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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장

ผู้เขียน: 젠모
"진아연, 누가 그래? 시준 씨가 좋아하는 다른 여자가 있다고? 그 말은 어디서 들었어? 그 여자 이름은 알고 있어?"

강진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비록 박시준의 옆에는 자신 외에 다른 여자가 없다고 굳게 믿고 있었지만.

진아연은 고개를 저었다. "아까 내가 한 말은 그냥 의심일 뿐... 난 당신만큼 박시준씨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조금 진정된 후 그녀는 말을 바꿨다.

박시준의 문제가 결코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이 일에 엮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순조롭게 아이를 낳고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시준 씨가 다른 여자와 있는 걸 직접 본 줄 알았잖아! 깜짝 놀랐네." 강진은 진아연의 말을 믿고 차분해졌다. "시준 씨는 네가 생각하는 그런 남자는 아니야. 그는 여자를 좋아하지도, 아이를 좋아하지도 않아."

진아연은 무심한 듯 물었다. "그가 아이를 싫어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어?"

"솔직히 그건 나도 잘 몰라. 이유를 알고 싶지도 않고. 그가 싫어하면 낳지 않으면 되니까." 강진은 중얼거리듯 말을 했다. "솔직히 나한테만 잘 하면 됐어."

"당신만 괜찮다면야." 진아연은 그녀의 생각을 바꾸는 것을 포기했다.

자신이 선택한 결과를 감당할 수만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하던 모두 자신의 몫이니까.

그녀는 강진의 행동이 어리석다고 느껴졌지만 박시준의 아이를 낳기로 결정한 자신도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어리석어 보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진아연은 너무 배가 고파 밥을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강진은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으로 인해 입맛이 나질 않았다.

"진아연, 정말로 시준 씨한테 관심이 없는 거야?"

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없어."

강진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능력 있고 매력적인 남자인데."

진아연은 진지하게 생각하고 말을 했다.

"너와 박시준씨 중에서 하나만 선택하라면 난 차라리 널 선택하겠어."

그렇게 하면 적어도 맞지는 않겠지.

강진은 무척이나 당황했다.

"진아연, 설마 너..."

진아연은 다급히 손을 저었다. "아니 말이 그렇다고.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

강진은 진아연에 대한 질투는 사라졌고 심지어 진아연이 밉지 않게 보였다.

아버지의 죽음과 회사의 파산, 현재 진 씨 집안을 혼자서 힘겹게 짊어져야 하는 진아연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진아연, 너 아직 졸업하지 않았지?"

"내년에 졸업." 진아연은 물을 마시면서 말을 했다.

"그래. 너의 집 회사 소식은 전해 들었어.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빚은 너와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야. 학업과 네 생활에만 집중해". 강진은 그녀에게 진심 어린 충고를 했다. "그 많은 돈을 어디서 구할 건데? 자신을 너무 몰아붙이지는 마."

진아연은 강진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진명그룹을 포기하라고 설득했다.

거의 2,000억에 가까운 빚은 결코 적은 액수는 아니기 때문에.

심지어 어머니도 포기하라고 설득했다.

하지만 매일같이 신제품이 얼마나 좋고 출시만 하면 꼭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부회장을 보며 그녀의 마음은 매일 괴로웠다.

점심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강진이 먼저 계산을 했다.

주문한 음식이 비싼 음식도 아니어서 진아연은 굳이 나서지 않았다.

"진아연, 우리 친구 추가할래?" 강진은 계산하고 나오면서 진아연에게 말을 걸었다.

진아연은 그녀의 제안을 거절했다. "글쎄, 굳이 추가할 필요가 있을까? 박시준과 이혼하면 우린 서로 더 볼 사이도 아니잖아."

제안이 거절당하자 강진은 몹시 불쾌했다.

하지만 더 이상 만날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니 불쾌한 마음도 바로 사라졌다.

"그래. 앞으로 시준이 옆에 있을 사람은 나야. 나뿐이야." 강진은 이 말을 남기고 진아연 앞을 당당하게 지나갔다.

......

오후 2시 30분.

진아연은 진단서를 받고 의사를 찾았다.

그녀의 진단서를 보고 의사는 안경을 올리며 말을 했다.

"검사 결과는 아주 정상입니다. 근데... 지금 보니 뱃속에는 이란성 쌍둥이로 보이네요!"

진아연은 기가 막혔다.

"여전히 아이를 지우고 싶으신가요?" 의사는 웃으면서 물었다. "쌍둥이를 임신할 확률은 로또에 당첨될 확률만큼 흔하지가 않아요. 아연씨는 복권에 당첨된 것과 같다고요!"

진아연은 너무 놀랐다. 흥분도 되었지만 그만큼 복잡하기도 했다.

이란성 쌍둥이라니!

이란성 쌍둥이라고 들어는 보았지만 현실에서는 본 적이 없었다.

"아이를 지우고 싶다면 3개월 전에 수술하는 것을 추천 드려요. 시간이 지날수록 그만큼 위험도 커지고요. 아이와 산모에게 모두 잔인한 일이고요. 아이는 이미 당신의 뱃속에서 모습을 형성하고 있어요..." 의사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선생님, 저 아이 낳을 거예요. 두 아이 모두 건강하게 낳을 거예요." 진아연은 결심했다.

"그래요. 그러면 여기 자료를 작성해 주세요. 개인 파일을 작성하도록 할게요."

......

병원에서 나오니 오후 4시가 되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낮잠도 자지 않아서 그런지 눈앞의 풍경, 사람, 차들이 모두 필터를 씌운 것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길가에서 택시를 타고 별장에 도착한 후 그녀는 바로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깨어났을 때는 이미 밤이 되였다.

머릿속에는 아무 생각도 안났고 뱃속도 텅 비어 있었지만 그런대로 멍하니 침대에 걸터 앉아있었다.

배고픔을 느꼈으나 몸이 생각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전화벨에 정신을 차려보니 부회장님의 전화였다.

"아연아, 내가 준 리스트 안의 분들께 연락해 보았니? 부회장님의 재촉하는듯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진아연은 숨을 들이쉬면서 말을 했다. "아니요. 아직... 내일 연락드릴게요!"

부사장은 한숨을 쉬면서 말을 했다. "내일은 주말이니까 주말에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고 오늘 밤에 연락을 드려봐!"

진아연은 한숨을 쉬었다."네. 그럴게요."

부회장님은 확인차 다시 물었다. "다시 리스트 보내줄까?"

진아연은 거절했다. "아니요. 리스트는 잘 가지고 있어요."

부사장님은 다시 당부하였다. "그래. 오늘 밤에는 꼭 연락을 드려봐. 간곡히 부탁한다고 하고 알았지..."

"네. 알았어요. 일단 밥 먼저 먹고 올게요."

부회장님이 다시 물었다. "근데 지금 어디서 살고 있는 거니? 너희 집은 이미 부동산에 내놓은 걸로 알고 있는데."

진아연은 자신이 살고 있는 방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월세로 집을 구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괜찮아요."

부회장님은 안심한듯 말했다. "그래, 아연아. 좋은 소식만 기다리마."

어떤 맛인지도 모르겠는 식사를 마치고 진아연은 방에서 리스트의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상대방은 그녀의 이름을 들은 후 뒤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않고 거절하거나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하여 20분 만에 모든 사람들에게 전화를 돌렸지만.

모두 거절이었다.

진명그룹의 신제품을 좋게 보는 사람은 없었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실패했다는 좌절감이 그녀의 마음속을 가득 채웠다.

이대로 포기해야 되는 걸까?

포기하면 진명그룹은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갑자기 좁지 않은 방안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코트를 가지고 방문을 나섰다.

거실에는 아무도 없었고 별장은 시간이 멈춘 듯 고요했다.

그녀는 코트를 입고 별장에서 나왔다.

차가운 밤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긴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차갑다.

뼛속까지 오싹해지는 냉기.

정처 없이 앞을 향해 걸어가면서 갑자기 과거의 기억이 떠올랐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진명그룹의 딸로서 돈 걱정을 안 하고 살았겠다고 생각하겠지만 아무도 모른다. 그녀 혼자 얼마나 많은 비를 맞았는지, 얼마나 많은 찬밥을 먹었는지, 얼마나 많은 돌봐주는 사람 없이 아픈 밤을 보냈는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롤스로이스가 동네로 진입하고 있었다.

속도가 느려지면서 차가 멈추었다.

박시준이 차 안에서 눈을 떴다-

차창 밖, 희미한 가로등 아래, 길가에 쪼그려 앉아있는 가냘픈 그림자가 보였다. 울고 있는지 그녀의 갸냘픈 어깨가 들썩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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