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그날 밤 출장에서 돌아온 나는 아내에게 서프라이즈 해주고 싶어 몰래 집으로 돌아왔지만 집에는 회사 대표가 같이 있었다. 대표는 내 얼굴을 보고 얼굴에 걸린 미소가 더 짙어졌다. 내가 오늘 출장 갔다가 돌아오는 걸 알고 맞이하기 위해 집으로 왔다고 했고 내 아내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두 사람이 억지로 지어내는 표정을 보며 나는 왠지 모를 기괴함을 느꼈다.
View More유진이 고개를 저었다.“아니, 서유리가 회사의 대부분 재산을 가져갔어. 사업에 실패한 공진우는 다 나 때문이라면서 헤어지자고 했고.”이제야 어떻게 된 일인지 알 것 같았다.유진이 내 품에 안겨 눈물을 흘렸다.“인호야, 나 아직 사랑하는 거 알아. 맞지?”“내가 잘못했어.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면 안 돼? 나 용서해줄 거지?”나는 유진을 밀어냈다.“유진아. 나도 아무 사람이나 다 되는 건 아니야.”“이제 가. 더는 너 욕하고 싶지 않다. 우린 끝났어.”“아니야. 인호야. 나 이제 갈 데가 없어. 뱃속에 공진우 아이가 있는데 누가 나를 만나주겠어.”나는 유진의 말이 너무 우스워 헛웃음이 나갔다.“만나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다시 온 거야?”“그래. 유진아. 네 말이 맞아. 나 아직 너 사랑해. 이 1,000만 원은 일단 넣어둬.”“다시 돌아와 주다니 너무 고맙다.”“일단 몸조리 좀 하고 있어. 본가에 좀 다녀올게.”나는 유진이 지낼 수 있게 근처에 집까지 얻어줬다.“빨리 와야 해. 기다리고 있을게.”한 달 후, 유진이 사진을 한 장 보내오며 임신 4개월임을 알렸다. 나는 그 문자를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4개월이 된 이상 중절 수술은 불가능했다.나는 유진의 카톡을 차단하고 모든 연락처를 지웠다. 같은 곳에 두 번 넘어질 생각은 없었다. 이제 유진에 대한 복수는 끝났다. 유진과의 악연을 철저히 잘라냈다는 생각에 나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그날 나는 동료들을 모아놓고 술을 마셨다. 그때 아름다운 여자 한 명이 내 뒤에 자리를 잡는 게 보였지만 나는 알지 못했다. 동료들이 내게 눈을 찡긋거리며 뒤를 한 번 보라고 눈짓했다. 뒤를 돌아보니 서유리가 어느새 내 뒤에 서 있었다. 오랜만에 본 서유리는 예전보다 더 매혹적으로 변해 있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룸에서 나왔다.“요즘 잘 지내요?”서유리가 물었다. 말투에서 다소 거리감이 느껴졌다.“그럭저럭요. 근데 여기는 어쩐 일로 왔어요?”내가 물었다.“밥 먹다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길래
유진이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내가 너를 너무 얕잡아봤네.”“처음부터 나 감시했던 거야? 나 사람 보는 눈이 없어도 너무 없네.”“잔말 말고 1억 내놔. 아니면 이혼 협상의 여지 없어.”“그리고 네가 소송에 휘말리는 걸 공진우가 보고 싶어 할까?”“비겁한 자식.”유진이 욕설을 퍼붓더니 당장 1억을 내 계좌에 이체했다. 나는 미련 없이 이혼 서류에 사인했다. 어차피 더는 이어갈 수 없는 관계였다. 유진은 내가 이혼 서류에 사인하자 비꼬기 시작했다.“황인호, 나를 이렇게 대한 걸 후회하게 될 거야.”“곧 회사에서 해고 통지 날아오겠지.”진작 그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던 터라 잘려도 전혀 타격이 없었다. 게다가 이미 많은 인맥을 쌓아둔 터라 잘린다고 해도 무서울 건 없었다.이튿날, 내가 회사로 출근하자 대표 놈이 사무실로 불렀다. 왜 출장 가서 하라고 한 일을 제대로 완성하지 않았는지 묻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웃겨 되물었다.“공진우, 내가 왜 완성하지 않았는지 정말 몰라?”“나 출장 보낼 때마다 우리 집으로 기어들어 와서 내 와이프랑 붙어먹었지?”공진우가 담배에 불을 붙이더니 느긋하게 말했다.“그 말이 맞다고 한들 네가 뭘 할 수 있는데?”“그리고 너 오늘부로 잘렸어. 인사팀에서 바로 공고 올릴 거야.”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 채팅방에 내가 잘렸다는 소식이 퍼졌다. 공지에는 회사 인감도장도 찍혀 있었다.나는 그 공지를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원래도 미련이 없는 회사라 거의 타격이 없었다. 나는 난리를 피우는 대신 공지를 핸드폰에 저장했다.‘나를 해고한다 이거지? 내가 이대로 나갈 것 같아?’공진우는 내가 노동 법규를 모르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 법규의 매 조항을 마음에 새기다시피 정독한 상태였다. 이 공지를 들고 법원에 찾아가 회사가 아무 이유 없이 해고했다고 고소하면 공진우는 어쩔 수 없이 배상해야 할 것이다.법원의 효율은 생각보다 빨랐다. 내가 회사에서 나온 지 3일 만에 경제적인 보상
한창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누구예요?”서유리가 물었다.“유진이요. 갑자기 왜 전화하는지 모르겠네요.”“받아야죠.”서유리가 재촉했다. 나는 타이밍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서유리가 시키는 대로 받았다.“여보, 무슨 일로 전화했어?”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여... 여보. 아까 뭐 하고 있냐고 물었잖아. 근데 방금 그거 무슨 소리야?”아내가 수심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서유리가 신음하자 나는 얼른 서유리의 입을 틀어막았다. 일부러 아내가 들으라고 낸 소리였다.“아무것도 아니야. 아까 누군가 내 옆에서 계단 탔어.”나는 얼른 이렇게 둘러댔다.“아, 그랬구나. 그냥 사실대로 말할게. 나 방금 당신 회사 대표랑 잤어.”아내가 스스럼없이 모든 걸 내게 털어놓았다.“유진아, 네가 어떻게 나를 배신해?”나는 일부러 화난 척 연기했다.“인호야, 우리 이혼하자. 너 몸도 안 좋고 돈도 쥐꼬리만큼 벌잖아. 너랑 살면서 나 고생 많이 했어...”유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는 전화를 끊었다. 나를 배신해 놓고 내가 꺼내기도 전에 먼저 이혼하자고 한 것이다. 도대체 대표 놈의 어디가 좋아서 그러는 건지 알 수 없었다.나는 감시 카메라로 유진이 대표 놈에게 하는 말을 들었다.“시키는 대로 다 했어. 약속 지킬 거지?”전투를 끝낸 두 사람은 서로를 꼭 끌어안은 채 누워 있었다.“지니야, 걱정하지 마.”대표 놈이 유진의 어깨를 꼭 끌어안고 말했다.“별장도 다 사놨어.”대표 놈이 가자 나는 어플에서 나왔다. 서유리와 나의 전투는 이제 막 시작이었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나서야 나와 서유리의 전투도 마침내 막을 내렸다. 방에서 나가기 전 서유리가 이렇게 물었다.“인호 씨, 나랑 결혼할 거예요?”나는 서유리가 이런 질문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저 두 연놈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나와 몸을 섞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혼 얘기가 나올 줄은 몰랐다. 나는 서유리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유리 씨, 나
서유리는 초록색 슈트를 입고 까만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뭐 하고 있었길래 초인종도 못 들은 거예요? 얼마나 오래 누르고 있었는데.”나는 핸드폰을 서유리에게 건네줬지만 서유리는 보고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남편이 외도하는데 이렇게 덤덤하다고요?”“이제 놀랍지도 않아요.”서유리가 차갑게 대답했다. 아마 남편이 배신한 사실을 진작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핸드폰에서 아내의 흥분에 겨운 신음이 끝도 없이 흘러나왔다. 그 소리에 내 몸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서유리가 뿜어내는 커리어우먼의 카리스마에 설레기도 했다.서유리가 나를 보면서 웃었다.“뭘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어요. 얼른 와이프에게 전화해서 반응 떠봐야죠.”“지금요?”내가 물었다.지금 전화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비록 아내가 나를 배신하긴 했어도 말이다.“네. 지금 바로 해요.”“그래요.”나는 서유리의 말대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창 흥에 젖어있는 아내를 방해하기 싫었지만 말이다. 아내는 언짢은 표정으로 핸드폰을 들어 전화한 사람이 누군지 확인하더니 바로 끊어버렸다.“안 받아요.”“계속 해요.”서유리의 말투는 어딘가 강압적이었다. 원래는 대책을 상의하고 싶어서 불렀지만 지금은 오히려 야릇한 영화를 같이 감상하고 있는 꼴이 되었다.다시 전화를 걸어도 아내는 여전히 전화를 받지 않았지만 대표 놈이 동작을 멈췄다.“지니야, 누구야?”“신경 쓸 거 없어. 남편이야.”아내의 말에 대표 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웃었다.“남편인데 왜 안 받아?”“하던 거 계속하면서 남편이랑 통화하면 더 짜릿하지 않겠어?”나는 속으로 대표 놈을 변태 X끼라고 욕해댔다. 처음 걸었던 전화처럼 두 번째 전화도 받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내가 대표 놈의 실력을 얕잡아본 것이었다. 아내가 정말 대표 놈의 지시에 따라 전화를 받고야 말았다.“여... 보. 무슨 일이야?”아내의 목소리가 뚝뚝 끊겼고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유진아, 지금 뭐 해?”나는 아내가 뭐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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