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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Author: 비담
그 과정에 주영도가 쾌감을 느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강루인은 전혀 즐기지 못했고 그냥 아프기만 했다.

일을 마치고 나면 기분이 나아지면서 양심의 가책도 조금이나마 싹트는 듯했다. 처음으로 그녀를 안고 욕실로 들어가 씻겼다.

강루인의 피부가 연약해서 조금만 꼬집어도 금세 자국이 생겼다.

주영도는 훨씬 부드러워진 손길로 그녀를 씻겨주면서 차분하게 말했다.

“우린 부부지, 경쟁자가 아니야. 서로 맞춰가면서 살자.”

그녀는 했던 약속이 떠오른 듯 반박하지 않고 고분고분 대답했다.

“알았어.”

그 대답에 주영도는 어떻게 이 대화를 이어가야 할지도 몰랐다.

씻은 후 두 사람은 침대에 누웠다. 주영도는 얘기를 더 하고 싶었으나 강루인은 이미 눈을 감아버렸다. 시간도 늦었던 터라 더 이상 그녀를 방해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들에게 남은 시간이 많기에 앞으로 얼마든지 관계를 조율할 시간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관계를 예전처럼 되돌릴 자신도 있었다.

다음 날.

그녀는 또다시 피임약을 삼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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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제533화

    이홍섭이 화를 내지 않고 차분하게 말했다.“주선 그룹이 참여한다면 이번 협력은 없던 일로 하죠.”“스승님.”강루인이 다급하게 불렀지만 이홍섭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자신의 의사를 단호하게 밝혔다.예상치 못한 반응에 협력 측이 흠칫 놀랐다.협력이 무산됐으니 이 자리를 더 이어갈 이유도 없었다. 이홍섭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강루인도 별수 없이 서둘러 그 뒤를 따랐다.“스승님...”“왜 자꾸 불러? 그러다 꿈에 나오겠어.”강루인은 말문이 막혀버렸다.‘연세도 있으신 분이 어쩜 이렇게 화가 많으신지.’그녀가 말했다.“저 때문에 이러실 필요 없어요.”강루인과 주영도의 악연이지, 이홍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이홍섭이 강루인을 흘겨보더니 웃을 듯 말 듯 했다.“아무리 착각도 자유라지만 원래 이렇게 얼굴이 두꺼웠어? 누가 너 때문이래?”‘고집불통 영감님 같으니라고.’강루인이 되물었다.“저 때문이 아니면 왜 계약을 안 하시는데요?”이홍섭이 툴툴거렸다.“이게 아주 사사건건 간섭이야. 네가 선생이야, 내가 선생이야? 아주 기가 살아서는.”독설이 날아와도 강루인은 기분 나빠하지 않고 오히려 생글생글 웃었다.“스승님이 걱정돼서 그러죠.”그가 피식 웃었다.“네 앞가림이나 잘해. 난 가질 거 다 가져서 네 걱정 따위 필요 없어.”‘오늘따라 왜 이렇게 화가 많으시지? 아침에 무슨 일이라도 있으셨나?’“교수님, 교수님...”그때 협력업체 관계자가 방에서 쫓아 나왔다.“섣불리 이러시지 마시고 얘기 좀 하시죠.”“더는 할 얘기 없습니다. 앞으로 주선 그룹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라면 전 참여하지 않을 겁니다.”그들과 말을 섞기 싫었던 이홍섭이 강루인과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루인아.”이홍섭을 설득하던 그때 복도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듣자마자 강루인의 얼굴이 미세하게 일그러졌다.협력업체 관계자가 웃으며 그를 반겼다.“주 대표님.”주영도가 다가오는 협력업체 관계자를 지나쳐 곧장 강루인의 앞으로 다가가 이홍섭에게 깍듯하고

  •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제532화

    강루인은 지금 이 상태로는 도저히 일에 집중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홍섭의 생각은 달랐다. 그가 강루인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말했다.“팔다리가 부러진 것도 아니고 젊은 나이에 벌써 은퇴 생각을 해? 일흔이 넘은 나도 이렇게 현역으로 뛰는데 어디서 스승보다 먼저 은퇴를 입에 올려? 꿈도 야무져, 아주.”이홍섭이 설계 방안 몇 개를 강루인에게 건넸다.“일주일 안에 초안 뽑아내.”“스승님, 저 AI가 아니에요.”“네가 AI였으면 일주일이나 줬겠냐?”강루인이 말을 잇지 못했다.‘아니, 절 너무 과대평가하시는 거 아니에요?’그녀가 두 손을 펼쳐 보이며 거절했다.“저 못 해요.”일주일이 아니라 보름을 줘도 그리지 못할 것 같았다.강루인의 말에 이홍섭이 눈을 부릅뜨고 화난 척했다.“졸업했다고 이제 내 말이 우스워? 한 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라는 말 몰라?”“스승님...”강루인은 계속 거절하고 싶었으나 머릿속이 엉망이라 그럴 기운이 없었다.이홍섭이 거절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회초리라도 들까?”그때 옆에서 묵묵히 상황을 지켜보던 차성열이 입을 열었다.“제가 가져다드릴게요.”강루인은 어이가 없었다.‘선배까지 왜 저래?’이홍섭이 두 눈을 부릅뜨고 호통쳤다.“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구나. 넌 좀 맞아야 해. 그래야 정신을 차리지.”결국 맞지 않기 위해 강루인이 울며 겨자 먹기로 고개를 끄덕였다.이홍섭이 역시 사람은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그는 강루인을 집에 보내지 않고 아예 작업실에서 지내라고 했다.매일 쏟아지는 설계도 수정에 강루인은 다른 생각을 할 틈조차 없었다. 이홍섭의 끊임없는 지적과 호통에 학생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강루인이 한창 작업에 몰두하고 있던 그때 이홍섭이 책상을 톡톡 두드렸다.“오늘은 그만하고 나랑 어디 좀 다녀오자.”강루인은 누구를 만나러 가는지 묻지 않았다. 그저 착실한 학생처럼 짐을 챙겨 그를 따라나섰다.이홍섭이 데려간 곳은 협력업체와의 미팅 자리였다.

  •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제531화

    최근 들어 주영도가 다친 횟수가 지난 몇 년을 통틀어 다친 것보다 훨씬 많았다. 그리고 주영도에게 이런 상처를 남긴 이가 바로 과거 그 누구보다 그의 몸을 아끼고 걱정했던 강루인이었다.주영도가 몸에 생긴 흉터들을 내려다보았다. 눈가에 짙은 쓸쓸함이 번졌다.그가 병원 침대에 앉아 있었다. 과다출혈로 인해 안색이 창백하기 그지없었다. 옆에서 노윤환이 일복 터진 머슴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입원 절차 마쳤어요. 오늘은 일단 여기서 지내셔야 합니다.”주영도가 복잡한 감정을 감추려고 시선을 늘어뜨린 채 말했다.“노 비서, 루인이 정신 상태가 정상이 아닌 것 같아.”강루인의 마음이 병들었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심각할 줄은 몰랐다. 가끔 통제를 잃고 폭주하기도 했다.결벽증 있는 상사를 위해 침대 시트를 갈던 노윤환이 멈칫했다가 속으로 생각했다.‘그런 일을 겪고도 정신이 멀쩡하면 그게 사람이겠습니까?’강루인이 정신력이 강해서 이 정도로 버티는 것이라 생각했다. 웬만한 사람 같았으면 진작 다리 위에서 뛰어내렸을 것이다.“강루인 씨한테 의사를 붙여드릴까요?”노윤환의 질문에 주영도가 고개를 저었다.“내가 의사를 보내도 루인이가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노윤환이 속으로 비아냥거렸다.‘그건 그래도 아시네요.’주영도가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노 비서, 내가 어떻게 해야 루인이한테 용서받을 수 있을까?”‘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상황이 이 지경이 돼버렸는데 용서라니요? 꿈 깨세요, 제발.’그가 대답 대신 말을 돌렸다.“대표님, 일단 쉬세요. 방법은 내일 생각하시고요.”‘나라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어요. 신도 아니고. 전에 강루인 씨한테 가혹하게 굴지 말라고 할 때는 듣지도 않더니 이제 와서 잡아봤자 무슨 소용이에요? 죽을 뻔한 사람이 너그러이 용서를 해준다? 그건 보살도 불가능할걸요?’주영도가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하긴 했지만 다행히 노윤환을 곤란하게 하지 않았다. 그 역시 강루인이 받은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

  •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제530화

    주영도가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니,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루인이 아직 날 사랑하고 있을 텐데. 설령 그 마음이 식어버렸다 해도 어떻게 목숨까지 노릴 수가 있어?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주영도의 집요한 추궁에 강루인이 완전히 폭발하고 말았다. 머릿속을 맴돌던 소음들이 하나로 뭉쳐 거대한 외침이 되었다.‘죽여버려.’강루인이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다시 주영도에게 달려들었다.“죽여버릴 거야.”주영도의 얼굴에 믿을 수 없다는 경악과 강루인이 그에게 보이는 태도에 대한 깊은 상처가 뒤섞여 있었다.“너...”차성열이 주영도의 어깨에 박힌 칼을 힐끗 보더니 주영도가 말하기 전에 먼저 입을 열었다.“영도 씨, 제발 루인이 좀 그만 자극해요. 지금 불안정한 게 안 보여요? 루인이가 미쳐야 속이 후련해요?”그제야 주영도도 강루인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본래의 모습을 잃고 완전히 딴사람이 되어 있었다.차성열이 강루인을 방 안으로 밀어 넣었다. 주영도가 따라 들어가려 하자 차성열이 막아섰다.“들어오지 말아요.”주영도가 발걸음을 멈췄다. 문밖에 서서 차성열이 강루인에게 약을 먹이고 흥분한 마음을 진정시키는 모습을 멍하니 쳐다봤다.이런 모습의 그녀를 본 적이 없었기에 너무나 당혹스러웠다.잠시 후 강루인이 마음을 가라앉혔지만 주영도를 향한 눈빛에는 여전히 원한이 서려 있었다.차성열은 강루인이 다시 이성을 잃을까 봐 서둘러 주영도를 밖으로 내보내고 문을 닫으려 했다.“루인이...”‘왜 이렇게 변해버린 거지? 정말로 미쳐버렸나?’주영도가 뭐라 하려던 그때 차성열이 가로챘다.“얼른 병원 가서 상처나 치료해요. 여기서 루인이 자극하지 말고.”그러고는 주영도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문을 쾅 닫아버렸다.주영도가 보이지 않자 강루인도 조금씩 안정을 찾았다.“미안해요.”그녀도 참으려 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차성열이 다정하게 말했다.“나한테 왜 사과를 해? 잘못한 것도 없는데.”강루인이 자책할까 봐

  •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제529화

    강루인의 분노가 차오르고 있다는 걸 알아챈 차성열이 그녀의 어깨를 잡고 다정하게 말했다.“내가 가서 타일러 볼게.”차성열이 문을 연 그때 주영도의 손이 허공에 멈췄고 불쾌한 눈으로 차성열을 노려보았다. 주영도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차성열이 문을 막아섰다.“영도 씨, 부디 옛정을 생각해서라도 루인이한테서 멀리 떨어져 주세요. 자꾸 이렇게 나타나면 루인이의 심신에 좋지 않아요.”강루인의 정신 상태가 정말로 불안정했다.차성열이 차분할수록 주영도의 조급함이 더욱 두드러졌다. 그가 코웃음을 치며 비웃었다.“내가 루인이를 멀리한 틈에 차성열 씨가 비집고 들어오려고요?”차성열은 마음이 간파당해도 개의치 않고 침착하게 말했다.“루인이는 독립적인 인격체예요. 어떤 선택을 하든 누구를 곁에 두든 그건 루인이의 자유지, 나랑 영도 씨가 끼어들 권리가 없다고요.”그의 훈수 따위 주영도에게 들릴 리가 없었다. 강루인의 선택은 오직 그여야만 했고 그들의 관계가 끝났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혼인신고서가 그들을 묶어두었지만 이혼 증명서는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했다. 주영도는 부부 관계에서 강루인을 밀어낼 생각이 추호도 없었고 지금까지 여전히 그들이 가족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강루인이 독립된 인격체일 수는 있으나 그 앞에 반드시 ‘주영도의 아내’라는 수식어가 붙어야 했다. 그 사실만큼은 누구도 지울 수 없었다.주영도가 앞을 막아선 차성열을 거칠게 밀치고 안으로 발을 들이려 했다. 그런데 그 순간 발걸음을 멈췄다. 문 안쪽에 서 있는 강루인과 시선이 마주쳤고 이어 그의 눈길이 그녀가 들고 있는 칼로 향했다.주영도의 두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지금 뭐 하는 거야? 당장 내려놔.”강루인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칼을 주영도에게 겨눈 채 이를 악물고 목소리를 쥐어짰다.“꺼져.”주영도가 은빛으로 번뜩이는 칼을 보고도 꿈쩍도 하지 않고 어두운 얼굴로 버티고 서 있었다.“그 칼로 뭐 하려고? 찌르기라도 하게?”강루인이 칼을 거두지 않고 같은

  •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제528화

    주영도가 바닥에 떨어진 케이크를 내려다보았다. 오후 내내 시간을 쏟아부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해 완성해낸 그의 작품이었다.“내가 직접 만든 거야.”‘그래서?’강루인의 두 눈에 혐오감이 서렸다.“그 값싼 자기만족 그만 좀 집어치워.”주영도를 위해서라면 스스로를 짓밟는 것조차 마다하지 않았던 강루인은 이미 그의 손에 죽었다.예전의 그녀라면 주영도가 이토록 공을 들인 모습을 보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강루인은 과거의 자신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다.스스로를 낮추고 비굴하게 굴었기에 무시당하는 건 당연했다. 이 모든 게 다 강루인이 자초한 일이었다.주영도의 눈동자에 침울한 기색이 스쳤다.“왜 나 때문에 너 자신을 깎아내려?”그의 오만한 질문에 강루인이 대놓고 비웃었다.“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야? 사람들이 치켜세우니까 본인 꼴이 어떤지 잊어버린 거야? 당신을 혐오하는 사람한테 당신은 쓰레기만도 못한 존재라는 걸 몰라? 쓰레기는 재활용이라도 되지, 당신 같은 건 수거해가는 사람도 없어.”강루인이 하던 말을 멈췄다가 입꼬리를 올리며 다시 비웃었다.“아, 아니지. 영도 씨가 아무도 안 찾는 쓰레기는 아니네. 구아정이랑 구연정 자매가 영도 씨를 좋아하잖아. 끼리끼리 잘 만났어. 쓰레기들끼리 쓰레기장에 모여 있는 꼴이라니, 아주 찰떡궁합이야.”이토록 모욕적인 말에도 주영도는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철없는 아이의 생떼를 받아주는 것처럼 여유로웠다.“욕 다 했어? 부족하면 더 해.”강루인이 말을 잇지 못했다. 주영도의 낯가죽이 이토록 두꺼울 줄은 미처 몰랐다. 체면을 중시하고 남들 앞에서 망신당하는 걸 무엇보다 견디지 못하던 남자가 아니었던가.역시 사람이 작정하고 뻔뻔해지면 파렴치한 행동마저 얼마나 당당해질 수 있는지 새삼 깨달았다.“루인아.”그때 뒤에서 차성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루인이 고개를 돌리자마자 얼굴에 서려 있던 차가움이 순식간에 걷히고 온화한 기색이 감돌았다.“선배?”그녀가 물었다.“이 늦은 시

  •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제277화

    이수희가 강루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힘들어?”강루인은 고양이처럼 이수희의 어깨에 몸을 비볐다.“할머니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무력했던 적이 있었어요?”“이 세상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이 무력한 상황 속에 놓여 있단다.”이수희는 마르지만 따뜻한 손으로 강루인의 손등을 어루만졌다.“하지만 마음을 놓을 수만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일도 별일이 아니게 돼. 그러니까 스스로한테 너무 큰 짐을 지우지 마. 인생은 짧아. 너 자신을 놓아줄 줄도 알아야 한다는 걸 명심해.”강루인은 눈을 감고 할머니의 말을 들으면서 부정적인

  •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제296화

    소리를 듣고 달려 나온 진경자가 말리려던 그때 주영도의 살벌한 눈빛에 겁을 먹고 결국 물러섰다.주영도는 비틀거리며 걷는 강루인을 침실까지 끌고 간 다음 침대 위에 내동댕이쳤다.침대에 엎드린 채 거친 숨을 몰아쉬는 강루인을 본 주영도가 어두운 목소리로 물었다.“그 자식이 그렇게 걱정돼?”그 자식이 누구인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강루인은 그를 노려보며 거친 숨을 몰아쉬다가 그냥 무시하고 문 쪽으로 걸어갔다.그 모습에 주영도는 그녀의 팔을 잡고 확 끌어당겼다.“내가 묻고 있잖아!”화가 치밀어 오른 강루인이 따

  •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제259화

    그 말에 강루인이 멈칫했다.“저 처음 와보는데요?”직원의 미소가 굳어지더니 당황해하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매니저가 재빨리 상황을 수습했다.“죄송합니다. 새로 온 직원이라 사람을 잘못 봤어요.”강루인은 여전히 차분하기만 했다. 주영도가 이 식당에 자주 데리고 올 정도의 여자라면 구아정 말고는 아무도 없다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주영도의 표정도 매우 덤덤했다.“메뉴판 여기 두고 다들 나가세요.”매니저는 알겠다고 대답한 후 직원과 함께 재빨리 나갔다.주영도가 메뉴판을 강루인의 앞에 내려놓았다.“먹고 싶은 게 있는

  •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제260화

    주영도의 얼굴이 미세하게 일그러지더니 또 이상한 소리를 한다는 듯한 눈빛으로 강루인을 쳐다봤다.“우린 방금 밥만 먹었어.”강루인은 모든 감정을 감추려고 시선을 늘어뜨렸다. 그녀도 지금 이러는 자신이 정상이 아닌 것 같았다.‘주제도 모르고 영도 씨의 첫사랑이랑 비교하다니. 비교가 된다고 생각한 거야? 내가 뭔데?’두 사람은 식당을 나와 차에 올라탔다.주영도는 선샤인 빌리지로 가지 않고 그녀가 일하는 작업실로 향했다.익숙한 작업실을 본 강루인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해졌다.그는 손가락으로 운전대를 이따금 두드리면서 느긋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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