여자랑 눈 맞추고 다닌다고! 돌아가면 빨래판 앞에 무릎 꿇을 준비나 하세요.”연기준은 더는 버틸 수 없다는 듯, 그녀의 귀에 바짝 입을 대고 몇 마디를 낮게 속삭였다.그 말을 듣자마자 봉한설의 눈이 번뜩였다. 기묘한 눈빛으로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역시 남자 말은 믿을 게 못 된다니까요! 황후 마마한테 말해야겠습니다. 폐하의 속내가 아주 교묘하다고요. 빨래판도 몇 개 더 준비해 두어야겠어요.”연기준은 말문이 막혔다. 곧바로 손을 들어 그녀를 밀어냈다.“저리 가라! 짐은 멍청한 사람

  • 시간을 거슬러   제1116화

    부생이 어디선가 튀어나오듯 달려들더니, 손에 들고 있던 칼을 그대로 단은설의 배에 꽂아 넣었다.“나를 속여? 나를 도구로 써먹어? 죽여버릴 거야!”봉한설이 급히 달려가 그녀를 막아섰다.“뭐 하는 거야! 아직 물어볼 게 남았는데!”그러나 부생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칼끝을 더 깊이 밀어 넣었다.“저 여자가 저를 이용해서 사람을 죽였으니 죽어 마땅합니다!”이미 기력이 다한 단은설이었다. 그 깊은 일격을 받자 그대로 숨이 끊어졌다.봉한설은 어렵게 잡아온 사람을, 몇 마디도 묻지 못한 채 잃어버린 것을 보며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았다.“누가 나오라고 했어? 내가 다 물어보고 나서야 네가 뭘 하든 하라고 했지! 지금 네가 죽여버리면 내 질문은 누구한테 해? 너한테 물어볼까?”방금 전까지 살기 어린 표정을 짓고 있던 부생은 그제야 기세가 꺾였다. 그녀는 두 손을 앞에서 불안하게 비비며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저, 저는… 너무 화가 나서 그만…! 뭐 더 물어볼 게 있다면 저한테 물어보세요. 어쩌면 제가 알 수도…”봉한설은 얼굴이 새빨개질 만큼 분노했다.“그 여자가 마지막에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 자기 비밀을 누구한테 털어놨는지 알아? 그걸 어떻게 세상에 퍼뜨릴 생각이었는지 알아? 말해 봐, 아냐고?”부생은 당황해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저, 저는…”봉한설은 이를 악물었다.“그 비밀이 얼마나...”“그만.”연기준이 입을 열어 말을 끊었다. 그의 눈빛은 깊고도 알 수 없이 가라앉아 있었다.“이 일은 여기서 끝낸다. 관련 없는 자들은 모두 정리하고 나머지는 대비 태세를 갖춰라.”그 말을 듣자 부생은 곧바로 무릎을 꿇었다.“폐하, 저를 데리고 가 주십시오. 제가 전에 폐하를 해칠 뻔했습니다. 이제는 곁에서 시중을 들며 제 죄를 속죄하고 싶습니다!”봉한설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부생을 바라봤다.“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도 모자라서 또 무슨 꿍꿍이야? 폐하 곁에는 내가 있어. 네가 차 따르고 물 따를 필요 없어. 쓸데없는 생각은 집어치워

  • 시간을 거슬러   제1115화

    두 나라 사이에 전쟁이 한 번이라도 터지면 가장 먼저 희생되는 존재는 바로 화친 공주였다. 상대가 분풀이를 하듯 공주를 죽이거나, 전장 한복판에 끌어내 모욕을 주는 일. 그런 일은 역사 속에서 셀 수 없이 반복되어 왔다.금수 대장공주는 줄곧 믿어왔다. 아버지는 자신을 두 나라의 관계를 이어주기 위해 보낸 것이라고, 자신이 시집온 이상 양국의 관계는 굳건해지고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그 혜택을 누리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진국이 전쟁을 일으킬 일은 결코 없을 거라고. 그런데 지금 이 상황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그녀의 아버지는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그녀에게 있어 가장 절대적이고 신과 같은 존재였으니까.이미 성조 선제와 함께 묻혀버렸어야 할 비밀을 연기준이 지금 이 자리에서 드러내고 말았다.금수 대장공주는 그 충격을 감당하지 못한 채, 눈빛이 흐트러졌다.“방금 네가 한 말은 전부 거짓이라고 하거라. 아버지는 그런 분이 아니다.”연기준은 그저 연민 어린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황고모께서 짐의 조건을 받아들이신다면, 즉시 그들에게 손을 멈추게 하겠습니다. 요동의 도성도, 영토도 지킬 수 있습니다. 다만 자신들이 저지른 일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는 것뿐이지요. 허나 황고모께서 이를 거부하신다면 요동은 더 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습니다. 잘 생각하십시오. 황고모께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진국군이 성을 함락시키는 속도는 결코 만만하지 않으니까요.”말을 마친 연기준은 그대로 돌아섰다.막사를 나서자마자, 등 뒤에서 찢어질 듯한 절규가 터져 나왔다.“연기준, 꿈 깨! 네 황후도, 네 진국군도 모두 도성에 묻히게 될 것이다! 넌 너무 일찍 기뻐한 거야! 하하하하!”연기준은 잠시 걸음을 멈췄다가 아무 일 없다는 듯 말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 그대로 말을 몰아 떠났다.*그 무렵, 단은설과 그녀의 협력자들은 이미 모두 붙잡혀 있었다.다만 봉한설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저 사람들, 연강호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것이냐?”연기준은 나무에 묶여

  • 시간을 거슬러   제1114화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진국군은 거침없이 밀고 들어와 이미 도성 코앞까지 이르고 있었다.금수 대장공주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그녀는 탁자를 세게 내려치며 분노에 휩싸여 외쳤다.“연기준, 감히 본궁을 속이다니!”연기준은 평온한 표정으로 입꼬리만 살짝 올렸다.“황고모께서도 짐을 속이시지 않았습니까? 진국군을 기습하라고 보낸 자들, 모두 정예 중의 정예였지요. 다만 짐이 한 수 위였을 뿐입니다.”금수 대장공주는 발걸음이 휘청이더니, 넋이 나간 듯 의자에 주저앉았다.한참 뒤, 분노로 일그러졌던 얼굴에 억지 웃음이 번졌지만 눈동자 깊은 곳의 패배감은 끝내 숨기지 못했다.“좋다… 참으로 좋다. 역시 연도현이 눈여겨본 사람답구나. 그 아이보다도 네 재능이 훨씬 뛰어나구나.”연도현의 이름이 언급되자 연기준은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나 그 흔적은 금세 사라졌다.“열셋 째 황숙의 체면을 봐서라도 짐은 황고모와 죽고 죽이는 지경까지 가고 싶지 않습니다. 요동은 사람을 보내 진국 땅에서 날뛰던 메뚜기 떼를 소탕하고, 백성들에게 평안을 돌려주십시오. 또한 요동의 황제와 황후는 재해 속에서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수만의 진국 백성 앞에 머리를 조아려 사죄하고 혼령을 위로해야 합니다. 그리고 성 다섯 곳을 내어주고 앞으로 십 년간 요동 사람은 단 한 명도 진국 땅을 밟지 않겠다고 맹세하십시오. 그러면 이 일은 여기서 끝내겠습니다.”“헛된 망상이다!”금수 대장공주는 반생을 바쳐 진국을 굴복시키려 해왔다. 그런데 마지막에 맞이한 결과가 고작 이것이라니.이대로 궁으로 돌아간다면, 요동의 백성들은 더 이상 그녀를 믿지 않을 것이고 요동 후궁에서도 그녀가 설 자리는 사라질 터였다.“헛된 망상이라고요?”연기준은 태연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소매를 털며 돌아섰다.“그렇다면 황고모께서는 요동이 완전히 진국의 속국으로 전락하는 날을 기다리십시오. 그때가 되면 황고모의 최후는, 지금 짐이 제시한 조건보다 훨씬 더 비참할 것입니다.”연기준은 더는 협상의 여지를 두지 않고

  • 시간을 거슬러   제1113화

    그곳에 이르게 되면 자신은 결국 주인의 짐이 될 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더 이상 따라가지 않기로 했다.차라리 진국 황궁으로 돌아가 주인을 대신해 태자를 목숨 걸고 지키는 편이 낫다고 여겼다.주인 곁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자, 연풍의 마음은 더욱 아렸고 놓아주기 어려워졌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든 반드시 주인보다 먼저 앞에 나서겠다고, 설령 주인을 대신해 죽게 된다 해도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으리라 다짐했다.봉한설의 말은 분명 연풍에게 큰 타격이 되었다. 그 깊은 무력감은 오히려 그를 더욱 성실하고 치열하게 움직이게 만들었다.그 변화는 연기준뿐 아니라, 어린 꼬막이조차 눈치챌 정도였다.*다음 날, 부생이 그들을 데리고 단은설을 찾으러 가자는 이야기가 나오자 연풍은 유난히 적극적으로 나섰다.“폐하, 저를 보내주십시오. 반드시 단은설을 데려오겠습니다.”연기준은 담담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그럴 필요 없다. 단은설 곁에는 연강호가 남긴 사람들이 있다. 너로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한설이에게 맡기거라.”말을 마친 뒤, 연풍의 낙담한 표정을 보고는 한마디를 덧붙였다.“한설의 무공이 너보다 약할 수는 있어도 일불락을 상대하는 데는 훨씬 능하다.”그 말은 전혀 위로가 되지 못했다. 그는 언젠가 반드시 설산으로 가게 될 날이 떠올랐다. 그곳에 이르면 자신은 진짜 아무 쓸모 없는 존재가 되고 말 것이다.연풍은 다시 한 번 깊이 무너져 내렸다.하지만 연기준의 말은 사실이었다. 억지로 따라간다 해도, 그저 짐이 될 뿐이었다.그때, 꼬막이가 그의 가라앉은 기색을 눈치채고 다가와 옷자락을 잡아당겼다.“연풍 형님, 저랑 같이 가요. 부탁할 게 있습니다!”연기준이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또 무슨 생각이냐?”꼬막이는 신비롭게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대신 친척 좀 만나러 가야 합니다!”연기준은 눈을 가늘게 뜬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꼬막이를 연풍에게 넘겨주었다.“잘 지키거라.”자신에게도 아직

  • 시간을 거슬러   제1112화

    검은 옷의 사내는 완전히 혼란에 빠졌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그는 방금 연기준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설마 너희가 일불락의 원수가 아니라는 것이냐? 그럴 리가…”봉한설이 담담히 말했다.“왜 그럴 리가 없습니까? 그들은 일불락의 원수일 뿐만 아니라, 당신이 감히 헤아릴 수도 없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손을 쓰라고 부추긴 그 자야말로 진짜 일불락의 가장 큰 원수예요.”검은 옷의 사내는 눈을 크게 떴다.“아니, 그럴 리 없다. 그는 분명…”말을 반쯤 꺼내다 말고 그는 그대로 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움직이지 못했다.“지금의 나는 그도 믿지 못하겠고 너희도 믿지 못하겠다. 오늘 일은 여기서 끝내지. 다음에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땐 이렇게 간단히 끝나지 않을 거다.”그 말을 마치자마자 검은 옷의 사내는 꼬막이를 연기준 쪽으로 던져 버렸다.연기준이 몸을 날려 받아냈다. 꼬막이는 공중에서 한 줄기의 호를 그리며 날아가 그대로 그의 품에 단단히 안겼다.검은 옷의 사내가 달아나려 하자 암위들이 즉시 장검을 뽑아 들고 그를 향해 찔러 들어갔다.그때, 꼬막이가 다급히 외쳤다.“아아아, 잠깐! 아프게 하지 마세요!”그의 말에 암위들의 손길이 순간 멈칫했다.그 틈을 타 검은 옷의 사내는 꼬막이를 깊이 한 번 바라보더니 곧바로 몸을 날려 자취를 감췄다.짧지만 소란스러웠던 소동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꼬막이는 큰일을 겪고도 무사히 다시 연기준의 곁으로 돌아왔다.아이는 뒤늦게 가슴을 두드리며 중얼거린다.“아이고... 아기 심장 떨어질 뻔했습니다.”연기준이 곁눈질로 그를 흘겨봤다.“아까 보니 꽤 침착하던데.”꼬막이는 연기준의 어깨를 끌어안고 온몸의 힘을 빼듯 축 늘어졌다.“그건 다 속인 겁니다. 사실은 정말 무서워서 죽을 뻔했거든요.”그 말투를 듣고서야 봉한설은 그가 크게 다치지 않았음을 알았다.“왜 암위들한테 잡으라고 안 했습니까? 그자를 잡으면 줄기를 따라가서 뒤에 있는 가문까지 찾아낼 수도 있었을 텐데요

  • 시간을 거슬러   제976화

    그날, 서인경은 연기준에게 물었다. 처음부터 황위를 남에게 넘길 생각이 없었던 것이냐고. 결국은 스스로 그 자리에 오르려 했던 것 아니냐고.연기준은 망설임 없이 답했다.“그래. 진국의 황위는 반드시 내 손에 있어야 한다.”그때의 서인경은 알지 못했다. 그가 왜 그토록 황위에 집착하는지.하지만 한참이 지난 뒤, 설산 위에서 무릎을 꿇고 자신의 손으로 연기준을 한 줌 한 줌 눈 속에 묻어야 했을 때, 그리고 갑옷을 걸친 채 무기를 들고 일불락의 마지막 숨결을 지키기 위해 싸우던 그때에야 비로소 깨달았다.연기준이 오늘 황위를 놓

  • 시간을 거슬러   제909화

    “태황태후 마마, 폐하… 폐하께서 위독하십니다.”툭!찻잔이 발치에서 굴러 떨어지며 산산조각 났다.“어서, 어서 나를 양심전으로 모셔라.”태황태후가 급히 몸을 일으키는 순간 검은 그림자 하나가 번개처럼 실내로 스며들었다. 검은 옷에 얼굴을 가린 자의 눈빛은 서늘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 눈을 보는 순간, 태황태후는 그대로 굳어버렸다.“누구냐! 호위하라! 자객이다!”외침과 동시에 내시 하나가 정면에서 일격을 맞고 그대로 쓰러졌다. 의식을 잃은 채, 말조차 하지 못했다. 내시가 쓰러지는 모습을 본 태황태후는 오히려 이상하리만치

  • 시간을 거슬러   제41화

    육승과 그의 부하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충성을 표했다.“목숨을 구해주신 마마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죽을 때까지 마마께 충성을 맹세하겠습니다.”서인경은 어색한 표정으로 코끝을 매만졌다.‘연기준, 내가 당신 부하 꼬신 거 아니야. 이게 내 매력이라고.’“그런 말 말거라. 너희가 이곳에 온 것도 모두 나를 위해서였는데… 내가 너희를 위험에 빠뜨렸으니 그리 감사할 일도 아니다.”육승은 정색하며 그녀에게 말했다.“저희는 왕야의 명을 받들어 마마의 안전을 지키기로 하였습니다. 마마는 저희들의 주인이시니, 저희를 두고 갔

  • 시간을 거슬러   제23화

    그나마 역병이 아닌 풍한이라서 다행이었다.온몸에 땀을 흘려서 옷과 이부자리가 푹 젖어서 강물에 빠지는 악몽을 꾸었던 것이다.서인경은 몸을 일으키고 탕약을 단숨에 마셔버렸다.“저는 괜찮습니다. 며칠 쉬면 괜찮아질 거예요.”연기준은 피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꿈에서 내게 욕지거리를 퍼붓는 걸 보면 내가 괜히 왔다 싶더구나.”말을 마친 그는 뒤도 안 돌아보고 밖으로 나갔다.‘내가 언제 욕을 했다고….’막 의원은 어색한 표정으로 코끝을 매만지며 말했다.“마마께서는 풍한으로 의식을 잃고 꼬박 하루를 잠들어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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